이재율
경제윤리
경제윤리
책 머리에 인간의 경제생활은 재화를 생산하고, 분배하며, 교환하고, 소비하는 활 동이다. 전통경제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 개인이 비인격적인 시장 기구 가운데서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해도 시장이 사회적 선을 달성시킨 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경제생활에 있어서 윤리의 필요성은 간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기적인 개인들의 행동의 결과를 이상적인 상태로 만들어줄 완벽한 시장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나은 상태 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제윤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경제 인 가정(經濟人 假定)〉때문에 인간의 행동 동기가 비이기적일 수 있다 든가, 동기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여타 사회과학과 윤리학 의 연구결과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경제윤리는 필요하며 동시에 가능 한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가 경제윤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기는 약 6년 전으로 거슬러 울라간다. 그 당시 한국경제의 발전모형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었 는데 논쟁의 근저에 놓여 있는 핵심은 이상적인 경제상에 대한 가치판 단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자신의 암묵적인 가치전제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경제적 영역에서 가 치판단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충동이 일어났다. 고도성장을 지속해 온 한국경제는 그 당시 심각한 분배 갈등에 직면 하고 있었다. 급전적인 마르크스주의자를 비롯하여 아주 보수적인 자유
방임주의자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이들이 각각 사회세력을 바탕 으로 각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갈등을 공정하게 중재할 수 있는 분배 적 정의가 탐색될 필요가 절실하였다. 분배 갈등을 공정하게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국경제의 추후의 발전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래 서 저자는 분배적 정의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분배적 정의에 관한 연구」를 박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하였다. 이 책의 제2부는 학위논문 울 수정 • 보완한 것이다. 1992년 여름 대우재단의 지원에 의해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하면서 『경 제윤리』라는 책이 담아야 할 내용의 범주가 어디까지일 것인지롤 곰곰 히 생각하였다. 아직까지 경제윤리라는 학문분야가 확정되어 있지 않고 英美의 학계에서도 윤리학과 경제학의 접합을 시도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경제윤리의 범주를 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그 래서 윤리학설을 먼저 검토하여 경재윤리의 전개의 토대로 삼기로 하였 고, 그 결과 가장 중요한 경제적 가치는 역시 효율성과 분배의 형평성임 울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제1부는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요청되는 윤리적 덕목과 그것이 정태적 및 동태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 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실로 하나의 시론에 지나지 않은 것이지만 경제윤리에 관심 울 가전 독자들에게 조그만 안내판 역할이나마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
이 저자의 바람이다. 이 책을 집필함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먼저 지도교 수로서 초학시절부터 이끌어주신 변형윤 선생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 다. 그리고 논문 작성과정에서 세세하게 지도해 주신 서울대 경제학과의 이준구 교수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싶다. 저자에게 많은 자 료를 제공해 주고 귀중한 조언을 해준 충남대의 송현호 교수와 서울대 의 김완전 교수에게도 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항상 따뜻이 격 려해 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아울러 이 책을 출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대우재단과 출판을 맡아준 민음사에 감사한 마음 울표한다• 1995년 정월, 와룡 기슭에서 저자씀
경제윤리
차례책 머리에 5제 1 장 서론 : 경제윤리의 의의와 범주 131 인간의 삶과 윤리의 필요성 142 전통경제학에서 윤리의 위치 163 윤리적 원리의 모색 214 경제윤리의 범주 29제 1 부 효율성과 경제윤리제 2 장 정태적 효율과 경제윤리 351 시장실패와 협력의 범주 362 게임의 상황과 협력의 필요성 383 협력과 윤리 424 협력의 실패 사례 50제 3 장 동태적 효율과 경제윤리 55
1 경제발전의 가치에 대한 반성 562 경제발전과 윤리적 요인 593 윤리적 덕목의 형성요인 71제 2 부 분배적 정의제 2 부의 서론 81제 4 장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 891 공리주의와 분배적 정의 902 공리주의 정의론의 실천적 함의 983 서수 공리주의와 소득분배 1094 공리주의 정의론의 정당화와 이에 대한 비판 1145 공리주의 정의론에 대한 평가 125제 5 장 공적주의 분배적 정의론 127
1 공적과 분배적 정의 1282 공적의 여러 가지 기준 1313 공적주의 정의론의 의의와 한계 143제 6 장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 1491 자유주의 1502 노직의 소유권리론 1583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의 한계 177제 7 장 마르크스의 분배적 정의론 1891 마르크스와 윤리학 1902 마르크스의 분배적 정의론 1953 마르크스의 정의관의 의의와 한계 207제 8 장 평등주의 분배적 정의론 223
1 평등주의와 분배적 정의 2242 롤즈의 정의론 2333 정의의 원칙과 배경적 제도 2394 롤즈의 정의론의 정당화 문제 2455 롤즈의 정의론에 대한 평가 256제 9 장 분배적 정의론의 비교평가 2611 정의론의 비교평가의 기준으로서의 인간관 2612 각 정의론의 인간관의 차이 2643 인간관의 평가에 의한 정의의 원칙의 도출 267참고문헌 293찾아보기 309제 1 장 서론 : 경제윤리의 의의와 범주 자본주의 사회가 성립된 이후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이 쇠퇴하고 개인 주의적 사고가 보편화되었다. 그리고 아담 스미스Adam Smith 이후의 정통파 경제학은 개인들의 자기이익 추구가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 울 통하여 사회적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는 명제를 주장해 왔기 때문에 경제생활의 영역에 윤리는 필요하지 않으며 경제는 윤리로부터 해방되 었다는 생각이 확산되었다.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이기심이 정 당화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에 있어서 이 조건들 이 충족되기는 극히 어렵다. 그리고 전통경제학은 인간의 지배적인 행 동 동기는 이기심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다른 행동 동기는 없다고 생각 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경제윤리는 필요하지도 않고 가~f하지도 않은 것으로 생각되어 간과되어 버렸다.
I) 여기서 편의상 전통경제학이라고 하는 것은 고전학파와 신고전학파, 죽 자유주 의 경제학을말한다.
그러나 시장이 완전하지 않은 현실에 있어서 이기십만으로는 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이 철저히 이기적이어서 윤 리적 동기와 같은 다른 행동 동기가 전혀 없는 그런 존재는 아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기심을 정당화하는 근거는 일종의 공리주의적 윤리학설
인데 공리주의 자체가 갖는 한계 때문에 이기심의 정당화 자체도 한계 가 있는 바,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분배 문제를 충분히 고 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경제적 영역에서도 윤리는 필요하며 동시에 가능하다는 입 장에서 경제윤리가 갖는 의의와 범주를 발견해 보고자 한다. 경제윤리롤 고찰하기에 앞서 일반적으로 윤리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제까지의 전통경제학에서는 윤리의 문제를 어떻게 취급해 왔는지, 그리고 경제생 활에 왜 윤리가 필요한지를 살펴보고, 끝으로 경제윤리의 몇 가지 범주 를구분한다. 1 인간의 삶과 윤리의 필요성 인간은 사회 속에서만 인간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존재이다. 인간이 고립해서 살아서는 인간다운 존재로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늑대 에 의해 길러진 아이가 늑대처럼 된 것에서 잘 나타난다. 인간은 태어날 때 한 사회 속에서 태어난다. 이 사회 속에서 양육받으며 말과 지식을 배우며 풍속과 도덕을 배워 인간이 되어간다. 그리고 현재 인류가 누리 고 있는 정치, 경제, 예술 등 모든 문화적 혜택은 바로 인간이 사회를 이루며 서로 협력한 결과이다. 만일 사람들이 고립적으로 자급자족적인 삶을 살았다면 그 삶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나 빈곤할 것이 다.2)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서로 인정하고 존중받고 사랑을 주고받고 자 하는 강력한 사회적 욕구가 있다. 이 욕구는 바로 사회내에서만 충족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사회는 바로 인간의 존재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것이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천사와 같이·다른 사람들을 자신처럼 존중한다 2) 이러한 측면에서의 인간의 사회성은 홉스와 같은 개인주의자도 인정한다. 홉스 (이정식 역, 1981), 『리바이어던』, 휘문출판사 참조.
면 이 사회는 조화와 평화 가운데 협력이 이루어지고 인류의 문화는 끝 없이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타인의 행복이나 이익을 자 신의 것과 동일하게 존중하기보다 자신의 그것을 더 중시하고, 때로는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강한 이기적인 욕망울 가지고 있다. 인간성 속에는 선악을 판단할 수 있는 이성과 타인 에 대한 동정심이 있지만 그것이 이기적 욕망을 확고하게 통제할 만큼 강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는 사회에는 항상 긴장과 싸움이 있었고 심할 경우 혼돈과 무질서의 장으로 화하여 다시 자연상태로 되돌아갈 위험이 상존한다. 인간은 타인들을 통해서만 참다운 인간이 되고 동시에 인간적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동을 필요로 하면서, 협동의 과실을 두고 서 로 싸우는 모순된 존재이다. 이러한 인간성의 한계 속에서 질서를 유지 하고 인간의 협동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규범이 반드시 필요하다. 비트 겐스타인은 〈윤리는 논리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한 조전임이 틀림없다〉3) 고 하였다. 윤리가 없이는 인간의 사회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 고 인간은 이기적 욕망에 이끌리면서도 선과 의를 따르고 악과 불의를 배격하라는 이성의 소리, 양심의 소리를 결코 의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인간은 단순히 물리적 힘에 의해 운동하는 존재가 아니며 본능의 단선 궤도를 따르는 존재도 아니다. 인간은 수시로 이기적 욕망과 도덕적 의 무 사이에, 그리고 서로 상충되는 가치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 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도덕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기본적 요 소인 것이다〉.4)
3) Agnes Heller(l988), General Ethics, Basil Blackwell, 31쪽에서 재인용. 4) Lewis B. Smedes(l983), Mere Morality, W. B. Eerdmans Pub. Co.
인간이 자신의 존재기반인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반사회성을 지니고 있다는 모순성은 이성과 의지에 의한 욕망의 통제와 타안도 나와 유사 한 욕망과 욕구를 가진 살려고 하는 생명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 에 의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타인은 나의 삶의 기반이기 때문
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도록 명령되어전다. 윤리란 결국 나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의 이익도 존중하는 점에서 보편적 관점을 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윤리적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선악과 정사(正 邪)의 기준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둘째, 선악과 정사의 기준을 알고 있으면서도 강한 이기적 욕망으로 인 해 선과 의를 행하지 못하는 의지의 불완전성이란 문제를 안고 있다. 두 번째의 문제는 종교와 도덕교육학의 과제이며 첫번째의 문제가 바로 윤 리학의 연구과제이다. 윤리와 도덕은 보통 같은 의미로 사용되며 인간의 행동과 성품의 선 과 악, 그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이러한 윤리적 표준을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 만일 인간에게 완전하고 공통적 인 양심이라는 것이 있어서 누구에게나 동일한 선악의 기준이 있다면 문제는 간단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양십은 불완전하여 사람마다 상이 한 점이 있어서 그것이 객관적인 표준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체계적인 윤리이론이 요구되는 것이다.
5) 윤리 ethics의 그리스어의 어원 ethos는 성품character을 의미하고 도덕 moral-ity의 라틴어 어원 moralis는 관습의 의미를 가지며 인간 사이의 관계를 뜻한 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Jacqes P. Thiroux (1977), Ethics, 2nd ed., Glenco Pub. Co.(Encino, California), 2쪽 참조
2 전통경제학에서 윤리의 위치 (1) 경제인 가정 인간이 필요한 물품을 생산하고, 교환하고, 소비하는 경제활동을 함에 있어서 지배적인 동기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전통경제학은 자기 이익 추구라고 답변해 왔다.
아담 스미스는 말하기를 각 경제주체는 그 자신의 이익만을 의도한다 고 하였다.6) 그리고 밀 John Stuart Mill은 인간의 다양한 동기를 인정 하였으나 이론을 구성하기 위한 전제로서 인간은 자신의 부를 극대화하 려고 한디는 가정을 도입하였다.”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인간의 경제행위 의 지배적 동기는 자기이익 추구이며 자기이익은 부(富)라고 보았다.
6) Adam Smith(l976b), Wealth of Nations, eds. by R. H. Campbell, A. S. Skinner, & W. B. Todd, Clarendon Press, 45碑
7) Mark A. Lutz & Kenneth Lux(l988), Humanistic Economics, The Boot-strap Press, 43쪽 참조.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기본 가정 가운데 하나는 〈모든 개인들은 재화 와 용역의 소비로부터 그들의 만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8)는 것이다. 이 경제 인 economic man 가정은 인간은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한다는 접에 서 이기적 존재라는 것과 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혹은 주 어진 목표를 가장 잘 성취할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한디는· 점에서 합리적 인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성은 바로 도구적 합리 성을 가리킨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동을설명하기 위한 단순화로서 이 가정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가정으로부터 추론된 가설이 상당히 설명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 간은 이기성이 강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 Richard D. Wolff & Stephen A. Resnick(l987), Economics : Marxian us. Neoclassical,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7쪽.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게리 베커 Gary Becker는 경제인의 가 정을 경제행위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동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 하고 출산, 교육, 범죄, 결혼 등의 현상을 경제학적 접근방식에 의해 해 명하려고 노력해 왔다.9)
9) Gary S. Becker(l976), The Economic Approach to Human Behauior, Univer-sity of Chicago Press.
그러나 이 가정은 인간의 도덕성을 전적으로 배제해 버렸기 때문에 중대한 결함을 초래하였다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인간의 행동에 있어서 다른 동기(예컨데 타인에 대한 애정)가 있을 수
있지만 추상화를 위해 이것을 사상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런데 단순화 를 위한 가정이 자명한 공리의 위치를 점함에 따라 경제학은 도덕과는 무관한 학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과연 인간은 경제활동에서 철저히 이기적으로 행동하는가? 같은 상품 울 보다 값싸게 파는 가게가 있어도 단골집이나 생활이 어려운 가게에 서 물건을 사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보수가 많은 직업보다 불행한 사 람들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박봉의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는가? 물론 이러한 비이기적인 행동은 너무나 희귀해서 무시해도 좋 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타적 행동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인간이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선울 추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규범학의 입장과 정면으로 상치된다. 그리 고 나라마다 사회질서의 준수, 의무이행, 공동목표에 대한 협동 등에 있 어서 상당한 차이룰 보이는 현상에 비추어볼 때 인간행동의 동기를 자 기이익 추구라고만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비록 약하지만 다른 윤리적 동기가 있을 수 있으며 교육이나 종교적 노력에 의해 이 동기를 어느 정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인정되는 것이다. 전동경제학은 인간이 전적으로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경제적 문제를 물질적인 의부적 인센티브에 의해서 풀어나가려고 한다. 인간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것은 과학을 모르는 도덕주의자의 무지로 간 주된다. 인간의 경제적 행동에 강한 경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 울 발견하여 예측하고 그것에 정책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유효하지만 인 간의 도덕성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되는 것이다. (2) 보이지 않는 손의 조화 전통경제학은 각 경제주체의 자기이익 추구가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 일 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사회적 선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도덕적 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아담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주
체가 사회적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전실로 의도할 때보다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의 이익을 더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때가 자주 있다.〉10) 스미스는 자기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의 교환이 거래 쌍방에게 주는 이익과 교환의 발전에 따른 분업의 이익에 대해 논했다. 그는 경제주체의 이기적 행위가 사회적 부를 크게 증대시키고 노동자들 의 생활수준도 향상시키므로 이기심은 결과적으로 옳다고 주장했던 것 이다. 자기이익 추구라는 도덕적으로 그리 권장할 만하지 못한 동기의 사회 적 결과가 꽤 좋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기심은 정당화되게 되었 다. 그러나 스미스가 정당화한 자기이익 추구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정의에 의해 규제되는 이기심이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디옴괴
같이 말했다. 〈자비는 건물을 지탱하는 기초가 아니라 건물을 장식하는 장식물이다• 그러므로 권장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반드시 강요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정의는 구축물 전체를 지탱하는 주기둥이다. 만일 이 기둥 이 제거된다면 전인간사회는……순식간에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릴 것이다.〉II)10) Smith( 1976b), 456쪽. 11 ) A. Smith( 1976a),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eds. by D. D. Raphael & A. L. Macfie, Clarendon Press, 86쪽.
여기서 말하는 정의란 타인의 생명, 자유, 재산 등 타인의 권리롤 침 해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시정적 정의(是正的 正義)를 의미한다. 분배 는 이미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전제하므로 분배적 정의의 문제는 배제 되어 있다. 그러므로-타인의 생명과 재산울 침해하거나 자유로운 교환을 방해하는 강제나 속임수 등을 해서는 안 된다. 이것들이 자발적으로 지 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국가가 강제력으로라도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철저한 이기심은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타인의 권리를 침 해하는 것도 불사하지만 계몽된 이기심은 타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 에서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정의가 지켜지는 곳에서 생산, 교환,
소비 등의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구성원들이 더 나은 상태 아 래서 살 수가 있게 된다. 스미스가 정당화한 것은 바로 계몽된 이기심인 것이다. 스미스는 맨더빌Bernard Mandeville로부터 이기심이 경제활동 의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디는 점을 배웠으나 그것이 정의에 의해 규 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스미스가 말한 정의는 분배와 효율 양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절도는 나쁜 사람이 부당한 이익을 얻는다는 면에서 불의이다. 동시에 철도가 횡행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마비된다는 면에서 효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게 된다. 보이지 않는 손의 조화론은 신고전경제학에도 이어져 이상적인 시장 에서 파레토 최적이 달성된다고 하는 후생경제학의 기본정리로 정식화 되었다.IJ) 이상적 시장에서 계몽된 이기심을 따라 각자가 자기이익을 추 구하면 모두가 더 나아지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실패의 요인이 발생하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
12) 이상적 시장이란 시장실패가 없는 시장을 말한다.
완전경쟁시장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독과점 기업은 더 많은 이윤 울 얻게 되나 소비자들의 효용감소가 크기 때문에 국민경제의 효율은 떨어전다. 공해 등과 같은 의부성이 존재하거나 국방, 치안, 도로 등의 공공재가 존재하는 경우에 시장은 파레토 최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 이러한 시장실패가 발생할 경우에는 모든 개별 경제주체의 자기이익 추 구가 다른 주체의 손해를 발생시키거나 모두가 더 나쁜 상태에 떨어지 는 결과가 초래되기도 한다. 후자의 상황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상황이다. 죄수의 딜레마와 갇은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 단순한 자기이익 추구 대신 협동심이나 의무감, 혹은 동정심이 있을 때 사회적 이익은 더 증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 이기심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사 람들이 자기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면, …… 모든 인류는 협력하게 될 것 이다〉라는 러셀 Bertrand Russel의 말은 〈사람들이 도덕적인 자기희생
정신으로 행동한다면, 그들은 전인류의 이익에 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바꾸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IJ) 독과점이 지배적이고 공공재가 많이 존재하는 오늘날 자기이익 추구를 공공선으로 바꿔줄 〈보이지 않는 손〉 이 보이지 않을 경우가 상당히 존재한다.
13) Lutz & Lux(l988), 79-81쪽 참조.
시장실패를 시정하기 위해 보통 정부가 개입하는데 정부개입에 의해 시정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시장실패가 정부개입에 의해서도 시정되지 않는 경우에 이타적인 동기에 의해 시장실패가 치유 되기도한다. 전통경제학은 시장의 성과를 주로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분석하고 옹 호했지만, 시장이 효율성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것과는 별도로 공정한 분배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도 실패한다. 그러므로 이기심만으로 효율성 과 공정성을 실현할 수 없으며, 따라서 경제생활에 윤리적 요소가 도입 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3 윤리적 원리의 모색 (1 ) 이기주의 이기주의는 심리적 이기주의와 윤리적 이기주의로 구분할 수 있는데 먼저 전자부터 살펴본다. 심리적 이기주의란, 모든 사람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며 따라서 모든 사람은 항상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한다 는 주장을 가리킨다. 심리적 이기주의를 신봉하는 자들은 〈사람들이 자 기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다른 어떤 것을 행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가 능하다〉14)고까지 주장한다. 인간은 철저히 이기적 존재라는 이러한 주장
14) John Hospers( 1972), Human Conduct, Harcourt Brace Jovanovich, Inc., 141쪽.
은 홉스Thomas Hobbes, 맨더빌, 벤담Jeremy Bentham 등이 취한 입장 이고 경제학에서 가정하고 있는 〈경제인〉과도 매우 유사한 것이다. 인간은 과연 철두철미하게 이기적일까? 드물기는 하지만 전적으로 타 인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아간 성자들이 있고 보통사람들도 때로는 순수 한 동정심이나 의무감에 의해 행동하지 않는가? 심리적 이기주의자들은걷으로 비이기적으로 보이는 이런 행동둘도 사실은 명예나 내적 만족 등을 얻기 위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의 사실 여부는 심 리학자들에 의해 더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심리적 이기주의가 진실이라 면 윤리는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할 필요도 없다.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 이의에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윤리적으로 행동하라는 명령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댜 윤리적 이기주의란 행위자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 행동 이라는 주장인데 윤리적 이기주의 가운데 일반성을 떨 수 있는 것은 보 편적 윤리적 이기주의 universal ethical egoism이므로 이것에 관해서만 살펴본다. 보편적 윤리적 이기주의는 〈모든 개인은 각자의 이익을 가장 많이 증진시키는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5) 윤리적 이기주의자들은 이 주장을 어떻게 정당화하고 있는가?
15) 풀 테일러 (1985), 『윤리학의 기본원리』, 서광사, 54쪽. 윤리적 이기주의에는 그 의에도 개인적 윤리적 이기주의와 고립적 윤리적 이기주의가 있으나 하나의 윤 리학설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것이다.
첫째, 홉스에 의하면 이기적 인간들이 자연상태의 무정부적 전쟁상태 룰 극복하여 자기의 이익을 보다 합리적으로 추구하기 위해, 시민사회의 법과 도덕을 제정하여 국가의 강제력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도덕은 바로 이기적 인간들이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과정 에서 서로 지킬 것을 계약한 것에 불과하며 이 계약의 준수는 국가가 보장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각자의 이익은 더 증진될 수 있 다고 한다. 만일 사람들이 일시적 충동이나 무지 등에 의해 자기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이 모두 감소될 수 있 다. 그러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자기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행동이
옳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논변은 개인간 이익의 충돌이 없다는 것을 전 제하고 있다. 예컨대 힘이 약한 사람은 자연상태보다 시민사회를 더 선 호하겠지만 힘이 아주 강한 사람은 자연상태를 더 선호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윤리적 이기주의는 이익의 충돌이 있을 때 내적 모순에 빠지고 만다. 즉 이기주의자로서 자신의 이익추구와 보편적 이기주의자로서 타 인도 그 자신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두 입장 사이의 모순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16) 둘째, 각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때 사회적 선이 다른 어떤 경우 보다 더 커진다는 정당화 논변이 있다. 이 논변은 실은 공리주의적 정당 화이며 스미스가 이기심을 정당화한 것이 바로 이와 같은 방식이었다. 이 논변은 경험적인 검증을 요하는 명제이며 앞에서 논한 바와 같이 몇 가지 엄격한 가정 아래서만 타당한 것이다. (2) 공리주의 윤리적 이기주의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라고 하는 데 반해 공리주 의는 구성원 전체의 선을 극대화하는 행동을 옳은 것으로 판단한다. 공 리주의는 그 자체로서 좋은 본래적 선(本來的 善,intrinsic good)17>이 무 엇인가에 대한 견해에 따라 쾌락공리주의와 다원공리주의로 구분된다. 쾌락공리주의는, 벤담과 밀 등아 주장한 바와 같이 본래적 선은 쾌락 혹 은 행복뿐이라고 보는 입장이며 일반적으로 공리주의는 쾌락공리주의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다원공리주의는 무어G.E. Moore 등의 주장으로서 행복 이의에 지식, 미, 도덕적 자질 등도 본래적 선이라고 보는것이다. 공리주의는 행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 동기가 무엇인가를 16) 위의 책, 72-7~ 참조. 17) 본래적 선이란 다른 것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바람직하고 가치 있는 것을 말한다.
고려하지 않고 오직 결과가 좋은가 나쁜가만을 고려한다. 비록 이기적인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 결과가 최대의 사회적 선을 산출한다면 그 행동 은 옳은 것으로 판정되는 것이다. 공리주의가 현실에 있어서 유용한 원 리가 되려면 행위의 결과가 정확하게 예측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행동의 결과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무한히 파급되어 나가고 다른 변 수들과의 관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예측이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공리주의자들 사이에도 예측에 대한 차이에 따라 어떤 행동이 옳은가에 대해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사회과학의 발전에 따라 조금씩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공리주의는 행위자 자신의 선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행동이 옳다고 간주한다. A라는 행동이 전체의 선을 크게 증가시킨다 하더라도 B라는 행동이 더 크게 증가시킨다면 B는 옳은 행 동이고 A는 옳지 않은 행동으로 판정된다. 공리주의는 자신의 선만을 고려하는 이기주의와 타인의 선만을 고려하는 이타주의와는 달리 자신 과 타인의 선을 모두 고려하는 입장에 서 있다. 이것은 자신의 선과 타 인들의 선을 공정한 제삼자의 관점에서 똑같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18)
18) Hospers(l972), 202쪽 참조.
공리주의에 따르면 타인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자신의 이 익을 추구하는 행동은 옳다. 비록 한 행위가 타인에게 손해를 준다 하더 라도 자신에게 더 큰 이익이 생긴다면 그 행위는 옳다. 예컨대 굶어 죽 어가는 사람이 빵을 한 조각 훔쳤다면 그 행동은 그르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타인의 손해는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이익은 과대평가한다 면 공리주의에 위배되므로 공평무사하게 평가해야 한다. 반면에 자신의 희생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보다 더 배고폰 사람이 있으면 그에 게 빵을 주어야 하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내가 죽지 않고도 건질 수 있다면 상당한 희생을 해서라도 건져야 하는 것이 공리주의
적 의무이다. 이상의 논의는 하나 하나의 개별적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가를 결정함에 있어서 공리주의를 적용하는 것으로서 행위공리주의라고 불린다. 행위공리주의에 따르면 각 경우마다 그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하 여 옳은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므로 도덕규칙을 제정할 수가 없으 며 매번 처음부터 다시 고찰하여 결정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 고 정보의 부족과 이기심의 작용으로 잘못된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도덕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라는 일반적 원리보다는 보다 구체적인 도덕규칙(예컨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을 가르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덕규칙이 요청된다. 도 덕규칙의 제정에 공리주의를 적용하여 모든 사람이 어떤 규칙을 따를 경우 다른 규칙을 따를 경우보다 더 큰 선이 산출된다면 그 규칙이 옳 은 규칙이고 그 규칙을 따르는 행동이 옳은 행동으로 규정된다. 규칙공리주의는 행위공리주의의 자의적 판단 가능성이라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반면에 한 행동이 행해지는 구체적 상황의 특수성을 무 시하는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예컨대 독립지사를 쫓는 일본인 순경에게 한 거짓말도 규칙공리주의적으로 보면 그른 행동으로 판단된다. 그러므 로 규칙간의 충돌이 있을 경우에는 하위의 규칙에 예의를 인정하지 않 을 수 없다. 따라서 예의를 인정할 만한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는 도덕규칙을 따르는 것이 옳다. 공리주의는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 윤리이론이고 경제학에 미천 영향 은 지대하다. 특히 후생경제학은 공리주의의 틀 내에서 전개되었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공리주의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도 지 적될 필요가 있다. 첫째, 쾌락공리주의는 본래적 선이 쾌락 하나뿐이라고 간주하는데 이 것은 정당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다원공리주의는 지식, 미, 자 아실현 등을 본래적 선에 추가하는데 이때 여러 가지 선들을 어떻게 합 산할 것인가라는 지수문제(指數問題)에 봉착한다.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
도 자아실현은 본래적 선에 포함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가치이다. 둘째, 행위나 제도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 다. 서로 상이한 예측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공리주의를 현 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사회과학의 발전에 의해 더 정확 한 예측이 가능해지는 것은 공리주의의 적용에 있어서 결정적인 중요성 울 갖는다. 그리고 공리주의는 결과만을 중시하기 때문에 동기나 과정이 좋은가 나쁜가는 문제삼지 않는다. 그렇지만 동기도 좋고 결과도 좋은 행동은 더 옳은 행동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공리주의는 전체의 선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만 그것의 분배에 관해서는 명확하지 못하다. A가 10을 회생함으로써 B가 100을 추가로 얻는다면 공리주의적으로 옳다. 그러나 B는 이미 많이 가지고 있 는 자이고 A는 조금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것을 정의롭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19)
19) 프랑케나는 공리의 원칙에 정의의 원칙을 부가한 의무론을 제시하였다. 프랑케 나(황경식 역, 1984), 『윤리학』, 종로서적, 78-7~무 참조.
(3) 의무주의 공리주의가 행위의 결과가 좋으냐 나쁘냐롤 기준으로 행동의 옳고 그 름을 판별하는 데 반해, 의무주의는 결과는 불문하고 행위가 도덕적 규 칙에 일치하는가 혹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문 제는 도덕적 규칙들을 어떻게 발견 혹은 구성해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 다.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신의 명령이 바로 절대적인 도덕적 규범이 된 다. 그런데 그 계명이 절대적이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신의 존재에 대한 신앙이 보편화되어 있어야 한다. 이에 반해 칸트는 이성적 추론에 의해 절대적인 도덕법칙을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칸트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므로 인간의 목적은 행복의 실현이 아니라 이성적 본성의 계발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행동이란 이성에 일치하는 행동이다. 칸트는 이성의 특성은 감정과 달리 보편성 universality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도덕법칙이 될 수 있으려면 그 규칙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도덕법칙을 도출하기 위한 이성적 추론의 요구조건은 논리적 일관성과 보편화 가능 성이다. 이러한 추론에 의해 칸트는 도덕의 근본원리, 즉 정언명령(定言 命令categorical imperative)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다. 〈당신이 모든 사람을 위해 입법하고 있는 것처럼 행위하라.〉20) 어떤 명령을 보편적으 로 적용할 경우에 일관성이 유지될 수 없다면 그것은 도덕법칙이 될 수 없다.
20) 라파엘(김영철, 김우영 역, 1987), 『현대도덕철학』, 서광사, 107쪽.
이 원리에 따르면 허위 약속은 그른데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편의에 따라 허위 약속을 한다면 약속 자체가 전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칸트는 약속을 어기는 결과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 고 논증한 것이 아니라 보편화할 수 없디는· 이유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데 논리적 일관성과 보편화 가능성이라는 조건이 도덕적 의무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이 입증되지는 않는다. 프랑케나가 지적한 바와 같이 〈홀로 어둠 속에 있을 때에는 휘파람을 불어라〉라는 규칙도 보편 법칙이 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보편화될 수 있는 것이 모두 도덕적 법 칙이 되지는 않는 것이다.21) 도덕법칙이 단순히 보편화 가능성이라는 조 건에서 도출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결과의 선악의 측면을 도입하지 않 으면 안 될 것이다.
21 ) 프랑케나(1984), 56-57쪽 참조.
의무주의는 의무 사이의 상충이 있을 경우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없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거짓말하지 마라〉는 명령과 〈생명을 존 중하라〉는 명령이 충돌할 때 어느 것이 보다 상위의 명령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결과의 선악을 비 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칸트는 행위자가 오직 의무감에 의해 도덕법칙에 따른다면 그는 도덕
적으로 선하다고 하였다.221 한 행위자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도덕법칙을 따른다면 그 행위는 옳으나 도덕적으로 선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 주 장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칸트는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동기를 중 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동기도 무시할 수는 없 는것이다.
22) Hospers (l972) , 265-267쪽 참조.
(4) 경제윤리의 근거로서의 윤리원리의 모색 우리는 위에서 공리주의와 의무주의의 중요한 논점을 살펴보았는데 이들로부터 경제윤리에 적용할 수 있는 윤리적 원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경제윤리는 인간의 삶에 긴요한 재화의 생산과 분배 및 처분을 둘러싼 행동을 규율하는 윤리이다. 그리고 재화는 인간의 욕망과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경제윤리도 인간의 욕망과 필요를 보다 잘 충족시키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행동이나 제도의 동 기보다는 결과가 더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경제학도 공리주의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 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공리주의의 입장을 취하면서 그것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접근방 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행동의 동기도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결과 와 동기가 모두 좋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리주의는 주로 쾌락주의적 경향을 띠는데 쾌락만을 본래적 선 으로 간주할 경우 삶에 있어서 반드시 충족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삶이 될 수 없는 그러한 필요가 무시되므로 필요의 충족(혹은 자아실현)을 본 래적 선에 추가해야 될 것이다.23)
23) 인간의 자아실현에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며 자원은 항상 희소 하기 때문에 자아실현은 욕망의 충족에 우선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된다.
셋째, 공리주의는 분배문제에 대하여 적절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공리주의는 기본적으로 구성원 사이에 분배 갈등이 없는 상태를 상정하
고 있기 때문에 현실의 분배 갈등에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다. 그러므로 공리주의는 합당한 분배적 정의에 의해 보완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분배적 정의는 공리주의의 범주를 넘어서서 모색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입장에 선다면 각 구성원들은 사회 전체의 이익이 극대화되도 록 경제행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렇다면 자기이익 추구에 기초 해 있는 자본주의 체제가 전면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 지는 않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일정한 조건 아래서는 각자가 타인의 이익 울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장 크게 증가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자기이익 추구가 정 당하다. 그러나 그런 조건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에는 각 구성원이 자신 의 이익을 다소 희생해서라도 전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도덕적 의무 롤 지게 된다. 4 경제윤리의 범주 위에서 논의한 바대로 수정된 공리주의에 입각할 때, 경제윤리의 범주 는 효율성과 관련된 윤리와 공정성과 관련된 윤리로 구별된다. 효율성은 정태적 효율성과 동태적 효율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정태적 효율성은 자원량과 기술수준이 고정되어 있다는 조건 아래서 희소한 자원을 효율 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사회적 총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하고, 동태적 효율은 자원의 양적 증가와 질적 향상 그리고 기술전보에 의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 선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경제윤리적 덕목이 요청되는가?
(1) 정태적 효율성을 위한 경제윤리 정태적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만일 시장이 이상적이라면 각 주체 가 이기심을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시장이 이상적이라는 것에 는 모든 자원과 재화의 재산권이 명백하게 규정되고 그것이 보호되고 있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기적인 인간 이 서로의 재산권을 존중하지 않을 것이므로 누구도 생산울 위해 노력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홉스가 말한 자연상태에서와 같이 모든 인간 의 삶은 비참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스미스가 말한 바와 같이 이기심 이 〈정의 (正義)〉에 의해 규제되지 않으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정의는 내적인 정의감에 의하여 자발적으로 유지될 수도 있고, 국가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지켜질 수도 있다. 내적인 윤리의식이 불완전하기 때 문에 그것에만 의존할 수 없으며 국가의 강제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 다. 그러나 윤리의식에 의한 자발성이 전혀 없다면, 국가도 그러한 인간 에 의해 운영되므로 국가에 의한 정의의 유지는 불가능할 것이다. 공공재에는 국방과 치안, 법질서의 유지 이의에도 도로, 공중보건, 공 원 등이 있는데 대가를 물지 않아도 소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적인 사람들은 무임승차를 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공공재는 일반적으 로 시장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모두가 공공재의 공급비용을 분담 한다면 모든 사람이 더 높은 효용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협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나쁜 상태에 놓이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상황이 출현한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협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동기만 으로는 불충분하다. 정의감과 이타심이 있을 때 자발적인 협력이 이루어 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일반적으로 시장실패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기심 이의에 윤리의식이 요청되는 것이다. 국가가 개입해서 시장실패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발적 협력이 결여되는 만큼 공공재 공급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정부의 실패가 존재하기 때문
에 정부개입에 의해 시장실패가 완전히 해소될 수도 없다. 그러므로 경 제윤리가 필요한 것이다. (2) 동태적 효율성을 위한 경제윤리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원의 양을 증 가시키고 기술을 발전시켜 생산능력을 증대시키는 일이 장기적인 관점 에서 중요하다. 동태적인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스미스가 말한 〈사려 (思慮prudence)〉의 덕목과 막스 베버 Max Weber가 말한 〈자본주 의 정신〉과 같은 에토스가 필요하다. 사려란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대의 선을 얻으려는 태도이다민 근면하게 일하고, 소바를 절제하여 저축을 하 는 것 등은 그것 자체로서는 고통스럽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지만 장 기적 이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24) Smith(1976a), 296-297쪽 참조.
(3) 분배적 정의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부와 소득을 분배함에 있어서 정당화하기 어려 운 문제점을 낳는다. 자유시장경제가 효율면에서 공리주의적으로 정당화 된다 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리주의는 분배문제를 적절하게 다룰 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당한 분배적 정의 distribu-tive justice의 원리로 보완되어야 한다. 예컨대 처절한 빈곤과 커다란 빈부격차, 막대한 불로소득의 발생 등은 아무리 해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보다 공정한 분배상태로 변화되 어야 한다. 부와 소득의 공정한 분배기준을 찾는 분배적 정의론은 오래 된 윤리학적 숙제로서 경재윤리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부분이다. 상이한 여러 가지 정의론이 존재하지만 이것들을 토대로 하여 가장 현 실적이고 합리적인 정의의 기준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은 매
우 어려운 작업임이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단주의나 허무주의에 맡겨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분배질서와 정책이 이루어지도록 정치적 및 행정적 실천이 필요하다. 일단 분배적 정의의 원리가 정의되고 그것이 사회의 법과 관습 등으 로 제도화되었다면 사회의 구성원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개별 경제 주체에게 분배된 재산권과 자유권 등의 제 권리는 침해되어서는 안 된 다. 이러한 시정적 정의는 효율성에 있어서도 중요하지만 분배적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제1부는 효율성과 관련된 경제윤리 롤 디루고, 제2부는 분배와 관련된 윤리, 즉 분배적 정의를 디룬·다. 제1 부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2장은 정태적 효율성과 관련된 경제윤리를, 제3장은 동태적 효율성과 관련된 경제윤리를 디루죠l 있다. 제2부는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4장부터 제8장까지는 공리주 의, 공적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평등주의 등의 제 정의론을 검토 하고 제9장에서 비교평가를 하게 된다.
제1부
제 2 장 정태적 효율과 경제윤리 개인들이 자기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사회적 선 이 도출된다는 〈보이지 않는 손〉의 명제가 항상 실현된다면 이기심 이 의에 경제윤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 명제가 현실적으로 실현되 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장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경제주체들의 이기적인 경제활동이 정태적 효율(파레토 최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다. 일정한 조건 아래서 정태적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요청되 는데, 협력적 행동이란 모든 사람 혹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 행동을 선택 할 때 집단적으로 최선의 결과가 나오는 행동을 말한다.” 협력적 행동은 정부의 강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정부의 강제가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강제가 지나치면 자발적 협력 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공무원의 무능과 부패로 말미암아 법 과 제도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부가 전능하지 는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자발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자발적 협력의 정도에 따라 경제의 효율성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I) Jon Elster(i985), Rationality, morality and collective action, Ethics 96 ( 0ct ober ) .
오늘날 우리는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엄청난 비효율을 경험하고 있
다. 예컨대 교통질서가 준수되지 않아서 세계 최고의 사고율을 기록하고 있고,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직장에서 직무에 성실하지 않으며, 도로 와 산천이 쓰레기로 덮이고, 노사간의 교섭이 순조롭지 않아 파업이 반 복되는 등 바협조적 행동으로 구성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우 리의 현실이다. 그러므로 자발적 협력이 어려운 이유와 협력적 행동의 동기를 규명하 고, 그것을 통해 협력적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동기 유발의 방법들 가 운데 특히 윤리적 측면을 고찰하는 것은 중요한 의의가 있을 것이다. 1 시장실패와 협력의 범주 의부성과 공공재가 존재하지 않고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면 각 개인 의 합리적 자리(自利) 추구는 집단적 합리성(파레토 최적)을 달성한다. 그러나 의부성과 공공재가 존재하거나 불완전경쟁시장이 되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은 작동하지 않게 된다. 시장실패가 있게 되면 개인의 자 리 추구 행동의 결과는 자신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에는 개인들의 자기이익의 극대화가 사회 전체의 이익 극대화로 귀결되지 않는 것이다. 시장실패 현상 가운데 독과점 기업과 소비자, 공해배출 기업과 제삼자 등과 같이 이해관계가 완전히 상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협력함으로 써 서로 협력하지 않을 때보다 모두가 더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가 협력이 가능한 영역인가? 엘스터는 협력의 범주를 의부성 externalities, 도움helping, 관행균형 convention equilibrium, 합작행동joint ventures, 사적 교환private ordering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다.2) 2) J. Elster( 1989), The Cement of Society, Cambridge University Press, 11-16 쪽참조.
첫째, 어떤 형태의 협력은 개인의 행동에 의해 창출되는 의부성에 근 거한다. 쓰레기 치우기, 생산감축(카르텔의 경우), 두표, 납세, 헌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협력행동은 협력자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소량 의 편익을 가져다주지만, 협력자 자신에게 돌아가는 편익은 그 비용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협력행위를 하도록 동기를 유발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모두가 협력한다면 각자가 타인들로부터 소량씩의 편익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합산하면 비용을 초과하게 되므로 비협력 상태보다 더 나아진다. 둘째는 남을 돕는 행위인데 여기에는 이웃의 추수 돕기, 약속을 지키 기, 진실을 말하기 등이 포함된다. 어떤 경우에는 협력자에게 전혀 편익 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아무도 타인을 돕지 않는 경우보다 약간의 비 용부담으로 모두가 서로 돕는다면 모두가 더 나아진다. 셋째 범주는 관행균형인데 자동차의 우측 통행과 같이 일반적인 관행 으로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우측 통행의 경우에는 누구도 이탈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질서의 경우에는 법이 없는 자연상태보다는 어떤 법이 존재하는 것이 낫지만 법의 실질적인 내용에 따라 구성집단 사이 에 이해가 상반된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법의 내용에 대한 선호가 다른 것0]다. 넷째로는 합작행동을 들고 있다. 이 경우에는 협력에 의한 잉여를 산 출하기 위해 당사자간의 물적 협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스미스의 핀 공 장 예와 갈은 노동분업과 노동과 자본의 결합에 의한 잉여의 산출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섯째 범주는 사적 교환이다. 이것의 대표적인 예는 쌍방의 교환에 의한 소비자잉여의 창출이다. 교환도 협력의 일종인 것이다. 엘스터가 제시한 다섯 가지 협력의 범주는 시장실패와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다. 첫째, 둘째와 셋째는 의부성과 공공재 문제에, 그리고 넷째와 다섯째는 불완전경쟁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시장실패 가운데 불변합(不 變合,constant-sum) 게임과 같이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에는 협력의 이
익이 발생하지 않으며 따라서 협력의 여지도 없다. 그러나 가변함 게임 가운데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치킨 게임의 경우에는 협력의 이익이 존 재하게 되며 따라서 협력의 영역이 된다. 엘스터는 위의 다섯 가지 협력의 범주를 두 가지로 크게 나눈다. 의부 성과 도움은 집단행동으로 분류되고, 관행균형, 합작행동, 사적 교환 등 은 협상으로 분류된다. 집단행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주요인은 무임승차 문제이고, 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 요인은 협력의 이익 분배에 대한 합의에 실패하는 것이다. 2 게임의 상황과 협력의 필요성 (l) 게임의 상황 한 개인의 행동이 타인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 다. 의부성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완전경쟁시장에서는 한 공급자가 공급 울 변화시킬 때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불완전경쟁시장이나 의부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 경제주체의 행동은 다른 주체들의 이익에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면, 한 과점기 업의 가격 인하는 다른 기업의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상생활에서 도 이웃의 웃는 낯에는 천철하게 대하지만 욕설에는 우리도 불친철하게 응대한다. 우리의 행동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면 행동을 취하기 전에 나의 행동에 대한 타인들의 반응을 고려하여 선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곧 개인들이 게임의 상황 에서 전략적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의 상황이란 바 로 서로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반응을 고려하는 가운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을 말한다. 3) 송현호(1992), 『경제학방법론』, 비봉출판사, 324-326 참조.
게임의 구성요소는 게임에 참여하는 주체인 경기자player, 경기자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인 전략strategy, 선택하는 전략으로부터 기대되는 결과인 보수payoff 등이다. 게임은 이 구성요소들의 성질에 따라 몇 가 지 종류로 구분된다. 첫째, 경기자의 수에 따라 2인 게임과 n인 게임으 로 구분된댜 둘째, 경기자에게 돌아가는 이득의 합이 불변적이냐 가변 적이냐에 따라 불변합 게임과 가변합 게임으로 나뉜다. 불변합 게임 가 운데 보수의 합이 영인 경우를 영합 게임이라고 부른다. 셋째, 경기지들이 협력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따라 협력 게임과 비협력 게임으로 구 분된다. 협력 게임이란 경기자 사이에 일정한 협약에 도달하는 게임을 말하며, 비협력 게임은 서로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게임을 말한다. 많은 게임이 한 번으로 끝나는데, 한 번으로 끝나는 게임을 일회성 게 임이라고 하고, 무한히 반복되는 게임 혹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임을 슈퍼 게임 super game 또는 반복 게임 repeated game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협력의 문제는 가변합 게임의 경우에 출현하므 로 아래에서 가변합 게임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본다. 불변합 게임의 경 우에는 경기자 사이에 이해가 대립되고 있으므로 협력의 여지는 존재하 지 않는다. 가변합 게임의 경우에도 보수행렬의 어느 두 쌍을 비교해도 둘 다 보수가 더 크거나 더 작은 경우가 없다면 두 경기자는 이해대립 의 상황에 놓여 있어서 협력의 여지가 없다. 보수행렬의 어느 둘을 비교 했을 때 파레토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경우 협력이 필요하다. 가변합 게임 안에도 몇 가지 종류의 게임이 있는데, 그 가운데 협력과 관련되는 것들 로서 죄수의 딜레마 게임, 치킨 게임 chicken game 등이 있다. 각 게임이 협력과 어떤 관련을 갖고 있는지 살펴본다. (2) 죄수의 딜레마 게임 가변합 게임의 경우 보수행렬이 특정한 성질을 띠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라는 상황이 된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란 다음과 갇은 상황을
말한다. A B 부인 자백 부인 I ( I , I ) 4 ( IO, 0) 久l-닌겨 2 (0, I0) 3 (4, 4) 범죄 협의를 받고 있는 두 용의자 A와 B가 잡혔으나 증거가 불충분 하여 용의자들의 자백이 필요하다고 하자. 이때 검사는 두 용의지롤-분 리 심문하면서 두 사람이 모두 자백하면 각각 4년의 칭역을 살고, 둘 다 부인하면 현재의 증거만으로 l년씩 칭역을 살고, 한 사람은 자백하 고 한 사람은 부인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검사에게 협조한 대가로 무죄 방면되고, 부인한 사람은 IO년의 중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해준다. 분리되어 있어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A와 B는 어떤 전략 을 선택할 것인가? B가 부인하든 자백하든 A로서는 자백하는 것이 유 리하므로 자백이 우월전략dominant strategy이다. B의 입장에서도 자 백이 우월전략이므로 결국 둘 다 자백하여 각각 4년의 칭역에 처해질 것이다. 이 균형은 둘 다 부인하여 l년씩의 징역을 사는 경우 l에 비해 둘의 처지가 더 나빠진 결과이다. 이 경우에는 두 사람이 협력하면 둘 의 처지가 개선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이기적인 합리적 개인에게 최상의 전략, 죽 우월전략이 존재할 경우에 개인의 합리적 행동이 파레토 최적을 산출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켜 죄수의 딜레마라고 한다. 개인들이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합리적으로 자기이익을 추구한다면 협 력은 불가능하다. 이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기자들이 의사를 교환하여 둘 다 부인하기로(죽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이것을 지켜야 한 다. 그런데 비록 합의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울 믿지 못할 경우에 합의는
지켜지지 않게 될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은 엘스터가 제시한 협력의 다섯 가지 범주에 모 두 해당한다. 합리적인 자리 추구자의 입장에서는 훔치는 것이 훔치지 않는 경우보다 유리하지만 모두가 훔치면 자연상태의 비참함을 맞게 된 다. 그리고 개인의 경우에는 쓰레기를 산에 버리고 오는 것이 편하겠지 만 모두가 그렇게 행동하면 산은 오물과 악취로 갇 수 없는 곳이 되고 말 것이다. 개인의 경우에는 필요할 경우에 거짓말을 하면 유리하겠지만 모두 거짓말을 하면 합리적인 판단이 아예 불가능하다. 노사가 서로 자 기에게 유리하게 협약을 맺도록 노력하지만 협상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쌍방이 손해를 본다. 이와 같이 현실에서는 합리적 자기이익 추구가 파레토 효율을 달성하 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에 의해 서든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3) 치킨 게임 보수행렬이 죄수의 딜레마 경우와는 조금 다른 치킨 게임의 경우를 보자. 치킨 게임의 보수행렬은 다음과 같은 형태로 주어진다. G D 협력 비협력 협력 I (3, 3) 4 (2, 3.5) 비협력 2 (3.5, 2) 3 (l, l ) 뮬러 Dennis C. Mueller가 든 예를 따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4) G는 D의 정원에 가끔씩 침입해서 채소를 뜯어 먹는 염소를 기르고 있다. 반 4) D. C. Mueller(l989), Public choice ll, Cambridge University Press, 14-16 쪽참조.
면에 D는 G의 염소를 놀라게 하여 젖이 안 나오게 만드는 개를 기르고 있다. 둘 사이에 울타리를 세우면 문제는 해결된다. 울타리의 건설비는 IO만 원인데 그 이익은 매우 커서 둘 가운데 어느 한 사람이 비용을 혼 자 부담해도 자기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자. 그렇지만 어느 한 편의 입장 에서 볼 때 비용을 반씩 부담하는 것이 더 낫고, 상대방이 전액 부담해 준다면 최선이다. 치킨 게임이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다른 점은 비협력 전략이 우월 전 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는 상대방이 비협력 적으로 행동할 때 자기 혼자 협력하면 이용당하게 되어 최악의 상태가 되지만 치킨 게임에서는 자기 혼자 협력하더라도 둘 다 비협력적일 경 우보다 더 낫게 된다. 그러므로 경우 3을 제의한 경우 I, 2, 4에서 협력 이 이루어져 울타리는 건설된다. 그러나 경우 3에서처럼 서로가 비용을 상대방에게 전가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게 되어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 울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치킨 게임의 경우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경 우보다 협력이 용이하나 여전히 협력에 애로가 존재한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자발적 협력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을 잘 나타내 주므로 우리는 앞으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통해서 협력문제를 논의하 게 될 것이다. 3 협력과 윤리 (1) 집단행동과 협상 집단행동이란 공동이익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집단행동 문제는 개략적으로 〈합리적 이기주의자들이 그들의 공동이익을 중전시 키기 위해 협력하는 데 성공할 것 같지 않은〉 현상을 말한다.” 자기이익 5) M. Taylor(1987), The Possibility of Cooper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3쪽.
울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들이 왜 공동의 이익을 얻는 데 실패하는가? 그것은 바로 무임승차 문제 때문이다. 어떤 재화가 의부성을 지니고 소 비의 비배제성을 띠고 있으면 공짜로 그 재화를 소비하는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합리적 개인들은 모두 무임승차를 하려고 하고 재화 를 생산하는 비용을 부담하려고 하지 않는다. 엘스터는 집단행동 문제를 정의하는 여섯 가지 방식을 들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집단행동 문제는 합리적 개인의 행동이 엄 격하게 파레토 열위적인Pareto-inferior 결과, 즉 적어도 다른 한 결과보 다 모든 개인들이 명백하게 덜 선호하는 결과를 초래할 때 발생한다〉6) 고 정의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집단행동 문제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치킨 게임의 경우에 발생한다.
6) 위의 책, 19쪽.
집단행동 문제가 발생하는 현실적인 예를 들어 보자. 첫째, 법과 질서, 국방, 도로, 깨끗한 환경 등의 공공재가 자발적으로 공급되지fi는다. 둘 째, 국가간의 군비경쟁과 관세경쟁이 비합리적인 결과를· 낳는다. 셋째, 공공재를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다른 형태의 집단행동 문제를 야기한다. 죽 탈세와 공무원의 법 집행의 태만이 발생하는 것이다. 넷째, 국민들이 모두 구성원이 되는 앞의 세 경우와는 달리 소수의 공동이해 를 갖는 사람들이 집단적 자기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인데, 카르텔의 형성, 노조, 조합 등을 둘 수 있으며 여기에도 집단 행동 문제가 존재한다. 이 경우에는 소수의 집단이기주의로 말미암아 경 제 전체의 효율과 형평이 저해될 경우도 있다. 공공재 공급을 하기 위해서 국가가 개입하는데 구성원들이 자발적으 로 협력하지 않을수록 막대한 행정 비용이 든다. 한국의 교통 무질서는 끔찍한 정도인데 이것은 개인의 빨리 가고자 하는 합리성이 세계 최고 의 사고율이리는 비합리성을 낳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교동경찰을 더 많 이 투입해야 하지만 그 비용이 막대하다. 자발적인 협력을 끌어낼 수는
없는 것인가? 협상이란 협약에 합의하면 쌍방에 이익이 되지만 협약의 조건들이 많 이 있을 경우에 발생한다. 협상 문제는 〈협정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그 가운데 어느것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울 말한다.7) 대표적인 협상 문제는 바로 노사관계에서 발생한다. 노사 쌍방이 지나치게 자기이익을 고집할 경우 파업과 직장폐쇄가 발생하여 노사 쌍방이 손해를 입을 뿐 만 아니라 국민경제도 타격을 받는다. 협상 문제는 집단행동 문제와 다 르지만 단순화해서 죄수의 게임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죽 대립 적 노사관계와 협조적 노사관계로 단순화해서 논의해 볼 수 있다.
7) Elster(l989), 5薛f•
(2) 이기심과 협력 일회로 끝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 파레토 열위적인 결과를 초래하 는 것은 분명하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강제나 비이기적 인 동기가 요구되는데 이기적인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할 수는 없는 것인가? 액셀로드Robert Axelrod는 무한히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 임에서는 자발적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음을 밝혔다.8)
8) R Axelrod(l984), The Evolution of Cooperation, Basic Books.
그는 게임 이론의 전문가들에게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컴퓨터 토너먼 트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출해 주도록 요청하였다. 14명의 참가자가 경기 를 벌인 결과 승리자는 TIT FOR TAT(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었 다. 그것은 처음에 협력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부터는 직전에 상대방 이 취한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는 전략이다. 토너먼트의 결과를 알리고 2 회전의 참가를 요청한 결과 62명이 출전하였는데 이번에도 역시 TIT FOR TAT 전략(토론토 대학의 라포포트Anatol Rapoport가 제시한 전략) 이 우승하였다. 이 전략이 성공한 것은 그 속성인 선량성 nice, 보복성, 용서, 단순명백성 때문이라고 지적되고 있다. 선량성이란 상대방보다 먼
저 비협조적 행동을 취하지 않음을 말한다. 보복성이란 상대방의 비협조 적 행동에 대해서는 비협조적 행동으로 보복함으로써 그 행동을 계속하 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용서란 상대방이 다시 협력하면 과거를 잊고 다 시 협력하는 것이다. 단순명백성이란 전략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므로 상대방의 협력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9) TIT FOR TAT 전략의 성공적 결과를 볼 때 적절한 조건 아래서 이 기주의자들의 자발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 무한히 반 복되는 게임 혹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임에서는 일방이 비협조적인 행동을 하면 상대방이 보복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장래를 중시하는 사 람은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 한 사람을 제의한 모든 사람이 무조건 비협 조적 행동을 한다면 한 사람이 TIT FOR TAT 전략을 선택할 경우 오 히려 손해를 본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이라도 이 전략을 선택하기 시 작하면 다른 전략에 비해 우월하기 때문에 점점 파급될 수 있다.10)
9) 위의 책, 2장 참조. 10) 위의 책, 21쪽 참조.
그렇다면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액셀로드는 다 음의 다섯 가지 방안을 들고 있다. 첫째, 게임이 지속적으로 그리고 더 자주 일어나게 만들고 할인율은 높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장래가 중 요하게 되어 보복의 위험성을 느끼게 되어 협력이 용이해진다. 둘째, 정 부가 등장하여 보수행렬을 변화시킨다. 즉 비협조에 대해서는 처벌함으 로써 이익이 적어지도록 만든다. 셋째, 타인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호혜성 reciprocit짜t 가르치면 협력에 도 움이 된다. 먼저 협력하되 상대방이 협력하지 않으면 보복을 가함으로써 협력을 유도한다. 다섯째, 상대방과 그 행위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증진될 필요가 있다. 식별할 수 없다면 어떤 형태의 호혜성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의 협력증진 방안 가운데 정부의 강제와 이타심을 제의하면 나머지 는 이기적인 개인들이 자발적인 협력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실적으
로 어느 정도의 협력이 가능할 것인가? 게임이 무한히 반복되고 상대방의 행동을 식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소규모집단 내의 게임이어야 한다. 대규모집단에서는 협력이 매우 어려 운 것이 현실이다. 대규모집단에서 협력이 어려운 이유는 더 있는데 울 슨Mancur Olson이 이 점에 대해 잘 분석하였다.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협력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갇다. 첫째, 집단이 클수록 각 개인이 자 신의 기여에 의해 산출되는 공공재로부터 얻는 편익이 작아전다(그러므 로 자기 자신과 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해도 좋은 정도이다). 둘째, 집단이 클수록 조직비용이 더 많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볼 때 편익보다 비용이 더 커진다.11)
11 ) M. Olson(l971), The Logic of Collectiue Ac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48쪽 및 McKenzie와 Tullock(l978), Modern Political Economy, McGraw-Hill, 100쪽 참조.
이렇게 볼 때 국민경제와 같은 대집단에서 이기적 동기에 의해 자발 적 협력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반 면에 소집단에서는 집단행동이 잘 이루어져 공동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 는데 이것이 그 집단 이의의 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하여 갈등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대규모집단에서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협 력을 반복 게임이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으므로 인간행동의 다른 동기 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3) 윤리의식과 협력 전통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라고 가정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기적인 동기만으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현실에 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예 롤 들면, 합리적인 두표자들이 왜 투표에 참가하는가의 문제를 들 수 있 다. 개개 두표자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두표에 참가하든 않든 결과에 거
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두표에는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많은 사람들이 두표에 참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학자들은 한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투표에 참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어 거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학자들은 〈투표의 중요성에 대한 신념이 투표 참 가의 가장 강력한 결정요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12) 시민적 의무라고 하는 비이기적인 동기를 전제함으로써 투표 참가의 현상을 더 잘 설명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2) J. J. Mansbridge(l990), The Rise and Fall of Self-Interest in the Expla-nation of Political Life, in Mansbridge ed., Beyond Self-Interest,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5-I ~.
투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속이거나 훔치거나 하 지는 않는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일회성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 있어서도 협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도 비이기적 동기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람은 자기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기적 동기와 함께 타인의 복지 도 고려히는 마음을 가전다. 비이기적 동기에는 타인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과 동일시하는 동정심과 도덕률에 충실하려는 의무감이 있다. 이 둘 울 이타심 altruism이라고 할 수 있다.'3) 동정심에 입각해 있는 윤리학설 이 공리주의이고 의무감에 입각해 있는 것이 의무주의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윤리의식이 인간행위의 중요한 동기의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윤리의식에는 이타심보다는 약한 것으로서 정의감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아래에서 정의감, 동정심, 의무감이 각각 어떻게 협력에 영향을 미 치는지 살펴보자.
13) C. Jencks(l990), Varieties of Altruism, in Mansbridge ed., 54-55쪽 참조.
정의감fairness의 요구는 다른 모든 사람 혹은 적어도 상당한 숫자의 사람들이 협력하면 너도 협력하라는 것이다. 정의감의 소유자는 다른 사 람들이 협력하는데 자기는 무임승차하여 타인을 이용하려고 하지는 않 는 정도의 윤리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손해를 무릅쓰고 먼저
이타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정의감만을 가지고 있다 면 협력은 불가능하다. 아무도 먼저 협력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 이다모 의무감duty의 요구는 네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의무 가 무엇인가? 여기에는 칸트주의와 규칙공리주의의 대답이 다르다. 칸트 주의는 보편화가 가능한 명령이 바로 도덕적 의무라고 보았다. 규칙공리 주의의 요구는 〈모두가 협력하지 않는 경우보다 모두가 협력히는~ 경우 가 모든 사람에게 더 낫다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Ill 여기서는 효율 성의 문제를 다루므로 규칙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의무감을 가진 사람은 죄수의 딜레마에서 자기의 행위의 결과 (자기의 편익과 비용)를 고려하지 않고 의무에 따라 협력할 것이다• 협력 은 의무감에 충실한 자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며 어떤 경우에는 이들이 없이는 협력이 시작되지 않는다. 그런데 특수한 경우에는 의무의 수행이 타인들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모든 국가가 무장해제 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어느 국가가 일방적으로 무장해제한다면 전쟁의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16) 소수만의 협력이 모두가 협력하지 않는 경우보다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경우 의무의 수행은 비판받을 소 지가 있다. 그러나 국민경제적인 공공재 공급 문제에 있어서 이런 경우 는 거의 없을 것이다.
14) Elster(l989), 187-19~ 참조• 15) 위의 책, 192쪽. 16) 위의 책, 194쪽 참조.
공리주의자는 자신의 협력으로 인해 총편익이 증가한다면 협력한다 (평균공리주의자는 편익의 평균이 증가할 경우에만 협력한다). 2인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상대방이 비협조적이라고 예상되더 라도 두 사람의 보수의 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협력해야 한 다. 자신이 협력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이용당하더라도 자신의 손실보다 상대방의 이익이 더 증가한다면 공리주의자는 이용당하는 길을 택한다. 상대방이 협력할 것이 예상된다면, 공리주의자는 비협조적으로 행동함
으로써 상대방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 증가분이 상대 방의 손실 증가분보다 작다면 협력하기로 선택한다. 액셀로드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정의에 따르면 공리주의자들끼리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울 수 있게 된다.17)
17) 액셀로드는 죄수의 딜레마의 한 조건으로서 상호 협력의 보수가 상대방울 이용 할 때와 이용당할 때의 보수의 평균보다 더 커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Ax-elrod(l984), 10쪽 참조.
공리주의자가 항상 무조건적으로 협력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협력 에 의해 총효용이 증가할 경우에만 협력한다. 소수만 협력하면 오히려 총효용이 감소할 경우 공리주의자는 협력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재 공급에 있어서는 협력자 수의 증가에 따라 총효용이 단조 증가 할 것이므로 공리주의자는· 거의 대부분 협력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일회성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구성원 대부분이 합리적 이기주의자 들이라면 의무론자와 공리주의자들은 이기주의자들에게 이용만 당할 것 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정의감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면 이타적인 사람 들이 먼저 협력할 경우 정의감을 가전 지들도-협력하게 된다. 그리고 현 실에서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일회로 끝나는 경우만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기주의자들도 협력에 가담하게 되 어 자발적 협력이 상당한 정도 이루어질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정의와 이기심에 기초한 효율적인 사회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개인의 정의감이 부족할 경우에는 국가의 개입에 의해 정의가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위에서 고찰한 바 와 같이 정의를 비롯한 공공재의 공급 문제는 정의감이나 국가의 개입 에 의해서 완전히 해결될 수 없고 이타적인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상당 한 숫자의 이타적인 사람이 있을 때라야만 이기적인 사람들도 협력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장기적으로 한 나라의 경제적 효율성은 그 나라의 도덕적 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윤리의식이 높은 사회는 자발적으로 공공재가 공급되기 때문에 국가기
구를 운영할 필요성이 현저히 줄어들어서 공공재 공급 비용이 절감될 수 있는 것이다. 4 협력의 실패 사례 협력의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모두가 손해를 보는 사례가 많이 있지만, 오늘날 한국에 있어서 절실한 집단행동 문제로서는 교통의 무질서와 환경보호에 대한 무관심, 부패 등 을 둘 수 있고 협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노사문제가 있다. (1) 교통 및 환경 문제 교통의 무질서는 바로 무임승차자 때문에 발생한다. 신호위반, 속도위 반, 주차위반 동 제반 교통규칙을 위반함으로써 자기이익을 극대화하려 고 한다. 이러한 사람둘이 많을 때 교통은 마비되고 많은 사고가 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교통의 무질서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은 천문학적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협력이 어려운 이유는 참가지들이 서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므로 반복게임적 성질이 거의 없고 일회성 죄수 의 딜레마 게임의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협력자에게 즉시 보 복을 가하려고 해도 이미 가버리거나 보복 자체가 너무나 위험하기 때 문에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기심을 통한 자발적 협력은 불가능히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통경찰의 강력한 단속과 시민들의 윤 리의식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경찰의 인원 및 장비 의 부족과 이들의 부패로 말미암아 국가에 의한 공공재 공급의 실효성 이 그리 크지 않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반국민들과 경찰의 윤리의식이 고양되지 않으면 안 된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 기심만으로 교통의 무질서는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환경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교통의 무질서가 발생하는 현상과 흡사하다. 산하와 도로에 쓰레기 버리기, 가정의 생활하수 방류 등은 전 형적인 일회성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 속하는 현상이다. 동일한 사람들끼 리 상호작용을 반복하지 않으며 누가 비협조적인지 인식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담금이나 벌금을 통해 규제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썩 지 않는 비닐류의 사용, 생활하수의 오영 등은· 적발하기가 어렵기 때문 에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매우 중요하다. (2) 부패 모두가 부패한 상태보다 모두가 부패하지 않는 상태에서 모든 사람이 더 나아진다고 말할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어떤 사람은 총체적 부패상태 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거의 전부가 더 나아진다고 할 수 있으므로 부패는 광의의 집단행동 문제라고 할 수 있다.18) 부패는 학자에 따라 좁게 정의되기도 하고 넓게 정의되기도 한다. 로 즈-엑커만Susan Rose-Ackerman은 부패를 뇌물과 동일한 것으로 본 반 면19) 알라타스Syed Hussein Alatas는 〈사적 이득을 위한 신뢰의 오용〉 이라고20) 하였다. 여기에는 뇌물뿐만 아니라 횡령, 정실도 포함된다. 이 러한 부패는 관료사회뿐만 아니라 입법기관 그리고 사기업의 영역에서 도 발생한다.
18) Elster(l989), 25-26쪽 참조. 19) Susan Rose-Ackerman(i978), Corruption, Academic Press, 2쪽 참조. 20) S. H. Alatas( I990), Corruption, Athenaeum, I쪽.
부패는 현대사회에서만이 아니라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해 왔다. 그 이유는 시장기구가 아닌 다른 기구에 의해 희소한 자원이 배분 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고가격을 부르는 자에게 자원이 할당된다. 그러나 정부의 인허가나 정책금융의 할당, 의자배정, 각종 법적-행정적 규제에 있어서는 시장기구가 아니라 규칙에 의해서 우선순위가 결정된
다. 이때 부와 시장의 힘이 비시장 영역으로 침두해 들어오는데 이것이 바로 부패이다. 각종 압력단체가 입법단계에서 의원들에게 로바성 뇌물 울 주거나, 법을 집행하는 관료들에게 뇌물을 공여하여 자원을 특혜적으 로 분배받는 것이 부패의 전형이다. 부패는 주인-대리인principal-agent 관계에서 발생한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은 국민이라는 주인의 대리인이고 관료는 대통령의 대리인이다. 대리인에게는 주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의사결정상의 권위가 위임 되어 있는데 대리인들은 자신의 사익을 주인의 이익보다 앞세운다. 여기 에 부패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2” 부패의 결과는 어떠한가? 혹자는 부패 가 효율을 높인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희소한 자원을 가장 많은 뇌물 을 내놓을 수 있는 자에게 할당하는 것은 그 자원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자에게 할당하는 셈이므로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 부의 배분원칙 자체가 비효율적이거나 불공정한 경우에 국한될 뿐 일반 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21 ) Rose-Ackerman( l978), ~ 참조.
부패는 공권력을 사익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뇌물을 주고 받는 당사자는 협력의 이익을 누리지만 질서라고 하는 공공재를 파괴하여 공 공악을 산출한다. 만일 모든 사람이 뇌물을 주고 받는다면 법 집행이 전 혀 되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고 자원을 비합리적으로 배분 한다면 국민경제적으로 큰 비효율을 초래하게 된다. 급행료를 예로 들어 보자. 모든 부문에서 모든 사람이 급행료를 주고 받는다면 급행료의 효력은 없어지고 당사자들이 급행료에 관심을 기울 인 나머지 본 업무를 등한시함으로써 전반적으로 효율을 떨어뜨린다• 사 실 부패는 사적 영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정부조직 이나 기업조직 가운데 속해 있다. 그리고 어떤 한 부분에서 권위를 행사 하는 사람은 다른 부문에서는 타인의 권위 아래 있기 때문에 총체적 부 패 아래서는 일방적으로 뇌물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 므로 총체적 부패 아래서는 소수를 제의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더 나쁜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부패를 넓은 의미의 집단행동으로 볼 수 있으리라 생 각한다. 뇌물을 주고 받는 자는 무임승차자인데 이들의 비협력은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그 피해는 다수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시민의 고발 이나 당국의 적발이 무척 어렵다.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절제할 줄 아는 정신이 필요하다. (3) 노사간의 대립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사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지느냐 아니냐는 경제의 원활한 운행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몇 년 동 안 노사간의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지 않아 파업과 태업의 일수가 매우 길었고 그 결과 노사 쌍방과 국민경제가 모두 타격을 입었다• 노사대립 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서 노사대립을 죄수의 딜레마라는 단순화된 모 형으로고찰해 보자. 기업은 계속적인 존재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용자는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상호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반복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노사 당사자들에게 자신의 전략의 결과로 발생하는 비용-편익 이 명확하게 계산될 수 있는 자료가 주어지지 않으면 합리적 선택이 어 렵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정확한 회계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노사 쌍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기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고 단기적인 이익만을 고집한다면 원만한 타협은 어렵다. 노조가 임금을 대 폭 인상하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상실하여 경영이 어려워진 다면 장기적으로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쌍방이 합리적인 자기이익 추구보다도 권위주의 혹은 급진주의 적인 이념을 관철하려고 할 때 타협은 어렵다. 이와 같은 문제점들을 시정할 때 타협은 보다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
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노사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신뢰와 호혜 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주의 선행적인 이타심이 요구된다. 위의 세 가지 이의에도 협력의 실패 사례는 많이 있다. 우리는 헌혈량 이 부족하여 에이즈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혈액을 수입한다. 말과 일에 있어서 정직과 성실이 부족하다. 공공재를 아낄 줄 모른다• 우리의 중요한 문제는 구성원들이 지나칠 정도로 눈 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지 않는다는 점과 자기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점이 다. 우리가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려 분별prudence과 이타심을 가질 때 모두가 협력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소규모 이익집단의 경우에는 이기심만으로도 협력이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이익집단이 출현한다. 이들은 부당한 권익침해로부터 자신 들을 보호하는 측면도 있으나 지나치게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집하여 비 효율과 불공정을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협력의 이익은, 그것이 가능한 한 전 구성원에게 확산되는 것일 때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제 3 장 동태적 효율과 경제윤리 1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세계 170여 국가 가운데 선전국에 전입한 나라는 불과 20여 국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20여 국가 중 거의 대부분은 기독교권 국가이고 비기독교권 국가로는 유일하게 일본이 유 교권에 속한다. 그리고 신홍공업국에 속한 나라들도-대부분이 기독교 아 니면 유교권에 속한다. 종교와 경제발전의 이러한 상관관계는 우연적인 것일까? 경제발전에는 자본축적, 기술전보, 인적 자원의 양적-질적 증 대, 시장확대 등의 경제적 요인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 사회의 지배적인 종교와 윤리, 사상 등의 사회 • 문화적 요인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는 없 다. 왜냐하면 모든 요소들을 결합하여 생산하는 주체는 인간이며, 인간 은 환경이나 제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만 동시에 자신이 믿고 있는 가 치와 신념에 따라 매우 다른 행동을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뮈르달Gunnar Myrdal은 『아시아의 드라마』에서 남아시아의 발전 울 저해하는 요소로서 그 지역의 종교를 들었다.” 그리고 루이스w. Arthur Lewis도 경제발전에 있어서 경제적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 다•2) 막스 베버 Max Weber는 그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 I) 뮈르달(최광렬 역, 1976), 『아시아의 드라마』, 현암사, 3장 참조. 2) W. A. Lewis(1955), Theory of Economic Growth, George Allen & Unwin, 2
장참조.
신』.“이라는 책에서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자본주의 정신의 형성에 커다 란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이후의 자본주의적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주장하였다. 모리시마 Michio Morishima는 『왜 일본은 성공하였는가?』 라는 책에서 베버의 입장을 계승하여 일본의 유교윤리가 자본주의 정신 의 역할을 하였다고 주장하였다.4)
3) Max Weber( 1976), 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Char-les Scribner's Sons. 4) 모리시마(이기준 역, 1985), 『왜 일본은 성공하였는가?』, 일조각.
이러한 맥락에서 국민들의 경제윤리관이 경제행위에 큰 영향을 미치 며 나아가 경제적 결과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실증분석 없이 일단 베버, 루이스, 모리시마, 뮈르달의 명제를 받아들이는 입장에 서 개발도상국의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 가운데 하나인 경제발전을 위해 서 어떤 윤리적 덕목이 필요하며 이 덕목들은 경제발전에 어떻게 기여 하는가를 규명해 보고 그 다음에 이러한 덕목들이 어떻게 형성되는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 윤리적 덕목들은 경제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간 주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선 경제발전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가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1 경제발전의 가치에 대한 반성 경제발전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1인당 GNP의 성장과 구조 변화, 공정한 분배가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기로 한 다. 분배 문제는 다른 데서 더 깊이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공정한 분 배를 달성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전제 아래 경제성장 문제에 초 접을 맞추기로 한다.5)
5) 그러므로 여기서는 경제발전을 경제성장과 거의 갇은 개념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경제발전의 가치는 윤리적으로 정당화되는가? 공정한 분배 조
건 하의 평균소득의 증가라는 경제발전 그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 다. 그것이 인간의 보다 나은 삶에 기여한다면 그것은 수단적으로 좋은 것이다. 그러면 보다 나은 삶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여 러 가지이지만 공리주의가 주장하는 쾌락 혹은 행복과 인간의 참재능력 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쾌락과 자기실현을 위해서는 살아 있어야 하므로 생존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생명과 건강, 쾌 락 그리고 자기실현을 그 자체로 좋은 본래적 선으로 간주한다. 경제발 전은 이들 본래적 선을 증진시키는가?
6) 이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행복의 원천이 무엇이든 행 복 그 자체를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자기실현설은 아리스 토텔레스 이후 탁월성을 주장하는 철학자들의 견해를 집약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케나(황경식 역, 1984), 『윤리학』, 종로서적 참조`
프란시스 해켓 Francis Hackett은 경제발전의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 이 기술하였다. 〈나는 건전한 물질주의의 모든 과실을 신뢰한다-좋은 음식, 습기가 차지 않는 집, 건조된 발, 하수도, 배수 펌프, 온수, 목욕탕, 전깃불, 자동차, 좋은 도로, 밝은 길, 마을을 떠난 긴 휴가, 새로운 이념, 빠른 말, 신속한 대화, 극장, 오페라, 오케스트라, 악단__나는 모든 사 람에게 그 모든 것들이 있기를 바란다. 이런 것들을 알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성자처럼 훌륭할지도 모르고 시인만큼 풍요할지도 모른다. 그러 나 그것은 그것들이 결핍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결핍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이다.〉7)
7) P. A. Samuelson & W. D. Nordhaus(l989), Economics, 13th ed., McGraw Hill, 877쪽에서 재인용.
경제발전이 생명과 건강에 기여한 공로는 정말 획기적이다. 극심한 빈 곤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굶거나,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최 빈국의 현실을 보면 경제발전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식량 생산의 증가, 의약품의 발명, 생활환경의 개선 등에 의해 아사와 질병, 고역 등이 극복 되어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되었고 건강한 상태로 살 수 있게 되었다. 이 런 점에서 빈곤한 후진국들에게 있어 경제발전은 가장 우선적인 국가
목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경제발전은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측면이 많다. 인간은 경제발전에 의해 질병 과 기아, 고역, 무지와 불안 등으로부터 해방되고 있다. 이러한 고통의 경감은 분명히 순행복의 증대라고 할 수 있다. 경제발전은 인간의 노동 울 보다 쉽게 만들었고, 노동시간을 단축시켰다. 또한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고 종전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었던 학문과 예술을 많 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경제발전의 초기단계에는 이러 한 긍정적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부정적 측면을 압도할 수 있다. 그 러나 경제발전이 계속되면 한계효용이 점점 체감하면서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다. 경제적 정신economizing spirit은 경제성장의 조건들 가운데 하나지만8) 항상 경제적 이득의 기회를 포착하는 일은 너무 많은 신경의 소모를 가 져와 행복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발전 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가속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모든 형 태의 사회적 유대가 끊어지거나 느슨하게 되어 개인을 고독과 소의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경제발전은 극단적인 사치와 방종, 되폐, 부도덕 등을 초래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고대로부터 상 류사회의 부가 그들을 사치와 방종 그리고 타락과 붕괴의 길로 이끈 사 실을 자주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물질적 행복에 탐닉하고 비물질적 측면 을 무시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심지어 자살하는 경우 또한 증가한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공해, 환경 및 생태 계 파괴 등도 고려해야 한다.
8) Lewis( 1955), 42~ 참조.
셋째로, 경제발전은 인간의 자기실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마술로 우Abraham Maslow가 말하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물질적 기초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 두 욕구를 충족시키기까 지 경제발전의 의의는 크다. 그런데 그 다음의 소속감과 사랑의 욕
구 및 자존감의 욕구 충족에 있어서는 물질적인 조건보다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다. 이 경우에는 경제발전을 위해 촉진되는 경쟁이 인간을 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으로 만들어 이들 사회적 욕구 충족을 더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즉 이 단계에서는 경제발전이 자기실현과 상충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기실현을 위해서는 여가시간과 어느 정도 의 물질적 자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도의 경제발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기실현을 위한 물질적 조 건이 반드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끝 없는 경제발전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회체제를 자기실현에 맞게 바꾸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는 형평성의 실현이 보다 중요하다?
9) 마술로우(이혜성 역, 1981), 『존재의 심리학』, 이화여대 출판부 참조.
경제발전에는 위에서 열거한 부정적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 국의 현실을 보면 아직도 절대빈곤 계층이 남아 있고 빈곤 문제를 재분 배 정책만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국민들에게 더 높은 문화적 혜택울 제공해야 하고, 우리의 정치적-경제적 독립이 국제적으로 불안정 한 위치에 있으므로 한동안은 계속적인 경제발전이 요청되고 있다고 판 단된다. 이런 점에서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윤리적 조건을 규명해 보는 작업은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2 경제발전과 윤리적 요인 (1) 경제발전에 있어서 윤리적 요인의 중요성 경제발전의 요인을 생산함수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생산함수는 Y = f(K, L)로 표현된다. 이것은, 총생산(Y)의 증가는 자본량(K)과 노 동 투입(L)의 증가, 기술 수준의 향상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
미한다. 그렇다면 자본량과 노동력 그리고 기술 수준은 어떻게 결정되는 가? 자본량은 저축과 두자에 의해 증가되며 저축을 결정하는 요인은 소득 과 저축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통경제학에서는, 개인의 선호 는 일정한 것으로 가정하기 때문에 나라별로 저축 성향의 차이가 있는 현상을 이자율의 차이와 소득 중 일시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 등 경제적 변수로만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인 으로 주관적인 시간 선호가 있다. 시간 선호는 심리적인 요인으로서 검 약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러는 경제윤리적 요인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노동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우선 인구의 크기롤 들 수 있다. 그리고 개별 노동자가 얼마만큼 일하려고 하는가가 두번째 요인이다. 이 것은 임금 등의 영향도 있지만 노동자의 일-여가 사이의 선호체계에 의 해 결정된다. 이 주관적 선호를 전통경제학에서는 단순히 심리적 현상이 라고 간주하지만, 여기에는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윤리적 가치판단이 선호체계의 형성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노동력의 양 뿐 아니라 질도 중요한데 질은 자신의 지식과 숙련도를 높이고 생산활 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의욕이 좌우한다. 강한 의욕이 있는 노동자 와 그것이 없는 노동자 사이의 생산성 차이는 매우 크다. 이러한 의욕은 단순히 심리적인 기질의 차이만은 아니다. 윤리적 가치판단이 의욕의 정 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기술 수준은 과학기술 부문에 대한 두자량에 크게 좌우되지만 창의력 과 실험정신이 강하고 기능과 지식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더 빨리 진보 할것이다. 자본과 노동이 풍부하더라도 적재적소에 배분되어야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시장정보가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야 하고, 자원이 가격신호 체계에 반응하여 신속히 이동될 수 있어야 한 다. 위에서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경제 성장에 윤리적 요인이 작용할
여지는 매우 넓다. 대부분의 전동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윤리적인 요인들 의 중요성을 무시했지만 뮈르달과 루이스는 이를 중요시했고, 막스 베버 는 윤리적 요인을 매우 강하게 강조하였다. 이들의 주장을 간단히 살펴 보자. 막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의 발전에 있어서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정신적-심리적인 요인이 결정적으로 중요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자본 주의 정신을 형성시킨 것은 프로데스탄트의 경제윤리라고 보았다. 자본 주의 정신이란 무엇인가? 베버에 의하면, 자본주의 정신은 〈모든 자발적 인 향락을 엄격하게 피하고 더 많은 돈을 버는 것〉10)이라고 간단히 정 의된다. 이 정신에 따라 〈인간은 돈을 버는 것을 삶의 궁극적인 목적으 로 삼고 그 활동에 지배되고 있다. 부의 획득은 더 이상 인간의 물질적 욕구 충족의 수단으로서 인간에게 종속되지 않는다〉.!” 부의 획득이 이 제 인간의 일상생활의 목표가 되고, 이 목표를 극대로 달성하기 위해서 생활의 전반적인 합리화가 필요해전다. 그 일환으로 근면, 검약과 정직 이 요구된다. 군나르 뮈르달은 『아시아의 드라마』에서 근대화를 위해서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 태도를 지닌 근대인의 창출이 중요한 과제라고 하 였다. 근대인의 태도란 어떤 것을 말하는가? 그것은 능률, 근면, 질서 존 중, 시간 엄수, 철저한 정직성, 행동 결정에 있어서의 합리성, 변화를 받 아들이는 마음가짐, 기회를 포착하는 예민한 마음, 왕성한 기업심, 성실 성과 자존심, 협동성, 장기적 관점 등을 말한다.12)
10) Weber( l976), 17쪽. 11) 위의 책. 12) 뮈르달(1976), 47-48 쪽 참조.
아서 루이스는 경제 성장의 요인이 세 가지라고 하였다. 그것은 경제 적 노력 effort to economize, 지식의 증가(기술 전보), 자본 및 다른 자원 의 증가 등이다. 루이스는 다른 개발경제학자들과는 달리 인간의 노력이 라는 요인을 매우 강조하였다. 비용을 줄이고 생산량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의 정도에 따라 성장은 큰 차이룰 나타낸다. 경제적 기회를 예의 주 시하고 그것을 이용하려는 노력의 정도는, 노력하려는 의욕이라는 심리 적 요인과 노력을 촉진하는 제도적 요인에 달려 있다. 경제적 의지는 노 력이라는 비용과 비교해서 창출된 부를 얼마나 가치 있게 평가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부의 가치평가는 지배적인 종교나 사상이 금욕주의적 인가 아닌가, 다른 활동을 더 높게 평가하는가 등이 결정한다• 노력이라 는 비용에 대한 태도는 일에 대한 태도와 모험에 대한 태도에 의해 결 정된다. 일이 불쾌하고 지루하고 무가치하게 보인다면 일을 적게 할 것 은 당연하다. 일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요인은 영양, 질병, 기후 등의 객관적인 요인과 함께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가치판단도 포함한다.13) 위 세 학자들의 말은 조금씩 다르지만 중심 내용은 매우 유사하다. 결 국 부는 노력이라는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라도 추구할 만한 대상이라는 인식과, 부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성향들, 죽 합리성, 근면성 실, 모험정신, 정직, 검약 등이 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는 덕성들이라는 것이다모 이러한 덕목들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13) Lewis(1955), I, 2장 참조. 14) 근면성실과 정직은 정태적 효율을 높이는 덕목이지만 동태적 효율과도 긴밀히 관련되기 때문에 여기서 다룬다.
(2) 경제발전에 있어서 윤리의 역할 1) 부에 대한 긍정 경제발전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부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따라 다르 다. 만일 부에 대한 욕망이 매우 약하거나 부에 대한 욕망이 종교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정당화되지 못하고 비난받는다면 부를 추구하려는 동기가 약할 것이 분명하다. 인간은 쾌락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부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부를 획득하고 축
적하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느낀다. 다만 아주 원시적인 상태에서는 살 수 있는 재화가 너무 제한되어 있으므로 부에 대한 욕망 자체가 매우 미약할 수밖에 없지만 어느 정도만 발전되어도 이러한 제약은 사라지게 된다. 더구나 부를 통해서 권력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면 부에 대한 욕 망은 더 강할 것이다•15)
15) Lewis(I955), 26-27쪽 참조.
그런데 이러한 부에 대한 욕망은 도덕적_종교적 평가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부에 대한 도덕적 입장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별될 수 있 다. 첫째, 인간의 부에 대한 욕망을 전적으로 긍정하는 물질적 쾌락주의 의 입장이 있다. 이런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부를 추구하고자 하는 의욕 이 상대적으로 강할 것이다. 둘째, 욕망을 통제하고 덜 소비하는 것이 더 고상한 삶이라는 금욕주의적 윤리가 지배한다면 부에 대한 욕망은 부도덕한 것이 되고 만다. 기도와 명상 그리고 금욕적 고행 등이 더 우 월한 삶의 방식으로 간주된다면 부를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는 약화된다. 예를 들어 힌두교와 불교 그리고 중세의 기독교는 금욕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띠고 있다. 셋째, 부의 추구와 축적은 긍정하지만 자신의 향락이 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과 이웃에 대한 봉사로서 할 경우에만 정 당성을 인정하는 신교protestantism적 입장이 있다. 물질적 쾌락주의는 부를 추구하려는 동기를 인정하는 점에서 경제적 의지를 강화시키지만 그것이 지나칠 경우에 규범을 무시하거나 무절제 한 소비를 조장하여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교 윤리 와 같이 부의 추구를 인생의 의무로 간주하는 입장은 부 추구의 목적을 개인의 쾌락에 두지 않고 종교적 구원에 두기 때문에 규범을 어기거나 무절제하게 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다. 여하튼 지나친 금욕주의적 사상이 완화되어 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립될 필요가 있다. 비록 지나친 부와 부에 대한 탐욕이 초래할 수 있 는 정신적 위험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더라도 부의 유용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부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삶을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해
주며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긍 정되어야 한다. 극단적인 금욕주의나 부의 우상화는 둘 다 배제되어야 하고 부의 가치를 올바로 긍정하는 가치관의 확립이 필요한 것이다. 이 러한 태도의 변화가 없으면 부 창출의 동기유발이 미약하게 된다는 것 은 말할 나위가 없다. 2) 합리성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발전은 총체적인 합리주의의 발전의 일부로 이해할 때 가장 찰 이해된다〉16)고 하였다. 자본주의 정신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합리성인데 합리성의 의미는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로 자연과 사회를 인과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인식 한다는 점에서의 합리성 개념이다. 둘째로는 도구적 합리성의 의미로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소의 비용이 드는 수단을 선택한다는 의 미에서의 합리성 개념이다. 자연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는 합리적 사고가 등장하는 것을 저해하는 요인은 바로 주술magic이다. 자연 속에는 수많은 잡신(雜神)이 있고 이 들을 움직여 인간이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주술적 관념이 지배 하는 곳에서는 합리적 과학이 태동할 수 없다. 주술에 의해 병이 나울 수 있다고 믿고, 기우제를 통해 비를 오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회는 의 학의 발전이나 기상학의 발전을 기할 수 없을 것이다. 서구에서 근대적 인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주술로부터의 해방이 라고 할 수 있다꼬 서구 사회가 일찍 주술로부터 해방된 것은 헤브라이 즘의 창조주-유일신 사상과 그리스의 질서정연한 우주관이 결합한 데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그 후 기독교도 매우 강하게 주술에 반대했으 며 세계로부터 귀신을 추방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합리적인 세계관과 과 16) Weber(1976), 76쪽. 17) K. F. Helleiner(l951 ), Moral Conditions of Economic Growth, in Max Weber(2) : Critical Assessments, ed. by Peter Hamilton, Routledge, 8碑··
학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주술적 사고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샤머니즘이나 애니미즘적인 세계관으로서는 과 학기술을 받아들이거나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에 경제발전이 불가능하 게 된다. 둘째, 경제적 합리성의 개념은 주어진 조건 아래서 자기의 이익을 극 대화하고자 하는 혹은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행동 의 목표가 하나로 통일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전통사회 의 경제적 합리성은 그 당시 수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그러 나 부의 추구가 일상적 삶의 중십 목표로 등장한 후에 경제적 합리성은 부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태도로 나타났다. 경제 활동의 목표가 변하더라도 자원이 희소한 한, 비용을 최 소화하려는 합리적 태도는 언제나 필요하다. 희소한 자원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거나 오용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비합리적인 습관이나 관습, 제도 등을 고칠 필요가 있다. 3) 정직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예로서 〈신용은 금전〉18)이라는 벤자민 프랭 클린Benjamin Franklin의 말을 들고 있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것이다. 신용을 얻고 정직하게 사업을 하면 장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프랭클린은 본 것이다. 이런 점에서 프랭클린은 정 직 그 자체가 가치 있다기보다는 정직을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 한 하나의 전략으로 사용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어쨌든 타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정직한 경제 활동이 최선의 정책이라면 왜 많 은 사람들이 제품의 질이나 가격을 속이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부정 직한 경제 활동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치는 장기적 결과는 어떤 것일까? 단기적으로는 제품의 질과 가격을 속임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을 18) Weber(1976), 48쪽에서 재인용.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백화점은 수입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아서 더 많은 마진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기업 활동을 계속한다면 신용의 추락으로 인해 받는 타격은 단기적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 그 러므로 정직이 당사자 자신에게도 최선의 정책일 가능성은 높다고 하겠 다.19)
19) 반복게임의 경우와 동한다.
부정직한 경제 활동이 타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속은 사람 은 속인 자의 이익만큼 부당하게 손해를 본다. 속이는 지는· 속는 자를·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부정직한 경제 활동은 수많은 제삼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유통되는 정보를 믿지 못하는 불신을 초래하여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을 증가 시킨다. 정보를 획득하고 처리하여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드 는 시장경제에 있어서 거래 당사자들이 부정직하다면 거짓 정보가 유포 되므로 수집한 정보의 전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보비용이 들 게 될 것이다. 거래 당사자들이 상품의 질과 양 그리고 가격을 속이려 할 때 상대방은 속지 않기 위해 일일이 검사한다든가 다른 장치를 마련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에 대해 많은 시간적, 물질적 비용이 들게 되는 것이다. 부정직이 단기적으로는 자신의 이익과 일치할 때도 있지만 장기 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공익 울 크게 감소시키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유하는 재화나 자원의 약점을 노출시키지 않기 때 문에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역선 택 adverse selec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중고차 시장에 내놓은 차들 의 성능에 대해 구매자들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구매자들은 평균적인 확률을 적용하여 낮은 값으로 사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좋은 차를 가전 사람은 팔려고 하지 않고 나쁜 차만 중고차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보험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죽 사고 확률이 높은 사람 만 보험에 들게 되어 보험료는 더 비싸게 되고 사고 확률이 낮은 사람
들은 보험 혜택을 볼 수 없게 된다.101
20) R. Boadway and N. Bruce( 1984), Welfare Economics, Blackwell, 123-12~ 및 이준구(1993), 『미시경제학』 2판, 법문사, 21장 참조.
더욱 중요한 것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자원배분에 깊이 관여하는 공무원들의 부정직이다. 뇌물이나 정실에 의해 조세가 부당하게 감면되 고 금융자원이 특혜적으로 배분된다면, 그리고 부정직한 기업 활동이 단 속되지 않게 된다면 그 비효율이란 다른 경제적 비효율과 비교할 수 없 이 클 수도 있는 것이다. 부정직이 초래하는 거래비용의 증가와 자원배 분의 왜곡 그리고 생산적 자원의 유출이 초래하는 비효율은 배분적 비 효율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4) 근면성실 세속적 직업에 대한 성실한 태도는 자본주의 정신의 가장 중요한 요 소 가운데 하나이다. 기업가이든 노동자이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러한 자세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소명 관념에 잘 나타나 있다. 사람들아 부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인 노력을 게을리할 수도 있다. 부보다 다른 것, 죽 여가 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높이 평가한다면 부를· 창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21)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경우 일은 정신적 • 육체적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일을 적게 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최선을 다해 일하려고 할 경 우에 에너지의 소모는 크게 증가할 것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성실하게 일하기보다는 대충 대충 일하고 마는 경향이 강하다. 이처럼 힘드는 일 울 긴 시간 동안 열심히 하도록 하려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21 ) Lewis(l955), 32-33쪽 참조.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은, 생산 국대화, 비용 극소화 그리고 이윤 국대화가 항상 가능하다고 가정하고 있는 전통 미시경제학은 〈경 제적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히는· 동기가 완전히 혹은 부분적
으로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22) 죽 X-비효율 때문에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노동자나 경영자가 쏟는 노력의 정도 가 산출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극대화하 도록 하는 동기는 압력이라고 하였다. 압력에는 의부적 압력과 내부적 압력이 있는데 의부적 압력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경쟁이다. 그러므로 시장을 경쟁적이도록 하는 것이 X-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내부적 압력이란 내적인 신념에 의해 항상 국대화 행동을 하는 것을 말 한다. 라이벤스타인은 내적 압력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예의적인 경우로 보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의부적 압력이 약할 경우에는 극대화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23)
22) H. Leibenstein(l981 ), Microeconomics and X-effiency : If there is no crisis, there ought to be, in D. Bell and I. Kristo! eds., 霞Crisis in Economic Theory, Basic Books, Inc., 98쪽. 23) 위의 책, 102쪽.
의부적 압력이 중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내적 압력이 그렇게 무시할 만한 것으로 간주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일에 대한 종교적-도덕적 신 념에 따라 내적 압력의 정도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다. 중세의 기독교나 불교는 일보다는 명상이나 기도를 강조했기 때문 에 일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없었다. 반면에 프로데스탄트들은 신이 부여한 능력을 최선을 다해 활용하여 일하는 것이 신의 영광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 결과 상대적으로 매우 근면하게 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종교가 사회적 변화에 적응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일단 형 성된 종교의 교리나 도덕은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 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어야 할 것이다. 근면한 태도는 장시간 동안 일하려는 의사와 양심적이고 성실하게 일 하려는 태도 둘 모두를 가리킨다. 장시간 일하는 것은 노동의 양적 투입 을 크게 하는 것이므로 고용 기회가 있다면 생산을 증가시킨다. 빈곤한 상황에서는 장시간 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생활수준이 상승 하면 어느 정도 여가를 누리려는 욕구가 생기고 이것을 충족시켜 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경향이 생긴다. 따라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일할 때 양심적이고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일에 집중하는 태도가 없으면 새로운 기술이나 기법을 발견하거나 생산 성을 울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24)
24) Lewis(l955), 39-41쪽 참조.
일이 자신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일을 통해 사회 에 기여하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계발할 수 있으며 그것이 자신의 영혼 울 정화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재발견함으로써 노동에 대한 보 다 성실한 태도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프랭클Victor Frankl이 말한 대로 인간은 쾌락의지뿐만 아니라 의미의지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노동 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것이 일에 대한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검약 베버는 검약이 자본주의 정신의 중요한 일면아라고 주장하였다. 초기 의 자본가들은 매우 금욕적이어서 향락을 포기하고 오직 부를 축적하는 데 골몰하였다고 한다. 금욕주의의 연원은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 파에까지 거슬러 울라간다. 당시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서 인간의 행 복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통제함으로 써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이들은 체념 과 금욕의 길을 제시하였다. 이 금욕주의가 기독교에 영향을 미쳐 중세 수도원의 금욕주의로 되었다. 금욕주의는 재화의 생산과 소비 모두에 가 치를 부여하지 않아 경제적 활력이 고갈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을 중요한 금욕적 훈련의 방법으로 채택하거나 소명으로 간주하게 되면 금 욕은 생산을 증대시키면서 소비는 감소시키므로 자본축적에 현저한 기 여를 하게 된다. 자본축적이 미미한 초기 자본주의에서 검약의 중요성은 지대했다고 할 것이다. 아서 루이스가 지적한 것처럼 저축이 부족한 것은 소득 수준
이 낮다는 사실 자체보다 금욕적인 계급이 출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지주, 귀족 계급은 향락적 소비에 경제활동의 최종 목표를 두었지만 새로 등장한 금욕적인 자본가 계급은 축적에 열중하였다• 검약은 경제이론상으로 보면 저축 성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 도상국이 일반적으로 심한 자본부족 현상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 비추어 검약 정신은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임에 틀림없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와 저축 사이의 선택은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 택에 맡겨져 있다. 그렇지만 소비행위는 의부성을 갖기 때문에 타인의 효용에 영향을 미친다. 죽 지나친 소비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열등감 과 위화감을 갖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총 수요의 증가로 물가 상승과 국제수지의 적자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의부불경제를 법이나 규칙에 의해 인위적으로 규제할 수 있을 만큼 의부성을 정확하게 측정 할 수 없으며 동시에 그것은 소비 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도 있기 때문에 개인의 도덕적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하튼 개발도 상국에서 검약은 의부불경제를 방지하고 자본축적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 유익하기 때문에 하나의 미덕으로 간주되고 장려될 필요가 있다. 단 유효수요가 부족한 불완전고용 상태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 다.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저축의 주관적인 동기로 다음의 여덟 가지를 들었다. ® 예상할 수 없는 돌발사태에 대비하기 위하여, ® 자 녀 교육과 노후 대바 등의 예견되는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 현재 의 적은 소비보다 장래의 더 많은 소비를 선호하기 때문에, ® 지출 수 준의 점진적인 상승을 누리기 위하여, ® 독립성과 힘을 획득하기 위하 여, ® 두자를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 부를 유산으로 남기기 위하여, ® 수전노적인 마음으로 지출하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의 동기는 인생을 근시적으로 보지 않고 원시적으로 보는 데 기인한 것이다. 그리고 일곱번째인 유산울 남기는 동기는 자식에게뿐만
아니라 선한 사업을 위해 재원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다. 사람 둘은 대체로 자신의 장기적인 이익을 도모하지 못하고 아주 근시안적으 로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도록 유도할 필 요가있다. 3 윤리적 덕목의 형성요인 윤리적 덕목이 경제성장에 상당한 정도의 역할을 한다면, 이러한 윤리 적 덕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우선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자연적인 인간의 욕망과 합리성이고, 디론· 하나는 한 사회의 지배적인 종교(혹은 사상)의 경제윤리이다. 후자 가운데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 치는 종교인 기독교와 유교를 예로 들어보자. (1 ) 경제적 합리성과 인간의 욕망 위에서 살펴본 덕목들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인간에게는 부에 대한 강한 욕망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이 욕망이 종교와 윤리에 의해 억 제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표출될 것이다. 인간의 욕망과 합리성이 인간 행동의 주된 동기가 된다면 경제 성장에 유익한 덕목들이 출현할 것인 가? 로버트슨H.M. Robertson이 주장한 대로 자본주의 정신은 종교적 금 욕주의가 아니라 세속주의로부터 발흥할 수도 있을 것이다.25) 경제발전 이 시작되어 다양한 재화가 생산되면 사람들은 부에 대한 욕구를 느끼 게 되고 마침내 부를 생활의 목표로서 추구하게 된다. 그리고 부가 25) H. M. Robertson( 1933), Aspects of the Rise of Economic Individualism 및 로버트 그린(이동하 역, 1981),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종로서적, 134쪽 참조.
가져다주는 안정성과 힘, 그리고 사회적 지위 때문에 더욱더 부를 축적 하고자 한다. 막스 베버가 말한 소명 의식이나 종교적 금욕주의가 아니 더라도 경제발전 과정 그 자체에서 자본주의 정신이 출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종교의 지배에서 해방된 세속주의가 지속적으로 자본주의 정신의 역 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분명치 않다. 왜냐하면 부가 축적됨에 따라 부의 소비에서 얻는 만족과 부의 축적에서 얻는 만족의 상대적 크기에 변화(선호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부가 축적될수록 인간의 욕망을 일깨우는 다양한 재화가 생산되고 더구나 기업들의 광고와 선전에 의해 서 소비 욕구가 크게 증대하기 때문에 금욕주의가 유지되기는 매우 어 렵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미 고도 대중소비 단계에 도달한 선진국의 소 비 풍조와 국내의 고소득충의 지나친 소비 풍조가 확산되었다. 또한 쾌 락주의는 참을성과 자기훈련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근면과 절약의 미덕 은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속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을 제 어할 수 있는 강력한 윤리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질서와 혼돈상 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경제적 합리성을 지닌 경제인이라고 해도 각 사람의 선호체계에 따라 행동이 매우 다를 수 있다. 어떤 경제인은 소비성향이 낮지만 어떤 경제 인은 소비성향이 높을 수 있다. 어떤 경제인은 근면하지만 어떤 경제인 은 게으를 것이다. 경제적 합리성만으로는 경재윤리적 덕성을 형성시킬 수 없다. 아직도 고율의 경제성장을 한참 동안 계속해야 할 개발도상국 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욕망의 구조 혹은 선호체계를 방치할 것이 아니 라 국가적 발전목표에 맞추어 선호체계를 형성시킬 필요가 있다. (2) 기독교의 경제윤리 여기에서는 프로테스탄트를 중심으로 하여 기독교의 경제윤리를 살펴 보고자 한다. 막스 베버는, 〈이윤을 합리적이고 조직적으로 추구하는 태
도〉16’라고 정의되는 〈자본주의 정신〉이 프로테스탄트의 윤리로부터 형 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6) Weber( 1976), 64쪽.
그렇다면 소비에 의한 쾌락 획득에는 무관심한 채 끊임없이 부를 추 구하는 태도는 어떻게 해서 나타난 것인가? 베버는 그 대답을 프로데스 탄티즘의 〈세속내적 금욕〉에서 찾았다. 세속내적 금욕의 태도는 프로테 스탄티즘의 〈소명 calling>의식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한다. 종교개혁에 의해, 성직자로 부름받은 것만을 소명으로 보던 중세적 사고가 변화되어 세속적 직업도 신의 소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것은 세속적 직업 내 부에서의 의무 이행을 도덕적 실천생활에서 취할 수 있는 최고의 내용 으로 존중하며, 세속적 일상생활에 종교적 의미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 다. 이러한 사상은 중세적인 명상적 삶의 가치를 절하시키고 세속내 직 업생활의 가치를 고양시켰다.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출현과 보다 밀접한 관련을 갖는 금욕적 프 로테스탄티즘의 종파는 칼빈주의, 경건주의, 감리교, 침례교인데 그 가운 데 대표적인 것이 칼빈주의라고 보고 여기에 치중하여 분석하였다. 칼빈 주의가 루터의 소명 개념을 더 발전시키게 된 것은 칼빈주의의 독특한 교리와 연관되어 있다. 칼빈주의의 중요한 교리 가운데 하나가 예정설이다. 예정설이란 구원 과 멸망은 신에 의하여 미리 예정되어 있다는 교리이다. 이 교리는 신의 절대적 주권과 ·자유라는 근본원리로부터 도출된 것으로서 구원에 있어 서 교회나 사제, 성례전, 기타의 모든 노력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 울 의미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전대미문의 내적 고독 가운데〉 신을 대 면하게 되고 자신의 구원의 확실성에 대해 불안을 느끼게 된다. 선택을 받았다는 구원의 확신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가 칼빈주의자들에게 철 실한 문제였다. 이에 대한 두 가지 답변이 있는데, 첫째는 〈신의 힘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개개인의 내적 의식에 의하여 확신을 얻는 것이 었고, 둘째는 신의 힘이 자신을 통하여 작용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 달
리 말하면 끊임없이 유용한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에 의하여 확신을 획득하는 것이었다〉.27) 물론 첫째 방법이 보다 본질적인 것이지 만 실제적으로는 후자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27) 캠퍼 풀러돈(1981), 「캘빈주의와 자본주의」, 로버트 그림 엮음(이동하 역, 1981),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종로서적, 3~.
구원의 표지로서 경건한 생활을 강조함에 따라 중세적 명상 대신 행 동을 보다 더 강화하게 되었고 루터의 소명 관념은 한충 철저해졌다• 칼 빈주의는 평신도들에게 중세기 수도자의 금욕적 이상을 도입하여 방종 한 본능적 쾌락을 극복하고 신의 영광을 위하여 현세적 직업에 충실하 도록 가르쳤다. 그래서 칼빈주의자는 구원의 확신을 가지기 위해 그리고 신의 영광을 높이기 위해 세속 직업에서의 금욕적인 태도로 소명을 완 수하고자 하였다.28) 이렇게 하여 칼빈주의는 신의 영광이란 목표 아래 합리적인 생활태도를 배양하였고, 직업에 대한 성실과 금욕적 태도를 태 동시켰다.
28) 위의 책, 3~우.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을 좀더 구체적으로는 합리성, 근면, 검약, 정직 등이라고 보았으며 이것을 자본주의적 발전의 윤리적 토대로 파악하였 다. 프로테스탄트 운동은 하나의 부산물로서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경 제윤리를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인은 전인구의 25%에 이론다고 하지만 기독교의 경제 윤리는 제대로 내면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기독교가 이 작업을 잘한다면 한국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아울러 기 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가치관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 력할 필요가 있다. (3) 유교의 경제윤리 유교가 경제성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와 부정적인 견해가 양립하고 있다. 우선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한 대표적인 학자인
막스 베버의 입장을 살펴보자. 베버는 「유교와 도교」29)에서 중국사회에 근대적인 자본주의가 성립하 지 못한 원인을 밝히고자 하면서 유교의 경제적 귀결에 대해 분석하였 댜 그에 의하면 유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칭을 지닌다.
29) 베버 (이돈녕 역, 1981 ), 「유교와 도교」, 『세계의 대사상』 2~. 휘문출판사.
첫째, 유교는 대체적으로 현세지향적이고 무신론적이어서 주술로부터 는 많이 탈피하였으나 민간의 종교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민간신 앙의 주술을 허용하고 자체의 조상숭배 등의 제사를 행하는 등 주술에 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하였다. 이것은 합리성의 불완전성을 의미한다. 둘째, 유교는 순응의 윤리체계이다. 효와 충 그리고 예를 중요 덕목으 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창의성이 계발될 수 없고, 상급자의 전제 (專制)가 성행할 소지가 많다. 그리고 효를 강조함으로써 가족주의와 같 은 특수주의에 떨어질 가능성도 많다. 이것은 서구의 개인주의적 보편주 의와는 상반되는 경향이다. 셋째, 유교는 전인의 완성을 지향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직업에 대한 충실성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선비는 오직 인격적 완성만을 최고의 목표로삼는다. 넷째, 유교는 검약을 적극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소비도 예에 맞게, 신분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다섯째, 유교는 부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맹자는 부의 가치를 긍정 하였지만 인격의 완성이나 고귀한 지위보다는 낮은 것으로 인식하였다• 여섯째, 유교의 교육은 사색과 창조보다는 경전을 끊임없이 읽고 학습 하는 것이었고, 과거지향적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유교는 상당히 합리주의적임에도 불구하고 근대적인 자본주의 정신과 자본주의 사회를 창출하는 데 실패하였다. 반면에 모리시마는 일본의 유교가 금욕적 경제윤리를 일본 국민들에 게 가르쳐 서구와는 다른 자본주의 정신을 형성하였으며 이것이 일본 자본주의 발전의 초석 중 하나였다고 주장한다.JO)
30) 모리시마(1985) 참조.
그의 주장의 근거는 일본 유교가 인의(仁義)를 강조하는 중국 유교와 는 달리 충효를 강조한 점에서 독특하다는 것이다. 충효사상은 국가나 기업, 단체에 대한 충성심을 배양하여 국가 주도적인 자본주의 발전이 가능하게 되었고 연공서열제와 종신고용제를 정착시켜 노사간의 화합이 가능하게 되었다. 유교는 주지주의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근대과학을 도입 • 발전시킬 수 있었고 교육을 강조하였다. 또한 엄선된 관료 엘리트 가 국가의 발전을 주도하였다. 이와 같이 일본의 자본축적의 주도자는 서구 열강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한 국가였고 일본 국민들은 유교 윤리의 충효사상에 따라 국가 주도의 자본축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근면과 내핍생활을 실천하였다• 일본은 경제발전에 성공하였으나 모리시마가 지적한 바와 같이 국가주 의와 집단주의가 지배하여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이 존중되지 못하고 지 나치게 민족주의적아어서 항상 타국들과의 긴장관계가 지속되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김일곤(金日坤)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조선조까지 는 유교가 근대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 유는, 첫째, 당시의 성리학이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교조적이어서 실용성 이 결여되었다. 둘째, 철저한 신분질서로 민중의 자발성이 질식되고 지 배계층의 입신출세주의적 경쟁으로 자원이 소모되었다. 셋째, 경제발전 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고 물질적 향상을 중시하지 않았다. 그러 나 1960년대에 정부 주도적 경제개발 과정에서 유교는 그 집단주의적 성향과 교육 중시로 말미암아 압축형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유교는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보다는 가족주의 적 경향이 더 강하고 민간 무속신앙의 영향이 커서 규범을 무시한 채 부를 추구하거나 검약보다 쾌락에 람닉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고생각된다.
31) 김일곤(1987), 『한국, 문화와 경제활력』, 한국경제신문사, 참조.
유교 윤리가 개발도싱국의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과 감이 종 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교의 합리성, 공동체 정신(집단주 의), 교육 중시 사상은 정부 주도의 압축형 성장에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가족주의, 가부장적 지배체제, 전문성의 등한시 등 은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유교 윤리에 기독교 윤리를 접 합한 신유교 윤리 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32) 32) 송병락(1992), 『한국경제론』 제3판, 박영사 참조.
제2부
제2부의 서론 우리 사회는 분배 갈등을 조정할 공정한 분배원리를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학자들은 주로 효율성의 측면에서 경제의 성과를 평가하고 분배의 형평이나 정의의 측면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경제적 후생이 효율성뿐만 아니라 분배의 공정성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데도 분배의 형평 문제가 기피되어 온 것은 거기에 도덕적 가치판단의 문제가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I ) K. J. Arrow( 1985), Distributive Justice and Desirable Ends of Econo-mic Activity, in G. R. Feiwell ed:(1985), Issues in Contemporary Macroeco-nomics and Distribution, SUNY, 135쪽.
경제학에서 가치판단의 문제를 다루는 규범이론인 후생경제학은 피구 A. C. Pigou의 『후생경제학 The Economics of Welfare』을 효시로 하여 명 시적으로 경제학의 한 분과가 되었다. 고전경제학이 국부(國富, 국민소 득)의 증대를 경제학의 주요한 관심사로 삼았는 데 비하여, 피구는 고전 적 공리주의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의 주제는 경제적 후생이며, 그 저서 의 목적은 경제적 후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라고 하였다.2) 그는 기수적 효용, 효용함수의 동일성, 한계효용의 체감이라는 가정
2) A.C. Pigou(i932), The Economics of Welfare, Macmillan and Co, Ltd., 11쪽.
을 전제로 하여 국민분배분national dividend(국민소득)이 클수록 경제 적 후생이 증가하며, 일정한 국민소득을 분배할 경우에는 분배가 평등할 수록 경제적 후생은 증가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공리주의적인 입장에서 평등적 분배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로빈스와 뮈르달은 고전적 공리주의가 상정하는 효용의 가측 성과 개인간 비교 가능성 가정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193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 두 가정은 일반적으로 포기되었다• 이러한 피구의 문제점을 피하고자 한 것이 파레토 최적 기준이다. 그런데 이 기준은 분배에 대한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칼 도N. Kaldor, 힉스J. Hicks, 시톱스키 T. Scitovsky 등의 참재적 보상 기준이 제시되었지만 실제로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보상기 준도 역시 효율성만을 문제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파레토 최적 기준(비록 잠재적 보상 기준으로 보완되었지만)은 분배문 제를 도의시하고 있으며, 또한 그 기준만으로는 비교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후생 평가의 기준으로 매우 미흡하므로 보다 강한 윤리적 가정 을 도입하여 사회후생함수를 구성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애로우K. Arrow의 시도인데 그는 거의 자명하다고 생각되는 네 가지 공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사회후생함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 론지었다. 결국 애로우는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개인 선호를 기초로 하여 사회적 선호를 도출하려는 현재까지의 후생경제학적 접근으로는 분배의 규범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허무주의적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J) 나아가 이기적 선호에 기초해서는 공정한 분배원리를 도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규범적인 분배원리가 철실히 요청되고 있는 3) A. K. Sen( 1970), Collective Choice and Social Welfare, Holden-Day, Inc., 40 쪽. 애로우는 개인의 선호와 가치를 기초로 하여 객관적 기준을 도출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데 그 이유는 개인의 욕구와 가치의 비교 불가능성이다. 완전히 개인주의적인 가치판단으로부터 어떤 사회적 도덕원리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Arrow(l985), 142-144쪽
바이므로 우리는 허무주의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분배에는 가치판단 이 개입되므로 윤리학자나 정치적 과정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정책적 판단을 하고 그것 에 따라 정책 권고를 하고 있으며,4) 정책의 제안은 무엇이 보다 좋은 상 태러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을 반드시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생경 제학 자체도 공리주의 윤리학의 강력한 영향 아래 전개되어 온 것이 사 실이다. 그러므로 난관에 봉착해 있는 후생경제학의 툴을 넘어서 보다 넓은 지평에서 공정한 분배의 기준을 탐구하는 분배적 정의론의 연구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분배적 정의론은 기본적으로 철학적 이론 이지만 현실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분배 현실을 염두에 두고 각 정의론이 함축하는 현실적 의미도 파악해 보고자 하므로 실증적인 분배 이론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4) 애로우는 〈경제현상을 순수 기술적(記述的)인 혹은 실증적인 관점에서 연구하 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렇게 해 온 경제학자는 거의 없다〉고 하였다. Arrow (1983), Social Choice and Justice, The Belknap Press of Harvard Univer-sity Press, 7-8쪽. 5) 이미 분배적 정의론의 논의에 경제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센, 애로우, 로머 J.Roemer 그리고 전철환(1981), 이준구(I989) 등이다.
분배적 정의론을 철학적 연구로 확장한다고 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분배의 규범원리를 철학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학에 서도 오랫동안 정의론을 둘러싸고 수없는 논쟁이 있었고, 다양한 정의론 이 제시되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정의론만 들어 본다고 해도 사회후생 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공리주의, 한계생산이나 능력 혹은 노력 등의 공 적에 따른 분배를 주장하는 공적주의, 자유방임 시장의 분배가 정의롭다 고 주장하는 자유주의, 사유재산의 철폐를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 특별 한 이유가 없는 한 균등할 것을 요구하는 평등주의 등 서로 상반되는 여러 가지 정의론이 존재하고 있어서 어느 것이 진정한 정의인지 분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다양한 정의론 가운데서 불가지론의 입
장을 취하든가 혹은 선험적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정의론을 깊은 숙고가 없이 신봉하고 그것에 따라 정책을 제안해 온 사례가 빈번했다고 생각 된다. 이러한 허무주의적인 불가지론이나 독단론으로는 오늘날의 분배 갈등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6J 독단론에 빠지지 않기 위해 가치의 다 원성을 인정하면서도 공정한 분배를 보장해 줄 체계적 원리를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과제믈 주목적 으로한다.
6) 페를만Chaim Perelman은, 가치는 궁극적으로 자의적이므로 어떤 정의론도 완전히 정당화될 수 없으며 동시에 어떤 정의론도 잘못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상대주의와 독단론이라는 모순되는 듯한 두 입장을 모두 보이 고 있으며, 정의론 논의의 영역은 형식적 정의에 국한된다고 하였다. 가치의 주 관성과 상대성은 인정하지만 거기에 머무를 수는 없으므로 객관화의 방법을 찾 아야 한다. 페를만(심헌섭 의 역, 1986), 『법과 정의의 철학』, 종로서적, 13장 참조.
첫째, 규범적 분배원리의 합리적 모색을 위해서 각 정의론의 내용을 명 료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논리구조와 논 리적 정합성(整合性)을 검토하여 부정합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고찰한다. 둘째, 실증적 분배론의 도구를 통해서 각 정의론의 실천적 함의를 고 찰하며, 분배적 정의의 실현이 초래할 수 있는 현실적 난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한다. 셋째, 각 정의론은 정당화를 꾀함에 있어서 몇 가지 가정을 전제하는 데 그 가운데 핵심적인 기본 가정은 특정한 인간관 가정이다.” 각 정의 론의 타당성은 전제되고 있는 인간관의 타당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이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인데 이것 은 기술적(記述的) 측면과 규범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인간관이 주관적 인 가치를 담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 객관성도 지니고
7) 밀러 D. Miller(l974)는 〈각 정의관은 특정한 사회 모형과 부응한다〉고 주장하 여 사회 모형은 인간관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인간관보다 사회관에 보다 촛접을 맞춘다. The Ideological Backgrounds to Conceptions of Social Justice, Political Studies, Vol. 22, No. 4. Dec. 참조.
있기 때문에 주관적인 가치의 문제를 객관화하는 데 있어서 인간관이 전략적인 중요성을 가진다고 생각된다. 각 정의론이 전제하고 있는 인간 관을 추출하고 철학적 인간학, 심리학, 신학 등의 연구 성괴를· 바탕으로 그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비현실적인 인간관에 기초한 정의론 은 배제하고 보다 현실적인 정의론을 추출해 내고자 한다. 넷째, 각 정의론은 보편성을 주장하지만 실은 어떤 특정한 경제적 조 건 아래서 더 잘 적용되는 성질을 지닌다. 그러므로 한 사회의 구체적인 경제적 조건에 비추어서 정의론의 선택지(選擇技)를 축소할 수 있다.8)
8) 이 접에 대해서 N.Rescher(1966), Distributive Justice 및 Bowie(1971), Tow-ard a New Theory of Distributive Justice로부터 도움을 받음.
보위 N. E. Bowie는 완전한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경제적 상황에 따른 가치의 서열화를 시도했으나 이 책에서는 어느 정도 객관성이 있는 인 간관을 도입함으로써 보다 더 객관적인 타당성이 있는 정의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의〉란 도덕철학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개념이다. 풀라톤 및 그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정의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덕의 총체〉9)를 의미했다. 다시 말하면 지혜, 용기, 절제, 자비 등의 덕성이 완전히 구현 된 상태를 의미하였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완전한 덕으로서의 정 의〉와 〈덕의 일부로서의 정의〉를 구별한 이후 일반적으로 후자의 개념 이 사용되게 되었다.10) 좁은 의미의 정의는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공 정함fairness을 가리킨다.II)
9) J. Arthur & W. H. Shaw(l978), Justice and Economic Distribution, Pren-tice-Hall, 2쪽. 10) 아리스토텔레스(최명관 역, 1968), 『니코마코스 윤리학』, 을유문화사, 제요l 참 조. II ) R. Nash(l986), ~A Reply to Eric Beversluis, in J. Bernabum ed.(1986), Economic Justice and the State, Baker Book House, 56-51쪽 참조.
좁은 의미의 정의는 개인적 정의와 사회정의로 구별되며, 전자는 개인 사이의 관계에서의 덕목아며, 자신의 공정한 몫 이상으로 가지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정의로운 사람이다. 후자는 사회의 제도나 정책에 관한 것
이다. 롤즈J.Rawls가 정의를 사회제도의 덕목으로만 간주한다고 한 것 처럼,11) 오늘날 정의는 주로 사회정의의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아리스 토텔레스는 좁은 의미의 정의를 분배적 정의 distributive justice와 시정 적(是正的) 정의 corrective justice로 구별하였는데, 전자는 〈명예나 금 전이나 이밖에 국가의 공민 사이에서 분배될 수 있는 것들의 분배에 있 어서의〉 정의로서 국가 전체의 구성원 사이에 재산, 권력, 명예 등의 분 배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국가가 좋은 것〔善〕울 그 구성원 사이에 분배 함에 있어서 공평하게 행동해야 함을 요구하는 것이다.!” 후자는 〈사람과 사람의 상호교섭에 있어서 시정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서 타 인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나 거래에 있어서 개인이 공정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14) 시정적 정의는 거래시 요구되는 상업적 정의 commercial justice와 타인의 신체나 재산에 피해롤 끼쳤을 때 행 해지는 보상이나 형벌에 관한 교정적 정의 remedial justice를 의미한 다.15) 여기에서는 분배적 정의의 개념을, 레셔를 따라 아리스토텔레스보다는 좀더 넓은 의미로, 죽 시정적 정의의 개념을 일부 포함하여 분배의 주체 가 국가냐, 개인이냐, 아니면 개인의 집합체냐롤 불문하고 분배에 있어 서의 정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한다.16) 정의란 왜 필요하며, 정의의 문제는 언제 발생하는가? 희소한 수단적 가치(예를 들어 부, 소득, 권력, 기회 등)의 분배를 둘러싸고 서로 상충하 는 요구가 있고 각자가 자신들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바를 관철하려고 하며 그들 사이에 공정한 조정이나 평형이 찾아져야 할 때 정의의 문제 가 발생한다.17) 그러므로 분배될 대상이 희소하지 않거나 구성원들이 이 12) 롤즈(황경식 의 역, 1988), 『공정으로서의 정의』, 서광사, 12쪽. 13) Rescher(l966), 5-~무. 14) 아리스토텔레스(1968), 273쪽 그리고 Rescher(l966), 6쪽. 15) Nash(l986), 57쪽. 16) Rescher(l966), 6쪽. 17) 롤즈(1988), 21-22쪽 참조.
타적이어서 서로 양보하고 희생한다면 정의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윤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최고의 덕은 자비, 사랑, 자기희 생 등이지만 거대하고 비인격적인 조직과 제도 아래서 〈정의는 사랑만 큼 필수적이다〉.18) 왜냐하면 제도의 세계에서 정의롭지 않은 사랑은 제 도 자체를 파괴하는 독이기 때문이다. 18) E.Brunner(l945), Justice and the Social Order, Lutterworth Press, 117쪽.
제 4 장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 공리주의는 칸트의 도덕철학과 더불어 근대의 양대 도덕철학의 하나 로 인정되고 있으며,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흉D.Hume의 영향을 크게 받은 벤담 J. Bentham, 밀 J. S. Mill, 시 지 윅 H. Sidgwick 등에 의 해 체 계 화되었다. 공리주의는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로 간략 히 표현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행복이 유일하게 좋은good 것이고 어 떤 행위가 행복의 증진에 기여하는 정도에 비례하여 그 행위는 옳은right 것으로 판단된다. 공리주의는 단지 사생활에 적용되는 윤리학에 그치지 않고 사회생활 전반의 규범적 측면을 다루는 사회철학, 정치철학, 법철 학, 경제철학 등을 포괄하는 방대한 체계를 이루는 도덕철학이다.”
I) 라파엘은, 도덕철학은 개인 사생활에 적용되는 윤리학과 사회생활에 적용되는 정치철학과 법철학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쓰이는 개념이라고 한다. 라파엘(김 영철, 김우영 역, 1987), 『현대도덕철학』, 서광사, 24쪽.
이 장에서는 우선 공리주의의 내용을 개관한 뒤 공리주의의 정의에 관한 논의를 검토한다. 그리고 공리주의 정의론의 실천적 함의를 살펴본 후, 공리주의의 기본 가정과 논증을 비판적으로 고찰함으로써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이 갖는 의의와 한계를 평가하고자 한다.
l 공리주의와 분배적 정의 공리주의는 〈행위란 그것이 행복을 중전하는 경향에 비례해서 옳으며, 불행을 산출하는 경향에 비례해서 그론 것〉이라고 한다.” 이 주장은 행 복만이 유일한 선이라는 후생주의와 행위의 결과만을 문제삼는 결과주 의 그리고 행복의 합계에 따라 평가하는 합계원리 sum-ranking를 의미 한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공리주의의 내용을 살펴본 뒤 행위 공리주 의와 규칙 공리주의의 문제도 아울러 고찰하려고 한다.
2) J. S. Mill(l974), Utilitarianism, New York American Library, 257쪽. 3) 센A.Sen(l984)이 공리주의의 내용을 이 세 요소로 분해하였다. Resources, Values and Development, Basil Blackwell Publishers Ltd., 277-278쪽.
(1 ) 후생주의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의 결과가 좋으면 그 행위롤 옳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좋은 것인지 먼저 규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공리주의 는 본래적으로 좋은 것으로 쾌락 혹은 행복을 들고 있는데 벤담은 쾌락 만이 그 자체로서 우리가 좋아하는 유일한 것이므로 쾌락만이 목적 자 체로 간주되는 본래적 가치라고 보았다.4)
4) 벤담(이성근 역, 1981), 『도덕 및 입법의 제원리』, 휘문출판사, 47-48쪽 및 황 경식 (1985), 52쪽 참조.
밀도 〈쾌락, 그리고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 목적으로 바람직한 유일한 것〉이라고 벤담의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모든 쾌락을 동질 적이라고 보는 벤담과는 달리, 밀은 쾌락에는 고차적인 것과 저차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므로 저급의 쾌락으로 만족하는 돼지보 다는 고급의 쾌락을 추구하나 얻지 못하는 불만족한 소크라데스가 낫다 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아무리 양적으로 많은 저급 쾌락이라도 소량의 고급 쾌락에 미치지 못한다. 밀은 고급 쾌락과 저급 쾌락의 구별은 두
5) 황경식 (1985), 53쪽.
쾌락을 모두 경험한 쾌락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하였다. 이 들 사이에 이견이 있다면 누구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인지가 문제로 될 수있다. 벤담의 양적 쾌락공리주의와 밀의 질적 쾌락공리주의 사이에 차이가 있긴 하나 쾌락 혹은 효용이 본래적 선이라고 주장하는 점에서 동일하 며 행위나 상태의 선악을 판단함에 있어 구성원의 효용(혹은 쾌락)이나 행복만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공리주의는 후생주의적 성격을 지닌다. 쾌 락주의는 인간의 본질을 감정이나 본능적인 측면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성적인 존재이고 이성의 법칙에 따라 생활해야 한 다고 주장하는 합리주의와 대립된다. 그리고 쾌락만이 유일한 선이라는 주장의 정당화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2) 결과주의 공리주의는 또한 결과주의적 요소를 내포한다. 결과주의 consequential-ism는 어떤 행동이나 제도의 도덕적 가치는 항상 그것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선택 가능한 행위들 중에서 〈최선의 결과를 낳는 행위 롤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공리주의가 결과주의적 성격을 갖는 것은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갖는다고 보는 궁극적 목적(쾌락이나 행복)을 상정 하기 때문이다.
6) B. Williams(l973), A Critique of Utilitarianism, in J. J. C. Smart and B. Williams, Utilitarianism For and Against, Cambridge University Press, 89쪽. 7) 책J,. J3. ~C.. Smart(l973), An Outline of a system of utilitarian ethics, 위의
결과주의가 현실적 유용성을 가지려면 여러 가지 행위의 결과가 정확 하게 예측될 수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데. 한 행동의 결과 는 무한히 파급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스마트J.J.C. Smart는 〈연못 물결 가설〉로써 이 문제를 회피
하는데, 이에 따르면 마치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는 물결이 크게 일지만 퍼져나가면서 아주 미세해지는 것처럼, 먼 장래의 결과는 무시해도 좋다 는 것이다.8)
8) 위의 책, 30-34쪽. 스마트는 〈연못 물결〉 가설이 충분히 그럴 듯해 보이지만 증명할 수는 없으며, 만일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리주의뿐 아니라 로스 D. Ross 동의 의무론 체계도 치명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선택 가능한 여러 가지 행위들의 결과를 정확하게 예견할 수 있는 사 회과학적 이론은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결과주의의 다 론 난제로 제기된다. 결과의 예측과 실제의 결과가 다룰 경우 행위의 옳 고 그름은 그 중 어느 것에 입각하여 판단해야 할 것인가?9) 공리주의가 행위 선택의 기준이 되려면 사전적인 예측치에 입각하여 최선의 결과를 낳는 행위를 선택할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결과가 극히 불확 실하여 확률 부여도 불가능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스마트는 주 관적 확률을 부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는 이 방법이 일관성 이란 의미에서 합리적인 공리주의적 선택을 가능하게 해주지만, 〈충분한 객관적 확률이론이 존재할 때까지는 공리주의가 안전한 이론적 기초 위 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그 한계롤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서 로 상충하는 의무론적 행위 규칙의 조정은 객관적 확률이론보다 더 취 약하다고 주장함으로써 공리주의를 옹호한다.10) 그러나 결과 예측의 한계 성이 공리주의의 토대를 취약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9) 황경식 (1985), 104-107쪽. 10) Smart(l973), 40-42쪽.
그런데 최선의 결과가 기대되던 행위의 실제 결과가 기대와 다르게 나쁘게 나타난다면 그 행위는 옳은가 아니면 그론가? 벤담과 밀은 그 행위를 옳은 것으로 판단했을 것인데 그렇다면 실제로 불행을 초래한 행위를 옳은 행위로 보는 모순이 생긴다. 이런 문제에 대해 무어G.E. Moorei:-〈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기대 속에서 이루어진 행위도 그 신제 결과가 최선의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을 당연히 그릇된 행 동이라고 해야 한다〉1“고 단언한다. 그런데 실제 결과가 최선인가를 확
11) 황경식(1985), 106쪽. 무어Moore의 입장을 실재 결과 공리주의라고 한다.
인하기 위해서는 다론 대안적 선태의 실제 결과도 알아야 하는데 그것 둘은 실제로 행해지지 않았으므로 실제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모순 이 생긴다. 실제 결과가 예측과 다르게 나타날 경우 그 행위자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그리고 의도되지 않은 좋 은 결과에 대해 그에게 도덕적 칭찬을 베풀 수 있는가? 공리주의는, 도 덕적 의무의 수행을 옳은 행위라고 주장하는 의무론적 윤리설이 무시하 는 행위의 결과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반면에 동기와 과 정을 전혀 무시하고 결과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3) 합계원리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의 결과로 나타나는 쾌락의 합계가 다른 행위보 다 클 때 그 행위를 옳은 행위로 판단한다. 쾌락을 사회 전체적으로 합 산할 수 있기 위해서, 공리주의는 쾌락의 양적 측정과 개인간 비교가 가 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벤담은 쾌락의 강도, 지속성, 확실성, 근접성, 다산성, 순수성, 범위 등 을 고려하여 쾌락을 양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개개인 의 극히 주관적인 감정적 체험인 쾌락의 크기를 과연 양적으로 계산할 수 있을 것인가? 폰 노이만J.von Neumann과 모겐스턴O.Morgenstern은 열이론의 발전을 예로 드는데, 초기에는 따뜻하게 느끼는 신체의 느낌에 의존했으나 온도계의 발명으로 수량화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앞 으로 쾌락의 크기도 수량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12) 그러나 아직 까지 쾌락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으며, 다
12) J. von Neumann and 0. Morgenstern(1944), 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 Princeton University Press, 3장 2절 참조.
만 크기의 비교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수적 효용(序數的 效用)〉개념 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공리주의는 쾌락의 개인간 비교가 가능하여 공통의 단위로 합산 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개인의 신체적 조건, 성격, 기호가 다르 기 때문에 개개인이 느끼는 쾌락을 비교하여 합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나 제도의 도덕적 가치를 판단함에 있어서 모든 사람의 효용을 합계하여 판단한다. 여기서 〈모든 사람은 하나로 간주되 어야 하며 어떤 사람도 하나 이상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는 벤담의 공식이 적용된다.13) 노예나 농노의 행복은 전혀 고려되지 않던 것에 비 해 공리주의는 평등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기주의 가 자신의 이익만을 중시하고 이타주의는 타인의 이익만을 중시하는 데 비해 공리주의는 양자를 함께 중시한다는 점에서 양자의 결함을 시정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14) 그 반면, 총계에 의한 후생 판단은 개개인의 효용이 서로 대체 가능함 울 의미하며, 이것은 A의 효용 감소가 B의 효용 증가에 의해 상쇄될 수 있디는 것을 뜻한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독립성과 개체성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센A. Sen과 윌리엄스B.Williams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갇 이 논평하였다. 〈결과적으로 효용 벡터의 분배적 특칭은 상실되고 말았 고, 이제 개체로서의 인간은 사태에 대한 평가에 있어 완전히 배제되고 말았다.〉IS) 누가 얼마만큼의 효용을 얻고 있는가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 며 단지 효용의 사회적 합계만이 문제가 될 뿐이다. 사회 전체의 효용 증대를 위해 개인은 얼마든지 희생될 수 있디는· 점에서 공리주의는 개 인의 존엄성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 13) 프랑케나(황경식 역, 1984), 『윤리학』, 서광사, 76쪽 참조. 14) 위의 책, 61쪽 참조. 15) Sen & Williams(l982), 5쪽.
(4) 행위 공리주의와 규칙 공리주의 행위 공리주의는 공리의 원리를 개별적 행위에 직접 적용하여 다른 대안적인 행위들보다 더 많은 행복을 초래하는 행위가 옳은 것으로 판 단한다. 반면에 규칙 공리주의에 의하면, 〈한 행위는 타당한 행위규칙과 일치하면 옳고 다르면 그르다. 그리고 행위에 대한 규칙의 타당성을 결 정하는 척도는 바로 공리이다〉.16) 모든 사람들이 따를 보편적인 행위규 칙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공리주의적인 대답이 바로 규칙 공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규칙이란 〈일반적으 로 그것을 따를 때 다른 어떤 규칙을 따를 때보다 모든 사람에게 더 많 은 행복 내지 쾌락과 더 적은 불행 내지 고통을 일으키게 하는 규칙〉아 라는 것이다.17) 공리주의는 원래 행위 공리주의의 형태로 등장하였다. 그 러나 이것이 갖는 몇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비교적 근래에 규칙 공리주 의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 문제점이란, 첫째, 행위 공리주의는 우리가 일 반적으로 준수하려고 하는 규칙, 예를 들면 살인하지 마라, 약속을 지켜 라 등의 규칙을 전혀 무시하고 공리의 원칙에 부합하는· 한 그것들을 지 키지 않는 것이 허용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해로드R.F. Harrod는, 행위 공리주의가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는 일종의 구 성의 오류라고 지적하였다. 예컨대 어떤 경우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유익할 수 있으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누구도 약속 을 믿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이라는 사회적 가치 전체가 파괴될 것이다.18)
16) 폴 테일러(1985), 94쪽. 17) 위의 책, 95쪽. 18) A. F. Gibbard(l965), Rule-Utilitarianism : Merely an Illusory Alterna-tive?, Australasian Journal of Philosophy, Vol. 93, 212쪽.
둘째, 행위 공리주의보다 규칙 공리주의를 따름으로써 훨씬 더 높은 사회적 효용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되고 있다. 행위 공리주의는 도덕적 권리나 의무, 정의의 문제를 충분히 다룰 수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19) 하사니 J. C. Harsanyi가 든 예에 따르면 정부가 내 집을 몰 수하여 무료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화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 행위 공리주의는 결과가 비효용보다 효용이 더 크다면 정당화된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규칙 공리주의는 개인의 권리가 보장되 지 않는 사회의 칙접적, 간접적인 비효용이 매우 크므로 개인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공리주의를 사회질서 나 제도 문제에 적용하려고 할 경우에는 규칙 공리주의를 적용하는 것 이 타당하다. 규칙 공리주의는 다른 모든 사람들도 동일한 규칙을 따를 경우에 어떤 행위 규칙이 최선인가를 탐구하기 때문이다.201
19) J. C. Harsanyi(l985), Rule Utilitarianism, Equality, and Justice, in E. F. Paul et al(l985), Ethics and Economics, Basil Blackwell, 117쪽. 20) 위의 책, I I@-두.
하사니는 행위 공리주의와 규칙 공리주의를 다음과 갑이 구별하였다. 전자는 우리가 취하는 각 개별 행위에 의해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한다 는 의미에서 국지적 최적화local optimization를 의미하고 후자는 우리 가 택하는 도덕 규칙에 의해서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의미에서 전체적 최적화global optimization를 의미한다.21) 그런데 행위 공리주의 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대한 예측이 전제되어 야 한다. 예를 들면 약속을 한 두 사람이 약속을 지킬 것인가, 지키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공리 계산울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행 동을 사전에 알고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위 공리주의는 일반적인 관행이 이미 정착되어 있는 경우에 어떤 한 행위 자의 행위 선택시에 적용될 수 있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규칙 공리주의는 어떠한 일반적 관행이 존재해야 하는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21) 위의 책, 118-19~.
(5)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 공리주의는 옳은 행위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일반적인 윤리 체계지 만 분배 문제에 있어서도 공리의 원리를 일관되게 적용하여 〈최대 다수 의 최대 행복〉의 원리에 따라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흉이나 벤 담, 밀, 시지윅 등의 공리주의자들은 정의의 원리는 공리의 원리 이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벤담에 의하면 정의가 명하는 바는 특정한 경우에 적용된 공리가 명하는 바이다.2)’ 그러므로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는 공리 의 원리와다를바 없다. 공리주의는 효용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므로 평등, 자유, 필요 등 정의 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가치 자체에 대해 일차적 인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들이 효용의 극대화에 기여하는 만큼 중요한 것으로 간주한다. 공리주의 정의론은 공리주의 자체와 같은 여러 가지 문제와 한계를 지니고 있는데 먼저 공리주의 정의론의 실천적 함의를 살펴본 후 공리 주의 정의론의 한계를 지적하기로 한다. 2 공리주의 정의론의 실천적 함의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을 재산과 소득의 분배에 적용할 때, 효용함 수의 동일성 여부, 한계효용의 체감 여부, 물질적 유인의 필요 정도 등 에 관한 사실판단에 따라 정의로운 분배의 패턴이 달라진다. (1) 공리주의와 사유재산제 공리주의는 사회적 효용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재산권 제도의 도입이 22) Rescher(l966), 8쪽. 23) 황경식 ( 1985), 129쪽 참조.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여러 가지 재산권 제도 가운데 사유재산제를 최선 의 제도로 옹호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24J 먼저 공리주의는 왜 재산권 제 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지 살펴보자.
24) 공리주의자 가운데 예의적으로 사유재산제를 공격한 고드윈 W. Godwin 같은 사람도 있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사물은 그것으로부터 가장 큰 선을 산출할 수 있는 사람의 수중에 속한다.〉 그는 재산권과 자기자신에 대한 소유권을 모두 부정하였다. 그는, 각자는 인류 일반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이것은 비현실적이다. A. Ryan(1984), Property and Political Theory, Basil Blackwell, 92쪽.
재산권이란 자원과 재화 및 용역의 사용권, 수익권, 처분권 동을 가리 키며,25) 타인들과 관계되는 사회적 행동의 한계를 규정하여 사회 속의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결정해 주는 기능을 한다. 만일 자원이 인간의 모든 필요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풍부하거나, 희소성이 있더라도 인간의 마음이 이타적이고 자비롭다면 재산권은 전 혀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자원을 둘러싼 인간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원이 늘 부족하고 인간성은 이기적인 성 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인간 사이의 갈등이 보편적으로 일어난다. 이러 한 상황에서 재산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든지간에 재산권 제도가 존재하 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홉스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상태〉 가 될 것이라고 단순화하여 묘사하였다. 이런 상태에서는 〈소유도 지배 도 없고, 나의 것과 당신의 것의 구별도 없으며, 각 개인이 획득할 수 있는 것만이 그들의 것이며,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한에서만 그의 것이 다〉판 법도 정부도 재산권도 없으므로 오직 힘만이 정의의 척도가 된다.27)
25) 이 의에 점유권, 경영권, 유증권(遠贈權) 등이 재산권에 포함된다. J. P. Chris-tman(i985), Property Rights and Economic Justice: Toward A Theory of Egal-itarian Property Rights, University of Illinois, Ph. D Dissertation, 28쪽. 26) 홉스(이정식 역, 1981), 『리바이어던』, 휘문출판사, 21~우. 번역본에 〈……더욱 이 그가 그것을 보지 (保持)하고 있는 한에서 그런 것이다〉라고 되어 있으나 원 문에 가깝도록 조금 고쳤다• 27) D. Hume(l957), An Inquiry Concerning the Principles of Morals, The Lib-eral Arts Press, Inc., 2~.
〈이와 같은 상태에 있어서는 근로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그 성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의 경작도 없고… ... 가장 나쁜 것은 계속적인 공포와 폭력에 의한 죽음의 위험이 존재하며, 인간의 생활은 고독하고, 가난하고, 험악하며, 잔인함과 동시에 짧다는 것이다.〉)Kl 스스 로 생산할 때보다 약탈할 때 얻는 것이 더 많다면, 쌍방은 끊임없이 약 탈하려고 할 것이다. 이런 경우 자원은 생산보다 약탈과 방어 쪽으로 전 환되므로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더불어 이중으로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 게 된다. 이러한 전쟁상태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상호간에 생명과 재산 울 침해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이것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강력한 국가가 필요하다. 재산권 제도는 재산권을 국가가 확정하고 그것을 강제력으로 보호함으로써 재산을 둘러싼 전쟁을 막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역할 울 하는 것이다. 흄은 사회의 질서와 안정이 사회적 후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였으며 이러한 이유에서 어떤 형태든지 공적(公的)으로 인정된 재산권 제도가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29)
28) 홉스(1981), 208쪽. 29) F. G. Whelan(l980), Property as Artifice: Hume and Blackstone, in J. P. Pennock & J. W. Chapman eds., Property: Nomos XXII, 10~ 참조
그러면 공리주의는 여러 가지 재산권 제도 가운데 사유재산제를 어떻 게 정당화하는가? 공리주의의 선구자인 홍은 재산권 제도의 일차적인 의의는 평화와 질서의 유지라고 보았으나, 홉스가 말한 대로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노동의 과실을 스스로 향유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할 의욕이 없을 것이므로 노동, 근면, 기능 등을 유발시키기 위해서 특수한 형태의 재산권 제도인 사유재산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30) 공리주의 자들은, 인간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노동이 필수적이 지만 노동 그 자체는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행위라고 생각하였다.31) 〈만
30) Hume(l957), I~. 31) 노동에 대한 다른 견해로서 노동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창조적 활동이라는 주장도 있는 바 마르크스의 입장이 이에 해당한다. 『성서』에 의하면, 타락하기
전의 노동은 창조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으나 타락 후에는 노동이 불쾌하지만 불가피한 활동으로 변질되어 두 면이 함께 있다고 한다. A. Reeve(l986), Pro-perty, Macmillan, 112기 1碑참조.
일 보상 없이는 아무도 일하지 않는다면, 사유재산제가 인센티브의 제공 과 부합할 것이다.〉32) 일하기 싫어하는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서 개별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홍, 스미스, 벤담 등은 공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제임스 밀J.Mill 은 인센티브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가능한 최대 의 노동량을 동원하기 위해서 우리는 노동의 이득을 가능한 최대로 높 이지 않으면 안 된다. 노동생산물 이상의 이득을 노동에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그러므로 가능한 최대의 사회적 행복은 모든 사람에게 그의 노동생산물의 최대치를 보장해 중으로써 달성된다.〉·1.” 밀은 사회의 최대 행복을 달성하는 최선의 수단은 각자에게 노동생산물을 보장해 주 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의 아들 밀J.S. Mill도 마찬가지 주장을 하였 다.34)
32) 위의 책, 115쪽. 33 ) J. Mill, Essay on Government, 위 의 책 , 118쪽에 서 재 인용. 34) 〈근면의 효율성은 그것의 과실이 노력하는 자에게 보장되는 정도에 비례하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J.S. Mi11(1965), Princples of Political Economy, Uni-versity of Toronto Press, 112-114쪽 참조.
고전 공리주의자들의 사유재산제 정당화의 근거는 그것이 노동에 대 해 인센티브롤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노동생산물 에 대한 사유권의 근거는 될 수 있으나 노동생산물이 아닌 자연물(토 지)에 대한 재산권의 근거는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자연을 포함한 모든 자원에 대하여 재산권을 부여함으로써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인센티브를 창출할 수 있다. 배타적인 재산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희소한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해 봐야 그 편익을 누릴 수 없 으므로 애써 그렇게 하고자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 으로 보아는 공동재산제 communal property rights의 실패도 같은 원인 에 의한 것이다.
공동재산제란 〈모든 사람이 모든 자원, 재화, 용역의 사용권을 가지며, 어느 누구도(심지어 국가도)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배제할 수 없는〉 재산권 제도를 말한다선 인류 역사의 초기에 많은 재산이 공동소 유 상태에 있었을 것이다. 채집, 사냥, 방목 등의 장소로서 대부분의 토 지가 그러했을 것이며, 오늘날에도 공원, 도로, 강, 공기, 바다 등이 공동 소유 아래 놓여 있다.
35) R. B. Mckenzie & G. Tullock( 1978), Modern Political Economy, Mc-Graw-Hill, 84쪽.
공동소유 아래서 각 개인은 각자의 한계효용과 한계비용이 일치할 때 까지 그 자원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데 자원을 공동 이용함으로 말미암 아 나의 자원 이용이 타인들에게 비용을 발생시키는 의부성이 존재한다. 개인은 이 의부성을 무시하고 자신의 사적 비용만을 고려하므로 공동재 산은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사용된다.36) 개인들은 의부적인 사회적 비용 을 타인들에게 전가시키려 하는데 그 결과 사회적 총효용이 오히려 감 소하게 된다.
36) 구체적으로 강, 바다, 공기의 오영과 수자원의 남획 및 사냥감의 멸종 등을 둘 수 있고 역사적으로 공동 방목지의 경험을 둘 수 있다.
공동재산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의 내부화가 필요 한데 그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타인 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길이 있다. 둘째, 공동재산의 재산권을 국가나 개인에게 부여하는 방법 이 있다. 첫째 방법은 이상적이긴 하나 인간의 자비심의 한계와 타인에 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지식의 부족 때문에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남은 길은 재산권을 개인이나 국가에 부여하는 것 밖에 없다. 뎀세츠 Harold Demsetz가 말한 바와 같이 재산권의 중요한 기능은 사회적 비용, 죽 의부성의 내부화를 달성하도록 유인하는 것이 다.37)
37) H. Demsetz(i967), Toward A Theory of Property Rights, .. AER, Proc-eedings, ·57, May, 348쪽 참조.
재산권이 국가에 있든 개인에 있든 간에 재산권의 존재에 의해 자연 상태의 비참함과 의부성에 의한 비효율을 면할 수 있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재산권이 국가에 있다면 노동의 인센티브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 의 인센티브가 사유재산제에 비해 부족할 것은 분명하다.38) 사유재산제 의 경우 자원의 사용은 재산권을 가전 개인의 목적, 지식과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며 개인의 활동은 시장에 의해 조정된다. 개인에게 자원 사용의 권리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에 각자는 자원을 효율적 으로 이용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므로 공리주의적인 관점에서 사유재산제가 정당화된다•
38) 합동소유joint-0wnership의 경우도 사유재산제보다 인센티브가 약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6장 2철을 참고하기 바람.
사유재산제를 채택할 경우에 재산권의 분배는 어떻게 되어야 최대 행 복이 달성될 것인가? 만일 각 사람의 효용함수가 동일하고, 부의 한계효 용이 체감한다면, 일정한 부를 분배하는 데 있어서 사회적 효용을 극대 화하는 분배는 평등한 분배이다• 벤담은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인간 본성과 쾌락이나 고통을 느끼는 능력은 동일하다고 보았고 한계효 용 체감 원리도 인정하였다. 따라서 공리주의가 상당히 평등지향적임을 그는 인지하였다.39) 그러나 기존의 재산권을 인정함으로써 부의 증대가 가능하며, 재산은 기대를 낳고 기대의 배반은 말할 수 없이 큰 고통을 낳으므로 정부의 재분배 정책은 좋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기존 소유권자의 기대를 법이 충족시켜야 한다고 하였다.40)
39) Ryan(i984), 103쪽 참조. 그러나 벤담은 재산권 보장의 효용이 더 큰 것으로 간주함으로써 오히려 자유주의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40) 위의 책, 96-99쪽.
홍은 정의롭게 행동한다는 것은 타인의 재산권을 보호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공적으로서의 정의〉 관념과 〈평등으로서의 정의〉 관념 양자를 모두 그것들의 비효용 때문에 거부한다. 그에 의하면, 〈각자의 공적에 따라 보상하는 것이 매우 매력적일지는 몰라도, 공적의 자연적 불명확성과 각 개인들의 기만으로 인해 공적의 불명확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어떠한 확정된 행위규칙도 산출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들 의 공적에 대해서 서로 상이하게 평가할 것이며 그 결과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평등의 추구도 실제로는 실천 불가능·하다. ……그러 므로 그것이 비록 불의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가장 유용한 정의 관념은 사람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을 그들에게 보장해 주는 것이다〉.41) 홈 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보호 이의의 어떤 방 법도 재산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생각히였다. 그는 재산 재분배가 초래할 혼란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여 현상유지만이 평화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41 ) R. Norman( 1983), The Moral Philosophers, Clarendon Press, 74-75쪽.
공리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인 시지윅도 현소유자에게 재산권을 보장 하는 것은 그 의 사람들이 문제의 재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제한 하는 결과를 초래함에 대하여 고심하였으나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방식 은 벤담과 같았다. 그에 의하면, 〈재산은 법의 산물일 뿐이며, 안전은 매 우 큰 선이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재분배적 격변은 해롭다〉.42) 이와 같이 홈, 벤담, 밀, 시지윅 등의 공리주의자들이 기존의 재산 보장 이 가져다주는 안정성(평화)과 유인을 강조한 나머지 지나친 부의 불평 등이 초래하는 총효용의 감소를 무시하였다.
42) Ryan(l984), 11~.
이들의 현상유지적 정의관은 인간사회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부 의 적절한 재분배가 불가능하다는 독특한 사실판단에 기초해 있다. 공리 주의는 공리의 극대화를 도모할 뿐 무제약적인 사유재산제 자체를 철대 화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가 부의 재분배를 전혀 허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지 않다면 재산권의 보장을 통한 인센티브의 제공과 재산의 재 분배에 의한 평등의 증진 사이에 조정과 조화를 꾀할 여지가 있다.
(2) 공리주의와 소득분배 한 나라에 존재하는 물적 자원과 노동이 결합하여 소득을 창출하며, 이 소득은 물적 자원과 노동의 소유자에게 분배된다. 사유재산권이 보장 된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생산요소의 교환과정에서 소득분배가 이루어전 다. 소득분배를 자유시장에 맡기면 물적 자원의 분배 상태, 인간능력의 자연적 분배 상태, 기술구조, 인간의 선호체계 등에 의한 요소시장의 수 급 사정에 따라 소득분배가 결정된다. 경쟁시장을 가정할 때 시장의 소 득분배는 공리주의 원리에 부합하는가? 공리주의는 어떠한 소득분배가 정의롭다고 하는가? 일정한 소득을 분배할 경우에는 각 사람의 효용함수가 동일하고 한계 효용이 체감한다고 가정하면 총효용을 국대화하는 소득분배는 평등분배 이다. 케임브리지 경제학자들은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을 받아들이고 사 람들은 대체로 동일한 소득으로부터 동일한 만족을 얻는다는 상식적인 가정을 하였다. 알프레드 마샬에 따르면, 〈한 영국인에게 1실링 어치의 만족은 반증이 될 때까지는 다른 사람의 1실링 어치 만족과 동일한 것 으로 간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구의 『후생경제학』, 칸Kahn의 『이 상적 산출고』 감은 후생경제학의 중요한 저작들은 동일성의 가정, 죽 사 람들의 동일한 향유능력 가정에 기초한 것이다.43)
43) T. Scitovsky( 1951 ), The State of Welfare Economics, AER, June, rep. Papers on Welfare and Growth, George Allen & Unwin Ltd., 175쪽.
그런데 효용함수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는 명제는 경험적으로 입 증될 수 없으며 그것 자체가 〈모든 개인들은 그들이 동일한 효용함수를 가전 것처럼 대우받아야 한다〉는 평등주의적 가치판단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44) 한계효용의 체감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사람 둘의 위험 회피적 행동에 의해서도 입증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 득수준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긴급한 욕구도 충족되지 않기 때
44) A. M. Okun(l977), Further Thoughts on Equality and Efficiency, in C. Campbell ed, Issues in Redistribution, 18쪽.
문에 한계효용이 불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상식적 가정에 입 각한 평등한 소득분배 주장은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러너 A.P. Lerner는 사람들의 향유능력이 다를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각 사람들의 효용함수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보았다. 〈각 개인들은 자 신들이 극히 높은 향유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총만족이 국대화되기 위해 서는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은 소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 데 그러한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45) 러너는, 한계효용 체감 원리는 일반적으로 성립한다고 상정한다. 이 경우 한계효 용을 균등화함으로써 총효용을 국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대 총 효용의 국대화는 소득의 평등분배에 의해 달성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그 근거는 평등분배로부터 이탈할 때 총효용이 감소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효용 체감만을 가정하여 평등분배가 기대 총효용을 극대화함을 증명해낸 것이다.46)
45) A. P. Lerner( 1944), The Economics of Control, Macmillan, 29쪽, rep. in D. C. Colander ed., Selected Economic Writings of Abba P. Lerner, New York University Press. 46) 위의 책, 29-32쪽 참조.
공리주의는 불평등한 소득분배를 정당화하려고 하기도 하는데, 그 근 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효용함수의 차이를 인정한다면 평등분배는 결 코 총효용을 극대화하지 못한다. 둘째, 비록 사람들의 효용함수가 동일 하고 한계효용이 체감한다 하더라도 유인 효과를 고려하면, 불평등한 소 득분배의 생산중대 효과에 의하여 불평등 분배가 오히려 사회적 효용을 극대화한다.47)
47) Allen Buchanan(l985), Ethics, Efficiency, and the Market, Rowman & Al-lanheld 58-5潟참조.
사실 어떤 사람들은 동일한 소득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 이럴 경우 한계효용이 더 큰 사람에게로 소득이 재분배되 어야 총효용이 더 증가될 수 있다. 효용함수가 상이할 때는 매우 불평등 한 분배가 공리주의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센의 예를 생각해 보면
공리주의의 결과가 우리의 도덕적 직관과 상반됨이 드러난다. 불구자인 갑은 동일한 소득으로부터 쾌락의 명수인 울의 절반만큼의 효용밖에 얻 지 못한다면 공리주의는 울에게 더 많은 소득을 분배할 것을 규정한다. 이 때 〈그 불구자는 이중으로 곤란을 당한다. 그는 동일한 소득으로부터 더 적은 효용을 얻을 뿐만 아니라 더 적은 소득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48) 공리주의는 오직 총효용의 극대화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이런 결과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쾌락의 명수의 효용 산출상의 우월성 때문에 덜 효 율적인 불구자로부터 소득을 끌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 반례가 보여주듯 이 공리주의는 분배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
48) A. Sen(l980), Equality of What?, in S. McMurrin ed.(1980), The Tan-ner Lectures on Human Values, University of Utah Press, 203쪽.
보다 현실적인 소득분배의 문제는 일정한 소득의 분배가 아니라 분배 패턴에 따라 소득의 크기가 달라지는 경우의 문제이다. 효용함수가 동일 하고 한계효용이 체감할 경우에 소득이 평등하게 분배된다면 인센티브 의 결여로 인해 분배될 소득 자체가 매우 적을 것이므로 총효용이 극대 화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소득을 완전히 평등하게 분배한다면 가격 의 유인기능이 작동하지 않아서 시장에서의 자원배분도 효율적으로 이 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평등한 소득분배는 생산효율의 저하를· 초래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불평등이 최적인가? 그것 은 소득재분배의 비용을 고려한 효용실행가능곡선 utility feasibility frontier의 모양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곡선의 모양은 재분배의 비용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모든 사람의 효용함수가 동일하고 한계효용이 불변이라면 소득 이 누구에게 분배되든지 그것은 전혀 상관없고 단지 총소득이 극대화될 때 총효용이 극대화된다. 고전경제학이 경제적 후생의 기준을 GNP 극 대화에서 찾은 것이 바로 이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성장 제일주의적 경제정책도 이러한 의미에서 공리주의에 입각해 있다 고 할 수 있다. 한계효용이 불변이라는 가정은 빈곤 상태에서는 현실성
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산업화의 초기에 경제정책의 목표가 GNP의 극대화로 나타나는 것은 위의 두 가정을 전제할 경우 공리주의 와 부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리주의는 사실에 관한 가정에 따라 총소득의 극대화, 상 당히 평등한 분배, 매우 불평등한 분배 등을 모두 주장할 수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사실에 관하여 일치된 판단을 가질 경우에는 공리주의가 하 나의 소득분배 원칙을 제시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공리주의자들 사이에도 커다란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소득으로부터 더 많은 효용을 산출할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정직한 효용정보를 얻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공리주의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다음의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첫째, 상식적인 가정, 죽 모든 사람의 효용함수 는 동일하다는 입장, 둘째, 러너처럼 효용함수는 상이하나 그것을 객관 적으로 알 수 없으므로 기대효용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입장, 셋째, 파레 토 원리, 즉 효용의 개인간 비교는 불가능하므로, 누구의 상태도 더 나 빠지지 않으면서 적어도 한 사람의 상태가 나아지는 경우만을 사회적 효용의 증가로 간주하는 입장 중 첫번째나 두번째 입장을 취한다면 소 득불평등은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도에 그쳐야 하고 원칙적 으로 소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그러나 세번째 입장을 취하면 분배적 판단은 완전히 배제된다. 파레토 원리는 만장일치를 요구하므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우에는 파레토 원리로는 비교 불가능하다Pareto non-comparable. 그러므로 파레토 원 리는 분배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부적합한 판단기준임을 알 수 있다. 그 런데 후생경제학에서는 파레토 최적을 후생평가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 하고 있으므로 그 개념을 검토해 보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3 서수 공리주의와 소득분배 효용의 가측성과 개인간 효용 비교의 가능성을 부인하면 공리주의의 세 가지 성질 중 합산 원리가 부정되는데 파레토의 입장이 바로 이것이 다. 파레토 이후의 후생경제학은 바로 서수 공리주의(序數 功利主義)49)에 기초한 것인데 공리주의와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후생주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리주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 에, 그리고 현실적으로 많이 운위되기 때문에 여기서 살펴보기로 한다.
49) 효용의 기수적 측정과 개인간 효용비교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공리주의의 일종 울 서수 공리주의라고 한다. K. J. Arrow(!970), Some Ordinalist-Utilitarian Notes on Rawls's Theory of Justice, Journal of Philosophy, 70, in Arrow (1983), 97-98쪽 참조.
(l) 파레토 최적 공리주의의 기본전제인 효용의 가측성과 개인간 비교 가능· 가정이 부 정되면 고전공리주의는 더 이상 가치판단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 파 레토는 이 난국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이 파레토 원리이다. 이 원리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더 선호하는 상태만을 사회적 으로도 더 선호되는 것으로 간주하므로 개인간 효용비교는 할 필요가 없어진다. 파레토 최적은 파레토 원리에 따라 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 는 상태를 가리킨다.501 오늘날 파레토 최적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개념으 로 〈경제적 효율〉이란 것이 있다. 〈경제적 효율〉 개념은 〈원래 주어전 기술 수준 하에서 주어전 자원량으로부터 더 이상 총후생을 증가시킬 수 없는 상태〉,51I 죽 총효용의 극대화를 의미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효 용을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자, 〈경제학지들은-적절
50) Buchanan(l985), 4쪽. 51 ) Heinz Kohler(l982), Intennediate Microeconomics, Foresman and Company, 417쪽.
한 변화가 경제적 총효용을 확실히 증가시키는 명확한 상황들에만 관심 을 집중하기로 하였다 ... …·우리는 ‘경제적 효율'을 자원과 재화의 어떤 재배분을 통해서, 타인들을 (그들 자신의 판단으로 볼 때) 못하게 하지 않으면서 몇 사람 혹은 모든 사람들을 보다 낫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꼬 이제 경제적 효율은 파레토 최적을 의미한 다. 파레토 최적은 공리주의의 난점을 극복하려는 시도지만 매우 약한 윤 리적 가정에만 입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제점도 안게 되었다. 첫째, 파레토 최적은 하나가 아니라 수없이 많이 존재할 수 있다. 자원 소유권의 분배상태에 따라 균형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53)
52) 위의 책, 418쪽. 53) R. Boadway & N. Bruce(i984), Welfare Economics, Blackwell, 4쪽.
그런데 많은 파레토 최적점들끼리는 파레토 원리로 비교 불가능하다. 파레토 최적 배분들 사이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경우에는 항 상 비교 불가능하게 되므로, 파레토 최적은 가치판단의 기준으로서 매우 제한적이고 불완전함을 알 수 있다. 둘째, 시장에서 실제로 달성되는 균형은 자원 소유권의 최초 분배 패 턴에 의해 결정된다. 파레토 원리는 초기의 자원분배에 대해서는 전혀 지시하는 바 없고, 어떤 과정에 의해서든 이마 재산권이 확정되어 있을 때, 시장의 자발적 교환과정에 의해 파레토 개선이 이루어지고 완전경쟁 시장에서 파레토 최적이 달성된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54) 그러므로 아무리 극단적인 소득불평등 상태라도 파레토 최적일 수 있는 것이다. 파레토 원리는 만장일치를 요구하므로 한 사람을 제의한 모든 사람들의 처지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한 사람의 처지가 악화되면 그 변화는 도 입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파레토 원리는 현상유지 status quo의 논리적 근거가 되며 어떤 재분배정책도 고려에서 배제된다.
54) R. A. Posner(l981 ), The Economics of Justice, Harvard University Press, 54-55쪽 참조.
셋째, 파레토 최적은 선호의 만족에만 초점을 맞추고, 선호 자체의 도
덕성 여부나 파레토 최적이 달성되는 과정의 도덕성 여부 등의 도덕적 측면들을 무시한다. 그래서 〈한 사회체제가 파레토 최적 원리를 충족하 면서도 매우 불공정하거나 부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파레토 최적 원리 자체로는 충분한 평가기준을 제공하지 않는다〉.55) 파레토 최적 원리는 그 배후에 후생주의를 깔고 있다. 죽 가치판단의 궁극적인 기준은 개개 인의 선호의 만족 정도리는-것인데 많은 도덕이론들은 이것을 부정한다. 그러므로 사회 상태의 판단기준으로서 파레토 최적 원리만을 고집하는 것은 더 이상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것이 아니다.561 파레토 최적은 후생 평가의 기준으로서 불완전한 점이 많지만 적어도 바람직한 경제상태의 필요조건일 수는 있다. 파레토 최적에 도달하지 못 한 경우에는 파레토 개선을 통하여 모두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 문에(적어도 어느 누구의 효용도 감소하지 않는다) 총효용의 증가가 이루 어지므로 파레토 원리는 약한 의미의 공리 원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 로 적절한 원리에 의해 보완한다면 파레토 원리는 바람직한 상태의 필 요조건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파레토 원리의 여러 가지 난점 가운데 불완전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서 나타난 것이 칼도N.Kaldor, 힉스J.Hicks 등의 〈참재적 보상 기준〉 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바록 두 자원배분 상태가 파 레토 원리로 비교 불가능하더라도, B 상태보다 A 상태에서 더 나아진 사람들이 더 못해전 사람들에게 실제로 보상을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B 상태보다 더 나아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참재적 보상 기준은 충족되고, 이 기준에 따르면 A 상태는 B 상태보다 더 높게 평가 된다.〉57) 이들의 논점은 결국 실질소득의 향상이 있을 경우 그것을 더 나은 상태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비록 한 집단의 손해가 있더라도 디론· 집단의 이익이 더 크다면 그 변화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칼도 55) Buchanan(l985), 9-JO쪽. 56) 위의 책, 11-12쪽 참조. 57) Boadway & Bruce(l984), 4쪽.
는 〈자유무역의 경우에 지주들이 실제로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그렇지 않는가는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자로서는 의견을 발표할 수 없는 정치적 문제이다〉5”라고 하여 분배문제는 도의시하였다.
58) Kaldor( l939), Welfare Propositions of Economics and Interpersonal Comparisons of Utility, rep. in K. J. Arrow & T. Scitovsky eds.(1969), Readings in Welfare Economics, George Allen and Unwin Ltd., 388-389쪽.
파레토 원리를 참재적 보상 기준으로 보완하였지만 이것 역시 큰 난 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보상은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잠재 적으로 보상 가능하다는 사실은 처지가 악화된 사람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잠재적 보상 기준으로도 불완전성이 완전히 불식되 지는 않는다. 죽 파레토 최적배분 사이에는 이 기준으로도 비교할 수가 없다. 셋째, 이득을 보는 사람들의 금전적 이득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의 손실울 금전적으로 보상할 수59) 있다 하더라도 이 사실이 반드시 사회적 총효용의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효용의 개인간 비교문제가 다시 등 장하는 것이다.
59) Boadway & Bruce(l984), 4쪽 및 A. Schotter( 1985), Free Market Economics, 10쪽 참조.
(2) 사회선택이론 파레토 원리는, 보상기준으로 보완되더라도 결함을 가지고 있음이 명 백하게 되자 이것을 넘어서려는 시도가 나타났는데 이것이 사회후생함 수를 구성하려는 접근이다. 이것은 보다 더 강한 가치판단을 요구한다. 구체적인 사회후생함수의 구성에 대해서 보드웨이와 브루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한 사회후생함수의 선택은 포함될 윤리적 가정과 이용 가능한 것으로 가정되는 개인효용에 관한 정보에 의해 제한된다. 효용정보는 개인효용이 측정될 수 있는 정도와 그것들이 가계들 사이에 비교될 수 있는 정도에
의존한다.60)
60) Boadway & Bruce(l984), 5쪽.
효용의 가축성 정도와 개인간 비교 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사회 후생함수가 구성될 수 있는데, 몇 가지 대표적인 사회후생함수가 어떠한 정보를 사용하는가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용한 효용정보에 따른 사회후생함수의 구분 기수적 효용 서수적 효용 비교가능 공리주의 leximin ( Rawls ) 61 ) 비교불가능 Arrow-SWF61>
61) maximin은 한 상태만을 가리키며 모든 사회상태의 서열을 매기지 않는다. 이 에 비해 leximin은 최소수혜자의 효용의 크기에 따라 모든 상태의 서열을 매긴 다. 만일 A상태와 B상태의 최소수혜자의 효용이 동일하다면 두번째 최소수혜 자의 효용의 크기에 의해 어느 상태가 보다 나은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롤즈 자신은 효용이 아니라 기본가치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있으나 후생경제학자들은 를즈를 효용의 관접에서 비교 가능하다고 보았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62) Airow-SWF는 존재하지 않음이 그에 의해 증명되었으나 여기서는 그가 사용 한 효용정보에 관해서만 논의하고 있다.
위에 예거한 사회후생함수는 대표적인 것으로서 그 의에도 수많은 사회 후생함수를 구성할 수 있다. 한 사회후생함수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정보 가정과 아울러 윤리적 가정이 반드시 전제된다. 한 예로 애로우의 사회후 생함수가 어떠한 윤리적 가정을 전제하고 있는지롤 살펴보도록 하자. 애로우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합당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회후생함 수를 구성하려고 하였다. 첫째, 선호의 광범성 Universality : U, 둘째, 약 한 형태의 파레토 원리 weak Pareto principle : P, 셋째, 관계없는 선택 지로부터의 독립성 Independence of irrelevant alternatives : I, 넷째, 비 독재성 Nondictatorship : D. 애로우는 이 네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 회후생함수는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였는데 이것이 그의 〈불가능성 정
리〉이다. U, P, I라는 매우 약한 윤리적 가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 을 만족시키는 사회후생함수는 독재적인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센은 애로우가 불가능성 정리에 도달하게 된 것은 서수적 효용과 비 교 불가능한 효용이라는 빈약한 효용정보만을 사용했다는 점과, 효용 이 의의 정보를 배제한 후생주의의 산물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빈약한 효용정보만을 사용하면 부자와 가난한 자를 구별할 수조차 없고 분배문 제를 판단할 근거가 없어지게 된다.6)1 그 이후 애로우의 허무주의적 결론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 가 행해졌는데, 첫째, 애로우의 네 가지 조건을 완화하는 접근방법이 있 다. 둘째, 효용정보를 더 풍부하게 하는 접근방법이 있다. 애로우는, 효 용은 서수적으로만 측정될 수 있다는 것과 개인간 효용 비교는 불가능 하다는 것을 가정하였는데, 이 두 가정을 완화하면 효용정보는 보다 풍 부해전다.64) 애로우는 네 가지 조건을 만족스러운 사회후생함수의 충분조건이라기 보다는 필요조건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65) 특히 분배문제에 부심하 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애로우의 네 가지 조건은 윤리적으로 매우 약한 조건이므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공정한 분배의 원리를 도출하기 위해서 는 보다 강한 윤리적 가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파레토 원리의 도입 이후 오랫동안 등한시되어 온 분배의 공정성을 명시적으로 고려한 사회후생함수를 구성하려는 것이 정의론이라고 할 수 있다. 4 공리주의 정의론의 정당화와 이에 대한 비판 이 절에서는 공리주의의 기본 가정과 논리적 추론을 비판적으로 검토 63) Sen(l979), in Sen(l982), 329-336쪽 참조. 64) Boadway & Bruce(l984), 17쪽 참조. 65) Sen(l970), 4~ 참조.
함으로써 공리주의 정의론을 경제적 분배문제에 적용할 경우의 적실성 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 (l) 고전적 공리주의의 정당화 논변 비판 공리주의의 고전적 논변은 다음과 같은 세 개의 명제로 구성되어 있다. I ) 각자는 그 자신의 행복을-원한다. 2) 그러므로 각자는 그 자신의 행복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3)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의 행복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명제 l)은 공리주의 심리학의 가정이다. 벤담이 말한 대로, 사람은 쾌 락과 고통이라는 두 주인의 지배 아래 놓여 있고 모든 행동의 동기는 쾌락 추구와 고통 회피라는 동기로 환원된다는 대담한 주장이 과연 입 증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물론 이 동기가 인간의 매우 강력한 동기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공리주의 심리학은 신고전파 경제 학의 기본가정이 되고 있는데, 필요의 충족, 자기실현 등의 동기가 모두 효용이라는 범주로 환원될 수 있는가는 상당한 정도의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67) 가난한 사람이 살기 위해서 밥을 먹는 것이 쾌락을 얻고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일까? 재화를 소비해도 거의 쾌락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쾌락이나 고통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디른· 이유가 있 는 것이 아닐까?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 인간이 부를 추구하는 목적은 자기보존과 인간의 자기실현을 위한 수단을 획득하기 위함이라 고 생각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공리주의는 이러한 반쪽 전리 에 입각해 있으므로 부의 의의가 쾌락을 산출하는 데 있디는· 이들의 주 66) Norman(1983), 141쪽. 67) M. A. Lutz & K. Lux(1988), Humanistic Economics, The Bootstrap Press 참조
장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 명제 I )로부터 2)로의 추론이 소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일컬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 중에 우리에게 해로운 것도 있는 것이 사실이 며 우리가 무엇을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는 없기 때문에 I )의 사실 판단으로부터 2)의 가치 판단이 논리적으로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bi) 밀은 이것이 자연주의적 추론 이 아니고 궁극적 목적의 문제는 모든 제 1원리와 마찬가지로 증명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주장한다. 쾌락(혹은 행복)만이 목적 그 자체리는· 이 명제는 후생경제학에 그대로 도입되어 그 기초를 이루고 있는데, 이 후 생주의는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일면적이고 협소한 인간심리적 가정에 그 기초를 두고 있으므로 쾌락으로 환원될 수 없는 가치의 측면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68) 무어 G. E. Moore는 그의 1903년의 저서 『윤리의 원리 Principia Ethica』에서 밀의 자연주의적 오류를 공격했다고 한다. Norman(l983), 136쪽 참조. 자연주 의는 가치가 사실로부터 도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비자연주의자들로 부터 오류라고 비판받는다. 데일러(김영진 역, 1985), 23~문.
명제 2)로부터 3)으로의 이행은 완전한 오류이다. 노만은 이 추론의 오류를 다음과 같이 예증하였다. 〈개개 남편이 자신의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면,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의 아내둘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인 가?〉69) 각자가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전제로부터 어떻게 각 자는 모든 사람의 효용을 국대화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가? 벤담은 이기적 쾌락 추구와 공리의 원리 사이의 논리적 갭울 메우기 위 해서 제재 개념울 도입하였다. 제재 sanction란 〈개인의 쾌락을 최대 다 수의 최대 행복에 일치시키도록 의부에서 작용하는 힘을 말한다〉.70) 이 제재에는 물리적, 정치적, 도덕적, 종교적 제재가 있으며, 이것 때문에 각자는 자신의 쾌락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타인의 행복을 증가시켜야 한 다는 것이다.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벤담의 논증
69) Norman(i983), 141쪽. 70) 벤담( 1981 ), 73쪽.
은 불완전하다. 이기주의에서 출발한 벤담과는 달리 밀은 공리주의가 자연적인 감정 적 기초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 자연적 기초는 인간의 사회적 감 정, 죽 동료들과 연합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사람 둘은, 타인들과의 수없이 많은 협력의 경험을 통하여, 타인들의 이익과 감정을 자신들의 그것과 동일시하게 되고 개인 이익의 관점보다는 집단 이익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밀의 주장과 같이 동정심이 인간의 지배적인 감정이라면 공리주의는 쉽게 정당화된다• 보편적으로 완전한 동정심이D) 존재한다면 사회 전체가 하나의 큰 개 인과 감으며 개인이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과 같이 사회도 사회 전체의 총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은 당연하게 된다.
71 ) Norman(l983), 142쪽. 72) 동정십이리는 말에는 연민과 공감의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보편적인 동정심 가정은 분배 갈등의 문제를 다루는 정의론에 있어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가정은 분배 갈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리주의는 이 가정대로 구성 원들이 완전한 동정심을 가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개개인이 자신을 전체 의 일부로만 인식하는 경우, 즉 민족주의나 국가주의가 충일할 경우에 타당성이 있으나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보편화될 경우에는 타당성이 그만큼 약화될 것이다. (2) 하사니의 계약론적인 공리주의 정당화의 문제점 1930년대 이후 고전공리주의가 힘을 잃고 파레토 원리를 기초로 한 신후생경제학이 전개되자 객관적으로 측정된 개인효용의 합으로서의 사 회후생 개념이 힘을 잃게 되었다. 그때 버그슨A.Bergson은 개인의 자의 적인 가치판단에 따라 자신의 사회후생함수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사회후생함수는 더 이상 객관성을 떨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
황 아래서 1950년대에 하사니와 빅크리 Vickrey에 의해 계약론에 입각한 새로운 형태의 공리주의가 등장하게 되었다. 하사니는 도덕적 가치 판단 을 합리적 행동의 일반이론 중 한 부분으로 간주하였다. 그는 개인의 선 호를 주관적 선호와 윤리적 선호로 구별하였는데 전자는 그가 실제로 선호하고 있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그가 그 자신에 대해서 특별하게 공평무사하고 초개인적인 태도를 강요하는 드문 순간에만 그가 선호하 는 것을 말한다〉.7.1) 주관적 선호는 그 개인의 효용함수이고 윤리적 선호 는 그 개인의 사회후생함수이다. 하사니가 기존의 후생경제학자들과 다 른 점은 바로 이 두 선호를 구별한 것이다. 버그슨은 각자가 자기의 사 회후생함수를 구성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회후생함수가 자신의 이익 만을 과대하게 반영한 것이어서는 안 되므로 자신에 대해서도 공평무사 한 태도를 취할 경우의 선호라야 전정한 사회후생함수가 될 수 있다는 것0]다•
73) J. C. Harsanyi(1955), Cardinal Welfare, Individual Ethics and Interper-sonal Comparisons of Utility, JPE, Aug, rep. in E. S. Phelps( 1973), Econ-omic Justice, Penguin Education, 275-276쪽 참조.
하사니는, 공평무사한 판단은 선택될 새로운 상황에서 그의 개인적인 지위가 무엇이 될지 모르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지위가 무엇일지 모론다는 것은 이 상황 내에 존재하는 최고위직으로부터 최하 위직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회적 지위 가운대 어느 지위를 취하게 될 확률이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윤리적 선호는 불확실 한 전망들 사이의 선택 문제로 귀결된다. 하사니는 여기서 폰 노이만과 모겐스턴의 위험 아래서의 합리적 행동이론을 도입한다. 그렇게 하면 각 개인들은 불확실한 원초적 상황에서 기대효용을 극대화하는 원칙을 선 택할 것이다. n명으로 구성된 사회에 있어서 기대효용은 (1/n) X 프U,이 며 가상적 계약에 참여한 개인들은 기대효용, 즉 평균효용이 극대화되는 사회체제를 선택할 것이다. 이것이 하사니의 평균공리주의이다.74) 하사니는 효용의 기수적 측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폰 노이만과 모겐스
74) 위의 책, 276-277쪽 참조.
턴을 따르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온도, 습도, 기압 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었으나 측정기법이 발전함에 따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앞으로 효용도 정확하게 측정하게 될 날이 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사니는 효용의 개인간 비교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것의 논 리적 기초는 모든 개인들의 선호와 효용함수는 동일한 기본적 심리법칙 에 의해 지배된다는 가정이다. 〈만일 내가 당신의 개인적 특성을 가진다 면, 그리고 특히 당신의 생물학적 유전과 당신의 인생역사를 나의 배후 에 갖는다면 아마도 나는 지금의 당신 것과 정확하게 같은 효용함수를 갖게 될 것이다.〉75) 내가 타인의 객관적인 조건(육체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과 주관적 선호를 잘 이해한다면 상상적 공감에 의해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거의 정확하게 나도 느낄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75) J. C. Harsanyi(l975), wean the Maximin Principle Serve as a Basis for Morality, in Harsanyi (1976) , Essays on Ethics, Social Behauior, and Scien-tific Explanation, D. Reidel Publishing Co., 50쪽.
하사니의 신공리주의는 다음과 같이 네 개의 명제로 요약될 수 있다. I) 도덕적 판단은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를 때 가능하다. 2)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은 자신이 사회구성원 각자의 입장에 놓일 확률이 동일하다는 의미이다. 3) 그렇다면 도덕적 가치판단은 위험 아래서의 합리적 선택의 문제가 되 므로, 폰 노이만과 모겐스턴의 기대효용 극대화 이론을 도입할 수 있는 데 결과는 사회 전체의 평균효용의 극대화로 귀결된다. 4) 효용의 개인간 비교는 일반적 심리법칙과 개인적 특성을 더욱 깊이 이 해할수록 보다 더 완전해진다. 하사니는, 공정한 도덕적 판단은 자신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 모를 때 의 판단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것은 롤즈의 〈원초적 상황〉과 매우 유사
한 개념이다.7h) 기본적으로 자신의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개인이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무지의 장막이라 는 가정적 상황이 요구된다는 것으로서 하사니의 도덕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고전적 공리주의가 보편적 〈동정심〉을 전제한 것과는 달리 하사니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개인을 출발점으로 하여 공정성 이라는 도덕적 판단을 초개인성 impersonality에서 찾았다. 원초적인 무지의 상황에서 개인들은 어떻게 자신의 기대효용을 극대 화할 것인가? 기대치를 극대화하려면 확률이 필요한데 자신아 어떤 위 치에 놓이게 될지 전혀 꾸己口쿠 객관적인 확률을 적용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때 근거자료가 전혀 없다면 가능한 모든 경우가 동일한 확 률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는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11) 롤즈는 그의 『사회정의론』에서 원초적 상황에서의 확률 사용 을 반대하였는데, 그 이유는 원초적 합의가 너무나 중요하고 후손들에게 도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러한 큰 모험을 하기를 망설일 것이며, 반드 시 모험을 해야 할 경우는 불가피하거나 객관적 정보에 의해 평가된 기 대치가 아주 클 경우뿐이라는 것이다•78) 현실적으로 사회적 지위의 이동 은 제한되어 있으며, 확률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일단 어떤 체제 안에서 자신의 상대적 지위가 결정되면 자신의 일생과 후손에게까지 지 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확률 사용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롤즈는 지적한다.79) 그리고 그가 반대하는 것은 〈원초적 상황에서, 그리 고 이들 확률이 경험적 증거에 기초하지 않는 모든 경우에 확률을 사용 하는 것 자체이다. 죽 그는 경험적 사실에 기초한 경험적 확률이 없는 경우에 주관적 확률 혹은 논리적 확률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80) 하 사니와 롤즈는 동일한 원초적 상황을 상정하지만, 거기서 개인들이 〈평 76) Arrow, Foreword, 위의 책. 77) 존 롤즈(황경식 역, 1985), 『사회정의론』, 서광사, 185-186쪽. 78) 위의 책, 186쪽. 79) 위의 책, 187-188쪽 참조. 80) Harsanyi{l975), in Harsanyi(l976), 46쪽.
균공리의 원리〉와 〈최소극대화 원리〉 가운데 어느 원리를 선택할 것인 가는 확률의 사용 여부와 위험 회피의 정도에 달려 있다. 공평무사한 판단이 사회의 어떤 특정한 구성원의 입장에 놓일 확률이 모두 동일하다는 가정 하의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객관적 처지 (소득, 부, 소비수준 등)뿐만 아니라 그의 주관적 선호체계를 가질 확률 도 동일하다고 가정해야 하는가? 하사니는 〈모든 개인들의 선호와 효용 함수는 동일한 기본적 심리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결정론적 가정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인간의 선호체계가 그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인가? 채식주의자도 다른 사람의 유전적, 환경적 상 황에 놓인다면 육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지나친 결정론적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주관적 선호체계가 완전히 비본 질적이고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객관적 조건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하사니의 〈등확률〉 가정은 자신의 선호체계를 그대로 지닌 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이는 것을 의미하게 되며, 이때 기대효용의 극대화는 평균공리의 원리로 귀결되지 않는다. (3) 공리주의의 인간관 윤리학설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특정한 인간관을 전제하고 있으며 공리주의도 예의가 아니다. 공리주의가 전제하고 있는 인간관을 검토해 봄으로써 그것이 인간의 어떤 측면을 강조하고 어떤 측면을 무시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공리주의 정의론의 타당성을 가장 근본적인 전제의 차원에서 평가하고자 한다. 공리주의의 선구자인 홈은 자연법 이론가들이 사용한 이성 개념을 면 밀히 검토한 후 경험과학과 도덕철학 양자에 있어서 이성의 심각한 한 계를 지적하였다. 이성은 인간에게 행동할 방식을 지시해 주지 않으며, 도덕적으로 중립적이고 단지 열정에 복종할 뿐이라고 보았다. 홈의 이성 비판이 공리주의에 미천 영향에 대해서 벡 R.N. Beck은 다음과 같이 말
한다. 많은 전통철학과 관련해서 흉의 이성비판은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다. 그 러나 그 함의의 대부분은 공리주의자들에게 수용되었고, 그의 철학은 철학 사에 있어서 전환점이 되었다. 이성은 더 이상 철대적 가치를 반영하지 않 고… ... 도덕성은 올바른 이성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성은 어 떤 가치도 지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가치판단의 기 초와 권위는 그들의 효용과 궁극적으로 인간의 동기 및 인간의 행동성향 으로 돌려져야 한다.81l
81 ) R. N. Beck(l979), Handbook in Social Philosophy, Macmillan, 70-71쪽.
이성비판을 통해 자연법과 합리주의 윤리를 포함하는 사회의 합리적 기초를 파괴한 홈은 다른 기초를 놓기 위해 새로운 인간본성관 및 도덕 관을 제시하였다. 이성은 도구적 합리성이라는 제한된 영역 안에서만 중 요성을 인정받을 뿐이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열 정, 필요, 이해관계의 존재로 더 잘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사회 이론에서 가장 중심적이며, 모든 인간활동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의 하 나는 동정심이다. 동정심은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들의 감정에 민감하게 만들고, 공동체에 응집력을 부여하여 가치의 상대적인 통일성을 유지시 킨다. 그리고 〈도덕적 행동과 판단은 또한 그 뿌리를 동정심에 두고 있 다. …… 행위들의 도덕적 성격은 그것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들을 지배 굴臣 규칙에 대하여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82) 홍의 철 학은 거의 대부분이 공리주의에 수용되어 그 근간이 되었다.
82) 위의 책, 71구2쪽.
인간을 감정의 존재, 특히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 동시에 동정적인 존재로 간주하는 공리주의의 인간관은 다음과 같이 비판된다. 첫째, 기독교, 스토아 철학, 스콜라 철학, 로크 등의 근대의 자연법 사 상을 통해 전수되어 온 자연법 및 자연권 개념은 이성에 의해 증명될
수 없으며, 이성은 선과 악을 판단할 수 없다고 공리주의는 주장한다.8.1) 그러나 칸트는 이성에 입각한 권리와 의무의 원리를 도출하였다. 공리주 의가 이성의 한계를 지적한 의의는 인정하나 도구적 이성만을 인정하는· 입장은 지나친 단순화라고 할 것이다.
83) 조지 세이빈과 토마스 솔슨(성유보와 차남희 역, 1983), 『정치사상사 2』,한길 사, 768-77~두 참조.
공리주의는 이러한 인간관에 기초하여 불가침의 자연적 권리를 인정 하지 않는다. 다만 권리의 보장이 공리의 원리에 부합한다면 규칙 공리 주의의 관점에서 권리를 보장할 뿐이다. 공리주의는 개인의 자연적 권리 와 자격 desert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산 평등주의 asset egali-tarianism를 전제하고 있다.11,l) 그러나 만일 권리가 인정될 이성적 근거 가 제시된다면, 그 권리가 우선되어야 하며 공리주의 분배원리는 수정되 어야한다.
84) 자산 평등주의란 말은 애로우가 사용한 용어로서 개인의 숙련도를 포함한 사회 의 모든 자산이 공유자산으로 간주되어 분배적 정의가 요구하는 대로 분배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롤즈와 공리주의 양자에 해당한다. Arrow(1973), Some Ordinal-Utilitarian Notes on Rawls's Theory of Justice, rep. in Arrow(1983), 99쪽 및 Boadway & Bruce(l984) 17~ 참조.
둘째, 공리주의는, 홈울 따라, 인간을 이성적 존재라기보다는 감정과 욕구의 존재로 파악한다. 벤담에 의하면 〈행위의 목적이 설정되는 것은 욕구와 형오에 의해서이며, 이성이 하는 일은 그 수단을 발견하고 결정 하는 것이다〉.85) 그러므로 모든 것의 가치는 그것이 창출하는 효용의 크 기에 달려 있다. 이러한 후생주의는 가치판단의 기준을 효용에만 둠으로 써 중요한 비효용 정보를 배제해 버린다. 그러므로 공리주의는 인간의 다양한 필요를 고려하지 않는다. 마술로 우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생리적 필요, 생활 안정의 필요, 소속감 및 자 존의식의 필요, 자기실현의 필요 등 다차원의 필요가 있다.86) 이러한 필 요가 충족되어야 자아는 완성되며, 재화는 이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85) 황경식(1985), 374쪽에서 재인용. 86) Lutz & Lux(l988), 9-14쪽 참조.
요구된다. 공리주의는 이러한 다양한 필요 모두를 〈효용〉으로 환원해 버 린다. 이것의 문제점에 대해 조제스큐-로젠 Georgescu-Roegen이 잘 지 적하였다. 〈현대 효용이론은 모든 욕망wants을 ‘효용'이라 불리는 하나 의 일반적인 추상적 욕망으로 환원한다. 이 환원과 함께, ‘이 사람들은 더 많은 신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할 필요가 없고, 그 대신 ‘이 사람들은 더 많은 효용이 필요하다’라는 말로 충분하다.… ... 효용이론이 상정하는 경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인적 욕망을 상당한 정도로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이다. 현대 효용이론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소득을· 가지고 있으 며 그의 경제적 선택은 단지 상품의 양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소비자에 대한 이론이다•〉87) 이처럼 공리주의는 인간의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효 용으로 환원함으로써 밥의 부족과 보석의 부족을 같이 효용의 부족으로 간주하는 우를 범한다. 쾌락주의적 인간관은 공리주의의 관점을 지나치 게 좁게 만드는 제약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87) 위의 책, 2gq준에서 재인용.
셋째, 고전적 공리주의는 동정적이고 공평한 관망자의 공감을 공정한 도덕판단으로 간주한다. 이것은 곧 동정심이 도덕판단 기능을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동정심은 타인의 쾌락과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하 고 자신의 쾌락과 타인의 쾌락을 구별하지 않는다. 이 동정심을 전제할 때, 최선의 상태는 사회적 효용이 국대화되는 상태이다. 이러한 공리주 의적 도덕판단이 현실적으로 잘 적용되려면 사람들이 상당히 동정적이 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이기적이라면 공리주의적 도덕판단 울 따를 수가 없을 것이다. 공리주의는 보편적인 동정심을 전제함으로써 분배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를 상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공리주의 는 심각한 분배갈등 상황에서는 타당성이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 이와 달리 하사니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개인을 가정하고도 공리주 의를 도출했지만, 결국은 동일함을 다음이 잘 말해주고 있다. 〈공평한 도덕적 관점은 개인적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은 관망자에 의해서만 취 해질 것이지만, 공평한 관망자의 눈으로 사태를 보려고 특별한 노력을
하는 이해당사자에 의해서도 취해질 수 있다.〉88) 결국 하사니도 도덕적 관점은 동정적인 공평한 관망자의 관점임을 인정하고 있다. 공리주의는 도덕적 관점을 동정적인 공평한 관망자의 관점과 동일시함으로써 개인 의 개체성과 독립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5 공리주의 정의론에 대한 평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 정의론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제기되어 왔는데 그 비판들을 소개하고 공리주의의 의의에 대해 평가해 보고자한다. 공리주의의 가장 큰 난제는 효용의 측정과 개인간 비교가 가능한가라 는 문제이다• 만일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공리주의는 존립할 수 없다• 로 빈스 이후의 신고전경제학자들은 대부분 이 가정을 포기하였는데 이 전 제를 부정한 서수 공리주의는 분배에 대하여 어떤 가치판단도 할 수 없 는 딜레마에 봉착하고 말았다. 일단 공리주의의 전제를 모두 받아들이면, 센이 지적한 바와 같이 쾌 락 불구자는 그 이유 때문에 더 적은 소득을 얻게 되며 그 소득으로부 터도 더 적은 효용을 얻는 이중고를 당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초 래된다.89) 일정한 소득으로부터 더 많은 효용을 얻는 것이 소득을 더 많 이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의 근거가 되는 경우는 다른 청구권의 근거가 없을’ 경우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공리주의는 전체의 복지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 을 정당화한다. 롤즈와 노직이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롤즈는 공리주의가 노예제도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맹공격한다.90) 노직도 〈공리주의는 권리와 권리의 침해를 적절하게 고려 88) Harsanyi(l977), 49쪽. 89) Sen(l980), 203쪽.
하지 못한다〉91)고 비판하였다. 공리주의는 가장 불우한 위치에 있는 사 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지 못하며 여하한 불평등도 허용할 수 있 는 것이다. 공리주의는 효용의 총량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것의 분배는 효용의 총량 국대화에 종속된다. 공리주의가 총량에만 관심을 쏟는 이유 는 사회를 하나의 큰 개체로 보는 사회관에 기인한다. 이것은 또한 인간 을 동정적인 존재라고 보는 공리주의적 인간관에도 기초한다.911 공리주 의적 관점에서는 개인은 사회와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이러한 입장에 서면 개인의 독립성, 권리와 복지가 무시되기 쉬 운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90) 롤즈( 1985), 174쪽. 91 ) R. Nozick( 1974), Anarchy, State, and Utopia, Basic Books, 28쪽. 92) 고전공리주의자인 벤담과 신공리주의자인 하사니는 이기적 인간을 상정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기적 인간 전제로부터 공리주의가 정당화되기 어려움을 4절에 서 살펴보았다.
그런데 사회를 하나의 큰 개체로 보기도 곤란하지만 단순히 개인의 집합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곤란하다. 개인과 사회는 영원한 상호작용의 관계에 놓여 있으므로 전체의 이익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의 미에서 공리주의가 전면적으로 부정될 이유는 없으며, 개인의 기본적 권 익을 보장하는 원리에 의해 규제되는 공리주의는 여전히 의의를 갖는다.
제 5 장 공적주의 분배적 정의론 공적주의적 정의론은 무엇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가전 사람이 그것을 가지는 상태를 정의로운 상태로 규정한다. 죄 없는 사람의 생명이나 재 산을 침해한 죄인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나 사회에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자격이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갑이 개개인의 공과(功過)에 따라 가치나 부담을 분배하는 것을 공적주 의 Principle of Desert 라고 한다.”
I) 보통 desert는 공적 혹은 자격으로 번역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혼용하되 주로 공적으로 번역하기로 한다. 그 동사인 deserve는 〈자격이 있다〉로 번역된 다. 공적에는 부정적인 의미인 과오도 포함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공적주의는 주류경제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자유시장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기초가 되기도 했다. 죽 자유방임주의가 공리주의에 의해 정당화되기 어렵게 되자2) 클라크 이후의 한계생산력설 은 각 생산요소가 생산에 기여한 만큼 분배받으므로 경쟁시장의 분배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2) 떄 참조.
그런데 아서 J. Arthur와 쇼W. Shaw가 지적한 대로 현대의 대표적인 분배적 정의론인 공리주의, 롤즈의 정의론, 노직의 소유권리론 등이
모두 공적을 무시하거나, 부차적인 요인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공과의 측면을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은 그 정의론들의 약점으로 생각된다.J) 일 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분배에 있어서 옳음은 어떤 의미에서의 공적 내지 가치를 따라야 한다〉4)고 주장하였다• 현실적으로도 가장 불의한 것 으로 생각되는 것이 노력이나 기여 없이 많은 부와 소득을 분배받는 현 상, 죽 투기, 특혜, 정경유착, 공무원의 부정 등임을 생각할 때 〈공적에 따른 분배〉라는 정의의 원리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장 에서는 왜 공적이 분배의 기준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공적의 기준은 무 엇인지, 그리고 공적에 따른 분배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한다.
3) J. Arthur & W. Shaw ed.(!978), Justice and Economic Distribution, Prentice Hall, 13~. 4) 아리스토텔레스(최명관 역, 1966), 『니코마코스 윤리학』, 을유문화사, 274쪽.
1 공적과 분배적 정의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지 않고 찰 살고, 성실하게 일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은 고통과 가난 가운데 사는 것을 보고 그 상태가 정의로운 상태라고 판단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공적주의적 정의관이 우리의 도덕적 정점 moral fixed points의 중심에 놓여 있음을 뜻한다.5)
5) T. Campbell(l988), Justice, Humanities Press International, Inc., 151쪽 참 조
〈A는 열십히 일했기 때문에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 장은 매우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는데, 평등주의자는 개인의 공적을 무시 하고 임금을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공리주의자도 공적을 중요한 요인으로 보지 않고 효용국대화를 실현하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 한다. 이러한 반론에 직면하여 공적주의는 단순히 직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정당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적주의적 정의론은 다 음과 같은 근거에 의해 공적이 정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
장한다. 첫째, 공적에 따라 보상함으로써 일반적으로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는 공리주의적 논변이 있다.6) 즉 노력이나 기여에 따른 보상은 그것들을 촉진시키는 인센티브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마이클 영 Michael Young 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 업적주의 merito-cracy가 관계, 교육계, 산업계 등의 순으로 확립되어 왔다? 업적주의란 각자가 그의 재능과 노력을 토대로 사회에서의 그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자본주의체제가 형성되면서 국내의적으로 경쟁이 격 화되었으므로 지위가 출생에 의해 결정되는 비효율적인 봉건주의로는 버텨나갈 수가 없었으며, 이것이 귀족주의를 깨뜨리고 업적주의를 확립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재능 있는 엘리트의 지배는 효율성 의 증대와 합치한다. 희소한 자연적 재능을 낭비함이 없이 발전시키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 교육 기회와 직위를 능력에 따라 분배하는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소득을 업적에 따라 분배함으로써 자신의 재능을 최대로 발휘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
6) G. Sher(l987), Desert, Princeton University Press, 11-17쪽 참조. 7) M. Young(l958), The Rise of the Meritocracy 1870-2033, Thames and Hud-son, part one. 8) meritocracy는 본래 업적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원리 자 체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한다. merit(업적 )을 desert(공적 )와 같은 뜻으로 사용하는 학자도 있으나(T. Campbell, 152쪽), 양자를 구별하는 학자들도 있다. 파인버그Feinberg(1_?73)는 merit를 desert 가운데 하나로서 〈이전의 행동〉이 아니라 〈개인이 가전 특칭〉, 죽 〈그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를 나타내는 것으 로서 재간skills과 덕성 virtues 등을 의미한다고 하였다(I12-113쪽). 벨D. Bell(1972, 29쪽)은
둘째, 공적주의는 개인의 자율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사람들 울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로 대우한다. 공 적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존경과 보상을 노
력으로 획득할 수 있으며, 또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것들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통제하고, 따라 서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이 있다〉? 이 원리는 개인들이 홀로 설 수 있고, 홀로 서야 한다는 것을 가정한다. 그러므로 공적의 기초는 어 디까지나 그 자신의 어떤 특칭이나 이전의 업적이어야 한다.10) 인간이 자율적 존재이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라면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행위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 우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을 성숙한 인격으로 간주하지 않고 비인격적 존 재로 대우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II)
9) Hochschild(i981 ), What's fair, Harvard University Press, 62쪽. JO) J. Feinberg(i970), Doing and Deseroing, Princeton University Press, 58쪽. II) 행위를 선택할 때 예상되는 결과도 선택하기 때문에 행위자는 결과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Sher(i987), 39-4~은 참조.
셋째, 파인버그는 공적주의의 근거를 인간의 〈자연적 성향natural in-clination〉에서 찾는다. 〈사람들, 적어도 합리적인 사람들은 여러 가지 행동, 자질 그리고 업적들에 대해 자연적으로 어떤 반응을 보인다. 그들 은 인식하고 감탄한다 ; 그들은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 그들은 고마워하 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며, 비난하기도 한다 ; 그리고 그들은 연민과 동 정 그리고 염려를 느낀다.〉12) 이러한 반응적인 태도가 무엇을 받을 자격 의 근거가 된다. 죄인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것이 그에 대한 분노와 비난을 표현하는 관습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찬가 지로 공적이 많은 사람에게 느끼는 감사와 찬사의 자연적인 표현방법이 상이나 보상이다. 파인버그는 인간의 도덕감정에서 공적주의의 근거를 발견한것이다.
12) 위의 책, 81쪽.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공적이 분배적 정의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하 는 이유는 효율이나 도덕 감정의 면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 로서 인간은 자유롭게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그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는 요인이라야 한다. 인간이 통제하 고 선택할 수 없는 요인에 대해서는 책임도 없으며 따라서 그 요인은 공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13) 공적주의를 둘러싼 기본적인 쟁점은 인간의 행동이 자율적인 선택의 소산이냐 아니면 어떤 선행적인 원인의 필연적 결과냐라는 것이다. 만일 후자라면 공적주의는 성립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율성이 인정된다면 공적은 정의의 문제에 있어서 고려 되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공적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공적에 비례한 분배〉가 정의로운 분배라고 하였으나 분배의 기준이 되 는 공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분배될 대상 에 따라 인정되는 공적의 내용이 다르므로 여기서는 경제적 기회와 부, 소득 등의 분배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공적의 요소는 무엇인가에 논 의를 국한시키고자 한다. 2 공적의 여러 가지 기준 경제적 분배에 적합한 공적의 기준criterion을 탐구하기 위해서 전통 적으로 자주 운위되는 능력, 기여, 노력 기준을 각각 검토하여 그것들이 전정한 공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공적주의는 일반적 으로 소득분배의 기준으로 제시되며 부의 분배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으므로 후자에 대해서는 다만 그 함의를 유추해 볼 수 있을 따름이다. (1) 능력 기준 능력을 교육기회, 직위, 소득 등의 분배 기준으로 이용하는 것의 배후 13) Campbell(l988), 152쪽.
에는 능력과 성취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가정이 전제되어 있다. 능력은 지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지능은 지능지수로 측정된다 고 한다.14) 그렇다면, 지능지수에 따라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교육에 의해 계발된 능력에 따라 직책을 부여하는 업적주의는 희소한 능력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한다• 능력에 따라 직위를 부여하는 것은 신분이나 혈통을 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전근대적인 귀속주의자를 제의 하고서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원리이다. 사회주의자도 〈능력에 따라〉 일 할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 능력이 소득분배의 원리로서도 합당한 것 일까? 능력이 소득분배의 기준으로 부적합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유능한 사람은 직무를 잘 수행할 잠재력이 있지만 능력은 사용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오용될 수도 있으므로 능력에 따른 분배는 정당화 되기 어렵다. 둘째, 능력이 모두 발휘된다고 하더라도, 능력에 따른 분배는 불공정 한 면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났더라도 불우한 가정에서 태 어나 부모로부터 문화적 유산을 전혀 전수받지 못하고 교육을 받지 못 할 경우 타고난 능력이 계발될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든 직위 가 재능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될 뿐만 아니라 공정한 기회균등이 보장되어야만 능력에 따른 분배가 공정할 것이다. 교육기회, 재산 상속, 가정환경 등의 측면에서 공정한 기회균등이 이루어져야만 공정한 업적 주의 fair meritocracy가 달성된다.IS)
14) Bell(l972), 31-33쪽. I S) M. J. Sandel( 1982) ,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 Cambridge Uni-versity Press, 72쪽.
셋째, 공정한 기회균등이 보장되더라도 능력에 따른 분배는 여전히 불 공정한 면이 남아 있다. 타고난 재능은 자연적 우연인데 이러한 우연 적 요인에 의해 분배가 좌우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도덕적 책임이 없기 때문이 다.16) 〈누구도 그의 유전적 형질 때문에 명예나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
16) Rachels(l978), What people deserve, in Arthur & Shaw(l978), 157쪽 참조.
는데 그 이유는 누구도 그 자신의 유전자를 선택할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17) 능력이 소득분배의 기준으로서 정당성을 가지려면 능력을 형성하는 세 요인인 유전, 환경, 본인의 노력 가운데 노력이 압도적인 중요성을 지니는 것으로 판명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능력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성이 매우 불분명 하다.'8) 그러므로 능력은 공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요인이기는 하지만 불완전한 기준이다. 능력은 타고난 재능과 우연적인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능력이 공적의 기준으로 인정되 기 어렵게 되자 노직은 권리 개념을 도입한다. 〈우리는 두 눈을 가질 행 운(혹은 갖지 못할 불운)에 대해 마땅히 받을 자격은 없다. 그러나 두 눈 을 간직할 권리는 있으며, 수 년 동안 완전한 시력을 향유한 후 어떤 맹 인이 우리의 한 눈이나 양 눈을 가져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권리가 있 는 것이다.〉19) 노직은 유전적 재능과 환경에 대해, 그리고 능력의 산물에 대해 자격이 없음은 인정하나 권리는 있다고 주장하였다.20)
17) J. Feinberg(l973), Social Philosophy, Prentice-Hall, Inc., 112쪽. 롤즈는 능력 은 천부적 운에 좌우되는 것으로서 도덕적으로 자의적이라는 이유로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의욕조차도 가정환경과 사회적 조건에 달려 있다고 하여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롤츠(1985), 94쪽. 18) 이준구(1989), 116-122쪽 참조. 19) J. C. Dick(l975), How to Justify a Distribution of Earnings, Philo-sophy & Public Affairs, Spr., 258쪽. 그리고 Nozick( 1973), Ditributive Jus-tice, Philosophy & Public Affairs, Fall, I03쪽 참조. 20) 노직은 능력의 공적성을 부정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소유권리의 개념으로 완전히 능력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의 소유권리론에 의한 능력 인정의 논리적 근거는 불충분한 것 갇다. 다음 장 자유주의 정의론 참조.
(2) 기여 기준 파인버그는 기여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이 원리에 따른 정
의는 각 노동자가 국부 가운데 자신이 창출한 비율대로 정확히 되돌려 받을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각 노동자에게 자신의 재산, 죽 자신의 노 동의 산물을 되돌려줄 것을 주장하는 교환적 정의 commutative justice 의 원리와 매우 유사하다.〉21) 파인버그에 따르면, x 가운데 A의 몫과 B 의 몫의 비율은 X에 대한 A의 기여와 B의 기여의 비율과 같다는 것은 매우 설득력 있는 분배적 정의의 원리이며, 이 기준이 경제적 분배에 적 용될 때 주된 결점은 기여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실행상의 어려움에 있 다.22) 그는 이 기준이 이론적으로는 받아들일 만하지만 실제적인 면에서 큰 어려움이 있다고 본 것이다. 우선, 개개인의 기여를 식별하고 측정하는 문제를 살펴보자. 파인버그 에 의하면, 행운과 우연의 요인들, 어떤 개인들에게도 귀속될 수 없는 사회적 요인들, 인구 추세, 인간에 의해 창조되지 않은 자연자원 그리고 이미 죽은 사람들의 기여 등이 때때로 사회적 부의 증가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이라고 한다.23) 그러므로 아무리 많은 기여를 한 사람이라 도 그의 기여는 다른 요인들의 기여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다. 따라서 이 기준의 적용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하였다. 첫째, 분배 몫이 평균으로부터 괴리되는 것은 그 개인의 기여가 예의적 으로 크거나 작은 것이 매우 분명하게 증명될 수 있는 경우에 국한되며, 그 이의의 경우에는 동일한 몫이 분배되어야 한다. 둘째, 개인의 기여는 정치적, 사회적, 우연적, 자연적 및 상속적 요인들에 의한 측량할 수 없 을 만큼 큰 기여에 비하여 너무나 작다. 그러므로 이 원리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공동체가 조세 및 다른 장치를 통해 더 큰 몫을 요구하는 것 이 정당화된다.24) 딕J.C. Dick은 파인버그가 기여의 식별과 측정의 난점울 과장했다고 비판한다. 〈파인버그(및 홉하우스)가 자연적 및 사회적 요인들과 지난 21 ) Feinberg( 1973), 114쪽 22) 위의 책, 116쪽. 23) 위의 책, 115-11~. 24) 위의 책, 116쪽.
세대의 일이 오늘날의 개인들의 기여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이라고 주장 한 것은 옳다. 그러나 이 요인들과 지난 세대에 대해 몫을 지급하는 것 은 어떠한 의미도 없다.〉2” 이런 관점에서 딕은 기여가 한계생산에 의해 측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26) 노직도 고용주의 합리성을 근거로 한계생산 력설을 긍정한다. 일반적으로 한계생산력설은 현실세계에서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 실을 설명하려는 실증이론으로 인식되어 왔지만,2” 이것이 규범적 원리 로 기능하여 왔음도 사실이다. 클라크J. B. Clark는 『부의 분배』의 서문 에서 경쟁시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스스로 생산한 것을 할당받으며, 각 개인은 자신의 요소가 생산한 생산물의 가치만큼울 받을 뿐이므로 착취 의 가능성은 없으며 이 분배상태는 정의롭다고 주장하였다.28) 한계생산 의 크기는 개인의 근면, 절약, 재능 등에 의해 결정되며, 각 요소가 그 요소의 한계생산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는 정당하 다고 주장되고 있다.29) 한계생산에 따른 소득분배는 과연 정의로운 상태 로 인정될 수 있는가?
25) Dick( 1975), 261쪽. 26) 위의 책, 261-262쪽 참조. 27) 여기서는 한계생산력설이 실증이론으로서 갖는 문제접들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 는다. 이에 대해서 이준구(1989), 94-102쪽 및 이정우(1991), 『소득분배론』, 비 봉출판사, 227-231쪽과 Lydall(1979) 참조. 28) J. B. Clark, The Distribution of Wealth, 서문, 헌트(김성구, 김양화 역, 1983), 『경제사상사 2』,풀빛, 472-473쪽 참조. 29) P. D. McClelland(l990), 霞American Search for Economic Justice, 58-59 쪽참조.
규범적인 의미에서 한계생산력설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그것을 다음의 두 명제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I) 기여에 따른 분배는 정의롭 다. 2) 요소의 기여 = 요소의 한계생산. 이 두 전제가 수용되면 한계생 산에 따른 소득분배는 정의로운 상태로 인정될 수 있다. 일단 첫째 명제 를 받아들이고 둘째 명제부터 검토해 보자. 한 기업이 첫번째 노동자를 고용했을 때 10단위가 생산된다면, 노동의 한계생산도 10단위가 된다.
한계생산이 기여와 동일하다면 노동만이 생산에 기여하고 자본은 전혀 기여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자본을 제거한다면 생산은 거의 0이 될 것이므로 이것은 모순이다. 고용이 점차 증가해서 10번째 노동자가 고용 되었을 때 한계생산이 0이라면 노동은 생산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자본 만이 생산에 기여한 셈이 된다. 거즈C.Gerdes는 이 모순을 한계생산력 설의 근본적 모순이라고 불렀다.JOI 그는 한계생산이 그 요소의 기여라는 클라크적인 주장을 부정한다.
30) C. Gerdes( 1977), The Fundamental Contradiction in The Neoclassical Theory of Income Distribution, Review of Radical Political Economics, Summer, 52-5쭉 참조. 거즈는 노동과 자본의 효율이 분리될 수 있다는 주장 은 완전히 틀렸으며, 그것은 마치 가위의 어느 날이 자르는 데 더 기여했는가를· 묻는 것과 갇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그의 논증은 양 극단의 경우를 든 것인데, 생산의 2단계를 벗어나 실제로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영역을 예로 들었기 때 문에 그의 논증이 결정적인지는 불확실하다.
로빈슨J.Robinson과 이트웰J.Eatwell도 한계생산력설을 탁상공론이 라고 비판하였다. 각 생산요소가 한계생산과 일치되는 소득을 획득하는 제도가, 기여한 만큼의 소득을 얻게 된다는 의미에서 일종의 자연적 정 의라고 간주되는 것은 신고전파이론 체계내에서마저 옳은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사실은 그와는 반대라는 것이다. 〈토지가 더 비옥해져서 각 지 편(地片)이 다 같이 총산출고의 증대를 가져왔을 경우, 증대되는 것은 일정한 노동의 한계생산이므로 지대(地代) 수준은 낮아져도 될 것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자들이 동일한 임금을 받고 더 열심히 일할 경 우 지대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각 생산요소의 한계생산을 결정 하는 것은 그 생산성이 아니라 다론 생산요소에 대한 그 생산요소의 상 대적 희소성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아다.〉31) 이와 같은 비판을 고려해 볼 때 한계생산을 기여와 동일시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 다. 그러나 한계생산력설의 보다 더 큰 문제점은 첫째 명제에 있기 때문 에 둘째 명제는 일단 받아들이기로 한다.32)
31) 존 로빈슨, 존 이트웰(주종환 역, 1979), 『현대경제학비판』, 일조각, 113쪽. 상 대적으로 회소한 요소의 기여가 크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2)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가 엄밀한 의미에서 기여에 따른 분배라고 단정하기 어려 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 근사치로 간주한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형태로 든 생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수취하는 소득, 죽 두기, 부정, 특혜 등에 의 한 소득을 생산에 기여한 사람들이 받는 소득과 구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접과, 泊년배분의 효율성과 일치한다는 접에처 의미가있다.
한계생산이 생산요소의 기여를 정확하게 반영한다면 한계생산에 따른 소득분배는 정당화되는가? 각 개인의 소득은 그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 (혹은 생산요소)의 양과 질 그리고 자원의 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 것들은 개인이 의지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 요소인 유전, 환경, 시장의 수급상황 등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계생산에 따 른 소득분배가 공적주의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비판된다.33) 먼저 자원의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현실적으로 생산요소 는 이질적이다. 예컨대 노동은 동질적인 것이 아니라 재능, 교육, 숙련 등에 따라 수많은 종류의 노동이 존재하며, 이것은 자본, 토지의 경우에 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요소(자원)의 가격은 그 요소에 대한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요소의 수요곡선은 P X MPP로 표현되므로 요소의 수요 는 제품의 가격 P와 요소의 한계물적 생산(限界物的 生産)MPP에 의해 결정된다. 요소의 공급은 주로 그것의 존재량에 의해 결정된다. 요소의 가격은 제품과 요소의 시장수급상황에 의해 결정되며 이것이 요소의 기 여를 평가하는 방법인 것이다. 시장의 수급상황에 의해 요소의 기여를 평가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첫째, 시장의 수급상황에 의한 기여 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제 품가격 P는 재화의 욕망충족 정도를 반영한다. 그 재화가 아무리 진정 한 인간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유용한 것이라도 사람들의 그것에 대한 욕망이 약하다면 그 재화의 가치는 낮게 평가된다민 버나드 쇼가 지적
33) McClelland(1990), 60-66쪽 참조. 34) 수출산업의 여성노동과 향락산업의 여종업원의 노동의 기여 평가를 비교해 보 면 알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은 재화의 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될 만큼 건전 하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도 많다. 인간의 욕망 이의에 다른 가치판단 기준 울 부인한다는 접에서 기여 기준은 공리주의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고 있다.
하였듯이, 〈위대한 철학자와 시인들이 굶어 죽기 십상인 것은 그들의 작품이 대중의 수준을 초월하므로 그것들에 대한 수요가 없기 때문이 다〉.35)
35) G. B. Shaw(l884), On Mr. Mallock's proposed performance, Fort-nightly Review, LXI, McClelland( 1990), 64-65쪽에서 재 인용.
둘째, 재화의 가치는 구매력을 가전 소비자의 욕망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므로 재화들의 상대가격은 소득분배 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 일 소득분배가 매우 불평등하다면 구매력이 없는 대디수· 빈민들의 재화 에 대한 욕구는 시장에 전혀 전달되거나 반영되지 않는다• 소득분배의 규범적 원리롤 제시하기 위하여 노동 기여를 평가하려는 기준 자체가 기존의 소득분배상태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면 그것은 최종적인 기 준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어떤 요소의 기여는 이 요소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어느 정도로 희소하냐에 달려 있다. 예컨대 어떤 한 직종이 아주 희귀한 재능을 요구 한다면 이 직종의 노동 기여는 높게 평가된다. 단지 희귀한 종류의 재능 울 타고났다는 우연적 요인 때문에 기여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비판된다.36)
36) 운동선수와 배우의 엄청난 소득은 바로 이런 종류의 경제적 지대이다. Bowie (1971), 35쪽 참조.
넷째, 어떤 사람들은 자연적 우연의 혜택을 받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 들은 손해를 당하기도 한다. 어떤 지방의 재해는 그 지방 농부들의 소득 울 감소시키지만 다론 지방의 농부들의 소득을 증가시킨다. 도저히 예측 할 수 없는 수급상황과경기변동에 따라 소득분배가 결정된다. 이와 감이 한 요소의 물적 생산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그것의 가치가 시장에서 얼마만큼 평가를 받는가는 제품의 수요공급이 좌우하며, 그 요 소의 희소성에 따라 요소의 기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사뮤엘슨은 구직을 위해 줄을 서 있는 실업자들의 행렬을 보면서 〈수요공급의 덕택 이 아니었다면 내가 저기에 서 있을 것이다〉37)라고 하였다. 시장의 기여
37) P. A. Samuelson(M. 0. Keating ed.,1983), Economics from the Heart: A
Samuelson Sampler, McClelland( 1990), 65~]서 재 인용.
평가는 어떤 개인도 통제할 수 없는 우연적 요소인 시장의 수급상황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이다. 시장의 수급상황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개인이 소유하는 자원의 질 과 양이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우연적인 요인인 유전과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프리드만M.Friedman은 〈자유시장 사회에서 소득분배를 직접적으로 정당화하는 윤리적 원리는 각자에게 그와 그가 소유하는 도구가 생산한 것에 따라 분배하는 것〉38)이라고 하 여 한계생산력설을 분배의 윤리적 원리로 받아들였다. 그는 〈이 주장의 기본 가정은 개인은 그가 소유하는 자원에 의해 생산된 것에 대해 받을 자격이 있다는 윤리적 명제이다〉39)라고 하였다. 이것은 어떤 개인이 현 재 소유하는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자신의 노동)에 대해서도 소유할 자 격이 있디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는 그 개인의 근면과 절약뿐만 아니라 상속에 의해 결정되며, 후지는-유전과 가정배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 이 사실이다. 그는 이에 대해 더 이상 철학적으로 정당화하지 않고 그렇 게 전제하는 것 같다. 그러나 프리드만 자신도 장님으로 태어난 사람이 생산성이 낮아서 적게 분배받는 것이 과연 정의로우냐고 회의를 표하고 있다.40)
38) M. Friedman(l962a), Capitalism and Freedom,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61-162쪽. 39) M. Friedman( 1962b), Price Theory(rev. ed.), Aldine Publishing Co., 19碑
40) 위의 책, 198쪽.각 노동자의 생산성은 많은 자연적 • 사회적인 우연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들에 대해서는 당사자가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에 공적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현존 재산의 분배에도 많은 우연적 요인 이 작용하고 있으므로 공적주의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 한계생산력설 (혹은 기여기준)은 자원의 분배를 기정 사실로 간주하고 그것에 대해서 는 전혀 문제삼지 않는 큰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계 생산에 따른 분배가 정의롭다고 주장할 수 없게 되고 한계생산력설로써
자유경쟁시장의 소득분배를 정당화하려고 했던 시도는 실패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프리드만과 노직 등은 공적주의로부터 자유지상주의로 이행한 것으로보인다. 기여는 석별과 측정에 어려움이 있고 인간이 통제하고 선택할 수 없 는 요인을 내포하므로 정의로운 분배의 기준으로서 많은 한계를 지닌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여의 크기는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보 이는 요인인 노력, 절약 등에 의해서도 결정되므로 능력보다 공적의 기 준으로 더 합당하다. 그리고 한계생산을 기여의 근사치로 받아들인다면 기여에 따론 분배는 자원분배의 효율을 보장하기도 하므로 생산의 확대 가 필요한 경제에서 기여는 고려될 가치가 있는 공적의 한 요소라고 보 여전다. (3) 노력 기준 이 기준에 따르면 동일한 정도의 노력을 하는 두 사람은 생산물의 크 기에 상관 없이 동일한 소득을 분배받는다.41) 〈열심히 일하는 중역과 노 동자는 정확하게 동일한 보수를 받는다.〉42) 벨라미 E. Bellamy는 모든 사 람들에게 최선의 노력을 요구하고 모든 사람이 평등한 소득을 분배받는 이상향을 꿈꾸었다고 한다.43) 노력 기준은 능력에 대해 어떤 공적도 부 여하지 않으며, 능력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이다. 〈동일한 노동으로 다른 사람보다 두 배를 생산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에 대해 보상을 받는 것 이 아니라, 만일 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서) 인간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는 점에서 노력은 능력이나 기여보다 공적으로 인정받기에 더 합당하다. 이러한 주장에 대하여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41) Hochschild(l981}, 61쪽 참조. 42) Feinberg(1973}, 117쪽. 43) Hochschild(l981), 61쪽. 44) 위의 책, 같은 곳.
호크쉴트J.L. Hochschild는 사람들이 그들의 도덕적 의지를 통제하고 계발할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지능과 숙련을 계발할 수 있으므로 양자 모두에 대해 같은 정도로 책임이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 였다. l%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라는 말과 같이 개인의 능력이 유전이 나 환경보다 개인의 의지에 의해 주로 결정된다면 이 반론은 유효할 것 이다. 반면에 롤즈는 유전, 환경뿐 아니라 노력도 인간의 통제 밖에 있 으며, 따라서 이들 모두에 대해 도덕적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 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노력은 그의 천부적 능력이나 기능 그리고 그에게 가능한 대안들의 영향을 받게 된다. 보다 나은 자질을 가 진 자는 다론 조건이 같을 경우, 성실하게 노력하기가 보다 쉽다〉4“고 주장한다. 이들의 차이는 결국 인간관의 차이에 기인한다. 호크쉴트가 지적한 반론은 인간이 자율적이고 책임적인 존재라는 인식에 기초해 있 는 데 반해, 롤즈는 인간의 행동이 유전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에 의해 지배된다는 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다.46) 인간의 능력과 노력의 정도는 유전, 환경, 자율적 의지 등 세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어느 요인이 얼 마나 기여했는가를 과학적으로 더 깊이 밝혀내야 할 것이지만, 현재로서 는 과학이 결정적인 해답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 울 순전히 인과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존재로 파악하는· 결정론과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로 인식하는 자유의지론의 양 극단은 피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인간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45) 롤츠(황경식 역, 1985), 『사회정의론』, 서광사, 325-326쪽. 46) 롤즈는 개인이 합리적인 인생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접에서 인간을 자율적인 존재로 인정하나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서 개인의 능력, 노력 등이 모두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 접에서 결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책, 418쪽 참조. 노직은 롤즈에 대해서 개인의 자율성과 자존감울 중시하 면서 경제적 측면에서 결정론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순을 지적하였다. 노직 (1986), 268쪽 참조.
노력 기준을 실행하는 데에도 몇 가지 난점이 따른다. 첫째, 노력 기 준에 있어서도 측정은 쉽지 않다. 그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인가? 타인보다 두 배의 능 력을 가진 사람은 동일한 소득을 받으면서 두 배를 생산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아예 자신의 능력을 반으로 줄여 보고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 다. 그러므로 능력에 따른 차등적 보상이 없다면 각 사람의 능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없으며 따라서 노력의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 할 방법이 없다. 노동시간이나 노동강도만으로 노력의 정도를 측정하려 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경우를 전제로 한다. 둘째, 유능한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많은 양을 생산해도 더 분배받 는 것이 아니므로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자 할 가능성이 많다. 마르크스 가 상정하는 고도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이 생활의 수단일 뿐만 아 니라 삶의 1차적인 욕구〉4“이므로 물질적 인센티브가 없어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 다.48) 그러므로 순수한 노력 기준을 적용할 경우 효율의 감소가 있을 것 으로 예상된다.
47) 마르크스(1988), 「고타강령 비판」,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선』, 거름, 173쪽. 48) M. H. Lessnoff(l978), Capitalism, Socialism and Justice, in Arthur & Shaw(l978), 142쪽.
셋째, 홉하우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노력 기준을 따르면 재능이나 능 력은 전혀 무시된다. 부지런하기는 하지만 생산성이 형편없는 노동자가 좀 게으르기는 하지만 매우 유능한 노동자보다 더 우대된다. 〈우리는 총 명과 우둔을 동일하게 대우하고 성공과 실패를 같이 대우하기를 진정으 로 원하는가? 생산물의 구매자는 비효율적인 노동자의 더 많은 노동시 간을 보상해야만 하는가?〉49) 능력이 전적으로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 된다고 볼 수 없고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 에 능력을 무시하는 것은 노력 기준 자체에 위배된다. 인간이 자율적인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노력은 공적으로 간주되어야 할 요인이며, 분배적 정의에 있어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지만 이 원리만으로 불충분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능력에 포함된 노력을 고려
49) Hochschild(1981), 64쪽
해야 하며, 효율의 저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노력할 수 없는 어린 이, 장애자, 노인, 실업자 등에게는 다른 원리__예를 들면, 필요 원리가 적용되지 않으면 안 된다. 3 공적주의 정의론의 의의와 한계 (1 ) 공적주의 정의론의 의의 이제까지 공적의 세 가지 기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능력을 소득분배 의 기준으로 사용하면 당사자들이 책임질 수 없는 유전과 환경 요인이 분배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은 공적주의적 관점에서 불공정하다. 그러 므로 능력은 직위나 직책의 분배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소득분배의 기준 으로는 다른 원리가 사용되어야 한다.SO)
50) 다니엘스Daniels(1978)도 직책의 분배원리와 보상의 원리를 구별할 것을 주장 한다.
경쟁시장을 상정할 경우 시장에서의 소득분배는 대체로 한계생산에 따 라 분배될 것이다. 그런데 한계생산력설은 자원 소유권의 분배는 이미 이루어져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프리드만은 〈재산권은 법과 사회적 관습의 문제〉s”라고 하면서 제도적으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한계생산력설은 소득분배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인 자원의 분배에 대해서 어떤 규범적인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존재의 분배상태를 그대로 긍정하고 출발한다는 점에서 매우 불완전하다. 그렇지만 한계생 산에 따른 소득분배는 생산의 효율과 양립되며, 약한 의미의 공적의 요 소를 내포하므로 분배적 정의 실현의 초기 단계에서는 의미 있는 기준 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이 기준에 따라 기여 없이 수취하는 소득을 제거 하면 효율의 증대와 아울러 보다 정의로운 상태를 실현할 수 있는 것
51) Friedman(l962a), 162쪽.
이다. 물론 기여가 진정한 의미의 공적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은 분명 하므로 기여 없이 수취하는 소득이 상당한 정도로 제거되고 소득수준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노력 기준이 부분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것 이다. 노력에 따른 소득분배는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불평등을 제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임금체계는 자유시장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다. 열심히 노력하는 노동자는 그다지 열심히 일하지 않는 사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 보수는 노력의 결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 고 자본 자체는 노력하지 않으므로 자본소득은 폐지될 것이다.52) 그러므 로 엄격한 노력 기준의 적용은 인센티브의 결여를 초래해 효율성의 저 하를 일으킬 것이다.
52) 마르크스의 노동기여 기준도 자본소득의 폐지를 주장한다. 노력 기준은 노동생 산성의 차이에 따른 소득불평등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노동기여 기준보다 더 평동주의적이다.
공적의 기준으로서 기여와 노력 가운데 어느 기준이 더 적합한 것인 가는 개인의 능력이 주로 그의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는가, 아니면 유전 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가에 달려 있다. 더 국단적으로 노력 자체도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면 공적주의의 존립 근거는 사라진다. 이 문제는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논쟁으로 귀결되며, 이에 대한 보다 확실한 지식이 요청되는데 그것에 따라 기여 기준, 노력 기 준, 혹은 두 기준의 적절한 혼합, 혹은 공적의 완전한 무시 등의 입장이 결정될 것이다. 기여 기준과 노력 기준은 소득분배에 적용되는 원리이며 부의 분배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힌 바가 없다. 이런 점에서 공적주의 정의론 체 계의 불완전성을 엿볼 수 있다.
(2) 공적주의의 인간관 검토 공적주의는 공동체 의식보다 개인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개개인은 자 신의 능력과 노력을 통해서 자기의 목적을 추구하며 공적이 있는 사람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그런데 경기자의 공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경기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노력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공적주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전제한다.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경제적 영역에 있어서도 개인의 자유선택은 허용되어야 할 것이며 선택 에 대한 책임도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이 결정론적으로 일어나는지 자유선택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양자가 모두 작용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인간행동에 대해 결정론적인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실제로 더욱 결정론적으로 되 어 가고, 반대로 자유의지론의 입장에 설수록 더욱 자유의지론적으로 되 어가는 십리적 효과가 있다, 공적주의는 개인의 자율성과 성숙 그리고 책임성을 중시하는 것이다.53) 홉스가 인간은 목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원인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 한 이후S4) 인간행동을 인과론적으로 인식하고자 하는 사조가 현대의 자 연과학과 사회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지배적안 추세가 되고 있다. 결정론 은 인간의 행동이 그것의 원인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열심 히 일하는 사람은 어떤 원인에 의해 그렇게 하는가? 프로이드나 로렌츠 같은 사람은 그 원인을 일종의 타고난 본능에서 찾을 것이다. 그리고 스 키너 B. F. Skinner 같은 행동주의자들은 그 원인을 환경에서 찾울 것이 다.SS) 이러한 원인들에 의해 모든 행동이 설명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물리학에서는 매우 보편적인 법칙이 존재한다고 인정되지만 사회과학에 서는 이러한 법칙이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경향성이나 추세를 의미하는 53) Hochschild(I98I), 62쪽 참조. 54) Beck( 1979), 31쪽. 55) 레즐리 스티븐슨(임철규 역, 1981), 『인간의 본질에 관한 일곱 가지 이론』, 종 로서적 참조.
법칙만이 존재한다. 이것은 사회과학에 있어서의 예측이 빈번히 빗나가 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예의가 존재한다면 우리는 필연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경향성을 갖는다. 행동의 예측이 …… 개연성을 가지 고 이루어질 수는 있지만 확실성을 가지고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경우, 그 행동은 필연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추론을 지지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전혀 없다.〉%) 그리고 어떤 가설이 상당한 정도의 설명력과 예측력이 있 다 하더라도 확실한 것으로 증명될 수 없고 그것은 단지 확률적인 지식 에 지나지 않는다• 경험적으로든 방법론상으로든 결정론은 유지되기가 곤란한 것이다. 자유의지론은, 인간행동은 자유로이 선택되며 그것이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었고 선행 상황의 변화가 없이도 다른 선택이 가능했었다고 생 각한다. 자유의지론의 적극적인 논증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우리 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서 자유 선택을 의식하고 있다. 둘째, 도덕성의 어떤 개념, 특히 도덕적 의무의 개념은 선택의 자유를 함의한다.〉57) 윤리 학은 인간에게 선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가정한다. 만일 선택의 가 능성이 없다면 모든 도덕적 사유는 무의미하게 된다. 〈A가 B를 해야 한 다〉는 도덕적 의무는 그가 그것을 할 수 있고 또한 그것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가정하는 것이다. 우리의 법, 관습 등의 규범체계는 기본적으로 자유의지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이 자유의 지에 대한 신념이 참이라는 사실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58) 우리의 일상적 삶은 이러한 전제 위에서 영위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 자유 선택이 본질적이고 중요한 만큼 공적주의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56) 라파엘(1987), 191쪽. 57) 위의 책, 194쪽. 58) 위의 책, 196-20~ 참조.
(3) 공적주의 정의론의 한계 공적에 비례한 분배는 소득이 매우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을 허용한 다. 공적이 전혀 없는 사람들(능력이 없거나 노력할 수 없는 자)은 소득 울 분배받을 수 없어서 극도의 빈곤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평 등주의자들은 공적주의를 비판하며 공적의 다과를 불문하고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분배할 것을 요구한다. 평등주의자들아 공적주의 정의론을 비 판하는 이유는 공적이라고 간주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자연적-사회적 우연의 소산이며 개인이 책임질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인 간에 대한 결정론적 이해에 기초해 있다.591 인간은 결정론적 존재인가, 아니면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인가에 따라 어느 정의론의 설득력이 더 큰가가 판가름날 것이다•
59) 롤즈( 1985), 325-32~ 및 Nielson( 1985), 6장 참조.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한계생산이 요소의 기여리는· 설을 비판한다. 이들 에 따르면 자본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으며 따라서 노동만이 생 산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일체의 자본소득은 폐지되고 노 동 기여에 따라 소득을 분배할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재산소득은 부정 하지만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 기인한 임금소득의 격차는 부정하지 않는 다.60) 마르크스주의의 주장대로 자본가는 생산에 전혀 기여하지 않는가? 클라크에 따르면 자본가들은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에 기여하며 이 것은 자본이 사용되도록 허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가가 사유재산권 울 가지고 있다면 자본가의 허용이 기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자본 가가 재산에 대한 정당한 소유권리를 가질 수 없다면 자본가는 생산에 기여한 것이 없을 것이다.61) 이 문제는 사유재산권이 정당화될 수 있느 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간에게는 어떤 권리가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60) 노동기여 기준에 대해서 마르크스의 「고타강령 비판」과 이 책 7장을 참고하기 .H}람. 61 ) D. Schweickart(l976), Capitalism, Contribution, and Sacrifice, in T. R. Machan ed., The Main Dabate, Random House, 413-414쪽 참조
대답은 인간을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존재로 보는가 아니면 개인적인 존 재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공적주의는 더 많이 기여한 사람, 더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은 소득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사람을 책임 있는 자율적 존재로 대우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적을 무시하면 사회적 존재인 우리들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6” 그리고 공적주의는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인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공적주의는 개인의 자율성과 책임이라는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 조함으로써 인간의 피결정성과 사회성을 무시하는 면이 있다. 사람은 능 력과 노력 면에서의 차이에 앞서 인간이라는 것만으로도 양도할 수 없 는 평등한 존엄성을 가지며, 이런 점에서 인간은 서로의 존엄성을 존중 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능력과 노력 유무를 불문 하고 기본적 필요의 충족 같은 것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완 수정되지 않은 철저한 공적주의가 시행 된다면 그 사회는 이해와 관용이 결여되고 엄한 책임 추궁만이 있는 매 우 냉혹하고 비인간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62) Rachels(l978), 15~.
제6장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여러 가지의 근거룰 제시하며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해 왔는데 초기에는 자유시장이 국부(國富)를 증대하는 데 가장 효 율적이라고 하였고, 그 후에는 경제적 후생의 극대화, 그 다음에는 파레 토 최적을 달성한다는 이유 등 넓은 의미의 효율성을 근거로 ·자유방임 주의를 정당화하려고 해왔다. 그러나 여러 가지 시장실패의 요인으로 말 미암아 현실적으로는 자유시장이 항상 이상적인 시장의 효율성을 달성 하지 못함이 입증되었다. 게다가 분배적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여 클라크의 한계생산력설은 자유시장이 효율성뿐만 아니 라 〈기여에 따른 소득분배〉라는 정의의 요구도 만족시킨다고 주장하였 다. 그러나 그 주장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이 드러나자, 이제 자유 자체 롤 근거로 자유방임시장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시도가 강력하게 대두하 였다. 자유주의의 대표적 인 주창자들은 미제스L. von Mises, 하이에크 F. A. Hayek, 프리드만, 노직 R. Nozick 등인데 노직이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 으로 자유주의를 옹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에서는 먼저 자유주 의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본 뒤 노직의 정의론을 중심으로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자유주의 (l) 자유주의와 소극적 자유 자유주의란 말은 본래 스페인어 〈liberales〉로서 19세기 초 스페인에 서 입헌군주제, 의원내각제, 인권 보장 등 로크J. Locke적인 원리에 기초 한 제도를 일컫는 말로서 영국에서 토리당이 반대파에 붙인 이름이었다 고 한다.” 영국의 전통적인 자유주의자들은 국가로부터의 자유라고 하는 매우 단순한 자유 개념에 입각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 개념을 무정 부주의라는 국단으로 밀고 가지 않고 국가를· 법과 질서의 유지, 의부의 적으로부터의 방위, 소유의 보장 등을 확보하는 필요한 제도로 간주하였 다. 로크는 국가를 〈생명, 자유, 재산〉 등의 자연권을 보호하는 제도로 생각하였다.2)
I ) M. Crannston( 1967), Liberalism, in The Encyclopedia of Philosophy, Col-lier-Macmillan 및 A回로 「자분주의」, 노명식 편(1983), 『자유주의』, 종로서적 참조. 2) Cranston(1967) 참조. 자연권에 대해서는 MacDonald(1949) 및 Gewirth (1981) 참조.
그러나 19세기 말경에 매튜 아놀드M. Arnold와 그린T.H. ·Green 같 은 급진적인 이론가들이 나타나 다른 자유 개념을 발전시켰다 .. 그들은 공리주의에 입각하여 사람들을 비참과 무지로부터 해방시키려고 노력하 였다. 그들은 국가가 이 목적을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고 전적인 자유주의와 상치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로크 이래의 고전적 자유주의는 소극적 자유 혹은 개인적 자유를 기 본 가치로 신봉해 왔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에서 통용되는 자유주의는 정부의 간섭과 복지정책을 옹호하는 이념체계로 변질되었다. 그래서 미 제스, 하이에크, 프리드만, 노직 등 고전적 자유주의의 전통을 잇는 자들 을 자유지상주의자libertarian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장에서 다루고자
3) Cranston( 1967).
4) 미제스(이지순 역, 1988), 『자유주의』, 한국경제연구원, 「서문」, 7-8쪽 참조. 미제스는 〈자유주의〉라는 용어를 철학적 사회주의자들로부터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유시장 경제, 제한된 정부 그리고 개인적 자유를 고양시킴으로써 근대문명을 발전시켜 온 위대한 정치적 • 지적 운동〉이란 의미로 사용하였다.
하는 자유주의는 바로 고전적 자유주의 혹은 자유지상주의를 의미한다. 자유주의가 강조해 마지 않는 개인적 자유란 무엇인가? 개인적 자유는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의 자의적인 의지에 의한 강제 를 당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시민적 자유 혹은 소극적 자유라고도 한다.6) 여기서 자유의 제약은 강제로부터 오는 것이고 강제는 〈내가 다 른 방식으로 행동할 수도 있는 영역 내에서 다른 사람의 의도적인 간 섭〉7)을 말한다. 인간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타인에 의한 강제만은 아 니다.8) 그러나 개인적 자유 개념은 오직 다른 사람의 강제만을 부자유의 유일한 근원으로 간주한다• 이 자유가 무제한적일 수는 없다. 자유의 무 제한적인 행사는 타인의 자유와 충돌하여 〈인간의 최소한의 필요도 충 족되지 않는 사회적인 혼란〉9)이 초래되고 약자의 자유는 강자에 의해서 억압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자유로운 행동의 영역은 법에 의해 제 한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되는 개인적 자 유의 최소한의 영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로크, 밀, 꽁스탕B. Constant 등의 생각이었다.10) 사적 생활의 영역과 공적 권위의 영역 사이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을
5) F. A. Hayek(l960), The Constitution of Liberty, University of Chicago Press, II쪽. 6) 하이에크는
것인가는 끊임없는 논쟁거리이다. 로크, 스미스, 밀 등 인간본성에 대해 서 낙관적인 견해를 가진 철학자들은 〈사회적 조화와 전보가 국가나 그 밖의 어떤 다른 권위도 침범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 넓은 사생활의 공 간을 보존하는 것과 양립한다고 믿었다〉.Ill 반면에 홉스T. Hobbes 같은 학자는 인간의 본성이 지극히 이기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사회질서를 유 지하기 위하여는 개인의 사적 영역을 축소하고 집중화된 통제의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양측은 인간 존재의 어떤 부분은 사회적 통 제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였다. 꽁스탕은 적어도 종 교, 사상, 표현, 재산 등의 자유는 자의적인 침해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 고 주장하였다.12) 학자에 따라서 개인적 자유의 목록은 다르지만, 인간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부정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개인적 자유의 영역 은 보존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법은 바로 모든 개인들에게 최소한의 자유 를 누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13) 물론 개인의 자유가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우선적인 필요는 아니다. 궁핍한 사람은먼저 옷, 밥, 약 등이 개인적 자유보다 더 필요할 것이다. 〈그것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를 이용할 충분한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면 자유의 가치란 무엇인가?〉14) 이 런 반문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개인적 자유의 의의와 한계를 동시에 엿 볼수있다.
II) 위의 책, 126쪽. 12) 위의 책, 갇은 곳. l3) 위의 책, 127쪽. 자유주의는 모든 사람의 〈자유의 평등〉을 신봉한다. 그래서 그 둘은 법 앞의 평등을 주장한다. 샤피로(1983), 3~ 참조. 14) Berlin(l969), 124쪽.
자유주의자들이 개인의 자유를 그렇게 신성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 엇인가? 밀J.S. Mill은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는데, 첫째는 공리주의적 이다 .• 자기 자신에만 관련된 사적 영역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으면 문명의 전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리는 사상의 자유경쟁시장이 없으면 밝혀지지 않고, 자발성, 창조성, 천재성,
정신적 에너지, 도덕적 용기 등도 자유 없이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둘째는 자유의 근거로 칸트주의적인 근거도 제시한다. 〈하나 이의의 모든 문을 막아버리는 것은 그것이 열어 놓은 전망이 아무리 고 상하더라도 혹은 그렇게 한 사람들의 동기가 아무리 자비롭더라도 그가 한 인간이고 그 자신이 살아야 할 생명을 가전 존재라는 진리를 거스르 는 죄를 짓는 것이다.〉IS) 하이에크의 논변은 밀과 유사하게 공리주의적이지만 그 근거는 약간 의 차이가 있다. 자유가 문명의 진보라는 선(善)을 위한 수단인데, 그 이유는 인간의 지식은 너무나 불완전하고 특히 지식은 수많은 개인들에 게 분산되어 있어서 더욱 불완전하다는 데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 한다. 〈만일 전지(全知)의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들이 우리들의 현재의 소망뿐만 아니라 미래의 욕망과 욕구의 달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 울 알 수 있다면, 자유의 근거는 거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 자유 는 예견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많은 사람들의 독립적이고 경쟁적인 노력이 우리가 원하는 것들의 출현을 초래하도록 맡겨버리는 것은 각 개인들의 지식이 너무나 미미하고 특히 우리들은, 우리들 중 누가 가장 잘 알고 있는지를 거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16) 그러나 자유가 전리의 발견 및 문명의 전보에 있어 가장 유효한 수단 이라는 주장은 경험적으로 입증해야 할 명제이다. 자유의 공리주의적인 논증은 필연성이 없으며, 어디까지나 경험적일 뿐이다. 샌들M.Sandel은 이 점을 잘 지적한다. 〈공리주의자들은 때때로 지금 개인의 권리를 존 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용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이유로 개인 권리를 옹호한다. 그러나 이 추론의 근거가 확실치는 않고 우연적일 수 있 다.〉17) 공리주의는 노예제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자유 15) 위의 책, 127쪽. 16) Hayek(l960), 127쪽. 17) M. Sandel ed.( 1984), Liberalism and Its Critics, Blackwell, 2-璃
주의의 불충분한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칸트는 다른 방식으로 자유의 근거를 제시하였다. 그는 도덕의 궁극적 인 기준, 죽 최고의 도덕법칙을 정언명령 categorical imperative이라고 하였는데, 그는 이것을 세 가지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첫째, 도덕법칙은 일관성 있게 보편화가 가능해야 한다.18) 둘째, 〈너의 인격에 있어서의 인간성이든 타인의 인격에 있어서의 인간성이든 이것을 항상 그리고 동 시에 목적으로 대우하고, 결코 수단으로만 대우하지 않도록 행위하라〉.19) 셋째, 〈모든 경우에 너의 격률에 의하여 너가 보편적인 목적의 왕국에서 입법하는 자인 것처럼 행위하라〉20J는 것이다. 칸트는 인간이 자율 의지 를 가진 보편적 입법자이며, 스스로에게 도덕적 의무를 부여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그가 말하는 목적의 왕국은 모든 사람이 타인의 수 단이 아니라 목적 자체로 대우되는 도덕공동체이다.21J 칸트는, 인간은 도덕적 이유에 따라 행위할 수 있고 또한 도덕법칙의 입법자란 의미에서 자유로운 존재라고 파악하였다.22l 그러므로 칸트의 인격 존중의 도덕법칙은 인간의 자유와 자율의 존중을 함의한다.23) 그는 국가 헌법 원리로서 자유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논증하였다. 〈어느 누구 도 다른 사람의 복지에 대한 그 자신의 관념에 따라 나를 행복하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각자는 유효한 일반적 법률의 한계 내에서, 다른 사람들이 여타 모든 사람들의 자유와 조화될 수 있는 유사한 목적 울 추구할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그가 적합하다고 여기는 어떤 방법 으로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24) 칸트는 자율 의지와 이성으로부터 자유의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18) 풀 테일러(김영전 역, 1985), 『윤리학의 기본원리』, 서광사, 125쪽 참조. 19) R. Norman(l983), The Moral Philosophers, Clarendon Press, 102쪽. 20) 위의 책, 102쪽. 21) 폴 데일러(1985), 126-128쪽 참조. 22) 위의 책, 127-128쪽. 23) Norman(i983), 121쪽. 24) I. Kant(l797), uTwo Essays on Right, in E.S. Phelps ed.(1973), Econ-omic Ju.slice, Penguin, 15~.
(2) 경제적 자유주의 경제적 자유주의는 경제적 문제에 있어서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경제철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25) 스미스 이래 현대의 프리드만, 제임스 부캐년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자들은 경제적 영역에서 정부의 간섭이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부의 역할은 법과 질서의 유지, 국 방, 재산권의 보호, 계약의 실행보증 등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5) P. A. Samuelson & W. D. Nordhaus( 1989), Economics, 13th ed., McG-raw-Hill, 976쪽 참조.
고든S.Gordon은 경제적 자유를 디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경제적 자 유는 〈자신의 재산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데 있어서 제약이 없 는 상태〉이며, 〈만일 재산이 실물 및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노동력, 재능, 기술 등의 신체적 자산까지 포함하는 경제적 가치를 가전 모든 것을 의 미한다면, 경제적 자유는 기본적으로 어떤 형태의 재산을 다론 형태로 변환하는, 쌍방의 자발적인 거래에 법적인 혹은 다른 제약 없이 참가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26) 결국 경제적 자유란 한 마디로 제약이 없 는 재산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6) S. Gordon(1980), Welfare, Justice, and Freedom, Columbia University Press, 13짝
개개인들이 자기의 재산으로 자신의 이익과 만족을 추구하도록 방임 하는 경제적 자유는 어떤 근거로 옹호되고 있는가? 첫째, 경제적 자유 그 자체가 중요한 목표라고 주장한다. 프리드만은 그의 『자본주의와 자 유』에서 생산, 분배, 교환, 소비 등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열거한 후 〈분명히, 경제적 자유 그 자체가 전체 자유의 극히 중요한 일부분〉이라 고 주장하였다.27)
27) M. Friedman( 1962a), Capitalism and Freedom, University of Chicago Press, 8-9쪽 참조.
둘째, 경제적 자유는 정치적 자유의 달성에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경제적 자유의 체계가 〈경제력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분리하여 전자가 후자를 상쇄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281 셋째, 경제적 자유는 경제성장과 변화하는 구성원의 선호구조에 대한 경제 조정의 필요조건이라고 한다. 경제적 자유가 개인과 사회의 경제적 후생을 증진하는 결과도 낳는다는 것이다.29)
28) 위의 책, 9쪽. 29) A. Peacock(l987), Economic freedom, The New Palgraue:A dictionary of economics, Vol. 2, Macmillan. 프리드만도 정부간섭이 결코 의도한 결과를 산출 하지 못함을 밝히려고 시도하였다.
경제적 자유를 가장 잘 보장하는 체제는 자유방임적 경쟁자본주의이 다. 이 체제의 근간은 사유재산과 자유시장이다. 자유시장은 쌍방의 자 발적인 교환이 아무런 제약 없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이것을 통해 거래 쌍방이 이득을 본다. 그러므로 자유시장은 자유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효용울 증가시킨다고 한다. 사유재산제는 자원의 보유, 사용, 처분에 관 한 일체의 권리를 개인에게 보장함으로써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뒷받침 하며, 또한 교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국가의 경제적 기능은 사유재산과 시장을 보호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자유방임 시장이 옹호되어 왔지만, 자유시장의 커다 란 난제는 분배면에서 발생하였다. 심각한 분배의 불평등과 빈곤은 자본 주의 경제가 분배적 정의를 위배하고 있다는 비판을 초래하게 되었고, 이에 대항하여 자유주의자들은 자본주의가 자유와 효율뿐 아니라 정의 의 요구도 만족시킨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3)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시장의 소득분배가 정의로운 분배임을 입증하려 고 노력해 왔다. 그들의 논변은 어떤 것인가? 먼저, 현대의 대표적인 자유주의자인 하이에크와 프리드만의 정의론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프리드만은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 룰 정의롭다고 보았다.30) 하이에크는 개인 성취의 가치에 따른 분배를
30) Friedman(l962b), 196쪽 참조.
정의롭다고 주장하였다.31) 이 두 주장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기여에 따른 분배를 정의롭다고 주장한 점에서 동일하다.32’ 그들은 기여라는 정 의의 원리에 근거하여 시장에 의한 소득분배를 정당화하고자 한 것이다.
31 ) Hayek(l960), ggq毛노직은 이것을 〈한 사람의 행위나 타인에 대한 봉사가 갖 는 인지된 가치에 따른 분배〉라고 표현하고 있다. 노직(남경희 역, 1983), 『아나 키에서 유토피아로』, 문학과지성사, 201쪽 참조. 32)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가 시장에서 이루어지려면 시장이 완전해야 한다. 그러나 가치에 따른 분배는 시장이 완전할 필요는 없고 다만 자유시장이기만 하면 된다.
둘째, 제5장에서 살펴본 대로 기여 기준은 재산(물적 재산 및 인적 재 산)의 분배는 이미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프리드만은 이 기준의 문제점을 감지하고 있었다. 자원의 분배가 공정하게 되어 있을 때 이 기준은 합리적이지만, 만일 어떤 사람이 장님으로 태어났다면 그 의 생산성이 낮다고 해서 적게 분배받는 것이 정의로우냐에 대해 프리 드만은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그는 그런 경우에 〈생산에 따른 분배〉의 원리를 사실상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다른 원리를 발견해 내는 것 역시 곤란하다고 토로하고 있다.33) 물적 자원의 분배에 있어서 그들은 자신의 노동과 절약에 의해 축적 한 것에 대한 소유권리를 당연한 것으로 인정한다. 문제는 상속인데 이 들은 상속을 다음과 같이 정당화한다. 첫째, 그의 재산을 마음대로 소비 할 권리가 있다면 자식에게 상속시킬 권리도 있다.34) 둘째, 부모로부터 유용한 재능을 타고날 권리가 있다면 부유한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 울 권리도 있다.35) 셋째, 궁극적으로 상속을 막을 방법은 없으며 상속을 허용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36)
33) Friedman(l962b), 197-198쪽 참조. 34) 위의 책, 198쪽 및 Hayek(l960), 90-91쪽 참조. 35) Hayek(l960), 9~ 및 Friedman(!962a), 164쪽 참조. 36) 하이에크는 상속의 길이 막히면 교육, 지위, 세력 등을 통해 자손에게 상속시키 려 하며 이것은 더 낭비적이고 더 부정의하다고 주장한다. Hayek(l960), 91쪽 및 Friedman( 1962a), 164쪽 참조.
이들은 자연적 재능뿐 아니라 양육과 교육에 의해 배양된 능력에 대 해서도 개인의 소유권리를 인정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출발과 동일한 전망〉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회균등의 요구는 자유의 원리와 근 본적으로 상치된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프리드만은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라는 자본주의 분배 윤리를 정당 화하기도, 거부하기도, 혹은 다른 대안 원리를 정당화하기도 어렵다고 하면서 궁극적인 원리는 자유의 원리라고 하였다끄 죽 그가 최고의 가 치로 간주하는 자유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 이의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경쟁시장의 분배를 공적주의 정의 론 중의 기여 기준으로 정당화하려 했으나 그것이 일관성을 지니지 못 함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그런데 노직은 일관되게 자유 원리에 의해 자유시장의 분배를 정당화 하려고 한 점에서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다. 그 는 자유시장의 소득분배가 대부분 한계생산에 따른 분배라는-정형(定 型)에 부합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것에 부합하지 않는 증여나 상속 그리고 운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분배도 포괄적으로 정당화하고자 하는 소유권리론을 제시하였다. 2 노직의 소유권리론 분배적 정의를 실현한다는 이유로 최소국가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 울 좌철시키기 위해, 노직은 자신의 정의론인 소유권리론entitlement theory울 제시하였다. 그는 정의로운 분배롤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는 소유물에 정당한 권리가 있는 경우〉38)라고 정의한다. 정당한 소유권리는 소유물의 최초 취득에 있어서 올바론 절차와 소유물의 이전 과정의 울 37) Friedman(i962a), I64-16璃참조. 38) R. Nozick(l974), Anarchy, State, and Utopia, Basic Books, Inc., 151쪽.
바론 절차를 따를 때 발생한다. 만일 현실의 분배 상황이 이 두 원리에 의거하지 않았다면, 과거의 불의를 시정하는 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이 세 원리를 좀더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자. (1 ) 취득에 있어서 정의의 원리 이 원리는 아직 소유되지 않은 것들을 최초로 취득할 때 따라야 할 절차적 정의이다. 이 원리에 따라 소유물을 취득한 사람은 그 소유물에 대한 소유권리를 가진다고 노직은 주장한다.)9) 그는 취득에 있어서의 정 의의 원리를 로크의 재산권 이론으로부터 도출하고자 하므로 먼저 로크 의 재산권 이론을 살펴보도록 하자. 로크는 「정 부에 관한 두번째 논문 Second Treatise of Goverrunent」에 서 자연의 공유상태로부터 사유재산이 발생하는 도덕적 근거를 제시하 고 있다. 그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40)
39) 노직 (1983), 193쪽. 40) 이하는 J. Locke( 1970), '1luo 'lrealises of Government, ed. by P. Laslett, Cam-bridge University Press, 303-320쪽, 5장 Of Property 및 존 로크(입성회 역, i981), 『동치론』, 휘문출판사 참조. 그리고 J. P. Christman( 1985), Pro-perty Rights and Economic Justice, Ph. D. Dissertation, University of Ilinois, 2장 참조.
(a) 자연은 신아 인간의 생존과 안락을 위해 공유물로서 부여한 것이다. (Sec. 26) (b) 이 공유물이 모든 공유권자들의 계약이나 동의 없이 사유화될 수 있 는 것은 자연의 공유물에 노동을 혼합함으로써 가능하다. (Sec. 27)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b-1 )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다. (b—2) 따라서, 그의 신체의 노동과 그 손이 하는 일은 마땅히 그의 것이 다. (Sec. 27)
(b-3) 자연에 노동을 혼합하는 것은 그 자신의 어떤 것을 부가한 것이므 로 타인의 공유권을 배제하고 사유화할 수 있게 된다. (Sec. 27) (c) 로크는 재산권의 취득에 중요한 단서를 전제하였다. (c-I)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하고 동일하게 좋은 공유물이 남아 있어야 한다enough and as good left in common for others. (Sec. 27) (c-2) 사물이 손상되기 전에 생활의 편의를 위해 소비될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하여 사유화되어서는 안 된다. (Sec. 31) (d) 토지의 소산뿐만 아니라 토지 자체도 같은 원리에 의해 사유화가 가 능하다. (e) 내구성 물품과 화폐의 통용에 따라 소비한계를 넘는 물품이나 토지를 사유화하는 것이 허용된다. 필요 이상의 물품도 화폐의 형태로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ec. 50) 로크는 자연이 공유물인 근거를 인간의 자연권, 죽 자기보존권과41) 성 경의 계시에서 찾았다.42) 그런데 이 공유상태의 성격이 단순한 무주물 (無主物,unowned)의 상태인지 합동소유joint ownership의 상태인지 분 명하지 않으며, 이 해석의 차이는 재산권 이론에 매우 중요한 결과를 초 래한다.43) 만일 공동소유common ownership의 상태라면 다른 사람들의 동의 없이도 일정한 조건 아래서 사유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합동 소유의 상태라면 다론 사람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사유화가 가능하다. 로크가 자연을 공동소유 상태로 상정한 것은 분명하다. 41) 사람은 한 번 태어나면 자기보존의 권리 a right to their preservation를 가 지므로 생존을 위해 주어전 자연자원에 대해서도 권리를 가진다. J. Locke (1970), .. Second Treatise, Sec. 25 참조. 42) 로크는 성경의 근거를 구약 시편 115편 16절 〈땅을 인생 children of men에게 주셨도다〉라는 구절에서 찾았다. 43) 코헨 G. A. Cohen은 누구도 그것을 소유하지 않는 공동 소유권과 모든 사람이 소유하는 합동 소유권을 구별한다. 그리고 그는 자연상태를 후자로 본다. G. A. Cohen(l985). Nozick on Appropriation, New Left .Reuiew, Mar/Apr, 98-99쪽 참조.
로크는 또한 자기소유권self-ownership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다. 사 람은 자기 신체에 대해서는 공유권이 아니라 배타적인 소유권을 가진다 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노동도 그만의 것이다. 로크는 인간을 사회와 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라기보다 자신에 대해 완전한 권리를 가진 개별 적 존재로 파악하였다.44) 그래서 그는 노동의 결과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고, 공유물은 노동 두입에 의해 사유화가 가능하다고 주장 하였다.
44) 로크 자신도 「두번째 논문」의 Sec. 6에서는 사람을 신의 소유물이며, 신의 작품 이라고 했는데 재산권을 논하는 장에서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인간은 철대적 권리의 소유자라는 사상과 신의 위탁을 받은 청지기라는 사상이 긴장을 보이고 있다. Alan Ryan(1984), Properly and Political Theory, Basil Blackwell, 28-32쪽 참조.
그런데 노동의 결과물에는 순수한 노동의 산물이 아닌 자연자원이 포 함되어 있으므로 공유물인 자연을 사유화하는 데 있어서 로크는 두 가 지 단서를 제시하였다. I) 자연의 혜택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하고 동일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 이 단서는 인구가 자연자원에 비해 희소한 자연상태에서는 그대로 실현될 것이다. 그러나 자연자원이 희소하게 된 단계에서는 글자 그대로 실현될 수가 없다. 그러면 이 단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첫째, 다른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전보다 악화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로크도 당시 미국의 공유상태와 영국의 사유제를 비교하여 영국의 날품팔이가 인디언 추장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5) 노직도 이러한 의미로 해석하는데 이들은 사유화가 자연상태와 비교해 서 어느 누구의 생활수준도 악화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켰으므로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주장은 비교기준을 자연상태로 잡음으로써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이 단서는 로크 의 단서 중 핵심이므로 항을 바꾸어 좀더 논의하기로 한다• 둘째, 이 단서를 개인들의 자연에 대한 평등한 사유화 권리라는 의미
45) Locke(l970), Sec. 41 참조.
로 이해할 수 있다.46) 이렇게 해석하면, 공유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 서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권리가 부여되지 않으므로 단서 위배가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권리 박탈에 대한 만족할 만한 보상이 없다면, 이미 사 유화된 자연물은 공유상태로 되돌아와야 한다. 로크 자신의 말은 상당한 모호성을 남기고 있는데 우리는 둘째 해석에 주목하고자 한다.
46) H. Steiner( 1977), The Natural Right to the Means of Production, The Philosohical Quarterly, 27, Jan., 4~.
2) 생활에 필요한 것 이상으로 취득하여 낭비해서는 안 된다. 화폐가 통용되기 이전에는 저장수단이 없었으므로 사람둘은 필요 이상의 많은 물품을 취득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폐의 유통 이후 화폐라는 부의 저장 수단이 생겼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부도 축적할 수 있게 되어 불평등이 심화된다. 이 불평등은 정당화되는가? 로크는, 화폐의 통용은 사람들의 동의에 의해 가능하고, 따라서 그것에 따론 불평등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는 주장을 펴고 있다.47) 그런데 화폐를 사용한 사람은 그것의 결과로 나 타나는 불평등에 대해서도 동의했다는 로크의 주장은 논리적 바약이다. 불평등은 화폐 사용의 필연적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로크는 자연의 공유상태를 상정하고 자기소유권 가정을 도입하여 사 유재산을 정당화했는데 그의 기본 전제를 받아둘이더라도 그의 두 단서 의 의미가 애매하여 많은 논란의 소지가 되었다.48) 노직은 로크의 노동 혼합에 의한 대상물의 사유화 원리에 대해 회의 를 표시한다. 나의 소유인 노동이 대상물에 침두한다고 해서 그 대상이 왜 나의 것이 되는지 그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49) 그는 노동이 생산한 부가가치에만 소유권리가 있다는 부가가치 재산제에 대해서도 회의를 표한다.SO) 노직은 허비(虛費) 금지의 단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47) Locke(i970), Sec. 50. 48) 위의 책, 105-10~ 참조. 49) 노직은 〈내가 한 깡통의 토마토 주스를 소유하고 있어 그 입자들이 바다 전체 에 골고루 퍼지게 한다면, 나는 이 행위를 통해 바다를 소유하게 되는가. 아니면 어리석게도 나의 토마토 주스를 허비한 것인가〉라는 비유적인 반문으로 노동 혼합 원리에 의문을 표시한다. 노직(1983), 221쪽.
50) 노직은 부가가치 재산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다만 헨리 죠지 H. George와 갇은 반대에 부딪칠 것이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위의 책, 222쪽.
않고,5)) 그의 논의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충분하고 동일하게 좋은 공유 물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단서의 해석에 집중한다. 코헨G.A. Cohen도 노직이 이 단서에 주의를 집중한 것을 옳다고 보고 있다. 사유화에 대한 반대는 사유화의 수단보다는 다론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일 것이 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비록 노동 없이 취득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비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5~)
51 ) 노직은 〈타인들에게도 충분하고 동일하게 좋은 공유물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충족되면 허비 금지의 단서도 충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크는 화폐경 제에서는 이 단서가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위의 책, 222-223쪽 참조` 52) Cohen( 1985), 93쪽 참조.
노직은 이 단서를 〈타인의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한 것〉5))이라고 이해한다. 그는, 과거에 이 단서가 타당한 적이 있었 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이 단서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면, 이는 과거에 타당한 적도 없다〉54)고 공박한다. 그는 그 근거로 과거에 타당했다면, 항구적이고 유증 가능한 재산권이 발생했을 것이라 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 로크의 재산권은 이 단서가 타당한 동안의 조건부 권리이지 결코 절대적 권리 라고 할 수 없다. 로크는 곳곳에서, 정치사회에서는 정부가 소유권을 규 제할 것임을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자연상태의 공유물이 소진되어 로크 의 단서가 더 이상 타당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55)
53) 노직 ( 1983), 222쪽. 54) 위의 책, 223쪽. 55) Locke(l970), Sec. 51에서 〈통치 하에서는 법이 소유권을 규재하고 토지의 소 유는 명문의 여러 법령에 의해 정해진다〉고 쓰고 있다. 그리고 Sec. 3에서도 정 치권력이 재산울 규제하고 보존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스타이너H.Stei
ner(I977)도 로크가 이 입장이라는 데 동의한다. 4옆f 참조.노직에 따르면, 한 사람의 사유화가 다른 사람의 처지를 악화시키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첫번째는 특정의 사유화에 의해 그는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기회를 상실함으로써요, 두번째는 그가 이전에 사유화하 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이 다.〉%) 노직은 두번째만을 배제하는 약한 조건을 취한다. 그래서 노직의 단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이전에 소유되지 않았던 사물에 대한 항 구적이고 유중 가능한 재산권을 정상적으로 발생시키는 과정도, 만약 더 이상 그 사물을 사용할 자유를 갖지 않는 다른 사람들의 처지가 그것으 로 인해 악화된다면, 그런 재산권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다.〉57) 자연의 공유 상태에 비해 어느 누구의 처지도 악화되지 않는다면, 사유화는 정 당화된다는 것이다.58) 이러한 관점에서 사유재산제는 공유상태에 비해 모든 사람들의 처지롤 개선시키므로 정당하다고 주장된다.
56) 노직 (1983), 223쪽. 57) Nozick(J974), 178쪽. 58) 이 해석의 의의에 대해서 스타이너(1977)는 다음과 같이 평한다. 〈이 해석은 노직이 사유화가 가능한 대상물에 대한 정확한 유사성 요구exact similarity requirement를 버리는 것을 허용한다.〉 The Natural Right to the Means of Production, The Philosophical Quarterly, 27(106), Jan., 47-4煙f•
노직의 단서는 로크의 단서를 지나치게 약하게 해석한 것으로 지적된 다. 노직의 단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 과같다. 첫째, 로크는 다론 사람들의 사유화의 기회 상실에 많은 주의를 기울 였으나, 노직은 이것을 완전히 무시하였다• 로크는 그의 단서를 다음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토지의 일부를 개량함으로써 한 필지를 사유 화하는 것이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직도 충분하 고 동일하게 좋은 것들이 남아 있으며, 아직 토지를 분배받지 않은 사람 둘이 다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풍부하기 때문이다―一왜냐하면 다론 사 람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면 그는 전혀 취하지 않은 것이 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론 사람들이 배불리 물을 마셨지만 자기의 갈증을 해소할 강 전체의 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이로 인해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59) 로크는 평등한 사유화의 기회
59) Locke(l970), Sec. 33 : 코헨 G. A. Cohen( 1985)도 이 접을 지적한다. 94쪽 참조.
롤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60)
60) 기바드A. Gibbard(l976)도 로크의 규칙은 〈한 사물의 사유화를 같은 종류의 것 둘이 계속 과잉상태로in superfluity 존재하는 동안에만 정당화한다〉고 해석하였 다. 그리고 희소 상태에서는 다른 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Natu-ral Property Rights, Nous, IO, 84-8璃참조.
둘째, 코헨이 지적하듯이 노직이 사유화의 정당성을 평가하는 유일하 게 가능한 선택적 상황은 공유상태이다. 노직은 그 이의의 다른 대안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61) 코헨은 다른 선택 가능성 울 검토하였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A, B 두 사람이 토지를 공유할 때 두 사람은 각각 m, n 단위의 곡물을 획득하였다. 그런데 A가 토지 전부를 사유화하자, 두 사람은 m+P, n+q 단위를 얻게 되었다(p>q > 0). A의 사유화는 노직의 단서를 충족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B 의 처지는 공유상태보다 나아지게 되었지만, B 자신이 그 토지를 사유 화한다면, B가 m+p 단위, A가 n+q 단위를 얻을 수 있는 선택 대안 이 있다면 B가 선착순 원리를 받아들일 이유가 있는가? 뿐만 아니라 B 의 사유화로 인해 두 사람의 처지가 A가 사유화하는 경우보다 더 개선 될 수 있다면, 노직의 단서는 너무나 약하다는 것이 분명해전다.62) 셋째, 노직은 사유화 이전에는 공유상태였다고 전제하는데, 코헨은 합 동소유 상태일 가능성을 검토한다.63) 이 경우에는 일방적인 사유화가 불 가능하고 모든 사람의 동의에 의해서만 그것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어 느 일방이 사유화하려고 할 때 증가하는 생산물의 분배에 대해 협상할 수 있게 된다.64) 기바드A.Gibbard는, 〈한 개인은 그의 동의에 의해서만 사물을 사용할 권리가 부정된다〉는 〈경성 자유주의 입장hard liber-
61 ) Cohen( 1985), 95쪽. 62) 위의 책, 95-98쪽 참조. 63) 이것은 로크의 생각과는 분명히 다르다. 로크는 자연상태를 공유상태로 보았고 다론 사람들의 동의 없이 사유화가 가능한 근거와 조건을 재시하려고 하였기 때 문이다. Locke(l970), Sec. 25 참조. 64) Cohen( 1985), 98-99쪽.
tarian position〉으로부터 무제약적인 소유권이 정당화되지 않음을 논증 하였다. 그는 모든 사람이 모든 사물을 사용할 평등한 자연적 권리를 가 진다고 가정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다른 사람의 동의가 없는 가운대 토 지를 개간하든가 나무를 베어 목재를 만들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모든 사람이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 배타적 재산권의 이점 때문에 개인에게 완전한 소유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한다면, 생산성 증가분의 분배조건에 대한 교섭이 타결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65) 이러한 합동소유론은 로 크의 견해와는 분명히 다르며 인구가 매우 희소한 자연상태를 생각할 때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65) Gibbard( 1976), 77-82쪽. 기바드는 장애자와 같이 사유화해도 토지를 잘 이용 할 수 없는 사람은 사유제의 대가를 많이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노직의 단서를 받아들일 경우 사유화 행위가 타인의 상태를 악 화시킨다면, 그만큼 보상해야만 사유화가 정당하다. 문제는 〈타인의 상 태 악화의 특정 양식을 명시하는〉 것이다. 노직은 그 예로서, 사막의 유 일한 우물의 사유화 등의 독점화를 들고 있다. 만일 한 사람의 소유권이 노칙의 단서와 충돌하면, 재산의 처분방식과 가격결정에 엄격한 제한이 있게 된다.66) 그러나 아주 혼한 물질로부터 특효약을 발명하는 경우에는 독점적으로 사유화하여 독점가격을 매겨도 단서 위배가 아니라고 한 다.67)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그리고 어떤 형태의 독점적 지위가 단서 위배인지 판별하기는 매우 곤란할 것이다. 그리고 처지의 악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효용이라면 공리주의가 갖는 난점을 피할 수 없다.68)
66) 노직 ( 1983), 226-228쪽 참조. 67) 위의 책, 228-22~두 참조. 68)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결과의 측정, 효용의 가측성과 개인간 비교의 문제 등이다.
노직은 로크 단서를 너무나 약하게 해석하였는데, 그의 의도는 〈시장 체계의 자유로운 운용이 로크적 단서와 충돌하지 않으리라 믿는다〉69)는 결론적인 말 가운데 잘 나타나듯이 절대적 재산권의 정당화에 있지만
69) 노직(1983), 230쪽.
그의 의도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로크 단서의 기본 정신은 〈자연에 대한 평등한 자연적 권리〉이며, 이 정신에 입각하면, 자연자원 의 기여분에 대해서도 평등한 자연권을 갖게 되므로 오히려 현존 재산 권에 대한 규제가 정당화된다.10} 자연이 희소해전 상황에서는 노직이 간 단히 언급하고서 부정해 버린 부가가치 재산제가 로크의 정신에 더 부 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11)
70) 스타이너 H. Steiner( 1977)는 로크의
(2) 이전에 있어서 정의의 원리 어떤 한 소유물에 대한 소유권리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정당한 절차를 거쳐 그것을 취득한 사람은 그것에 대해 소유권리가 있다. 이 정당한 과 정이 바로 이전에 있어서 정의의 원리이다. 정의로운 과정으로 최초에 취득한 사람으로부터 정의로운 단계를 거쳐 이전받는 것은 그 자체도 정의롭다고 한다. 정의로운 이전의 과정이 아무리 반복되어도 발생하는 상황은 정의롭다는 것이다.72) 노직이 생각하는 정의로운 이전의 과정은 자유로운 동의 free consent의 과정이며,?” 여기에는 자발적 교환, 증여,
72) 노직 ( 1983), 193-194쪽 참조. 73) 호크쉴트J.L. Hochschild(l981)는 노직의 절차적 정의론을 자유로운 동의의 철차라고 명명하였다. 76쪽.
상속 등이 포함된다. 그가 자유로운 동의를 정당한 소유물 이전의 필요 충분조건으로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로운 동의는 자유 와 권리의 본질적인 기초이고, 자유와 권리는 사회정의의 기초이다. 둘 째, 사기나 강제가 내포되지 않은 교환은 당사자 모두를 이롭게 한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선택된 교환에 대해 정부가 어떤 정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고 모든 사람들의 최대 행복 달성을 방해한다는 것이다.74) 노직은 자발적 교환이 정의 보전적임을 챔벌린Wilt Chamberlin이라 는 한 인기 농구선수의 예를 들어 보여주려고 한다.75) (당신의 정의관이 무엇이든 그것에 따라) 정의로운 분배상태 D이 실현되었다고 상정한다. 인기 농구선수안 챔벌린은 여러 팀들이 스카우트 경쟁을 벌인 결과 한 구단과 〈매 홈 게임의 경우 매 입장권 가격에서 25센트는 그의 몫〉이라 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 시즌에 100만 명이 홈게임을 관전하여 그는 25만 달러의 수입을 울리게 되었다• 노직은 이 새로운 분배상태 D2도 여전히 정의롭다고 주장한다. 노직이 D2를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D러 정의로우므로 D에서 각자가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관객들 은 자신들의 돈 가운데 25센트를 챔벌린에게 줄 것을 자발적으로 선택 했다는 것이다. D1으로부터 D2로 이행하는 과정에 누구의 권리도 침해 되지 않았으므로 챔벌린이 아무리 높은 소득을 얻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정의롭다는 것이다. 노직의 이 논변은 정당화되는가? 그 대답은 부정적 이다. 첫째, 노직은 D1이 정의로운 상태이므로 D에서 소유하고 있던 재산 울 마음대로 할 권리가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 추 론에는 착오가 있다. D1이 정의로운 상태라고·해서 그 소유물에 절대적 권리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만일 D1이 평등주의 원리에 따른 분배상태 74) Hochschild(l981 ), 76쪽 참조. 75) 노직 (1983), 204-20~ 참조.
라면, 자발적 교환 과정에 의해서든 사후적으로든 다시 평등 분배로 환 원될 것이 요구되고 있으므로 재산권은 절대적이지 않은 것이다. 〈거래 가 전복하는 것은 원래의 정형이지 그것을 지배하는 원리가 아니다.〉76) 노직은 D1을 소유권리론적인 정의 상태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 하면 그 경우에만 재산권의 절대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D1이 평 등 분배일수도 다른 유형일 수도 있다고 하였으므로, 반드시 절대적 재 산권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네이겔T.Nagel이 지적했듯이, 평등 주의적인 분배 아래서 개인들에게 분배되는 것은 절대적 소유권리가 아 니라, 그 정형과 양립되는 한 재산의 자유로운 처분을 허용하면서도, 정 형의 유지를 위한 제도 아래서의 제한된 소유권리인 것이다.77) 그러므로 노직은 논점이 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가정하고 있다.78) 노직은 여하한 정형도 개인들의 자발적 교환행위에 의해 전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그것은 절대적 재산권을 전제할 경우에만 가능하고 이 가정은 D이 어떤 정형일 수도 있다는 그의 전제와 모순되는 것이다.
76) G. A. Cohen( 1977), wRobert Nozick and Wilt Chamberlin: How Patterns Preserve Liberty, Erkenntnis 11, rep. in Arthur & Shaw( 1978), 25~毛
77) T. Nagel( l975), wLibertarianism Without Foundation, The Yal.e Law Journal, 85(1), 147쪽 참조. 78) Cohen(l977), 253쪽.둘째, 자유로운 교환이 항상 정의 보전적인 것은 아니다. 그 이유의 하나는 거래 쌍방이 교환의 이득과 결과를 완전히 알지 못한 채 거래를 한다는 것이다. 코헨은 거래 쌍방에게 〈당신이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았 다면 그것에 동의하였을 것인가?〉를 물어볼 필요가 있고, 그 대답이 부 정적이면 그 결과가 정의롭다고 할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79)
79) 위의 책, 249-25~우.
광고에 의한 세뇌, 우매, 억압적인 분위기, 불완전한 정보 등은 교환의 결과가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만든다. 이 경우 자발적으로 거래에 참여 한 사람도 교환의 결과를 시정하기를 원할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서 죄 수의 딜레마가 보여주는 것처럼 게임의 상황에서 자발적 교환의 결과
는 최적 상태에 이르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유롭게 동의하는 개 인들 사이의 교환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말미암아 집단으로 행동하는 사 회구성원들이 변화시키기를 원하는〉80)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인들은 자동차를 구입하면 편리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동차를 구입 하면 모두가 불편해지므로 집단적인 조정이 필요하게 된다. 자발적 교환 에압 맡겨서는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집단적 결정에 의해 변화시키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노칙이 말하는 자발적 교환이란 타인의 강제나 사기가 없는 자 유로운 교환을 의미한다. 그는 자유를 〈타인에 의한 강제의 부재〉라는 좁은 의미에서만 이해하기 때문에 물질적 궁핍에 의한 강제나 교섭력의 미약으로 인한 선택폭의 축소 등은 강제로 보지 않는다•81) 아사(峨死)냐 시장에서 정해전 조건으로 일할 것이냐의 두 가지 선택밖에 없는 사람 의 경우 노동력 판매를 자발적 교환으로 보는 것은 개인적 자유만을 진 정한 자유로 인정하는 데 기인한다. 넷째, A, B 두 사람의 자발적 교환은 제삼자인 C에게 의부효과를 발 생시킬 수도 있다. 만일 B에게 엄청난 부가 집중되면 B는 힘을 갖게 되 고 다른 사람들의 몫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제삼자의 몫은 불변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다. 〈왜냐하면 한 개인의 실질적인 몫은 그가 가진 것으로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 그것은 그 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몫이 어떻게 분배되어 있는가에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82) 그러므로 관객들과 챔버린 의 자발적 교환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다섯째, 위에 열거한 교환의 문제점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발적 교환의 결과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 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조금도 제 80) Dick( l975), 25~. 81) Cohen(1977), 25~ 참조. 82) 위의 책, 252쪽.
한될 수 없는 것인가? 노직 정의론의 제1원리인 자유의 우선성은 과연 어느 정도의 타당성이 있는가가 면밀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 우선 지적 하고 싶은 것은 개인의 자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것의 중요성에는 차이가 있는데 노직이 생명권과 양심, 종교, 사상의 자유 등의 본질적인 권리와 재산권을 구별 없이 모두 절대적인 권리로 간주하는 것은 너무 나 자의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수많은 결식 아동을 위해 백만장자로 부터 얼마의 세금을 칭수하는 것이 백만장자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침해가 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아동들의 복지와 실질적인 자유의 증대보 다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자유가 매 우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조금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유는 어떤 다른 중요한 가치를 위해서도 전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정 당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된다. 노직은 자발적 교환 이의에 증여와 상속을 정의로운 이전의 절차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과세는 부당하다고 하였다. 그 근거는 재산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리이다. 자신의 재산을 가지고 원하는 대로 할 권리가 있 으므로, 다른 사람이나 자녀들에게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여와 상속 을 규제하는 것은 줄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이고 이것은 부당하다는 것 이다• 노직의 이 주장이 타당하려면 절대적 재산권이 먼저 정당화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이미 절대적 재산권의 근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고찰하 였다. 노직의 자유로운 동의라는 절차 원리의 한계에 대한 호크쉴트의 다음 과 같은 지적은 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잘 말해주고 있다. 자유로운 계약에 의한 교환에 입각한 공동체는 비록 그들의 자원이 노 동력뿐이더라도, 매매계약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자원을 가전 모든 사람을 포함한다. 벤담이 시사하돗이 노예는 공동체로부터 제의된다. 왜냐 하면 그들은 자유롭게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사한 이유로 백치와 어 린이는 완전한 구성원이 아니다.
그러나 노예와 백치 의에도 세뇌, 무지, 우둔, 위협, 경제적 강제, 어떤 분위기 등 자유로운 동의에 대한 보다 미묘한 방해 요인이 있다. 그리고 또 다론 위험성도 있다. 교환할 노동력이 없는 환자나 장애자의 경우는 어 떤가? 궁핍한 노동자와 백만장자인 고용주 사이의 교환이 참으로 공정한 가? 자신을 노예로 팔아도 좋은가? 합의의 결과를 알지 못하고, 또 그 결 과에 대해서까지 동의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가? 합의가 다른 시민 과 후세에 미치는 의도되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경우는 어떤가?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동의하는 개인들 사이의 교환이 여러 가지 이유로 집단적으로 행동히는 사회구성원들이 변경시키기를 원하는 경제구조를 초래할 수도 있다.83) 노직은 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절차만 정당하면 결과는 그 자체로 정의롭다고 주장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정의로운 절차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철차적 정의론은 분배 결과의 정의를 규 정할 수 없다는 전제에 기초하고 있는데 이 전제는 과연 타당한가? (3) 소유물에 있어서 불의의 교정의 원리 소유물에 있어서의 정의는 역사적인 것이다. 어떤 사회의 현실적 상황 이 정의로운가는 실제적인 역사적 과정이 위의 두 원리와 얼마나 일치 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거나, 사취하거나 또는 그들을 노예화하거나, 그들의 생산물을 수탈하거나, 그들이 살고자 하는 대로 살지 못하게 하거나 또는 교환에서의 자유경쟁을 방해한〉84) 적이 있으면 불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의(不義)의 교정(橋正)을 위한 조치가 요구된다. 그러나 아득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점철되어 온 불의의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여 교정할 것인가? 노직은 솔직히 〈나는 83) Hochschild(1981 ), 76-77쪽. 84) 노직 (1983), 194쪽.
이런 문제에 대한 철저한 또는 이론적으로 정교한 논리를 알고 있지 않 다〉85)고 고백한다. 그는 불의가 저질러지지 않았을 경우의 상태에 관한, 최대한으로 정확한 가언적(假言a~. hypothetical) 지식을 이용하여 불의 룰 교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노직은 이 원리를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두고 실은 앞의 두 원리에 의해 대부분의 사유재산이 정당화된다고 보고 있 다. 그러나 이것은 각국의 구체적인 경제사적 지식의 축적과 평가에 의 해서만 판단이 가능하다. 만일 마르크스가 기술한 영국의 원시축적 과정 이 다른 나라에도 유사하다면 현재의 소유물의 분배상태는 대대적인 교 정을 요구할 것인데 노직도 이러한 가능성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죄에 대한 벌로서 사회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 할 수 있지만(인류 역사에서 저질러진) 과거의 불의들은 너무 심각하여 이 를 교정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볼 때는 보다 포괄적인 국가를 필요로 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86) 자유주의적인 정의론에 비추어보아도 현존의 소유권의 분배는 누적되어 온 불의, 죽 약탈, 전쟁, 착취, 사기, 정복 등 의 결과가 상당한 정도로 혼재되어 있을 것이므로 국가에 의한 재분배 적 개입이 요청된다. (4) 소유권리론의 성격과 이에 대한 평가 1) 역사적 원리 노직은 소유권리론의 성격을 역사적 원리로 규정한다. 분배가 정의로 운가는 이 분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87) 과거의 상황이나 과거 행위가 사물에 대한 차별적인 소유권리나 응분의 자격을 창조한다. 그러므로 분배의 단면도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개인들의 소유 85) 위의 책, 195쪽. 86) 위의 책, 289쪽. 87) 위의 책, 196쪽.
권리나 공적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불의하다는 것이다. 반면에 분배가 이루어진 역사적 과정은 전혀 무시하고 종국결과의 분 배구조만을 문제삼는 정의론을 종국결과 원리 혹은 종국상태 원리라고 부른다.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 공리주의, 평등주의, 롤즈의 최소국대화 원리 등인데, 이것들은 분배의 역사적 과정을 묻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 역사적 원리이다. 노직이 비역사적 원리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공리주의와 후생경제학 그리고 롤즈의 정의 론이 개개인의 공적과 권리를 무시한다는 것을 잘 지적했기 때문이다. 노칙은 권리에 입각한 정의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모든 정의론들을 역 사적 원리와 비역사적 원리로 양분하고, 역사적 원리를 또한 정형원리와 비정형원리로 양분하여 비정형 역사원리가 가장 우월하디는· 식으로 논 증해 나가고 있다. 노직이 종국결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역사적 과정만으로 정의를 판단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종국결과 원리의 기본전제인 〈자산 평등주의〉를 부정하는 입 장에 기 인한다.88)
88) 애로우Arrow( 1973)의 용어로 자기 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을 부정하고 모든 자 산울 공유재산으로 보는 견해를 말한다. Arrow(l983), 9~ 참조.
2) 비정형적 원리 소유권리론은 역사적 원리이자 비정형적 원리이다• 역사적 원리는 정 형적 역사원리와 비정형적 역사원리로 나뉘는데, 전자는 도덕적 공과, 기여, 노력 등에 따른 분배 원리이다. 〈분배적 정의의 이론의 과제가 ‘그의 00에 따라서 각자에게'라는 구절의 여백을 메우는 것이라 생 각〉89)하는 원리들이 이에 해당한다. 자유시장에서의 소유물 결정에는 한 계생산성과 같은 정형의 굵은 실가닥이 관통하지만 이것만으로 설명되 지 않는 것들이 있다. 도박, 선물, 기부, 유산 등은 어떤 정형과도 무관 하다. 어떤 정형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자유로운 소유물의 처분 권리, 즉
89) 노직 (1983), 203쪽.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직이 정형원리를 거부하는· 것은 그것이 자유와 상충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소유권리론은 비정형적이다. 〈사람들이 그들의 한계생산물을 받을 때, 도박에서 돈을 딸 때, 배우자 소득의 일부를 받을 때, 재단으로 부터 증여받을 때, 투자 수익을 받을 때, 그들의 찬미자로부터 선물을 받을 때, 그들이 갖고 있는 바를 그대로 소유하고 있을 때, 무엇을 발견 할 때 등의 경우 나타나는 소유물의 집합은 정형적이지 않을 것이다.〉90) 이들 중 상당부분이 정형변수에 의해 설명될 것이지만 선물, 기부, 상속 등은 정형과는 무관하게 발생한다. 소유권리론은 자유 자본주의 사회에 서 이루어지는 정형적, 비정형 분배 상태롤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원리이 다. 자기자신과 재산에 대해 절대적 권리를 가전 개인들이 자유롭게 재 산울 교환하고, 주고, 상속한 결과 나타난 분배 상태는 비정형적이지만, 소유물 취득의 원리와 소유물 이전의 원리에 의해 정당화된다. 그리고 정형원리가 받는 자의 자격에 중점을 두는 반면, 비정형원리는 주는 자 의 권리에 초점을 맞춘다. 요컨대, 노직이 정형원리에 비해 비정형원리가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재산권(자기 소유권 포함)이 다른 어떤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그 의 신념에 기인한 것이다. 3) 자유의 우선성 소유권리론에 따르면, 각 개인은 자연과 타인으로부터 정당하게 획득 한 것에 대해 소유권리를 가지며, 이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어떤 강제도 당해서는 안 된다. 그의 권리 개념은 로크적인 소국적 권리 개념으로서 자신의 생명, 자유, 재산에 대해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를 말하 며, 소극적 자유 개념과 일치한다. 그런데 소극적 자유는 왜 다른 모든 가치보다우선하는가? 노직은 자유의 우선성을 칸트의 도덕철학으로 정당화하고자 한다. 칸 90) Nozick(l974), 157쪽.
트의 정언명령은 〈그대는 그대 자신의 경우에서전, 타인의 경우에서건 간에 어떤 경우든지 인간성을 결코 수단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항상 동 시에 목적으로 대접하라〉는 것이다• 노직은 이것을, 개인의 권리는 권리 침해의 극소화를 위해서라 할지라도 침해될 수 없는 불가침의 권리라고 이해한다. 그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군중이 어떤 범죄에 분노하여 범인을 찾느라 마을을 불태우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 일어났을 때, 무고 한 사람을 처벌함으로써 사태를 전정시킨다면 권리 침해는 최소화될 수 있으나 무고한 사람의 권리가 침해되므로 이것은 용인될 수 없디는-것 O]다.91I 공리주의에서는 개인의 권리가 전체를 위해 희생될 수 있음에 반해 노칙은 권리의 불가침성을 옹호한 면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노직은 생명의 경우에 그러하니 재산의 경우에도 그러하다고 주장하나, 생명권과 재산권의 중요성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자유주의자들은 자유를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 간주하므로 그 중 어느 하나의 자유가 제한되면 그것을 인격의 침해로 보아 전면적으 로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92I 그러나 자유가 모든 가치보다 우선하며 자유는 분리할 수 없는 하나라는 주장의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는못하고있다.
91 ) 노직 (1983), 51-52 참조. 92) B. Hindess( 1987), Freedom, Equality, and the Market, Tavistock Publica-tions, 161쪽 참조 네이겔 Nagel은 살인과 재산의 탈취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 울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Nagel(1975), 141쪽 참조.
그리고 노직 등의 자유주의자들은 타인의 강제로부터의 자유만을 강 조하고 빈곤, 실업 등의 비인격적인 제약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 는 적국적 자유를 무시하고 소국적 자유만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없다. 노직은 보다 큰 사회적 선을 위해서도 자유를 침해할 수 없는 또 다 론 이유를 제시한다. 그것은 사회적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것은 그들 자신의 개인적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뿐이라는 것
이다. 그러므로 노직에 따르면, 〈이들 중 하나를 타인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함은 그를 이용하여 타인들을 이롭게 하는 것일 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9.1) 개인에게는 사회로 환원될 수 없는 개성과 독립성이 있 음을 인정하지만 노직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인 인간관과 사회관을 전 제하고 있다.94) 그의 자유의 우선성은 이러한 특수한 인간관에 기초해 있는 것이다.
93) Nozick(l974), 33쪽. 94) 싱어P.Singer(1978)는 노직의 개인주의적 인간관과 사회관을 비판한다. 그에 대한 반론으로서 마크E.Mack(1978) 참조.
3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론의 한계 (1) 자연적 자산에 대한 소유권리 자유주의자들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신체, 노동과 노동의 산물에 대한 소유권리를 갖는다〉는 로크의 전제를 받아들인다.95) 코헨에 따르면, 〈노직 철학의 근본적 주장은 자기소유권 명제 thesis of self-ownership이 며, 이것은 각자가 자기 자신의 신체와 능력에 대한 도덕적으로 정당한 소유자이며, 그 결과 각지~ 다론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 그것들을 이용 하지 않는 한 그 능력들을 그가 원하는 대로 이용할 (도덕적으로 말해 서) 자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96) 이 명제는 무제한적인 사유재산권 정당화의 핵심적인 전제이다. 그러므로 이 전제가 반박되면 자유주의 자 체가 붕괴된다. 노직은 자기소유권 명제를 롤즈의 〈자연적 자산의 자의 성 >명제를 반박하는 것으로 입증하려고 하였다.971
95) Locke(P. Laslett ed., 1970), Sec. 27 참조. 96) G. A. Cohen(l986), Self-Ownership, World Ownership, and Equality, Part II , Social Philosophy & Policy, Spr, 77쪽. 97) 노직은, 자연적 자산의 분배에 대한 영향은 무효화돼야 한다는 주장의 정립을 위한 논변을 적극적 논변이라고 하고 무효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변을 반박하
는 논변을 소극적 논변이라고 구별하여, 이 두 종류의 논변이 모두 실패했음을 보이고자 하였다. 노직(1983), 270-285쪽 참조.
롤즈가 자기소유권을 부정하는 이유는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지극히 자의적인arbitrary 요인들에 의해 분배가 좌우된다는 것 때문이다.9K) 그 는 사람들의 자연적 자산이 도덕적으로 응당 받을 만한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도덕적으로 자의적인 요인에 의하여 분배가 결정되는 것은 부정 의라고 하였다. 롤즈는 자기소유권을 도덕적 공적 desertw)의 관점에서 비판하였으나 실은 그 자신도 도덕적 공적에 따른 분배를 인정하지 않 는다. 그는 인간의 모든 능력과 노력은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천부적 인 것이므로 도덕적 공적으로 인정될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다.'00) 롤즈가 도덕적 가치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한 〈노력〉마저 도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천부적 능력, 기능skills, 가능한 대안 등에 의 해 결정되는 것으로 본 것은 인간을 결정론적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인 격의 존엄성을 강조하려는 그의 의도와 상충되는 것으로 생각된다.101) 노직은 소극적 논변의 검토에서 자연적 자산에 대한 소유권리를 다음 과 같이 변호한다. 〈개인들의 자연적 자산들이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자의적이건 아니건 간에, 그 개인들은 그들에 대한 소유권리를 지니며, 이로부터 유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그러하다•〉10~) 왜냐하면 도덕적 의의가 있는 어떤 것도 자의적인 것으로부터 유출될 수 없다면, 인간의 존재도 도덕적 의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정자 가운데 어느 것이 난자와 만나는가는 도덕적으로 보아 자의적이라는 것이다.IOJ) 만일
98) 롤즈(1985), 『사회정의론』, 서광사, 93쪽 참조. 99) 철학자들은 〈desert〉를 웅분이라고 번역하기도 하나 이것은 분수에 맞다는· 어 감이 강하므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되어 공적으로 번역한다. 롤즈(1985), 93쪽 참조. 100) J.Rawls(l971), A Theory ofJustice, Harvard University Press, 311-312쪽 참조. IOI) 노칙(1983), 267-268쪽 참조. 102) 위의 책, 282-283쪽 참조. 103) 위의 책, 283쪽 각주 참조.
도덕적인 자격이 없이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권리를 가질 수 없다면 개 인은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권리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생명을 가질 도덕적 자격을 가지기 때문에 태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적 자산은 분명히 도덕적으로 자의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의적이라고 해서 공동자산이라고 할 도덕적 근거는 존재하는가? 그 대답은 부정적이다. 응분의 것이 아니므로 그것에 대해 절대적 권리를 가질 수는 없을지라도 조건부 권리를 가질 수는 있을 것이다. 휠러 3세S.C. Wheelerill는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사용할 수 있 는 권리 인 신체권 body rights을 다음과 같이 도출하려고 하였다.10』) 신 체에 대한 권리는 행위자agent로서 존재하는 권리에 필수적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신체를 움직이고, 사용하고, 변환하는 독점적 권리를 갖 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정당하게 그리고 무방하게 우리 머리를 저녁 식사로 먹어버릴 것이다•〉1051 행위자로서 존재할 권리의 우선성을 인정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신체가 가전 무엇에든지 독점적인 권리를 갖는 것을 함의하는가? 그는 〈행위자의 능력을 감소시키는 것과 그가 전혀 행위자가 아니도록 만드는 것 사이에 선을 그을 수 없다〉고 주장하였 다.1061 사소한 능력의 감소와 존재의 소멸을 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간주 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손가락의 일부가 아니라 그의 재능의 산물이 부분적으로 떼내어지는 경우 그의 행위자로서의 권 리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104) S. C. Wheeler ffi ( l980) , Natural Property Rights as Body Rights, Nous, May, 187-189쪽 참조. 105) 위의 책, 187쪽. 106) 위의 책, 188쪽.
2절에서 자기소유권을 전제할 경우에도 로크의 단서를 올바로 해석한 다면 재산권의 취득에 상당한 제한이 따름을 살펴보았는데, 이 철에서는 자기소유권 전제 자체도 완전히 인정받을 수 없는 전제임을 고찰하였다. 그러므로 자유주의가 정당화하고자 하는 무제한적인 사유재산의 축적은 정당화되지 않는다.
(2) 개인주의적 인간관 노직은 일부의 사람들이 사회 전체의 선을 위해 비용을 부담해서는 안 되는 이유로 사회적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는 것은 자신의 개인적 삶을 영위하는 서로 다른 개인들뿐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하였 다. 이와 같이 자유주의는 개인주의적인 인간관과 사회관에 기초해 있 다.107) 〈개인주의〉라는 말의 뜻은 다양하나, 토크빌은 다음과 같이 정의 하였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독립성과, 사회에 대한 유기적이고 지속적 인 유대의 약화를 의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이다.IOX)
107) 케참R. Ketcham(1987)은 개인주의가 자유주의의 존재 이유라고 한다. Indi-uidualism and Public Li/e, Basil Blackwell, 6~우. 108) De Tocqueville, Democracy in America, in R. Ketcham(1987), 澤에서 재인 용.
개인주의의 본질은 자비, 공동선에 대한 관심, 시민적 덕성 등울 무시 하고 자기이익과 자기 성취의 가치를 중시하는 것이다.'09) 그러므로 개인 주의는, 사회생활의 본질과 목적을 생각함에 있어 개인 그 자체를 자명 한 출발점으로 삼는다. 개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 요하고 편리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어떤 규칙에 따르지만, 사회가 그 이상으로 개인에게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독자적인 생명을 가진 유 기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는 자기의 생존, 성공, 만족에 여념이 없고, 사회는 개인의 권리와 이익에 부수적인 것일 뿐이다.110) 개인주의가 개인을 단지 전체의 구성요소로서만이 아니라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로 파악한 점에서 인간과 사회에 대하여 아주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주의의 싹은 그리스 고전철학과 유대-기독교에서 자라나기 시작하였다. 그리스 고전철학은 인간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폴리스라는 정치 공동체 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기완성이 가능·하다고 보았으나, 동시에
109) 위의 책, 갇은 곳. 110) 위의 책, 10쪽.
존엄하고, 창조적이며, 책임적인 자유인이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부족과 자기자신을 구별하지 못하는 고대적 관습으로부터 개인의식의 싹이 돋 아나게 하였다.” 유대_기독교 전통은 민족, 교회라는 공동체를 중시하 면서도 개개인이 신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불가침의 가치를 지닌 존재 라고 선언하고, 최대의 선은 개인 영혼의 구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인 간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그에 대해 연대적인 책임을 지는 존 재임도 잊지 않았다. 근대에 들어와, 홉스는 인간의 모든 감정과 행동은 삶을 추구하고 죽 음을 피하기 위한 것이며, 이기적이지 않은 행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인간은 삶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끝없이 힘을 추구한다.~I
111) 위의 책, 34-36쪽. 112) E. L. Woodward( 1928), Thomas Hobbes, in H. J. C. Hearnshaw ed., The Social & Political Ideas of Some Great Thinkers of The Sixteenth and Seven-teenth Centuries, Barnes & Noble, Inc., 155-157쪽.
이러한 상태에서는 끊임없는 공포와 죽음의 위험이 존재하므로기 인간 둘은 자신의 생명과 생명보존 수단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사회 를 형성하기로 합의한다는 것이다. 사회나 국가, 도덕, 법 그리고 모든 정치 행위는 자기이익 추구를 위한 것이며 이기주의의 세련된 형태일 뿐이라고 그는 주장한다.IIJ) 홉스는 인간을 극단적으로 반사회적이고 이 기적인 존재라고 보았는데 이 인간본성론은 인간 본성의 한쪽 면만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113) Beck(1979), 30-33쪽 참조.
로크는 자연상태의 인간은 타인의 허가가 필요 없이 자신의 신체와 소유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이며, 자신의 생명, 자유뿐만 아 니라 재산에 대해서도 천부의 자연적 권리를 갖는다고 하였다. 로크의 개인주의 정치이론의 출발점은 〈평등한 자연적 권리〉이다. 신이 어느 누 구에게 특별한 지배권과 주권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모든 인간들은 평 등하고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로크는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할 뿐만 아니라 사교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
연법을 인식할 수 있고, 그것의 준수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은 어떤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가지며, 타인의 동일한 권리 롤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각자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삶을 영위할 자유가 있으며, 정치사회는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는것이다. 이와 같이 개인주의적 인간관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사회성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 한 바와 같이, 인간에게는 자연적으로 사회적 본능도 심겨 있음을 부인 하기 어렵다. 인간이 사회를 떠나서는 완전한 자기실현을 할 수 없는 존 재라면 개인주의는 지나치게 일면적이고 협소한 인간관을 전제하고 있 다 할 것이다•114) (3) 자유 개념의 재검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유주의는 개인적 자유만을 진정한 자유라고 전제한다. 개인적 자유는 〈타인의 강제가 없는〉, 죽 〈타인의 자의적인 의지로부터 독립된 상태〉를 말한다.” 이 자유만이 전정한 자유라는 주 장의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벌린은 「자유의 두 개념」이란 논문에서 자유를 소국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로 구별하였다. 그에 따르면, 소극적 자유는 타인에 의한 강제가 없 음을 말하며, 〈강제는 타인에 의해 미리 계획된 간섭을 의미한다〉.”6) 그 러나 타인에 의한 방해가 없이, 단지 목적을 달성할 능력이 결여된 경우 는 부자유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그의 소극적 자유 개념은 개 인적 자유와 일치한다. 이러한 자유가 모든 사람에게 가장 우선적인 가 치이고 필요한 것인가? 벌린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헐벗고, 못 배우 114) 위의 책, 12쪽 참조. 115) Hayek(1960), 12쪽 참조. 116) Berlin(l969), 122쪽.
고,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에게 정치적 권리 혹은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의 보호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의 조건을 무시하는 것임이 사실이다. 그 둘은 그둘의 자유의 증대를 이해하거나, 이용할 수 있기 전에 의료나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자유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유란 무엇 인가? 자유를 이용할 충분한 조건이 없을 경우 자유의 가치란 무엇인 가?〉117) 자유는 선행적인 조건이 갖추어져 있을 때, 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 벌린은 적극적 자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유라는 단어의 적 극적 의미는 자기자신의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개인의 바람에서 유래한 다. 나는 나의 인생과 결정이 그것이 어떤 종류이든 의부적 요인이 아니 라 나 자신에 의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남이 아닌, 나 자신의 의 지적 행동의 수행자이기를 바란다.〉IIH) 요컨대, 적극적 자유란 자기 지배 이다. 그것은 〈방해물이 무엇이든――자연, 나의 통제되지 않는 정념, 비 합리적인 제도, 대항하는 타인들의 의지나 행동 등의 저항 등-나의 의지에 대한 방해물의 제거〉119)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의부적으로는 기 술의 저발전, 비민주적 제도 등이, 내면적으로는 신경중적인 우유부단, 심리적으로 강제된 욕구, 압박적인 우울-상태, 무지 등이 적극적 자유를 제한한다.l20) 소극적 자유가 권위 자체를 제한하려는 데 반해, 적극적 자 유는 권위를 자신들의 수중에 두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요구로 나타난다. 이러한 적극적 자유는 전정한 자아, 합리적 자아, 고상한 자아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진정한 자아는 개인보다 더 넓은 어떤 것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부족, 안종, 교회, 국가 등이 전정한 자아와 동일시될 수 있다. 그 러므로 때로는 적극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강제될 필요가 생긴다. 벌 린은 적극적 자유가 독재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남용되어 소극적 자유가 말살될 위험성을 지적하였다.12l) II7) 위의 책, 124쪽. 118) 위의 책, 131쪽. II9) 위의 책, 14~우. 120) 로버트 사이몬, 노만 보위(이인탁 역, 1986), 『정치철학 입문』, 서광사, 18~구.
121) 사이몬은 적국적 자유의 개념이 본래 위험한 것이라기보다 그것의 남용이 위험 하다고 보았다. 사이몬, 보위 ( 1986), 18~.
벌린은 인간의 문제에 대한 최종적 해결책이 있디는· 신념이 얼마나 큰 희생을 가져왔는가를 지적하고 가치의 다원성 때문에 선택의 자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 하는 선을 실현하기 위해 강제를 허용하기도 한다. 한 개인이나, 한 국 민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살도록 허용되는 자유의 정도는 평등, 정의, 행복, 안전, 공공질서 등의 많은 다른 가치들과 비교 검토하여 결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벌린은 소극적 자유를 보다 더 중시하면서도 적극적 자 유를 무시하지 않았다.111) 이 양자의 구별이 무의미하다고 본 맥컬럼 G. C. MacCallum, Jr.은 자 유는 항상 하나의 동일한 삼각관계로 표현된다고 하였다. 그 공식은 다 음과 갇댜 〈x는 z를 함에 있어(또는 하지 않거나, 죠i 되거나 되지 않음 에 있어 ) y로부터 자유롭다(혹은 자유롭지 않다).〉11))
122) Berlin(l969), 169-17~ 참조. 123) G. C. MacCallum(l967), Negative and Positive Freedom, Philosophical Review, 76(3), 314쪽.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의 차이는 위 공식의 변수 x, y, z를 채우 는 방식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y에 오직 타 인의 강제만이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으며, 자유를 방해하는 요인에 기 아, 빈곤, 무지, 기회의 결핍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유주의자들 이 오직 소극적 자유만을 절대적 가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측면에 서 보더라도 자의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4) 자유주의 정의론의 제한적 의의 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분배질서를 정당화하려 고 한다. 하이에크와 프리드만은 한계생산력설에 의해 경쟁시장의 분배 를 정당화하려고 했으나 노직은 더 포괄적인 소유권리론에 의해 자유시
장의 분배를 정당화하려고 하였다. 자유시장에서 결정되는 분배는 얼마 든지 불평등할 수 있고 국심한 빈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 유주의는 그런 문제들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자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자유주의자들 은 이타적 동기에 기초한 자발적 재분배만을 긍정하며 정부의 강제적 재분배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의 침해라고 주장한다. 자유주의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권리라고 생각되는 생존권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 점은 자 유주의의 큰 결함으로 보인다. 굶어 죽어가는 사람을 위하여 백만장자에 게 부과하는 사회보장세가 강제노동과 유사하고 권리의 침해가 되는 것 인가?1241 자유주의가 인간의 가장 상식적인 도덕적 판단과 판이한 주장 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그 이유는 자유주의가 소극적 권리 곧 개인적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신봉하고 자유와 양립할 수 없는 다른 모든 가치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소국적 자유가 중요한 가치임을 인정한다 할지라도 왜 적극적 자유와 권리는 무시되어야 하는지 자유주의는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하지 못 한다.1251 대표적 자유주의자인 노칙은 〈개인은 어떤 불가침의 권리를 가 지고 있다는 논증되지 않는 전제로부터 시작하고 있다〉.1261 그는 이 전 제를 로크의 자연권론으로부터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자연권은 직 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더 아상 합리적으로 논증될 수 없는 전제일 뿐이다. 여하튼 노직은 로크와 같이 자기소유권과 자연의 공유권을 전제 로 하여 로크의 단서를 충족시키는 절차에 의해 취득한 재산에 대하여 철대적 권리를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고찰한 바대로 로크의 단서를 124) 노직(1983), 214쪽. 125) 노직은 로크와 갇이 〈생명, 자유, 재산〉에 대한 자연적 권리를 상정했으나, 쉐플 러 Samuel Scheffler(1981 )는 〈모든 사람은 인간답고 자기 완성 적 인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모든 분배 가능한 재화의 충분한 몫에 대하여 자연권을 가전다〉고 상 정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Natural Rights, Equality, and the Mini-ma! State, in J. Paul ed. (1981) , Reading Nozick, 153-15쩍 126) Nagej(l975), 138쪽.
제대로 해석한다면 노직이 정당화한 재산권의 많은 부분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올바로 해석된 로크의 단서는 자연이 다시 공유물로 돌아울 것 을 요구하며 이것은 헨리 조지의 토지가치세제(土地價値稅制)와 상통한 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자기소유권도 절대적 권리라기보다는 조건부 권리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재산권이 절대적 권리라는 노직의 주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따라서 재분배를 위한 과세는 강제요 권리침해라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롤즈를 비롯한 평등주의자들은 자유주의적 정의를 부정의라고 규정한 다. 롤즈에 의하면 자연적 • 사회적 우연에 의해 분배 상태가 좌우되는 자연적 자유의 체계는 부정의하다.127) 어느 누구도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 거나 부찻집에 태어날 도덕적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롤즈 는 자기소유권과 노직적인 철대적 재산권을 부정한다. 오히려 그는 자연 적 재능과 재산에 대한 평등한 자연권이 모두에게 부여되어 있다고 전 제한다. 노직과 롤즈는, 일종의 자연권을 전제하고 있는 점에서는 같으 나, 노직은 배타적인 자기소유권과 그것으로부터 결과되는 재산권의 절 대성을 상정하는 데 반해 롤즈는 재능과 재산에 대한 평등한 자연권을 상정하는 점에서 다른 것이다. 우리에게는 어떤 자연권이 주어져 있는 것안가? 노직의 자연권인가, 롤즈의 자연권인가? 이것은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된다. 자유주의가 자유라는 가치를 그토록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인간을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존재로 보는 인간관에 기인한 것이므로 개인주의적 인간관의 타당성을 인간의 공동 체성에 비추어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룰 토대로 다른 가치에 비 해 자유의 가치를 얼마만큼 중시할 것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가 최고의 가치라는 주장은 정당화하기 어려우나 개인의 존엄성 과 자유를 확보한 측면에서 자유주의의 공헌이 지대함을 부인할 수 없 울 것이다. 그러므로 자유라는 가치는 될 수 있는 한 보호할 필요가 있 다. 그리고 자유로운 경쟁시장은 효율성 및 기여원리와 일반적으로 부합 l27) 롤즈(1985), 92-93쪽.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도 경제적 자유의 가치는 가능한 한 존중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노직의 정의론이 모든 자본주의 사회 의 현존 재산권을 다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직은 불의 교정의 원리에 따라 역사적으로 약탈, 사기, 절도, 부정, 정경유착 등에 의한 방법으로 형성된 사유재산권은 시정되어야 하며 그것을 위한 정부 의 개입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 나라의 분배의 정의를 판단하기 위해 서는 그 나라의 자본축적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적 분석이 요구되 는 것이다. 자유주의 정의론은 비록 불완전하지만 어느 정도 불의의 시 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득권의 보호와는 다른 것이다.
제 7장 마르크스의 분배적 정의론 19세기의 사회주의자들은 공통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부정의 롤 비판하였으나 이들이 제시한 분배 원칙은 다양하다• 이들 가운대는 사유재산제 자체를 비판한 사람들도 있었고 재산의 불평등을 비판한 사 람들도 있었으며, 소득분배에 있어서도 〈완전평등분배〉(버나드 쇼), 〈노 동기여에 따른 분배〉(생시몽, 프루동), 〈필요에 따른 분배〉(루이 블랑) 등으로 주장이 상이하였다.” 이들을 모두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이라고 비 판한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사유재산의 전면적 폐지와 〈노동기여에 따라 서〉(사회주의 단계),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공산주의 단계) 소득을 분 배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 장에서는 많은 사회주의자들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마르크스에 국한하여 그 정의관을 고찰하기로 한다. I) 강재윤(1985), 『사회윤리와 이데올로기』, 서광사, 13, I羽},Kolakowski(1978), Vol. I, 10장 및 Bowie(l971), 77-83쪽 참조.
1 마르크스와 윤리학 (1 ) 마르크스 윤리학의 존재 여부 마르크스의 체계에 과연 윤리학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 이유는 그의 저작의 여러 곳에서 도덕에 대해 독립적인 지위 를 부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는 현실의 활동하는 인간으로부터, 그리고 인간의 현실적 생활 과정이라는 토대 위 에서 출발하여, 그 생활 과정의 이데올로기적 반영과 반사들을 설명한 다. …… 이리하여 도덕, 종교, 형이상학과 그밖의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 것들에 대응하는 여러 가지 의식 형태들은 더 이상 자립적인 모습을 가 질 수 없다 ...… · 의식이 생활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의식을 규정한다.〉2) 도덕이란 현실의 반영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카멘카는 마르크스의 이러한 입장을 다음과 같이 이해하였다. 〈보편적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고, 단지 특정한 사회계급에 속한 특정한 인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도덕이란 것은 있을 수 없고, 다만 특정 계급의 특정한 이익과 요구, 상황을 반영하는, 그리고 개개의 계급들이 충돌함에 따라 그것 역시 충돌하는 특수한 도덕 체계만이 있을 뿐이다.〉3) 마르크스에게 이러한 허무주의 혹은 도덕적 상대주의의 요소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없는것같다.
2) 마르크스, 엥겔스(박재희 역, 1988), 『독일 이데올로기 I 』,청년사, 48-49쪽. 3) 카멘카(이재현 역, 1984), r마르크시즘과 윤리학』, 새발, 2~.
그러나 그는 초기 저작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비인간화에 대한 도 덕적 분노를 명백히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이 계급을 〈철두철미하게 사슬 에 묶인 계급〉, 〈인간성이 완전히 상실된〉 계급으로 표현하고 이 계급의 해방이 인간성의 완전한 회복이라고 하였다.4) 그가 인간본질의 실현 혹
4) Marx, Early Thxts, 맥렐런(1982), 『칼 마르크스의 사상』, 민음사, 59쪽에서 재 인용.
은 자유의 실현을 최상의 도덕적 가치로 인정한 것은 사실이다.”
5) Marx, Free Press, Marx Engels Collected Works, P.J. Kain( 1988), Marx and Ethics, Clarendon Press, 21쪽.
마르크스의 도덕에 대한 상반되는 듯한 두 주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 인가? 케 인 P. J. Kain은 초기 의 인본주의와 후기 의 사적 유물론을 어떻게 연관지을 것인가에 대한 기존 연구를 다음의 세 가지 입장으로 정리하였다•~) 첫째, 마르크스의 사상에 본질적인 통일성이 존재한다고 보는 입장이 있다. 이것은 초기의 인본주의가 후기 저작에도 그대로 깔려 있다는 입 장이다. 둘째, 이와는 정반대로 마르크스의 사상에 단절이 존재한다고 보는 입 장이다. 초기의 인본주의적 마르크스를 거부하고 후기의 과학적 마르크 스가 전정한 마르크스라고 간주하는 알뛰세르가 대표적인 학자이다. 셋째, 마르크스의 사상에 근본적 모순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입 장에 서 있는 굴드너 Gouldner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과학적 마르크 스주의는 객관적 조건, 맹목적인 비인격적 법칙 그리고 결정론을 강조하 고, 비판적 마르크스주의는 의도적인 행동, 자발성 그리고 자유를 강조 한다.〉7)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벤담이 영국의 소시민을 정상적인 인간 과 동일시한 것을 비판하면서 〈우리가 이 공리주의를 인간에게 적용하 야·…· 공리주의의 관점에서 판단하려고 하면, 우리는 우선 인간의 본성 일반을 알아야 하며, 그 다음에는 이 인간의 본성이 각각의 역사적 시대 에 어떻게 변하되는지를 알아야 한다〉8)고 주장하였다. 여기에서 그는 일 반적인 인간 본성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마르크스가 후기에는 사적 유물론으로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본성 관념의 정당성을 명백히 받아들이고 있다〉9)는 맥머트라이의 주장
6) 위의 책, 1-3쪽. 7) 위의 책, 2쪽. 8) 마르크스(김수행 역, 1989), 『자본론』 I 下,비봉출판사, 771쪽.
9) J. McMurtry(l978), 霞Structure of Marx's World-View, Princeton Uni-versity Press, 22-38쪽.
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마르크스는 후기 저작에서도 소의론을 계속 사 용하고 있는데 소의 개념은 인간 본성을 전제한다는 점과IOI 그가 후기 저작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착취도 소의 문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 는 점 등을 미루어볼 때 초기의 인본주의가 후기 저작에도 계속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10) A. Buchanan(1982), Marx and Justice, Rowman & Allanheld, 14-15쪽 참조.
후기의 마르크스는 단지 자본주의의 멸망과 공산주의의 도래를 예측 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열렬히 환영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 각된다. 필연적으로 도래할 사실에 대해 그토록 기대하고 자본주의의 모 순을 그토록 애써서 분석할 이유가 있었겠는가?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 보다 공산주의가 더 우월한 체제라고 판단하는 도덕적 근거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마르크스의 사회과학적 예측이 빗나간 오늘의 시점에서 그를 순수한 사회과학자로만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할 것이다. 마르 크스는 역사법칙을 발견하려고 했울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비윤리성 도 비판했다고 생각된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한 도덕적 기준 은 무엇이었는가? 자본주의 사회의 분배의 부정의도 그 가운데 하나겠 지만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기준이 있다. 그것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소 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II) 이 입장은 Norman(l983), Buchanan(l982), 유전 카멘카(l984) 등을 따른 것 이다. Norman(l983), 180-201쪽, 카멘카(l984), 73-94쪽 참조.
(2) 마르크스의 윤리 : 자기실현의 윤리 노만R.Norman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마르크스는 풀라돈, 아리스토 텔레스, 칸트, 밀, 헤겔 등과 같이 〈자기실현의 윤리학〉의 입장에 서 있 다.12) 자기실현이란 독특하게 인간적인 능력이 완전히 실현되는 것으로
12) Norman(l983), l緖참조.
서 인간에게 있어서 최선의 삶을 말한다. 마르크스는 노동을 통하여 자 기실현이 가능해전다고 보았는데,l” 그에게 있어서 자기실현은 〈인간이 자신의 일을 통하여 스스로를 대상화하는objectify themselves 과정이며, 인간이 자신을 인간으로 확인하는 것은 세계에 대한 노동, 즉 생산적 활 동을 통해서이다〉.14) 그는 자기실현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소의 상태 라고 하였으며 『경제학-철학 수고』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노동의 소의를 다음의 네 가지로 구별하였다.15)
13) Marx( 1844), Economic and Philosophical Manuscripts, in R. C. Tucker ed. (1972), Marx-Engels Reader, 76쪽 참조. 14) Norman(l983), 174쪽. 15) 마르크스(김태경 역, 1987), 『경제학철학 수고』, 이론과 실천 및 Norman (1983), 175-I76쪽 참조.
첫째, 노동자는 그의 생산물로부터 소의된다. 생산물로부터의 노동자 의 소의는 〈그의 노동이 대상, 즉 의적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 만 아니라 생산물이 노동자와는 독립적으로, 그리고 노동자 바깥에 낯설 게 존재하며, 독립적인 힘으로 그에게 대항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다시 말하면, 노동자가 대상에 부여한 생명이 그에게 적대적이고 낯 설게 대립한다〉.16) 생산물은 노동이 대상화된 것임에도 노동자에게 귀속 되지 않으며 노동자와 대립한다는 것이다.
16) K. Marx(l844), Economic and Philosophical Manuscripts, in Early Writings, 324쪽.
둘째, 노동자는 그 자신의 생산활동으로부터 소의된다. 노동자는· 자신 의 활동에 대해서 어떤 통제력도 갖지 못하며, 그에게 지시된 것을 할 뿐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통해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 고 부정하게 되며,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비참함을 느끼며, 자유로운 육 체적 • 정신적 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하고, 자신의 신체를 억압하고 정신 울 황폐화한다〉.17) 그러므로 노동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고 강제된 노동 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기 소의이다.
17) 위의 책, 326쪽. 번역에 있어 김태경 역(1987), 『경제학-철학 수고』를 참조하 였음을밝혀 둔다.
셋째, 노동자는 그의 종적 존재 species-being로부터 소의된다. 종적 존 재란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독특하게 인간적인 특성을 가진 존재를 말 한다. 종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자유롭고, 의식적이며 conscious, 사교적이 며, 창조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고 다방면의 능력을 지닌다.18) 자본주 의하의 소의된 노동은 이러한 인간 본질을 실현하지 못하고 단지 생존 의 수단으로 전락한다.
18) Buchanan(l982), 17쪽 및 B. Oilman(1976), Alien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82一84쪽 참조.
넷째, 노동자는 다른 인간들로부터 소의된다. 〈노동의 생산물이 노동 자에게 속하지 않고 노동자에 대해 낯선 힘으로서 그와 대립한다면, 이 것은 노동생산물이 노동자가 아닌 다른 어떤 사람에게 귀속되기 때문이 다. …… 인간이 자기 자신의 활동을 자신으로부터 소의시키듯이, 낯선 사람을 위해 자신에게 속하지 않는 활동을 떠맡는다.〉19) 노동자와 노동 의 생산물을 수취하는 자본가는 서로 소의된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와 자본가의 관계는 적대적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 사이의 관계 도 소의되는데 그것은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고용과 승전을 위한 경쟁 때문이다.20) 이와 같이 마르크스는 노동의 소의를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 으로 지적하였다. 마르크스의 소의 개념에는 그의 독특한 인간관이 전제 되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3절에서 상술하기로 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이러한 노동소의는 사유재산과 임금노동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생산수단의 사유가 철폐되는 공산주의에서만 극복된 다. 〈공산주의 사회는 생산활동이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그 자체 를 위하여 이루어지고, 조화로운 사회적 관계가 인간들의 모든 방면에서 발전되고 인격의 가장 완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사회〉라고 묘사된다.21)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한 가장 큰 이유는 노동소의인데 자본주
19) 마르크스(1987), 6옆毛 20) Olhnan( 1976), 149쪽 참조. 21) Buchanan( l982), 22쪽.
의에서의 분배의 부정의도 다른 중요한 이유인가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홍미 있는 논쟁이 전개되어 왔다. 2 마르크스의 분배적 정의론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한 도덕적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위 에서 말한 노동소의, 다시 말하면 자기실현-자유, 공동체성, 창조성 등의 인간본질의 실현-의 불가능성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자본주의 의 부정의에 대해서도 비판했는가에 대하여 상반된 입장이 존재한다.22)
22) S. Lukes( 1985), Marxism and Morality, Oxford University Press, 48-5뚝 루크스는 첫째, 둘째 입장 이의에 아래의 두 입장도 제시한다. 죽, 셋째, 〈마르 크스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정의롭기도 하고 부정의하기도 하다〉(G. Young). 영은 교환 영역에서는 정의로우나 생산 영역에서는 부정의하다고 주장 한다. 넷째, 〈마르크스는 그 관계가 정의롭지도 부정의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R. Miller). 정의 개념은 소용없고 오히려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밀러는 주장한 다. 세번째, 네번째는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생략한다.
첫째, 〈마르크스는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관계가 정의롭다고 생각했 다〉는 견해, 죽 이 입장은 터커 R. Tucker와 우드A. Wood 등이 취하는 입장이다. 우드에 따르면, 직관적으로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부정의 를 비판한 것으로 생각되나, 그의 저작의 어디에도 〈자본주의가 부정의 하다거나 불공정하다는 명백한 주장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뿌 우드 논 그 근거의 하나로 『자본론』 1권의 한 절을 인용한다. 〈노동력의 1일 간 사용에 의하여 창조되는 가치가 그 자신의 1일분 가치의 2배가 된다 는 사정은 물론 구매자에게는 특별한 행운이기는 하지만 결코 판매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는 것은 아니다.〉24) 노동자는 자본가를· 위해 잉여가치를 생산하지만 노동자는 노동력의 가치만큼 지불받기 때문에 자본가와 노
23) A. Wood(l972), The Marxian Critique of Justice,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Spr., 244쪽. 24) 마르크스(1989), 248쪽 및 Wood(l972), 263쪽 참조.
동자의 교환은 부정의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각 생산양식에 부합하는 법적 관계는 정당하다고 한다.25) 우드는 자본가의 착취는 〈임금노동자를· 소의시키고, 비인간화하고, 타락시키지만,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며, 잘못된 점이나 부정의한 접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였다.26)
25) 마르크스는 Capital, Vol. 血(334쪽)에서 〈그것이 생산양식과 모순될 때마다 그 것은 부정의하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토대 위의 노예제는 부정의하다〉고 하였다. 26) Wood(i972), Lukes(i985), 5~에서 재인용.
둘째, 〈마르크스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부정의하다고 생각했다〉 는 견해, 죽 이 견해는 코헨 G. A. Cohen( l981 ), 로머 J. Roemer( 1982, 1988), 후사미 Z. I. Husami( l978), 엘스터 J. Elster( 1985) 등이 취하는 입 장이다• 후사미는 첫번째 입장을 명백히 거부한다. 그는 터커와 우드가 마르크스의 풍자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바판한다. 마르크스는 여러 곳에 서 착취를 〈절도〉, 〈약탈〉, 〈탈취〉 등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후사미에 의하면,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공산주의 이전의 체제를 공산사회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계급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立 마르크스가 제 시한 분배적 정의의 원리는 「고타강령 비판」에서 제시한 〈노동 기여에 따른 분배원리〉와 〈필요에 따른 분배원리〉이다. 마르크스의 저작에는 위의 두 해석을 모두 뒷받침하는 상반된 듯한 부분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사적 유물론의 입장을 표현하 는 것으로서 분배원리가 생산양식과 일치하면 정의롭다는 것이다• 반면 에 후자는 그의 휴머니즘적 입장을 표현하고 있다. 로머는 상반되는 두 입장울 다음과 감이 조화시키려고 하였다. 즉 공산주의 이전의 모든 생 산양식에는 착취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분명히 부정의하다. 그렇지만 한 생산양식이 생산력의 발전을 위해 순기능을 하는 동안에는 사회적으로 필요한 악이라는 것이다.28)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마르크스에게서 상 대주의적이 아닌 정의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7) Husami(l978), 35쪽. 28) J. Roemer(i988), Free 7b Lose, Harvard University Press, 44-4쪽 참조.
(l ) 착취 마르크스의 경제학 체계의 기초인 노동가치론의 핵심 중의 하나는 노 동이 이윤의 유일한 원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29) 이것은 단지 실증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의 노동착취는 정의에 위배된다는 윤리 적 비난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JO)
29) M. Morishima(l973), Marx's Economics, 조연상 편역(1984), 『가치논쟁사』, 나남, 275쪽 참조. 30) J. Elster(l985), Making Sense of Marx, Cambridge University Press, 167 쪽. 그리고 로머(1988)는 어떤 경제체제에 대한 인민의 지지와 반대의 근원은 정의에 대한 관념이라고 생각하며 착취가 바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부정의를 비 판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3-4쪽 참조.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자본가의 노동착취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 댜 노동자의 노동일 중 몇 시간(예컨대 @]간)은 노동자의 임금재를 생 산하는 시간으로서 〈필요노동시간〉이라고 한다. 그것을 초과하는 노동 시간이 〈잉여노동시간〉으로서 자본가를 위해서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시 간이다. 노동자는 노동력의 가치 이상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그러므로 자본가가 수취하는 이윤의 유일한 원천이 바로 잉여가치이고, 잉여가치 는 잉여노동의 응결체이므로 자본가는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는 것이 다.31)
31 ) Marx, Capital, Vol. I , trans. by S. Moore and E. Eveling( 1967), Inter-national Publishers, 217쪽 참조.
이 착취론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실증적인 측면에서 이윤의 원천이 자본가의 대인(待忍)이나 위험부담 혹은 기업가적 재능 등이 아 니고 잉여노동이라는 것을 해명했다는 점이다. 둘째, 규범적인 면에서 이러한 노동착취는 잘못이며 부정의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로 다룰 것 은 후자의 측면이므로 전자에 대해서는 약간의 언급으로 그치고자 한다. 마르크스는 살아 있는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하고 과거 노동은 생산물 에 그대로 이전된다고 전제한다. 그렇다면 이윤의 원천은 잉여노동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논법은 증명이 아니다. 이미 전제 속에 결론이 내
포되어 있기 때문이다모 왜냐하면 (살아 있는)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 다면(전제), 잉여가치도 노동에 의해 창출되며, 이윤의 원천은 잉여가치 일 수밖에 없다는 논증 전체는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전제의 논 리적 연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기본 전제는 마르크스의 가치에 대 한 정의이며 그의 신념의 표현일 뿐이다.
32) 로빈슨과 이트웰은, 마르크스는 상품의 교환가치가 그 생산에 소요된 노동시간 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생각을 고전파 이론에서 채택하여, 그것을 노동만이 가치 를 생산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였으며, 이 주장은 형이상학적인 것이라고 하였다. 주종환 역 (1981 ), 36-37쪽 참조. 그리고 L. Kolakowski{ 1978), Main Currents of Marxism, Vol. I , Clarendon Press, 329-33~ 참조.
최근에 로머는 마르크스의 〈이윤의 유일한 원천은 노동력〉이라는· 주 장이 오류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저서를 출판하였다• 시장에서의 등가교 환 과정에서 잉여가치가 창출되는 것은 그 자신의 가치보다 더 많은 가 치를 창출하는 특이한 상품, 즉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존재하기 때문이라 고 마르크스는 주장하였다. 이러한 마르크스의 생각은 모리시마M.Morishima에 의해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로 정식화되었는데, 그것은 양의 이윤율이 존재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노동착취가 존재하는 것이라는 명제이다.JJ) 이것이 착취이론의 확실한 증명으로 간주되었으나, 로머는 노동력만이 착취될 성질을 지닌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예컨대 곡물을 가치척도재numeraire로 채택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1단위의 곡물을 생산하는 데 1단위 미만의 곡물이 투입된다면, 곡물도 역시 착취 가능한 속성을 가지며, 이것은 이윤이 존재할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는 어떤 상 품이든지 가치척도재로 사용될 때 착취 가능 속성을 지닌다면 이윤은 존재한다는 〈상품 착취의 일반정리 Generalized Commodity Exploita-tion Theorem〉를 증명하고 나서, 〈마르크스가 이윤의 유일한 원천을 노 동력의 착취에서 발견했던 것은 잘못이었다〉고 단언하였다.34) 이 의에도 착취론에 대한 비판이 다양하게 존재하며, 다른 한편으로
33) Morishima(1973) 및 Roemer{l988), 52-54쪽. 34) Roemer{ 1988), 53-54쪽.
그것을 옹호하는 노력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의 주된 관심은 착취 론의 규범적 측면에 있으므로, 마르크스가 이윤의 유일한 원천이 잉여노 동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는 선에서 그치기로 한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착취는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수취하는 것이다. 그 가 착취를 부정의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노동자가 잉여가치를 창출하 기 때문에 노동자만이 잉여가치를 전유할 권리가 있다고 보는 데 있다. 앞에서 본 대로,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사실이라기보다 하나 의 정의에 불과하며 또한 이윤의 유일한 원천이 노동이라는 명제가 반 증되었기 때문에 노동자만이 잉여가치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는 규범 적 주장은 일반적인 타당성을 가질 수 없다. 보다 더 근본적인 점에서 착취는 생산수단의 불평등한 사적 소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착취 의 부정의성이 입증되려면 생산수단에 대하여 모든 구성원이 평등한 소 유권리를 갖는다는 것이 먼저 논증되어야 한다. 이 측면을 깊이 고찰한 로머의 견해롤 더 자세히 살펴보자. 마르크스의 착취론은 노동가치설에 기초하고 있어서 노동가치설이 거 부되면 더 이상 성립될 수 없다. 로머는 노동가치설이 아니라 신고전파 적인 이론에 기초한 착취론을 전개하였다.35)
35) J. Roemer( 1982a), Property Relations vs. Surplus Value in Marxian Ex-ploitation,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Fall, Roemer(i982b), A General Theory of Exploita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및 Roemer(1988) 참조. 여 기서 신고전파이론이란 각 경제주체의 합리적 선택을 기본전제로 삼는 것을 말 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규범적 의미가 탈색된 기술적 techinical 착취 개념 을 제시하였다. 〈한 경제에서 어떤 사람들은 그들의 소비재를 벌기 위해 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이상을 일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보다 덜 일한다면 착취가 존재한다고 일컬어진다.〉36) 착취는 생산수단이 소수 에게 집중되어 있고 노동자와 자본가가 노동력을 팔고 사는 것이 서로 에게 유리하여 교환이 이루어질 경우에 발생한다끄 이러한 착취는 그
36) Roemer( 1988), 20쪽.
37) 노동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자본시장만 존재하거나, 두 시장 모두 존재하지 않고 생산물시장만 존재하는 경우에도 착취는 존재한다. 위의 책, 7장 및 Roemer (1983), wAre Socialist Ethic Consistent with Effiency? 참조.
자체만으로는 정당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착취의 원인이 정당한가를 살펴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 착취의 원인은 노동에 비해 생산수단이 희 소한 것과 생산수단의 소유권이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착취의 부정의성은 생산수단 소유권 분배의 불평등이 정의로 운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38) 생산수단의 불평등한 초기 분배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도덕 적 평가는 어떠한가? 로머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원인을 지적하였다. 첫째, 강도와 약탈, 죽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의 「소위 원시적 축적」 이란 장에서 영국에서의 부의 집중은 종획운동과 여러 가지 형태의 약탈 울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다.39) 만일 그렇다면 그 이후의 착취는 부정의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40) 둘째, 시간 선호의 차이, 죽 장래 소비보다 현재 소비를 얼마나 더 선호하는가에 따 라 각자의 저축률이 달라지며, 그 결과 부의 분배가 달라진다. 셋째, 기 업가적 능력의 차이, 넷째, 위험부담 성향의 차이, 다섯째, 운luck, 즉 이 것은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전혀 기대되지 않은 결 과를말한다.
38) Roemer(l988), 57쪽. 39) Marx, Capital, Vol. I , Part 8 wThe So-called Primitive Accumulation 및 Roemer(1988), 58쪽 참조. 40) 로머는 〈자본주의의 역사는 명백히 비윤리적 인 수단에 의한 부의 축적의 예로 가득 차 있으며, 따라서 이런 아유로 현재의 부의 분배를 정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주장한다. Roemer(l988), 5~.
로머는 시간선호, 기업가적 능력, 위험부담 등의 차이는 유전적 요인 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초기의 부의 불평등의 정당한 원 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운은 도덕적 관점에서는 임의적 이므로 역시 부의 불평등의 정당한 원인이 될 수 없다고 한다• 로머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지는 않고 그의 입장을 간략하게
밝히는 데 그치고 있다. 마르크스는 원시축적이 약탈이라는 수단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보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과 도동착취를 전적으로 불의한 것으로 단죄하였다. 로머는 착취의 부당성을 신고전파의 생산 및 교환이론과 도덕철학을 이 용하여 논증하였다. 결국 착취에 대한 도덕적 판단은 단순한 노동착취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수단 소유의 불평등 요인의 정당성에 대한 정치철학 적 판단의 문제로 귀결된다. (2) 노동기여 원리 마르크스는 「고타강령 비판」에서 공산주의 초기단계의 분배적 정의의 원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각 생산자는· (사회적 기금을 위해서 그의 노동을 일부 공제한 뒤) 그가 사회에 제공한 노동량에 대한 증서를 받고, 이 증서에 따라 소비재의 사회적 저장분 중에서 같은 양의 노동이 드는 만큼만 돌려받는다. 그는 사회에 준 만큼의 노동량을 다른 형태로 돌려받는 것이다.〉41)
41) 마르크스(김재기 역, 1988), 「고타강령 비판」. 『마르크스-엥겔스 저작선』· 거름, 172쪽 및 D. McLellan ed.( 1977), Karl Marx : Selected Writings, Princeton University Press, 564-57~우
〈노동기여에 따른 분배〉란 사유재산제가 폐지되어 생산수단이 사회적 소유로 되고 사회적 총소득(일정한 공제 후42))은 노동기여에 비례하여 분배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초기 공산주의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로부 터 방금 생겨난 사회이므로 모든 면에서, 즉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인 면에서 그 모체였던 낡은 사회의 흔적을 아직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생산자 개개인은 정확히 그가 사회에 주는 것만큼 사회로부터 돌려받게 된다.43) 죽 〈부르주아적인 권리〉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42) 사회의 총소득이 분배되기 전에 우선 감가상각비, 신무자자금, 예비비, 일반관 리비, 공공재 경비, 빈민구호기금 등을 공제한다. 마르크스(1988), 「고타강령 비 판」, 170-171쪽. 43) 위의 글, 172쪽.
사유재산권은 부정되었지만 자신의 노동에 대한 권리라는 부르주아적인 권리는 여전히 존속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노동기여 원리는 노동을 권리와 공적으로 간주하는 점에서 자유주의 와 공적주의의 요소를 내포한다. 마르크스는 권리를 공동체와 분리된 개 인의 이기주의적 요구라고 생각하여 부정적인 것으로 간주하지만 공산 주의 초기단계에서는 생산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동자에게 안센 티브를 부여하는 수단으로서 이러한 권리를 허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 본가의 권리를 폐지한 면에서 잔존하는 부르주아적 권리는 상당히 평등 적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불평등한 노동능력을 자연적 특권으로 인정 하고 있으므로 그것은 모든 권리가 다 그렇듯이 그 내용상 불평등의 권 리인 것이다〉씬 노동기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노동능력은 자연적 우연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노동기여 원리는 이것을 허용한다. 권리는 원래 똑같은 척도를 적용하므로 개인들은 〈단지 노동자로만 간주되고〉, 결혼 여부, 자녀의 수 등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불 완전한 분배원리라고 마르크스는 지적하며, 따라서 이 원리는 과도기적 인 것이다. 노동기여 원리는 노동착취를 폐지하는 것이므로 착취가 부정의하다는 판단에 근거해 있다. 착취가 부정의한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자본가의 잉여노동의 추출 때문이라는 노동가치설적인 것이 아니라, 착취가 일어 나게 하는 근본적 원인인 생산수단의 불평등한 사적 소유 그 자체가 부 정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의 착취론의 윤리적 전제는 생산수 단에 대한 평등한 권리라는 가정인 것이다.45) 이 가정의 정당화 문제에 는 도덕철학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 44) 위의 글, 173쪽. 45) Roemer( 1982b), 20-21쪽 참조.
(3) 필요 원리 마르크스에 의하면, 노동기여 원리는 자본가의 착취를 제거하는 점에 서 의의를 가지나 더 완전한 정의의 원리인 필요 원리와 비교할 때 불 완전한 원리이다. 〈공산주의 사회의 더 높은 단계가 되면, 죽 개인이 노 예처럼 분업에 예속되는 상태가 사라지고 이와 함께 정신노동과 육체노 동 사이의 대립도 사라지고 나면, 노동이 생활을 위한 수단일 뿐만 아니 라 그 자체가 삶의 제일차적인 욕구가 되고 나면, 개인들의 전면적 발전 과 더불어 생산력도 성장하여 집단적인 부의 모든 원천이 흘러 넘치고 나면……그때 이후에야 비로소 부르주아적인 권리의 좁은 한계가 완전 히 극복되고 사회는 자신의 깃발에다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게 된다. 능 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를!〉46)
46) 마르크스(1988), 「고타강령 비판」, 173-174쪽. 이 원리는 본래 프랑스 초기 사 회주의자인 루이 블랑Louis Blanc이 제시한 것이다. Brown(l988), 175쪽 참조.
마르크스는, 고도 공산주의에서는 이 필요 원리가 규범적인 원리가 아 니라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공산주의에서는': 생산성이 비 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고, 개인은 〈일 자체에서 본질적인 만족을 얻 고 인간의 연합에 대한 필요에 의해 사물에 대한 필요가 줄어든 협조적 이고 공동체적인 존재〉로 변화된다고 한다.47) 부는 크게 증대하고, 왜곡 된 상태에서 확대되었던 욕구는 본질적인 필요의 수준으로 감소하므로 모든 사람이 자기실현을 할 수 있고 분배적 정의의 원리는 불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정의의 여건〉48)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다. 공산주의에서 필요 원리는 더 이상 분배적 정의의 원리가 아니라 정 의가 불필요한, 정의를 초월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가 완전히 실현되었으므로 정의의 원리는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필요 원리가 공산주의 이전의 단계에서 적용될 수 있는가? 후
47) Buchanan(l982), 57-58쪽. 48) 정의의 여건이란 희소한 자원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이해 갈등이 발생하여 정의가 요구되는 여건을 가리킨다.
사미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생산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자 본주의가 자체의 생산 가능성 내에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려고 하지 않고 따라서 필요에 따른 분배 원리를 위배하기 때문에〉491 자본주의를 부정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이 윤추구를 지향하는 체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노동기여 원 리뿐만 아니라 필요 원리도 위배하는 부정의한 체제라고 판정된다. 자본 주의로서는 정의의 원리를 충족시킬 수 없으므로 결국 체제가 변화되어 야 한다는 것이다•50)
49) Husami( 1978), 57쪽. 50) 위의 책, 같은 곳.
〈필요에 따른 분배〉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필 요가 구체적으로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필요는 생존과 건강을 위한 생 물학적 필요, 정신적 활동을 위해 요구되는 기본교육 등을 포함하는 기 본적 필요 basic needs와 그것을 초과하는 비기본적 필요 non-basic needs 로 구분된다. 어느 정도의 발전 수준에 도달한 사회는 모든 사람의 기본 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상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키려 면 희소성의 원칙이 성립하지 않을 정도로 부가 흘러 넘쳐야 한다. 자본 주의에서도 필요 원리를 어느 정도는 실현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 조건 에서는 완전한 풍요를 달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성의 왜곡으로 인해 필요가 〈절제된 필요〉로 전환되지 못했으므로 모든 필요가 충족될 수 없다. 그러므로 기본적.필요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그 리고 〈누구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킬 것인지에 대한 순위가 결정 되어야 한다. 사색을 위한 장기간의 휴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비싼 악기 등의 다양한 필요 중 어느 것이 더 긴급한가? 그리고 비싼 악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 부득이 그 일부만 충족시킬 수 있다면 누구에게 우선권이 있는가? 필요 원리는 이 문제에 대하여 답하지 못한 다. 기본적 필요를 초과하는 필요의 우선순위는 매우 주관적이므로 객관 적인 순위를 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누구의 필요가 더 긴
급한가를 객관적으로 알아낼 길도 없다. 모두가 자신의 필요의 긴급성을 호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요 원리는 희소성의 상태에서는 불 완전한 원리이다.51) 필요 원리를 실행에 옮기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난점이 있다. 첫째, 보상이 기여나 노력과는 무관하게 필요에 따라서 이루어지므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즉 효율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요 원리가 현실성이 있으려면 생산력이 고도로 발전하든지 인간성이 공동체적으로 변화되어야 하는데 이 두 전제는 현실적으로 달 성되기가 불가능하다. 둘째, 만일 필요의 우선순위를 사회가 정한다면 이것은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선순위의 근거가 명 확하지 않으며, 그것과 다른 필요를 가전 사람은 필요 충족의 기회가 박 탈되게 된다.l2) 필요 원리가 정의의 원리로 제시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 개인들간의 모든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간은 자기실현을 해야 할 존재라는 인식일 것이다. 여기에는 유능한 자와 무능한 자, 기여가 많은 자와 그렇지 않는 자 등의 차별이 없다. 그런 점에서 〈필요 원리는 ‘자 기실현의 평등equality of self-realization’을 보증한다〉.lll 인간은 본질 적으로 자기실현을 꾀하는 존재이며 그런 점에서 평등한 존재이다. 인간 울 단지 노동자로만 간주하는 것은 지양되고 부르주아적인 개인의 권리 개념도 지양된다.
51) Bowie(l971 ), 85-92쪽 참조. 52) 위의 책, 92-9~. 53) Elster( 1985), 232쪽.
자원의 제약이 없다면 모든 사람이 자기실현을 하는 것은 가장 바람 직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희소성의 상태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기실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공적이 있는 자의 필 요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키고, 가능한 한 효율과 부합하도록 자기실현의 기회를 분배하지 않을 수 없다. 유토피아가 아닌 현실에서는 우선 모든
사람의 기본적 필요가 충족되어야 할 것이며, 비기본적 필요에 있어서는 다른 원리로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마르크스 정의관의 실천적 함의 마르크스의 분배적 정의의 두 원리인 노동기여 원리와 필요 원리의 실천적 의의는 말할 것도 없이 사유재산제를 폐지하고 공산주의를 확립 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산사회에서만 정의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공산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의 사유가 폐지되므로 모든 사람은 동일하게 노동자이며 노동을 소득원으로 한다.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 사회보다 상 당히 평등해전다. 그러나 노동소득은 노동의 질과 양에 따라 여전히 불 평등하다. 노동시장이 존재하는 시장사회주의에서는 임금이 노동시장에 서 결정되며, 중앙계획경제에서도 생산성에 따라 임금의 차이를 둔다. 이자, 지대, 이윤 등의 재산소득은 투자, 행정비, 사회적 소비 등을 위한 부분을 공제한 뒤 사회적 분배분social dividend으로 모든 구성원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될 수 있다.54)
54) 0. Lange( 1938), On the Economic Theory of Socialism, ed. by B. E. Lippin-cott, McGraw-Hill, 83-84쪽.
고도 공산주의에서 물적 토대가 마련되고 노동 자체가 삶의 일차적 욕구가 되면 이제 필요에 따른 분배가 이루어전다고 한다. 여기서는 더 이상 노동의 인센티브가 불필요하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능력에 따라 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 사이에 어떤 갈등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 은 우리의 현실적 여건으로 보아 굉장히 유토피아적인 생각이라고 하겠 다. 다만 희소성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전정한 필요의 충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아다. 노동기여 원리와 필요 원리는 자본주의 비판과 공산주의의 정당화를 함의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공산주의의 성공적 실현이 불가능한 상황이 므로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그 원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무엇
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그것은 직접생산자로서 노동자의 권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이 생산에 기여하 는 것이 사실이나 자본가가 직접생산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중시하는 것 이다. 둘째, 인간은 모든 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기실현을 해야 할 존재이므로 모든 사람에게 자기실현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배적 정의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 그 사회 의 발전 수준에 따라 모든 구성원에게 제공될 조건에 차이가 있지만 최 소한 기본적 필요의 충족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3 마르크스 정의관의 의의와 한계 마르크스의 〈착취론〉과 〈노동기여 원리〉 그리고 〈필요 원리〉는 독특 한 정치철학적-인간관적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즉 사유재산권과 자기소유권에 대한 견해가 독특하며, 동시에 독특한 인간본질관을 가지 고 있다. 이 기본전제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 봄으로써 마르크스의 정의 관의 의의와 한계를 파악하고자 하며 특히 소극적 자유와의 갈등에 주 목하고자한다. (1 ) 사유재산의 정당성 문제 로머가 지적한 바와 같이 마르크스 착취론의 기본전제는 평등주의적 재산권론, 즉 모든 사람이 생산수단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을 가진다는 명 제이다선 로머는 착취론의 재해석을 통해서, 〈착취는 물적 자산의 최초 의 불평등의 결과이기 때문에 최초의 불평등한 자산분배가 불공정할 경 우에만 착취는 불공정하다〉는 것을 밝혔다.56)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모든 55) Roemer( l982), 20-21쪽. 56) 위의 책, 6~.
자본주의 사회가 약탈, 노예화, 절도 등의 과정에 의해 생산수단을 자본 가의 손에 집중시킴으로써 성립되었다고 주장한다. 만일 그렇다면 이것 은 불공정하며, 착취도 불공정하다. 그리고 그것의 상속에 의해 형성된 오늘날의 소유구조도 역시 부정의하며 착취도 부정의하다. 노칙도 약탈, 철도, 노예화 등에 의한 소유물의 취득은 정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와 일치한다. 문제는 실제의 역사적 과정이 과연 마르크스의 소위 〈원시축적〉의 과정과 얼마 만큼 일치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정당성을 주장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부도덕한 과정이 아닌 정당한 과정으로 불평등한 소유의 분배상태가 성립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근면과 절약, 위험감수, 기업가적 능력, 행운 등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역사 적 과정의 문제에서 정치철학적 문제로 이행할 필요가 생긴다. 로머는 자본주의 신봉자들이 제시하는 이런 요인들도 대부분 환경에 의해 결정 되는 부분이 많다고 본다. 그러므로 재산과 교육의 관점에서 기회균등이 철저히 이루어진다면 결과의 불평등은 매우 적어질 것이라고 한다. 마지 막으로 로머는 자기소유권도 명백하게 옹호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로머는 자기소유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사유재산의 불평등은 정당화되지 않으며 자기소유권 자체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 장한다.57) 그런데 로머는 자신의 논리의 기본이 되는 기회균등의 원리와 자기소 유권 부정의 논리적 근거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포괄적으 로 사유재산권을 비판한 코헨의 주장을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 코헨에 의하면, 〈정의의 면에서 사회주의자가 시장경제에 반대하는 것 은’그것이 누구도 사적으로 소유할 권리가 없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를 허용하며, 따라서 부정의한 기초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민 그러나 57) 위의 책, )72-174쪽. 58) G. A. Cohen( 1981 ), Freedom, Justice and Capitalism, New Left Review, No. 126, 13쪽.
자본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면 자본주의는 정의로우며, 자 본가가 그것으로부터 이윤을 얻는 것도 정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핵십 적인 문제는 자본가의 사유재산이 도덕적으로 방어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59) 그는 사유재산의 정당성을 발견할 수 없으며 재산은 절도라 고 주장한다. 이것을 논증하기 위해 그는 노직의 소유권리론 비판부터 시작한다. 제6장에서 이미 논의한 것처럼, 코헨은 노직의 소유권리론을 비판하는 곳에서 자기소유권을 인정하더라도 취득의 정의 원리는 결코 사유재산 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는데,60) 그 근거로 다음을 제시하였다. 첫째, 노직은 로크의 〈타인에게도 동일하게 충분하고 좋은 공유물을 남 겨야 한다〉는 단서를 타인의 처지를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식으로 매우 약하게 해석하였다. 둘째, 노직은 자연상태를 기준선 baseline으로 삼아 그 경우보다 나쁘지 않다면 사유화는 정당화된다고 하였다. 말하자 면 다른 대안적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셋째, 코헨은 자연상태가 누구도 소유하지 않는 상태 no-ownership가 아니라 집단적 의사결정 아 래 있는 합동소유 상태 joint ownership일 가능성을 제시한다.61)
59) 위의 책, )~. 60) 이 책 제6장 및 Cohen(l985), Nozick on Appropriation. 61) 이것은 로크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Cohen(I985), 98-99쪽.
코헨의 비판에 수긍할 수 있는 점이 많으나, 자기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려는 그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타인에게도 동일하게 충분하고 좋은 공 유물을 남겨야 한다〉는 로크의 단서는 타인들에게도 공유물의 사유화 기회를 남겨 놓는 한 자신의 노동을 혼합하여 사유화할 수 있다는 것과 공유물이 소진될 경우 자연은 다시 공유상태로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므로 이 단서는 사유재산을 전면 부정하 기보다는 재산의 불평등을 제한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둘째, 사유화가 자연의 공유상태에 비해서는 모든 사람의 처지를 향상시킨다 할지라도
사회주의라는 대안을 상정한다면 비교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체제의 비교에 있어서 모든 사람의 처지가 나아지는 경우란 극히 드물 것이므로 강한 로크 단서를 파레토 원리로 해석하면 로크 단서로는 두 체제를 비교할 수 없다. 코헨의 이러한 해석은 그가 노직과 같이 노동 원리를 무시하고 사유화가 타인에 미치는 영향에만 관심을 기울인 결과 로 보인다.6~) 셋째, 합동소유론은 로크의 의도와 전혀 다르다. 그리고 인 구가 매우 희소한 자연상태를 가정할 때 타인의 동의가 없이는 아무 것 도 할 수 없다면 모두 굶어죽고 말았을 것이다.6J) 그러므로 합동소유론 은 사유제에 대한 비판으로서는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62) 코헨도 노직과 마찬가지로 노동혼합 원리를 무시하고 소위 〈로크의 단서〉에만 주목한다. 63) 만장일치의 합의 아래서만 자원 사용이 가능하다면 합의해야 할 구성원을 한 가족, 한 마울 사람, 한 민족, 전 세계인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 합동소유 상태가 자연권으로 주어져 있다면 전 세계인의 동의 아래 자원 사용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하다. 한 개인이나 한 가족이 타인, 타 가족의 동 의 없이도 자원을 사용할 자연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존 자연권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코헨은 자기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사유재산권을 부정하고자 하였으 나,”I 그의 시도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코헨이 사유재산의 절대화를 부정한 것에는 동의하나 사유가 전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견해에 는 동의하지 않는다. 자기소유권을 인정한다면 적어도 노동이 창출한 부 가가치의 사유화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사유재산권을 완전히 부정하기 위해서는 자기소유권을 부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로머가 시간 선호의 차이, 기업가적 수완, 위험부담의 성향, 타고난 재능 등을 생산수 단의 불평등한 소유에 대한 정당한 이유로 보지 않는 것은 자기소유권
64) 코헨은 자기소유권과 재산권에 대한 태도에 따라 정치철학을 다음과 같이 분류 하였다. I) 우파 자유주의 : 자기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을 모두 인정함. 2) 좌파 자유주의 : 자기소유권은 인정, 자연의 사유권은 인정 않음(H. George, H. Stein-er 등). 3) 사회민주주의 : 자기소유권과 불평등한 사유재산권 모두 인정 않음 (Rawls, Dworkin 등). Cohen( 1986), Self-0wnership, World Ownership, and Equality : Part II , Social Philosophy & Policy, Spr., 78-79쪽.
울 부정하는 데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이다. 자기소유권의 부정은 마 르크스주의자들의 독특한 인간관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 다. (2) 마르크스의 인간관 우리는 앞에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한 근본적 이유가 인간의 자기실현을 저해하는 노동소의와 노동착취를 허용하는 것에 있음을 고 찰하였다. 그는 인간의 자기실현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것 은 필경 인간의 본질에 대한 어떠한 기본적 가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인간관은, 『경제학-철학 수고』(1844) 이전의 초기 저작과 『독일 이데올로기』(1846) 이후의 저작 사이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나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 것 같다.65) 아래에서는 마르크스의 인간관을 검토함으로써 그가 사유재산과 착취를 바판한 논리적 근거를 찾아내고 그 타당성을 평가해 보고자한다. 마르크스는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독특한 특칭은 다음과 같다고 하 였다. 첫째, 자신의 생존 수단을 스스로 생산하는 점이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다른 많은 특징들(의식(意識), 종교, 도덕, 이성 등)이 있지만 그 가운데 생존 수단을 스스로 생산하는 점이 인간의 독특한 본질이라 고 그는 생각하였다.66) 둘째, 인간은 〈의식적인〉 생산자이다. 벌이나 개 미와 같은 동물은 생산울 하되 무의식적으로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생 산자임을 의식하며, 사전에 일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실행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는 이것에 관해 『자본론』 1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최 악의 건축가가 최선의 꿀벌과 구별되는 점은 이것이다. 죽 건축가는 건 물을 실제로 세우기 전에 그 구조를 상상 속에서 세우는 것이다.〉67) 이 65) Kain(l988), 1-13쪽 ; McMutry(l978), 16-18쪽. 66) Marx(l844), in McLellan ed.(1977), 82쪽. 67 ) Marx, Capital, Vol. I , McMurtry( 1978 ), 22쪽에 서 재 인용.
러한 인간의 창조적 지능이 인간의 종차(種差)라는 것이다. 셋째, 인간 은 생존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생산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생산활동울 할 수 있는 존재이다.hXI 넷 째, 인간의 생산활동은 다른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사회 적인 활동이다•691 마르크스는 공동체적 본성이 전정한 인간의 본질이라 고 보기 때문에 자본주의에서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비인간화로 간 주한다.701
68) Buchanan(l982), 17쪽. 69) 위의 책, 같은 곳. 70) Marx, Marx-Engels Gesamtausgabe, 루이 뒤프레(홍윤기 역, 1986), 『마르크스 주의의 철학적 기초』, 미래사, 133쪽 참조.
마르크스에 의하면, 인간은 의식적이고, 자유로우며, 사회적인 생산의 능력을 가질 뿐만 이니라,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움직이 는 존재이다. 배고픈 사람은 식량을 필요로 하고, 이것은 결핍의식이나 고통으로 나타나며, 그 사람은 이 필요를 채우기 위해 행동한다. 인간은 의 • 식 • 주의 기본적 필요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질인 창조적 생산능력 울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상정하는 인간의 본질은 창조적 생산능력과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필요(혹은 욕 구)를 말하는 것이다.711 자본주의는 노동소의와 노동착취로 인해 이러한 인간본질의 실현을 저해하기 때문에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간주된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적인 인간관 및 역사 이해는 마르크스가 관심의 대 상으로 삼는 노동자 계급의 참상과 소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접근방 법일 것이다. 그러나 생산활동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이 제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721 인간에게는 다른 중요한 본질이 있으며 인간의 자기실현에는 도덕적-종교적 실현의 여지가 여전
71 ) McMurtry(l978), 31-37쪽. 72) 노동이 자기실현의 장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다른 한편으로 노동은 고통이요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속성이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것 은 물질적 보상이 없을 경우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사 실0]다.
히 열려 있어야 할 것이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애초부터 사회적 존재라고 보았다. 그는 인간의 본질이 의식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했는데, 의식은 독 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라고 하는 요소의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의식과 마찬가지로 언어는 다른 인간과 교류하고 싶다는 욕구에 서, 그 절박한 필요성 때문에 비로소 발생한 것이다. …… 이렇듯 의식이 란 바로 첫 순간부터 하나의 사회적 산물이며, 무릇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그러하다.〉7))
73) 마르크스, 엥겔스( 1988), 『독일 이데올로기 I 』,청년사, 59쪽.
물질적 생산에 있어서도, 〈협동은 인간 존재의 조건이다. 인간은 그의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 변환된 자연에서만 살 수 있고, 인간은 대부분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도구가 별로 없기 때문에 만약 생존에 도 구가 필요하다면 고립적인 인간으로 생존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하다. 사 회는 개별적 인간이 모여 사회계약을 맺어 발전한 것이 아니라 개인과 동시에 존재한다. 시초부터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74)
74) I. Fetscher(i973), Karl Marx on Human Nature, Social Research, Aut., in J. C. Wood ed.(1988), Karl Marx's Economics : Critical Assssments, Vol. I, 214쪽.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언어, 의식, 기술 등을 배울 수 없으며, 따라 서 인간다운 존재일 수가 없다. 로빈슨 크루소는 이미 사회 속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고립되어서도 인간일 수 있었디는· 것이다. 즉 마르크스의 견해는 자족적인 단자(單子)로서의 개인을 상정하는 개인주의적 인간관 과는 정반대의 견해이다.75) 그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본성적으로 공동체적이라고 보고, 이 본성이 실현되지 않는 것은 시민사회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사회를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인간은 공동체적 존재로 평가되는 정치공동체에서 삶을 영위하는 동시에 시민사회에서는 사적 개인으로 활동하며 타인들을 수단으로 취급하고 스스로를 하나의
75) 위의 책, 같은 곳.
수단으로 전락시키며 소의된 세력의 장난감이 된다.〉7° 마르크스는 자본 주의 사회의 개인주의, 이기심, 탐욕, 치열한 경쟁 등을 협오하였다. 그 는 이런 것들 대신에 공동체 정신, 우애, 협동, 연대의식 등이 지배하는 사회를꿈꾸었다.
76) Marx, Early Thxts, 94쪽, 데이비드 맥렐런(신오현 역, 1982), 『칼 마르크스의 사상』, 민음사, 54쪽에서 재인용.
마르크스는 인간 존재의 사회성과 본성적인 사교성을 상정하는데 이 것은 사교성 혹은 공동체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구조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자본주의 아래서 더 조장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본성적으 로 개인성과 이기성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완전한 공 산주의 아래에서는 이기심이 없어지고 사회적 갈등이 소멸될 것이라는 어떠한 증거나 칭후도 없다고 생각된다. 최근의 사회주의 사회의 경험에 서 보더라도 물질적 보상이 없이는 동기부여가 곤란하다는 것이 입증되 고 있는 것이다. 완전한 공동체는 수많은 종교와 철학의 염원이 되어 왔 다. 그러나 이것은 제도의 변혁에 의해 종말론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 니며, 인간은 단지 그곳을 향하여 한발 한발 힘겹게 노력할 따름이다. 실현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위해서 다른 가치, 예컨대, 개인적 자유와 권리 그리고 물질적 복지 등이 심각하게 저해되어서는 안 된다. 죽 양자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취해져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마르크스에게 있어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을 생산하는 데서 시작된다. 인간은 역사 속에서 필요를 충족 시키는 새로운 수단과 방법을 찾으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간능력과 새로운 필요가 창출된다.77) 맥머트라이의 해석에 따르면, 인간의 본질은 역사의 발전단계에 따라 변화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의부세계 에 작용하여 그것을 변화시킴으로써 인간은 그 자신의 본질을 변화시킨 다〉78)고 하였다. 그러나 이 변화가 본질적인 변화는 아니다. 생산력의
77) Fetscher( l973), 218쪽. 78) Marx, Capital, Vol. I , McMurtry(l978), 37쪽에서 재인용.
발전에 따라 인간의 능력과 필요의 양태가 보다 진보하며, 이전에는 실 현되지 못하던 능력과 필요가 실현될 수 있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필요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역사적 발전의 산물이며, 생산력의 발전과 더불어 발전하는〉 것이다.791 마르크스는 루소와는 달리 기술적, 경제적 진보의 결과에 대해 낙관적 이었다• 그것을 통해 인간의 자기실현의 조건이 성숙해 간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비록 소의의 국단에 도달했지만, 생산력의 발전을 통해 보 편적이고 전인적인 인간의 실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점에서 그는 자본주의를 옹호하였다. 그는 〈진정으로 인간적인〉 삶이 역사의 마지막 단계에 역사 속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자본주의는 이러한 역 사의 종국에 도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할 필수적인 단계였다. 이러한 종 말론적 기대는 인간의 생산능력과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대한 그의 무 한한 신뢰에 기초해 있으며, 이 낙관론이 혁명의 근거인 것이다•IIO)
79) McMurtry( 1978), 37-53쪽. 80) Fetscher( l973 ), 218-22~.
마르크스의 인간관은 인본주의적 humanistic 인간관이다. 인본주의는 르네상스 시대에 그리스와 라틴의 고전 연구에서 유래한 개념으로서, 그 리스와 로마의 인간이념, 즉 인간의 모든 잠재능력의 계발과 완성의 중 요성을 재발견하여 당시의 스콜라 철학과 대립하게 되었다• 초기에는 기 독교의 테두리 내에서 기독교적 인문주의의 성격을 띠었으나 점차 반기 독교적 성향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결국 인본주의는 인간에 대한 예찬 과 인간 이성과 인간의 창조적 능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의미하는 것 으로 전개되어 반기독교적인 성격을 분명히 하였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 의 원죄와 불완전성을 그 기본전제로 삼고 있으며, 따라서 인간은 신 없 이는 구원도 완성도 있을 수 없는 존재로 파악한다. 인본주의는 인간 속 에 완전한 인간성이 내재하며 그것울 완전히 실현하는 것이 인간의 지 상명령이라고 보는 것이다. 관념론적인 인본주의는 인간성을 완성하는 수단을 교육에서 찾았다. 특히 분업이 심화되면서 인간의 전체적 완성이
라는 목표가 교육을 통하여 실현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철실해졌다.Kll
81 ) A. R. Caponigri(i972), Humanism, in C. D. Kernig ed., Western Society and Marxism, Communism, Herder and Herder, Vol. 4.
그러나 마르크스는 인간의 자기실현은 교육을 통해서는 불가능하고, 정치경제적 체제 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인 간이 인간에게 있어서 최상의 존재인 이상, 인간이 타락되고, 노예화되 고, 포기되고, 비열한 본질로 되는 모든 관계를 타도하는 것이 지상 명 령이다〉82)라고 주장하였다. 드 조지 De George에 의하면, 마르크스의 이 상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가능한 한 최대의 행복을-누리고 모든 방면의 조화로운 발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의 창출이었고, …… 그 것은 사유재산과 인간에 의한 인간 착취의 제거, 공산주의와 공산주의 사회관계의 승리, 그리고 개인적 필요와 사회적 필요의 일치 등과 불가 분의 관계가 있다〉.83)
82) Marx & Engels, On Religion, R. T. De George(l972), Marxist Human-ism, in C. D. Kernig ed., Vol. 4에서 재인용. 83) De George(i972), in Kernig ed.(1972), 180쪽.
마르크스는 인간을 사회적, 역사적 존재라고 보기 때문에 인간의 자기 실현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오직 사회체제 전체의 변화를 통 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노동, 사회성, 역사 성 동 그가 상정한 인간 본질의 타당성을 세밀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비 판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개인의 자유와 가치 그리고 노동 이의 의 중요한 가치(종교, 도덕적 완성, 철학적 명상 등)가 송두리째 파괴되는 재난을 당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다. 그의 통찰은 매우 중요하지만, 인간 과 역사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근거한 그의 사회적 프로그램은 현실 성이 없어 보이며, 다만 인간이 계속 추구해 나갈 하나의 이념으로서는 그 가치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3) 착취론과 마르크스의 인간관 헌트E. K. Hunt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은 그의 인간본질관에 기초 해 있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에게 있어 인간의 본질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노동, 사회성, 역사성 등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 생산 자가 고립적으로 일하므로 직접적인 사회적 연계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의 사회성은 교환에서 나타날 뿐이다. 〈상품교환은 우리의 본질과 존재의 모순이 국에 달히는., 인간의 소의된 사회성이다. 그것은 동시에 사회성의 반대인 사회성이다. 그리고 이 비밀의 수수께끼를 설명하는 것 은 노동가치설뿐이다.〉84) 분업이 발전된 사회에서 생산은 항상 사회적 생산이다. 죽 개인은 사회를 위해서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에서 개인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즉 교환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생산하므로 생산의 사회성은 간접적인 것으로 되고 은폐된다.
84) E. K. Hunt( 1982), Marx's Concept of Human Nature and the Labour Theory of Value, Review of Radical Political Economy, Sum., in J. C. Wood ed.(1988), Vol. I, 484쪽.
이러한 은폐된 사회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가치라고 한다. 따라서 〈가치란 상품의 사회적 속성이다〉.85)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치란 상품 속 에 체화된 추상적인 단순노동의 양이다. 한 상품의 가치는 사회적 총노 동 가운데 얼마만큼이 그 상품 속에 두하되어 있는가를 표현해 주는 것 이다. 가치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의 본질이 노동의 교환이며, 사회가 사 회의 총노동을 재화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따라 배분하는 것을 드러내 준다.86)
85) 위의 책, 486쪽. 86) T. Sowell( 1963), Marxian Value Reconsidered, in J. C. Wood ed.(1988), Vol. ill, 75-76쪽 참조.
마르크스의 가치 개념은 인간의 본질인 노동의 사회적 관계를 표현하 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인간관과 밀집하게 연관되어'있음이 드러난다. 이것은 착취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마르크스는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
다〉는 대전제로부터, 그러므로 〈노동만이 소득을 분배받을 도덕적 권리 가 있다〉는 윤리적 결론을 도출한다. 〈노동만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명 제는 정의이므로 문제삼지 않기로 한다. 그런데 그 전제로부터 어떤 방 식으로 노동만이 소득에 대해 권리가 있다는 윤리적 판단을 끌어낼 수 있을까? 노동만이 희소한 생산요소라든가, 아니면 기존의 생산수단에 대 하여 누구도 사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주장은 가능할· 것이다• 노동만이 희소한 자원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과거의 노동 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는 못한다 해도 필요노동시간을 줄임으로써 더 많은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과거 노동은 왜 소득 에 대해 청구권이 없는가? 이에 대한 가능한 답은 생산수단의 사유권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것뿐이며, 이에 대해서는 이미 고찰하였다. 마르크 스는 이런 전제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노동은 인간의 본질 그 자체라 는 관점에서 〈실질소득에 대한 권리의 유일한 기초는 사회적 필요노동 의 수행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규범적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87)
87) S. Gordon(l968), wWhy Does Marxian Exploitation Theory Require a Labour Theory of Value?, 위의 책, 128쪽. 마르크스는 인간 존재의 사회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사적 소유권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러한 결론 에 도달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과 착취론에 노동, 사회성 등의 그의 인 간 본질관이 깔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측면의 중요성은 간과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통찰의 가치를 인정하나 논리적 비약은 비판되고 보완되어야 할 점이다. (4)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 브렌커트G.G. Brenkert는 마르크스가 사유재산에 반대하는 도덕적 이유는 정의의 원리가 아니라 자유의 원리라고 주장하였다.88) 여기서는
88) G. G. Brenkert(l979), wFreedom and Private Property in Marx,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Win., 123쪽.
정의의 원리는 논의로 하고 자유의 원리에 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브렌커트는 마르크스의 자유 개념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하였다. 첫째, 〈자신의 삶의 조건에 있어서 우연성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일 을 통제하고 지도하는 데 참여할 수 있을 때〉 그는 자유롭다. 이 자유는 의부적 조건에 대한 합리적 이해를 통해 그것을 지배하고 통제함으로써 〈필연의 세계〉로부터 〈자유의 세계〉로 이행하는 것을 말한다•89) 사유재 산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인격적인 힘에 의해 지배되므로 인간은 부자유하다고한다. 둘째, 인간의 활동과 생산물 그리고 관계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신의 진정한 본질이 표현되고 실현될 때, 그는 자유롭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 실현될 때 자유롭다는 것이다. 셋째, 자유는 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타인과의 협동과 연합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 울 무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분리되는 것에도 반대한다. 진정 한 공동체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사적 이익 과 공공의 이익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90) 이러한 마르크스의 자유는 사유재산제 아래서는 실현될 수 없기 때문 에 그것은 타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자유 개념은 서구의 전통적인 소극적 자유와 판이하게 다 르고 적국적 자유 개념과 유사하다. 크록커L.Crocker는 양자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적극적 자유는 〈인간 능력의 계발, 자유시간의 제공, 인생의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장비와 시설과 기타 제 수단의 공 급 등을 목표로 한 긍정적인 프로그램을 지지한다〉.91) 반면에 소극적 자 유는 국가나 다른 시민에 의한 강제의 제거만을 의미한다. 노예와 농노 시대를 보면 타인에 의한 강제가 인간의 자유를 얼마나 억압하는가를· 89) 위의 책, 124쪽. 90) 위의 책, 126-127쪽. 91) L. Crocker(l980), Positive Liberty, Martinus Nijihoff Pub., 7~.
알 수 있고, 이런 의미에서 소극적 자유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그 러나 자유를 실현할 자원이 전혀 없다면 소극적 자유의 의미는 크게 감 소할 것이 틀림없으며, 반면에 자원이 제공된 경우에 소극적 자유의 가 치는 현저하게 증가될 것이다. 적극적 자유의 조건으로 생산력의 발전과 소득분배의 평등, 생산관계 의 민주성, 그리고 여가시간의 증대 등이 요구되는데 이것은 바로 마르 크스의 공산사회의 비전과 일치한다. 그런데 적극적 자유는 소극적 자유 를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9~) 예컨대, 예언자로서 마르크스가 계시하 는 인간의 본질을 시민들에게 강요함으로써 그것과 다른 본질의 실현을 선택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자유롭도록 강제하는 경우는 미성년자 나 정신이상자 등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 고 이행기라고 하는 사회주의 단계의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사실상 언제 까지 계속될지 모르며,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달성되었으나 그것이 민주 적으로 통제되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기구에 의해 지배됨으로 말미암아 개인의 자유가 치명적으로 타격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적극적 자유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사유재산권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제의하고는 개인적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마르크스는 공동체를 염원하고 개인 주의를 혐오하기 때문에 개인의 이해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을 못마땅하 게 생각한다. 그는 〈시민권과는 다른 소위 인권이란 단지 시민사회의 구 성원, 즉 타인들과 공동체로부터 분리된 이기적 인간의 권리에 지나지 않는다〉93)고 하였다. 그러나 권리 개념이 불필요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연인, 친구, 동료〉인 경우뿐이다.94) 이런 환상적인 세계가 가능·하다고 가정한 결과 공동체는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는데 개인의 자유와 권리 의 중요성을 무시함으로써 국가의 전횡이 허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적극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주의 체제로는 안 된다. 그 92) 베를린 Berlin(1969)이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133-134쪽. 93) Marx, On the Jewish Question, Buchanan(1982), 61쪽에서 재인용. 94) 위의 책, 7~.
렇다고 해서 사회주의혁명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가에는 많은 의문이 제 기된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면 자체의 모순에 의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스스로 붕괴의 길을 걷는다고 보았다. 그 러나 오히려 자본주의는 국가의 개입에 의해 상당한 정도의 적응력을 발휘하여 오히려 사회주의보다 생산력의 발전이란 면에서 더 나은 성과 룰 실현하여 마르크스의 예측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 그렇다면 마르크스 자신의 이론에 따르더라도, 자본주의가 계속 발전하고 있는 한 그 역사 적 소명을 다하도록 유지되어야 한다. 적극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높은 생산력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원과 자유시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득의 분배와 소유구조도 변화되어야 한다. 사회주의는 생산력의 발전과 개인적 자유의 제공에 있어서 결정적 결함이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단순히 자본주의의 붕괴와 공산주의의 도래를 예견한 것 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위해 생애를 건 데에는 뚜렷한 윤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그것은 간단히 말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자기실현이 불가능하며, 노동자 는 자본가의 착취와 압제 하의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계급이 처한 비인간적 상황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였다. 노동에 아무런 의미를 느끼지 못하며, 착취로 인해 자본가의 풍요와는 정반대로 빈곤 가운데 있고, 인간 사이 에 끝없는 탐욕과 경쟁, 이기심이 존재하는 상황을 마르크스는 소의, 착 취 등의 개념을 사용해 분석해 냈다. 이것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그의 업적이다. 그러나 사유재산제와 착취를 정의의 관점에서 비판하려 는 마르크스의 시도는 부분적으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노동가치 설에 의존하여 이윤의 원천은 잉여노동이며, 그것을 자본가가 수취하는 노동착취는 부정의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노동가치론에는 동어반복과 논리적 비약이 내포되어 있음을 3절에서 지적하였다. 노동가치론에 근거 하지 않고 착취가 부당함을 입증하려고 시도한 로머는 최초의 불평등한
사유재산권이 정당화되지 않을 경우에 착취가 불의하다고 주장하였다. 어떤 경우에 사유재산권이 정당화되지 않는가? 첫째로, 물적 자산의 최 초의 불평등은 마르크스가 주장하듯이 약탈, 노예화 등의 방법으로 발생 했을 경우이고, 둘째로는 자기소유권이 부정될 경우이다. 자본축적 과정 이 마르크스의 원시축적 과정과 다르다면, 자기소유권을 인정할 경우 사 유재산권을 부정의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착취도 부당하다 고 할 수 없다. 자기소유권 긍정을 전제하고서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려고 한 코헨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현실에 있어 서는 〈로크의 단서〉를 위배한 경우가 많을 것이므로 현존하는 사유재산 중 상당한 부분이 정당화되지 않을 것이며, 이 경우 노동의 착취는 부정 의이다. 그러므로 사유재산의 재분배와 재산소득의 비중을 낮추고 노동 소득의 비중을 높혀나가야 할 도덕적 근거가 존재하는 것이다. 고도 공산주의에서 실현된다고 하는 〈필요 원리〉는 이미 정의를 초월 한 세계를 의미한다. 어떤 갈등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경우는 정의론 의 관심사가 되지 않는다. 〈필요 원리〉가 희소성이 지배하는 현실에 대 해 시사하는 바는, 인간은 실현되어야 할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또한 그 것의 실현욕구를 강하게 느끼는 존재라는 인식이다. 그러므로 사회의 생 산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사람의 기본적 필요는 우선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비기본적 필요 충족의 경우에는 다론 분배 원리 가요구된다. 마르크스의 소의와 착취 개념에는 그의 독특한 인간관이 전제되어 있 는데 그가 상정하는 인간의 본질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인간의 본질은 창조적 생산능력과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라고 한 다. 둘째, 인간은 시초부터 사회적 존재이다. 셋째, 인간은 역사적 존재 로서 역사 속에서 새로운 인간능력과 새로운 필요가 창출된다. 그의 정 의론의 타당성은 그의 인간관의 타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인간 관의 현실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이에 대해서 제9장에서 더 살펴보기로 한다.
제 8 장 평등주의 분배적 정의론 평등주의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며, 따라서 모든 인간은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평등의 이념은 자유와 함께 인 류의 가장 오래된 이상의 하나이다. 월호이트F.M. Wilhoit가 말한 바와 같이 〈돈을 사랑하는 것이 만악의 뿌리라면, 평등을 사랑하는 것은 유사 이래로 인류의 마음을 뒤흔들어 온 수많은 동요의 근원이다〉.” 혁명, 내 전, 사회변동 등이 평등의 추구와 무관한 경우는 거의 없다. 평등은 정 의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역사와 언어 양면에 뚜렷이 나타난다.2)
I ) F. M. Wilhoit( 1979), The Quest for Equality in Freedom, Transaction Books, l쪽. 2) G. Vlastos( 1962), Justice and Equality, in R. B. Brandt ed.(1962), So-cial Justice, Prentice-Hall, 31쪽. 불라스토스에 의하면, 사회정의를 위한 위대 한 역사적 투쟁은 주로 평등한 권리의 요구였으며, 그리스어로 정의와 평등은 동의어였다고한다.
그런데 이 평등 개념은 매우 모호하고 다의적이어서 구체적으로 무엇 울 의미하는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급전적 평등주의 radical egali-tarianism는 〈모든 사회적 불평등은 불필요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므로 제거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다 온건한 평등주의는, 〈필
요하지 않거나 정당화되지 않는 모든 사회적 불평등은 제거되어야 한 다〉고 주장한다.J) 예컨대 아리스토텔레스는 평등을 산술적 평등과 비례 적 평등으로 구분하였는데 전자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권리를 누리는 것을 말하며, 후자는 권리와 보상이 공적에 비례하여 분배되는 것을 말 한다.4)
3) H. A. Bedau(l967), Egalitarianism and the Idea of Equality, in J. R. Pennock & J. W. Chapman eds., Equality, Atherton Press, 13, 2碑
4) 위의 책, 15쪽. 아리스토텔레스는 비례적 평등이 진정한 정의라고 보았다.평등원리가 적용되는 영역에 따라 〈법 앞의 평등〉, 〈정치적 평등〉 그 리고 〈경제적 평등〉 등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우리는 경제적 평등이 어 떠한 이유에 의해, 어느 정도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 장에서는 우선 평등주의를 개관한 다음 롤즈의 정의론을 중심으 로 하여 경제적 측면에서 평등주의의 의의와 문제점을 검토하기로 하자. 1 평등주의와 분배적 정의 (1 ) 평동주의 〈만민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미국 독립선언문). 〈사람은 태어나면서부 터 자유롭고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프랑스 인권선언). 이러한 선언들 은 인간의 천부적 평등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있다. 〈사람은 평등하다〉는 전술은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양자를 모두 함축 하며, 이 양자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사람은 사실상 평등하므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 나이, 신장, 힘, 능력, 성격, 덕성 등 수많은 면에서 상당히 큰 차이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평등주의는 이러한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질은 평
5) H. J. McCloskey(l966), Egalitarianism, Equality and Justice, Australa-sian Journal of Philosophy 44, May, 5~ 참조.
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이 순수한 지각에 기초해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순수한 지각은 무엇이 본질적이며 무엇이 비본질적인 것인지 말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 인간의 본질인가를 말해 주는 것은 우리의 신념이다.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들.은,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본질적으로 평등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평등사상이 로마 법의 발전에 영향을 미쳐 서구의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스토아 철학에 못지 않게 평등사상의 전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유대교 와 기독교이다. 성경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신의 형상image of God울 따라 창조된 존재이므로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평등한 존엄성 을 가지고 태어난다.61 이러한 종교적 • 형이상학적 평등주의는 이후의 평 등사상의 기초를 이루지만 그것 자체가 바로 정치적 이념이 된 것은 아 니었다.
6) E. Brunner(trans. by M. Hottinger, I945), Justice and Social Order, Lut-terworth Press, 38쪽 참조. 브루너는 유럽의 정의 이념과 모든 사람의 평등한 존엄성 관념은 스토아 철학과 기독교 인생관에서 비롯되었음은 정직하게 인정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근세에 들어와서 평등주의는 종교적 • 형이상학적 기초를 버리고 가상 적인 자연상태의 자연법을 준거로 하여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평등했으 므로 본질적으로 평등하다고 주장하였다. 근세 서구의 평등주의는 자유 주의와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으로 보 장될 것과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보장될 것을 주장하는 점에 서 자유와 평등이 양립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로크, 스미스 등의 자유주 의자들은 법 앞의 평등을 주장하였다. 다음으로 민주주의는 정치적 자유 와 권리가 평등하게 부여될 것을 요구하였는데 정치적 영역에서는 역시 자유와 평등이 양립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자유와 경제 적 평등은 양립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경제적 자유란 완전한 재산권의 보장과 자유시장의 존재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필연적으로 경제적 불평 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서구에서는 자유민주주의가 확립되어 있어서 법 앞의 평등과 정치적 평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
다. 그러나 경제적 평등을 둘러싸고 아직도 많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문제되고 있는 평등-불평등의 문제는 대부분 경제 적인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 평등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로 해석된다.J) 첫째로, 유사한 경우는 유사하게 대우한다는 〈대우의 평등equality of treatment>의미이다. 이것은 예컨대, 기여가 같다면 보수도 같아야 한 다는 뜻으로서 기여의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보수의 불평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공적주의 정의론과 일치한다. 둘째로, 모든 사람은 출신배경에 상관없이 인생의 경주에 있어서 동일한 출발선에서 출발해 야 한디는 기회균등의 의미이다. 기회균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자신에 게 전혀 책임이 없는 의적 환경에 의해 경주의 결과가 결정되므로 이것 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셋째로, 부와 소득 등의 결과, 죽 보상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는 〈고려의 평등equality of consideration>개념 이다. 능력, 기여, 노력 등의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평등해야 한다는것이다.
7) H. P. Brown( 1988), Egalitarianism and the Generation of Inequality, Claren-don Press, 2-5쪽 참조.
(2) 기회균등 기회균등의 원리는, 〈각자는 그의 재능과 덕성을 계발할 평등한 권리 와 기회를 가져야 하며, 동일한 성취에 대해서 동일한 보상이 주어져야 할 것울 주장한다〉.8) 피쉬킨J.S. Fishkin은 기회균등의 원리를 〈업적 원 리 Principle of Merit〉와 〈평등한 인생전망Equality of Life Chances〉의 원리로 나눈다.9) 업적원리란 부와 권력 등에 있어서 불평등한 직책들의
8) J. H. Schaar(l967), Equality of Opportunity, and Beyond, in J. R. Pen-nock and J. W. Chapman eds.( 1967), 229쪽. 9) J. S. Fishkin( l983), Justice, Equal Opportunity, and the Family, Yale Uni-versity Press, I , 2장 참조.
분배에 공정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책을 할당할 경 우에 그 직책에 관련된 능력 및 다론 자격을 공평하게 평가하여 그 기 준에 따라서 분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무의 수행과 관련없는 인종, 가 정의 배경, 종교, 성 등의 요인이 직책의 할당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 다. 그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동기에 관련되는 요인만이 할 당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업적주의는 공정성과 효율성 양면에서 광범한 지지를 받는다.IOI 그런데 업적 원리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부자 또는 고관 등의 가문에 태어났디는 이유만으로 좋은 환경에서 양육되고, 양질의 교 육을 받아 고소득, 권력 그리고 명예가 보장되는 직위를 차지할 자격을 갖춘다. 그러나 빈곤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은 그러한 행운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국민학교를 마치자 마자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학을 포기하고 조그만 공장에 취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두 부류 사람들의 인생행로는 누구의 아들로 태어났느냐라는 우연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능력과 덕성을 계발할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면 그 기준에 따라 직책을 분배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재능을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인종, 성, 가족 배경 등의 자의적인 요인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아동의 타고난 재능 울 계발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의 불평등이 불가피하고,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공정한 경쟁이 이 루어져야 한다는 요구는 매우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이러한 기회균등 론의 근거로서 다음의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도박에 있어서 결과 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데, 도박의 절차상의 공정성이 보장되면 불평등 한 결과를 용납할 수 있는 것처럼 기회균등도 일종의 절차적 정의라고 볼 수 있다.11) 둘째, 기회균등 원칙은 효율성과 양립한다. 재능의 계발과 배분에 있어서 효율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셋째, 자신이 통제하고 결정 JO) Fishkin{1983), 21쪽. 11 ) Schaar( 1983 ), @주.
할 수 없는 의부적 환경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으며, 따라서 사회가 그것 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111 기회균등을 철저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교육 기회가 아동의 수학 능력에 따라 할당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리한 위치에 있는 부모들의 지 적, 정서적, 문화적, 사회적 우월성이 자녀들의 능력 계발에 영향을 미치 지 못하도록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동의 양육과 교육의 집단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가족의 해체 룰 요구하는 것이며 개인의 자유를 크게 침해하는 것이다.1\) 롤즈가 말 한 바와 감이 가족이 존속하는 한 기회균등은 완전하게 실현될 수 없다. 그리고 기회균등 원리는 재산의 상속과 증여도 원칙적으로 금지할 것을 요구한다.
12) Brown(l988), 4쪽. 13) 피쉬킨은 업적 원리와 평등한 인생전망의 원리, 그리고 가족의 자율성 사이에 는 삼중 딜레마가 존재하여 그 중 어느 두 원리가 성립하면 다른 하나는 성립하 지 않음을 논증하였다. 3장 참조.
자유주의는 형식적 기회균등(업적 원리)은 인정하나 실질적 기회균등 (평등한 인생전망)은 부정한다. 그들에 의하면 사유재산권이 정당하므로 얼마든지 재산상속이 가능하며, 부모의 능력과 의사에 따라 더 나은 교 육을 받을 수 있디는 것이다. 그리고 자유주의자들은 기회균등 원리가 확대될 경우에 인간의 모든 환경이 통제되는 악몽 같은 사회가 될 것을 우려한다.14)
14) Hayek(l960), 87-93쪽 및 Hayek(l976), 84-85쪽 참조.
기회균등은 원칙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유재산권은 절대적 권리가 아니며 결과가 불평등한 현실에 있어서 공정한 경쟁의 요구는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회의 균등 울 국단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면 개인의 자유와 가족의 자율성이 크게 제한되고, 나아가 가족의 해체까지 요구되므로, 실현의 정도는 다른 가 치를 함께 고려하여 정할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회균등은 완전하게 실현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그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 결
과의 균등이 도모되어야 할 것이다. 기회균등이 의미 있는 것은 결과가 불평등하기 때문이므로 결과의 평등이 이루어진다면 기회의 균등은 별 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회가 결과오H근 독립적으로 의미를 가 진다면, 다시 말하면 자기실현의 장으로서의 기회라는 의미가 강하다면 기회균등은 그 자체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151 (3) 결과의 평등 경제적 측면에서 결과의 평등은 능력, 기여, 노력 등의 차이에도 불구 하고 부와 소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엄격한 의미 의 평등을 주장하는 급진적 평등주의와 보다 온건한 평등주의 사이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평등주의란 원칙적으로 부와 소득이 평등하 게 분배될 것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결과의 평등을 구체적으로 세분하면 다음과 같은 네 유형이 있을 것이다. I) 부와 소득이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2) 정당화되지 않는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제거되어야 한다. 3) 부와 소득이 필요에 따라 분배되어야 한다. 4) 모든 사람은 최저 생활수준에 대하여 평등한 권리를 가지므로 부와 소 득은 이 권리를 실현시키도록 분배되어야 한다. l)은 다른 모든 가치에 우선하여 평등의 실현을 주장하는 입장으로서 급전적 평등주의라 불린다. 이 입장에 동조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은 프랑 스혁명기의 사회주의자인 마블리 Mably, 바뵈프Babeuf와 오늘날의 닐슨 K. Nielson 등을 둘 수 있다. 2)의 주장은 다론 가치들을 고려하여 정당화될 수 있는 불평등도 존 재함을 인정하나 불평등의 정도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보는 온건한 15) Fishkin( 1983), 50쪽.
평등주의의 입장이며, 이 입장의 대표자로 롤즈를 둘 수 있다. 3)은 마르크스를 비롯한 사회주의자들과 불라스토스 등이 주장하는 분배유형이다. 필요에 따른 분배는 부와 소득의 불평등을 허용하나 이것 이 오히려 가장 완전한 형태의 평등분배라고 블라스토스는 주장한다. 마 불리와 바뵈프가 l)을 주장한 이유는 인간의 필요가 동일하다는 것이므 로 l )과 3)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4)는 모든 사람은 다른 모든 가치의 기초이자 전제인 생명의 유지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에 대하여 자연적 권리를 지닌다는 명제에 입각한 주장이다. 이 권리는 자기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이라는 소극적 권리와 충 돌하나 이것들보다 우선한다고 주장되고 있다. 위의 네 가지 평등 개념 가운데 l)과 2)를 중심으로 생각해보고자 하 는데, 급전적 평등주의는 다음 항에서 간략하게 살펴보고, 롤즈의 온건 한 평등주의는 다음 절 이하에서 중점적으로 상고하고자 한다. 필요에 따른 분배는 제7장의 마르크스의 정의론에서 다루었으며 4)에 관해서는 제9장에서 다루게 된다. (4) 급진적 평등주의 급전적 평등주의는 바뵈프의 〈평등선언 Manifesto of the Equals〉에 국명하게 나타나 있다. 〈나이와 성 이의에 인간의 어떠한 차이도 존재하 지 않도록 하라.〉16) 이것은 자연적 차이 이의에 어떤 사회적 불평등도 거부하는 태도이다. 프랑스혁명기의 마블리, 모렐리 Morelly, 바뵈프는 극단적 평등주의적인 사회주의자들이었고, 이들이 평등을 주장한 근거는 인간의 신체적, 심리적 필요는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루소의 영 향을 받아 인간의 자연적 평등상태를 회복해야 한다고 믿었다.17) 16) J.Rees(1971), Equality, Macmillan, 12쪽에서 재인용. 17) Wilhoit(l979), 27-32쪽 참조. 이들은 사회주의자들이므로 생산수단의 공유를~ 주장하였고 소득분배의 평등을 이루고자 하였다.
불라스토스를 비롯하여 엄격한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평등분배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인간은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고유의 가치를 가지 며 이것이 평등한 권리의 기초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사람 은 모든 자원에 대하여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181
18) Vlastos( 1962), II 와 Hochschild( 1981 ), 53-57쪽 참조.
급진적 평등주의의 근거로 제시된 위의 두 논거는 일종의 자연권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며 또한 평등한 권리를 가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연상태에서 평동했다고 해서 문명 상태의 불평등이 부당하다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만일 그 과정이 정당하다면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인 간으로서의 존엄성 혹은 인간적 가치가 모든 자원에 대한 평등한 권리 의 근거가 되는 논리적 필연성도 입증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모든 사람은 본래적 가치 intrinsic value 면에서 평등하다〉는 명제가 경제적 평등의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데 완전한 경제적 평등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19) 현대의 대표적 인 급전적 평등주의자인 닐슨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당화를 꾀하고 있다.
19) H.A. Bedau(1967), 17쪽. 자연권론자들 사이에도 인간에게 어떤 자연권이 부 여되어 있는지에 대해 매우 상이한 입장들이 존재한다.
닐슨은, 롤즈의 치등 원칙은 경제적 불평등을 지나치게 허용한다고 비 판하고 그것보다 훨씬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그러한 불평등이 롤즈의 제1원칙에 내포된 〈평등한 도덕적 자율성〉과 〈평등한 자존감〉을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롤즈가 상정한 적절한 희소성 moderate scarcity(상대적 풍요)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더 많은 재화를 얻기 위해 자존감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한다. 이 정도의 발전단계에 도 달한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도덕적 자율성과 자존감을 가장 가치 있는 선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닐슨은 평등 그 자체가 본래적 선이면서 동 시에 자유, 자율성, 민주주의, 자존감이라는 선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수
단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하며 급전적 평등주의를 옹호하고 있다.20) 닐슨의 논변은 설득력이 있으나 그 자신이 인정하듯이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풍요를 달성한 상황에서만 급진적 평등이 실현될 수 있다는 점 을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21) 또한 차등 원칙이 허용하는 정도의 불평등 이 지배-피지배 관계를 낳고 자존감을 크게 손상시키는지도 의문의 여 지가 있다. 그리고 모든 평등주의는 개인의 경제적 권리와 공적을 완전 히 부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것은 인간관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급전적 평등주의자들은 협동과 상호 존중을 중요한 사회 적 이상으로 신봉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소규모 공동체운동과 사 회주의의 실험에서 본 바와 같이 물질적 인센티브가 없어도 사람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신념은 지극히 의심스럽다. 급전적 평등이 야기하 는 큰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효율성의 위기인 것이다. 또한 급전적 평 등은 개인의 자율성과 책임을 무시하고, 끊임없는 재분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위권리와 자유를 제약할 가능성이 많으며, 문화적 획일성을 초래하기가 쉬운 약점이 있다. 그러므로 평등은 유일한 가치가 아니라 자유와 복지 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론 가치들과의 조화를 꾀하면서도 평등주의를 강 하게 옹호하는 온건한 평등주의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온건한 평 등주의의 대표적 학자로는 존 롤즈를 들 수 있다.22) 그는 원초적 상황의 20) Nielson(1985), I, 3장 참조. 21) 위의 책, 50` 66쪽 참조. 22) 롤즈는 「공정성으로서의 정의 Justice as Fairness」(1958)라는 논문에서 자신 의 정의론은 자유, 평등, 업적 등의 관념의 복합체라고 하였다(황경식 의 역, 1988, 13쪽). 그러므로 그의 정의론은 다양한 속성을 지니고 있음이 사실이나, 일반적으로 그의 정의론은 자유주의적 평등주의 liberal egalitarianism로 규정 된다(K. Nielson, 1985, vii 및 Arrow, 1985, 13~). 정의의 제 1원리에서 자유 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는 접에서 롤즈를 자유주의자로 간주할 수 있으나 그가 고전적 자유주의자(혹은 자유지상주의자)와 다른 집은 사유재산권(및 자기소유
권)을 철대시하지 않고 만장일치적 합의에 의한 정의의 원리(그의 경우에는 차 등 원칙 )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본 접이다. 차등 원칙은 원초적 평등상태를 출발점으로 한 파레토 개선이므로 매우 평등주의적인 원리임이 분명하며 (Arrow, 1973) 따라서 그를 경제적 측면에서 평등주의자로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는 자유시장경제의 분배에 대해 강한 재분배적 정부개입을 주장하므 로 경제적 자유주의자로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인센티브롤 부여하기 위해 업적 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접에서 업적주의와 공리주의적 속성이 내포되어 있지 만 그는 원칙적으로 업적주의와 공리주의를 거부한다고 그의 주저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가 공리주의를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공리주의가 전체를 위해서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접이다. 롤즈의 정의론이 실은 공 리주의와 별 차이가 없다고 공리주의자들은 주장하는데, 공리주의는 사실에 관 한 전제에 따라 자유주의, 공적주의, 평등주의 등의 어떤 이념과도 양립할 수 있는 신축성을 가지지만 그것은 동시에 모호성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롤츠가 공 리주의의 난접을 모두 극복하지 못했다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를 공리주의자 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롤즈는 후생주의와 합계원리를 부정하는 접에서 명백히 공리주의를 거부한다.
평등을 전제로 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롤즈의 온건한 평등주의의 매 력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2 롤즈의 정의론 롤즈는 『사회정의론A Theory of Justice』(1971)의 서문에서 그의 의도 는 현대의 많은 도덕철학 가운데 가장 우세한 체계적 이론인 공리주의 를 대체할 만한 유력하고 체계적인 도덕론을, 로크, 루소, 칸트에 의해 확립된 계약론을 보다 일반화하고 추상화함으로써 제시하고자 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의의 원칙을 정당화되기 어려운 형이상학적 가정 혹은 인간본질에 관한 가정에 입각하지 않고 어떤 공정한 자연상태에서 구성원들의 만장일치적인 합의에 의해 맺는 계약이라는 관념에 의해 도 출하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그의 방법론은 계약론적이며, 자연상태에 무
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이라는 공정한 판단의 조건을 부가한 면에서 〈공정성으로서의 정의론〉이며, 도출된 정의의 원칙은 매우 평등주의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1) 원초적 상황과 무지의 베일 롤즈는 공정한 정의관에 도달하기 위해 〈가상적인 원초적 상황original position〉울 상정한다. 이 원초적 상황은 전통적인 사회계약론의 자 연상태에 해당하는데 이것이 그의 정의론을 구성하는 이론적 장치이다 (33쪽).23) 그는 원초적 상황에 대해 중요한 몇 가지 가정을 전제한다. 첫 째, 원초적 상황의 당사자들은 합리적이고 상호 무관심하며 mutually dis-interested 서로 평등한 것으로 가정된다. 여기서 합리성의 의미는 경제 학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서, 주어진 목적에 대한 가장 효과적 인 수단을 취한디는 의미이다. 그리고 상호 무관심하다는 것은 타인의 이해에 대해서 시기도 동정심도 없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하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사회의 기본구조에 대한 정의 원칙의 합의에 참여할 당사 자들이란 의미이다(33, 35쪽).
23) 괄호 안의 쪽수는 Rawls(l971), A Theory of Justice의 국역인 롤즈(황경식 역, 1985), 『사회정의론』의 쪽수이다. 이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원초적 상황에서는 아무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계층상의 위치를 모 르며 자신의 소질, 능력, 지능, 체력 등의 천부적 자질을 모를 뿐 아니라 迎의 가치관이나 심리적 성향까지 모른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무지의 베일 아래 정의의 원칙이 선택되므로 자신의 자연적 우연과 사회적 우 연을 아는 데서 오는 이기적인 판단이 배제되어 공정한 판단이 가능해 진다. 그러므로 이런 공정한 상황에서 합의된 정의의 원칙은 공정하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 정의의 원칙은 〈공정성으로서의 정의 justice as fairness〉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34쪽). 무지의 베일 하에서 상호 무관심한 합리적인 개인들이 불확실성 아래
에서 합리적 선택을 하게 되는데, 모두 동일한 조건 아래에서 선태하므 로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되어 만장일치적 합의와 계약이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채택된 정의의 원칙이 이른바 〈정의의 두 원칙〉이다. (2) 정의의 두 원칙 롤즈는 원초적 상황에서 채택될 것으로 생각하는 정의의 두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식화하였다. 첫째, 모든 사람은 다론 사람들의 유사한 자유와 양립할 수 있는 가장 광범위한 기본적 자유에 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 둘째, 사회적 • 경제적 불평등은 다음 두 조건을 만족시키도록 조정되 어야 한다. I) 그 불평등이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리라는 것이 합당하 게 기대되고, 2) 그 불평등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위와 직책에 결부 되어야 한다(81-82쪽). 사회의 기본구조는 기본가치들primary goods24)(자유, 기회, 소득, 재산 및 자존감의 기초)을 분배하는데 제1원칙은 평등한 자유의 원칙으로서 자유는 여하한 경우에도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유의 제한이나 불평등한 분배가 경제적 • 사회 적 이득을 산출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교환은 허용되지 않는다(84쪽). 이 러한 의미에서 제1원칙은 자유의 우선성을 의미한다. 원초적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제1원칙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유를 불평등하게 분배함으로 써 모든 사람의 자유가 증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과2S) 자유의 제 한이 비록 사회경제적 이득을 가져올지라도 그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24) 기본가치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의 인생계획이 무엇이든 소용되므로 갖고자 하는 수단적 가치들을 의미한다. 롤츠가 분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효용이 아 니라 기본가치이므로 효용의 가측성 등의 공리주의적 난접을 피할 수 있으나 완 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83쪽 참조. 25) 자유의 분배는 경제적 분배의 경우와 달리 영합게임 zero-5um game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것이다. 자유가 중요하디는 것은 물론 인정되지만 약간의 자유의 제한이 상당 한 정도의 사회경제적 이득을 산출할 경우에도 계약당사자들이 이것을 거부하는 경우는 경제적으로 매우 풍요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자유의 우 선적 가치를 신봉하는 경우일 것이다. 여기서 롤즈가 말하는 기본적 자 유란 정치적 자유(선거권과 피선거권)와 언론과 집회의 자유, 양심과 사 상의 자유, 재산권과 신체의 자유 등을 의미한다(82쪽). 이와 같은 롤즈 의 자유 개념은 개인적 자유와 정치적 자유를 포함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제2원칙은 모든 칙위를 개방하는 기회균등의 조건 아래 모든 사람에 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해 자유를 제의한 다른 모든 기본가치의 불평 등한 분배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것들을 각각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 칙, 차등 원칙 difference principle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에게 이득아 되지 않는 불평등은 부정의가 된다(83쪽). 그런데 차등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자유를 제의한 다른 모든 기본가치들을 합산하여 적용 할 것인가, 아니면 하나 하나 따로 적용할 것인가? 사람들의 선호의 차 이를 인정한다면 합산하여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나 이 경우 전혀 다른 가치들을 어떻게 합산할 것인가라는 지수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는 부와 소득의 분배에 부분적으로· 차등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말 하자면 부와 소득이 다른 기본가치들과 서로 대체가 되지 않는다고 가 정해야만 경제적 분배에 차등 원칙을 적용하기가 용이하게 된다. 아래에서 항을 달리하여 제2원칙을 경제적 분배문제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3)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 롤즈는 제2원칙의 칙위와 직책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다〉는 조건의 의미를 디음과 같이 해석한다. 첫째, 형식적 기회균등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어떠한 유리한 사회적 직위든지 취할 수 있는 동등한 법적 권리를 갖는〉 것을 의미한다(92쪽). 형식적 기회균 등은 신분질서에 의해 상위 직위로의 접근이 완전히 봉쇄되었던 봉건질 서에 비해 보다 공정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것은 사회적으로 희소한 능력의 효율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해주기도 한다. 롤즈는 형식적 기회균등에다 공정한 기회균등이라는 조건을 부가함으 로써 보다 완전한 기회균등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공정한 기회균등 이란 〈평등한 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유사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유사한 인생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93쪽). 예컨대 교육기회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무관하게 아동의 자연적 재능과 의욕에 따라 부여되어야 하며, 재산의 상속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야 한 다.26)
26) 그러나 재산상속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면 상 속의 철폐는 완화될 수 있다. Rawls(1971), 277-278쪽 참조.
그런데 부모를 통한 문화적 영향은 가족제도가 존재하는 한 제거될 수 없다. 그러므로 공정한 기회균등이 완전히 실현될 수는 없다. 설사 공정한 기회균등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그 후에 분배를 시장에 일임한다 면 사회적 우연성의 영향은 상당한 정도로 제거되지만 자연적 우연성의 영향은 그대로 용인되므로 롤즈는 이 경우에도 부정의가 존재한다고 보 고 이것을 최소화하는 원리로서 차등 원칙을 채택하였다. (4) 차등 원칙 롤즈는 차등 원칙의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는 구절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우선 이것을 파레토 최적이라는 효율성 원칙으 로 이해할 수 있다. 롤즈는 원초적 입장에 있는 자들이 파레토 개선이 있을 경우 이것을 더 나은 상태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88쪽). 그 런데 최초의 자원 분배상태에 따라 수없이 많은 파레토 최적접이 존재
할 수 있으므로 효율성 기준만으로는 수많은 최적점 가운데 어느 점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효율적일 뿐 아니라 공평한 점 울 선택할 수 있는 원칙이 요구된다. 만일 최초의 자원분배가 공정하다 면 그것으로부터 달성된 어떠한 파레토 최적도 역시 정의로운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차등 원칙은 원칙적으로 부와 소득이 완전히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하 지만 처지가 나은 자들의 보다 높은 기대치가 사회의 최소 수혜자들의 기대치를 향상시키는 경우에 그러한 불평등은 정당화된다고 본다. 즉 〈혜택받은 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인 전망을 허용함으로써 보다 혜택받지 못한 자들의 이익이 도모되지 않는 한 사회질서는 그러한 전망을 설정 하거나 보장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96쪽). 일반적으로 후생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원점에 볼록한 분배가능곡선(효 용을 분배할 경우에는 효용가능곡선)은 분배가 생산의 효율에 미치는 영 향, 즉 인센티브의 결여로 인한 X-비효율을 무시한 결과이다? x-비 효율을 고려한다면 완전 평등 분배를 실시할 경우에(45° 선상) 분배될 총량은 감소할 것이다. 45' 선상의 완전 평등상태를 기준점으로 하여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은 바로 최소수혜자의 이익이 극대화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차등 원칙은 I) 평등 분배가 생산울 감소 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가정과, 2) 평등 분배상태를 출발점으로 한 파레 토 개선만을 보다 나은 상태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파레토 원 리와구별된다.
27) 후생경제학의 제2기본정리(적철한 소득재분배에 의해 모든 파레토 최적 상태 가 경쟁적 균형의 결과로 실현될 수 있다는 정리)는 소득재분배가 인센티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Boadway & Bruce(l984), 64쪽 및 Fel-dman(i980), 51-58쪽 참조.
아래 그림 l은 분배가 생산에 미치는 효과가 없다는 전제 하의 분배 가능곡선이며, 그림 2는 그 영향을 인정할 경우의 그것이다• 차등 원칙 은 완전히 평등한 최초 상태를 출발점으로 한 파레토 개선(효율성의 원 칙)이란 점에서 평등주의와 파레토 원리를 잘 결합한 것이라고 할 수
U
그림 1
U
그립 2
있다. 3 정의의 원칙과 배경적 제도 롤즈는 경제이론을 이용하여 정의의 원칙이 갖는 내용을 보다 구체적 으로 예시하였다. 정의의 원칙을 구현하는 경제제도는 어떤 것인가? 그 에 의하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모두 정의의 원칙과 양립할 수 있으 나(275쪽) 자원배분과 소득분배의 기구로서 시장이 계획(명령)보다 정의 의 원칙에 보다 더 부합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 근거는 시장이 달성하는 효율성과 평등한 자유, 그리고 기회균등에 있다. (1 ) 시장과 분배적 정의 사유재산제 아래에서 이상적 시장28)은 파레토 효율을 달성한다. 그리 고 자유시장은 자유롭고 자발적인 모든 교환을 허용하므로 소비선택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계약의 자유, 영업의 자유 28) 이상적 시장 혹은 완전한 시장은 시장실패가 없는 시장을 말한다.
등의 경제적 자유를 보장한다. 그리고 시장은 비인격적 제도로서 원칙적 으로 사람에 대한 신분적인 그리고 인격적인 차별을 배제하는 점에서 형식적인 기회균등과도 부합한다. 이런 점에서 완전한 시장은 정의의 원 칙과 부합하는 점이 많다. 그러나 현실의 시장은 완전하지 않을 뿐만 아 니라 완전한 시장이라 하더라도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 및 차등 원칙 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시장을 보완하 는 배경적 제도background institutions가 필요하다. 정의로운 배 경적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그로부터 결과되는 분배는 그 내용에 상관없이 정 의로운 것으로 간주된다.29) 롤즈는 가장 잘 알려져 있다는 이유로 사유 재산제적 민주체제를 전제하고, 정의의 두 원칙에 부합하도록 시장기구 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다음·과 같은 몇 개의 부처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29) 이것은 일종의 철차적 정의의 관념이다. 롤츠(1985), 291쪽 참조.
첫째, 배분처 allocation branch는 경쟁을 유지하고 의부성을 제거하여 시장이 효율성을 달성하도록 하는· 책임을 맡는다. 〈적절하게 규제된 경 쟁적인 시장 그 자체는 직업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고 자원을 효율 적으로 이용하게 하며 상품을 가계에 배분하는〉 기능을 하므로 정의를 달성하는 데 유용한 기구이다(292쪽). 둘째, 안정처 stabilization branch는 충분한 유효 수요를 유지함으로써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책임을 진다. 이것은 자원의 유휴를 방지하는 것이 므로 넓은 의미에서 효율의 증대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이전처 transfer branch는 사회적 최소치를 보장하는 책임울 말 는다. 경쟁적인 가격체제는 〈필요〉를 고려하지 않는데 이 점을 보완하는 것이 이전처의 기능이다. 〈적절한 최소치가 제공되면 나머지 전체 소득 이 가격체제에 의해 정해지는 것은 완전히 공정할 수 있다.〉(293쪽) 넷째, 분배처 distribution branch는 과세와 재산권의 조정을 통해 분 배적 정의를 유지하는 일을 맡는다. 상속세와 증여세를 부과하고 유증권 (遺贈權)을 제한하여 〈점차적이고 계속적으로 부의 분배를 바로잡고 정
치적 자유의 공정한 가치와 공정한 기회균등을 해치는 힘의 집중을 막 는〉 것이 그 목적이다(293쪽). 그리고 분배처는 공공재 생산과 이전지출 울 위하여 조세를 부과하며 이때 조세 부담이 정의롭도록 되어야 한다. 정의로운 조세는 비례적인 소비세의 형태일 수 있으나 때로는 누진적인 재산세나 소득세가 정의의 원칙에 부합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배경적 제도가 마련될 경우 시장의 분배가 정의의 원칙을 충 족시키는가는 최소 수혜자의 총소득이 그들의 장기적 기대를 축대화하 는 수준이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293쪽). 그런데 현실적으로 극대의 최 소치가 어느 수준인지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최소치는 장기적인 관점 에서 극대화되어야 하므로 최소치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되면 성장률이 낮아져서 최소치가 장기적으로 거의 증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최소치는 단기적, 장기적 효율을 고려하여 책정되어야 하는데 그것의 적절성 여부를 둘러싸고 예측을 달리하는 사람들 사이에 견해가 다를 수도 있다. 롤즈의 정의론의 현실적인 난점은 바로 적정한 최소치 수준의 결정문제라고 생각된다. 롤즈가 예시하는 정의로운 경제제도는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 수준이 보장되고 효율적이며 생산수단이 비교적 광범하게 소유되는 시 장경제라고 할 수 있다. 배분처와 안정처가 추구하는 효율성과 완전고용 은 이미 보편화된 목표이므로 논의로 하면 롤즈의 현실적인 제안은 〈기 회균등〉과 〈최소극대화〉이다. 이 두 원칙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에 관해서는 더 깊이 연구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회주의자들이 시장을 본래적으로 타락한 제도라고 비판하는 데 반해 롤즈는 시장을 옹호한다. 시장이 이상적인 제도는 아니나 시장 울 대신하는 관료제의 폐해는 시장의 폐해보다 결코 작지 않으며 사회 주의자들이 강조하는 사회적이고 이타적인 동기의 강도는 분명한 한계 롤 지닌다고 한다. 그의 정의론은 사람들이 〈서로 상충하는 요구를 내세 우며 그들은 정의롭게 행위하려고는 하지만 그들의 이득을-포기할 생각 도 없다〉고 상정한다(297쪽). 이해의 상충이 없는 사회는 이미 정의를
초월한 사회이므로 정의론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정의론이 그런 사회를 대상으로 탐구할 필요성도 없다는 것이다. 토지와 자본 등의 생산수단이 공유되고 있는 사회주의 경제는 시장에 의존하는 정도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O J 시장을 전적으 로 부정하는 〈완전한 배급체제〉, 상품의 생산량은 국가가 결정하되 소비 는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체제, 소비재 시장뿐만 아니 라 노동시장도 존재하는 체제 등 세 경우가 있다. 마지막 경우에는 소비 선택의 자유 이의에 직업선택의 자유도 보장되며 소득의 분배는 생산성 에 따라 상이한 임금소득과 국가가 소유하는 생산수단 임대료의 사회적 분배분에 의해 결정된다. 생산수단의 배분과 두자는 국가에 의해 결정된 다. 롤즈는 세번째 형태의 사회주의, 즉 시장사회주의는 정의의 원칙과 양립할 수 있다고 보았다.
30) J. Drewnowski(l963), A Dual Preference System, in W. A. Leeman ed., Capitalism, Market Socialism, and Central Planning, Houghton Mifflin Com-pany, 41-43쪽 참조.
롤즈가 말한 바와 같이 사회주의에서의 시장도 소비선택의 자유와 직 업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러나 생산수단의 사유가 금지되어 있으므 로 생산수단울 보유하고, 사용하며, 교환하고, 처분할 수 있는 자유는 배 제되어 있다. 그런데 사회주의에서는 생산수단이 공유화되어 있어서 자 본재 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자본재의 가격도 결정되지 않으므로 자본재의 효율적 배분이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四 이에 대해 랑게 Oskar Lange는 시행착오에 의해서 균형가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과 자본재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함을 밝혔다.12) 이러한 점에서 시장
31) 이것이 소위 사회주의에서의 〈경제계산 논쟁〉인데 미제스Mises, 하이에크 Hayek 등에 의해 제기되었고 이에 대해 랑게 Lange, 러너 Lerner 등이 이론적 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경제계산이 가능함을 논증하였다. Leeman(1963), 17-18쪽참조. 32) Oskar Lange, Trial and Error in a Socialist Economy, in Leeman (1963), 2S-26쪽. 시행착오에 의한 균형은 현실의 가변성 등에 의해 거의 불가 능할 것이다.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학자들은 〈시장사회주의가 가능훅} 최선의 자본주 의보다 완전경쟁의 이상에 더 근접한다〉1\)고 주장한다. 만일 그것이 사 실이라면 시장사회주의도 롤즈의 정의론에 부합하는 제도이다. 사유재산제이든 사회주의이든 국가의 계획과 명령보다 시장에 가능한 한 많이 의존하는 것이 자유의 원칙과 효율성의 원칙에 더 부합한다는 점에서 롤즈는 시장을 중시하는 것이다. (2) 재산권과 정의의 원칙 롤즈는 시장경제가 명령경제보다 정의의 원칙에 더 부합한다고 보았 으나 재산권이 누구에게 할당되어야 하느냐라는 체제 문제에 있어서는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동시에 그리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다 만 정의의 원칙에 부합하는 재산권제도를 택해야 한다고만 주장한다. 그 에 의하면 자유시장과 사유재산제 사이에 본질적인 관련은 존재하지 않 으며 따라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시장경제도 정의 의 원칙과 부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유의 원칙, 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차등 원칙과 부합하는 재산권제도는 어떤 것인가? 롤즈는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할 기본적 자유에 재산권을 포함시키고 있는데(82쪽) 사유재산제는 재산권을 포함하는 자유의 원칙과 부합한 다. 여기서 재산권이란 재산에 대하여 타안의 간섭을 받지 않을 소극적 권리를 의미한다. 시장과 결합한 자유방임 자본주의는 소비선택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생산수단에 대한 보유, 사용, 경영, 처분, 수익 등의 제 권리를 보장한다• 그러므로 가장 광범한 경제적 자유 혹은 재산권이 보 장되는 셈이다. 그런데 재산의 심한 불평등은 기회균등의 원칙과 차등 원칙과는· 부합 할 수 없다. 심한 불평등은 교육을 통해서든 권력을 통해서든, 아니면 상속을 통해서든 기회균등의 원칙과 상충될 것이다. 기회균등의 원칙은 33) Leeman( 1963), 19쪽.
상속과 증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할 것을 요구한다. 다만 상속은 그로 인 해 생겨나는 불평등이 가장 불운한 자에게 이득이 되고 자유 및 기회균 등과 양립할 수 있을 경우에 허용될 수가 있다(294쪽). 또한 차등 원칙 에 따르면, 부는 기본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될 것이나 어느 정도의 불평 등을 허용함으로써 그것이 가장 불운한 자들의 장기적 기대치를 더 증 가시키는 한도 내에서 불평등이 허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의 불평등은 정치적 자유의 평등을 무효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부의 불평등의 정 도는 상당한 정도로 제한될 것이 요구되나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느 수 준인가를 정확하게 제시하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부가 광범하게 분산되어 불평등이 그리 심하지 않은 사유재산체제는 롤즈의 정의에 부합하는 체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수단을 사회적 소유로 하고 있는 사회주의체제의 경우는 어떤가? 시장사회주의체제는 생산수단의 소유권은 개인에게 부여하지 않으나 소 비재와 노동 서비스의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므로 소비선택의 자유와 직 업선택의 자유는 보장된다. 생산수단에 대한 소유권은 사유재산체제에서 는 개인에게 부여되어 있으나 민주적인 사회주의체제에서는 구성원 전 체에게 부여되어 있다. 그러므로 생산수단의 사용에 대한 결정은 집단적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것은 보다 민주적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자유 를 제약한다. 롤즈는 개인적 자유의 감소와 민주성의 증대를 둘 다 감안 하여 중앙집권적인 통제경제가 아닌 민주적인 시장사회주의라면 자유의 원칙과 부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J4)
34) 코헨 G. A. Cohen(l981 )은, 사유재산은 소유자에게는 자유를 부여하나 소유자 가 아닌 사람에게는 부자유를 부여한다는 접을 근거로 무제약적인 자본주의가 자유를 극대화한다는 명제를 부정한다. 8-1~ 참조.
기회균등은 사회주의체제에서 자본주의에서보다 더 잘 이루어지고 있 다고 볼 수 있다. 상속이나 증여가 거의 없을 것이며, 교육에 있어서도 부의 불평등의 파급 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관료제의 성향이 강 하다면 부모의 지위가 상당한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차등 원칙에 비추
어볼 때 부의 불평등의 정도가 작은 것은 좋으나 이것이 효율을 떨어뜨 려 모든 사람의 처지를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롤즈의 이러한 논의가 시사하는 것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양 체 제가 적절한 배경적 제도로 보완될 때 정의로운 기본 구조가 될 가능성 을 가지고 있디는 것이다. 물론 어느 체제가 보다 더 정의로운가를 가리 기 위해서는 위의 세 원칙에 따라 더 면밀한 비교가 되어야 하겠으나 이미 한 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마당에 다론 체제였더라면 어떻게 되었 울까라는 가상적 물음에 답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롤즈는 〈일정한 사람들에게 최선의 체제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결정은 그들의 여건과 제도와 역사적 전통에 달려 있다〉(296쪽)고 주장한다. 정의의 원칙에 부 합하기 위해서 사유재산제에서는 부의 분산이 필요하고 사회주의에서는 생산수단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되도록 광범한 시장이 요구된다. 그런데 최근의 사회주의권의 변화를 볼 때, 민주적인 시장사회주의라고 하더라 도 경제의 비효율로 인해 사회적 최소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없 다는 점에서 차등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롤즈의 경제체제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는 재산에 대하여 개인이 어 떠한 공적과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는데 이 기본전 제가 과연 정당한가는 면밀히 검토되어야 한다. 4 롤즈의 정의론의 정당화 문제 롤즈는 자신의 정의론을 연역해 내고 정당화하는 방법론으로서 사회 계약론을 사용한다. 이 절에서는 롤즈가 사용한 계약론적 방법, 인간관 가정의 특칭과 한계 그리고 이것을 전제로 하여 정의의 원칙(특히 차등 원칙)을 도출하는 논리적 과정의 정합성(整合性)에 대해서 검토함으로써 롤즈의 정의론이 갖는 설득력의 정도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1 ) 사회계약론적 방법 롤즈는 〈로크, 루소 그리고 칸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친숙한 사회계 약론을 일반화하고 고도로 추상화한 정의관을 제시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롤즈가 사용한 사회계약론이란 어떠한 것인가? 요컨대 사회계약론의 주장은 정부의 정치적 권위와 도덕의 근거가 사 회계약 혹은 사람들 사이의 합의나 계약이라는 것이다.)6) 사회계약론은 전제되고 있는 인간 본성관의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홉스는 자연상태J1)에서 인간은 능력 등의 면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하며, 정치적 권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평등하고 자유로운 상태라고 생각하 였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보존과 욕망의 충족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존재 로 가정되었다. 반면에 인간의 욕망을 채워 줄 자원은 절대적으로 부족 하므로 홉스가 그리는 자연상태는 전쟁상태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법 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으며 각자는 자기보존을 위해 어떠한 수단도 택 할 수 있는 자연권을 가전다. 그러므로 자연상태는 사유재산이 존재할 수 없는 완전한 무정부 상태이다.J” 이러한 자연상태는 너무나 위험하고 불편하며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타산적 합리성을 가전 인간은 자기보 존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서로가 해치지 않기로 약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이 약속은 곧 깨질 수 있으므로 약속의 이행을 보증할 강제력으로서 국가의 존재가 요구된다. 전쟁상태를 종식 시키기 위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든 권리를 절대군주에게 양도하며 군주는 법과 질서를 유지한다•
35) Rawls(1971), II쪽. 36) M. Velasquez & C. Rostankowski(i985), Ethics, Prentice-Hall, Inc., 125쪽. 그리고 M. Lessnoff( 1986), Social Contract, Macmillan, 2쪽 참조. 37) 자연상태란 국가가 성립되기 이전의 가상적 혹은 실제적 상태를 말한다. 38) Velasquez et al.(1985), 126-127쪽.
홉스는 철저히 이기적인 합리적 인간을 가정함으로써 절대국가를 정 당화하였다.39) 홉스가 상정하는 자연상태는 너무나 비참하기 때문에 사
39) T. Campbell(l988), Justice, 67쪽, 그리고 Velasquez et al.(1985), 126-127쪽. 그리고 황경식(1985), 『사회정의의 철학적 기초』, 문학과지성사, 184-186쪽 참조.
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어떤 권력에 대해서도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권력에 의해 크게 침해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40) 로크는 홉스와는 다른 인간관을 상정한다. 로크에 의하면 인간은 본성 적으로 도덕적 존재로서 계시와 이성에 의하여 자연상태에서 이미 자연 적인 도덕법칙을 알고 있고 그것을 상당한 정도로 준수하는 존재이다.41)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자연법은, 모든 사람들은 동등한 신의 피조물이 며 평등하고 독립된 존재이므로 타인의 〈생명, 건강, 자유, 소유물〉을 침 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42) 그러므로 로크의 자연상태는 전쟁상태가 아니라 평화, 우호,·상호부조의 상태이다. 그러나 자연법의 구체적 해석 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고 자연법을 위배하는 자에 대한 규제와 처벌 의 권리를 각자가 가지고 있으므로 자연상태는 취약하다. 이것을 보완하 기 위해서 공정한 재판과 판결을 시행해 줄 권력기관이 필요하며 따라 서 자연상태를 종식시키고 정치사회를 성립시킬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 이다. 국가를 탄생시키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각자의 생명, 자유, 재산울 보 전하기 위해서이며 이 자연권을 침해하는 국가는 그것의 근본 목적에 위배되므로 존재할 가치가 없다.4.” 로크는 전제정치보다는 오히려 자연 상태가 더 낫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연권과 도덕적 인간을 전제 함으로써 자유주의적인 민주국가를 정당화하였다. 그의 국가는 시민의 생명과 자유 그리고 재산을 소극적으로 지켜주는 최소국가이며 시민의 생존과 복지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복지국가는 아니다.
40) Lessnoff( 1986), 55쪽. 41 ) Beck( 1979), 51쪽 그리고 Lessnoff( 1986), 60-61쪽 참조. 42) 로크( 임성희 역, 1981 ), 『동치론』, 휘문출판사, 192쪽 참조. 43) 위의 책, 261쪽.
로크는 홉스보다 균형잡힌 인간관을 전제함으로써 보다 설득력 있는
국가론을 제시할 수 있었으나 그의 이론에도 난점이 있다. 그의 이론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연권은 성경의 계시와 이성의 직관에 그 근거가 있는데 여기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권에 재산권이 포함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우리는 6장에서 로크의 재산권론을 검토한 바 있는데 재산권이 절대적 자연권이 될 수 는 없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로크가 제시하는 계약조건에 합의하는 것은 그들 모두가 로크의 자연법을 인정하는 경우뿐이다. 그렇 지 않으면 자연상태에 있어서 경제적 약자는 그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로크적인 사회계약은 성립되지 않울 가능성이 있는 것 o]다. 사회계약의 내용은 전제되고 있는 자연상태와 인간관에 따라 매우 상 이하게 나타나므로 전제의 타당성이 이론 구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롤즈는 고전적인 계약론을 계승하고 있으나 몇 가지 관점에서 중요한 수정을 하고 있다. 먼저, 고전적 계약론이 정치적 권위의 정당성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킨 데 반해 롤즈는 편익과 의무의 분배를 규정하는 사회 기본구조의 정의에 주목한다. 그래서 그는 정의의 원칙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계약론을 사용한다.44) 롤즈의 원초적 상황은 자연상태와 유사하나 상당한 정도의 차이가 있 다. 자연상태란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던 시기의 역사적인 실제 상태나 혹은 그런 조건 아래의 가상적 상태를 가리킨다. 자연상태에서 각자는 상이한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 아래 놓여 있으며 자신의 이익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홉스나 로크에서 본 것 처럼 자연상태는 매우 비참하거나 불안정한 것으로 그려지며 이 상태에 서 벗어나서 평화와 자연권의 보장을 누리기 위해 국가를 만들고 권력 에 복종하기로 합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합의된 계약조건은 자연상태 보다는 분명히 나으나 최선의 상태라고는 할 수 없다. 각자가 자신의 이 익을 주장하므로 대립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할 공정한 원칙을 찾을 수가 44) Lessnoff(l986), 131쪽.
없는 것이다. 원초적 상황이란 자신의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공정한 판단을 하도록 규정된 가상적인 공정한 상황이다. 이 가상적인 공정한 상황에서 계약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원칙이 바로 정의의 원칙이 라는 것이다.45)
45) 롤즈( 1985), 33-34쪽 및 Lessnoff(i986), 13I-132쪽.
원초적 상황에서의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존재이며 상호간에 무관심한 존재〉라고 가정된다. 자유롭다는 것 은 어떠한 강제도 당하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율적 존재 라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는 타인을 해치거나 동정하지 않고 오직 자신 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관심이 있으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합리적 존재이다. 원초적 상황의 평등은 〈절차적 권리에 있어서의 평등과 기본적 사회제도와 관련된 사회적 자원에 대한 권리의 평등을〉%) 의미한다. 모든 당사자는 평등한 가치를 가지며 원초적 상황에서 평등한 위치에 있다. 이러한 평등 개념은 칸트의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격의 평등〉 관념에 근거하고 있다•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격이란 각 개인이 무엇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善)인지에 대한 개념과 정의감을 갖고 있고, 이 양자와 관련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행위할 능력이 있는 존 재라는 의미이다. 모든 사람은 도덕적 인격이 되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속성을 가지며 그들의 주장은 동일한 힘과 타당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평등하다는 것이다.47)
46) Campbell( 1988), 75-7~. 47) 위의 책, 7~누 참조.
자유롭고 평등한 당사자들이, 사회적 협력의 편익과 부담의 분배를 결 정하는 사회 기본구조를 선택함에 있어서 불공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롤즈는 〈무지의 베일〉을 도입한다. 자신의 특정한 이해관계에 이끌 릴 가능성이 있는 사실에 대하여 전적으로 무지하다는 인위적 가정을 함으로써 공정한 판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지의 베일 은 고전적인 사회계약론에는 없는 것이다. 고전적인 사회계약론에서는
각자가 자신의 특정한 이해관계를 기초로 하여 합리적 선택을 하므로 공정한 최선의 질서가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매우 취약한 자연상 태보다 더 낫기만 하면 그것이 선택된다. 그러나 롤즈는 공정한 원초적 상황에서 각자에게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줄 최선의 결과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48) 이와 같은 무지의 베일 아래서의 선택은 불확실성 아래서의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레스노프가 지적한 바와 같이 롤즈의 근본적 전제는 이상적으로 공정 한 상황에서 이기적인 당사자들이 합의하게 될 원칙은 정의로우며, 그 원칙들을 지킬 도덕적 의무가 그들에게 있다는 것이다.49) 롤즈는 선험적 이고 형이상학적인 강한 가정에 입각하지 않고 공정한 상황에서의 계약 이라는 사고실험을 통해 정의의 원칙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약한 가정을 전제로 설득력 있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50) 그러나 그는 원초적 상황의 평등이라는 강한 가정을 전제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그의 이론의 설 득력이 크게 좌우된다. (2) 롤즈의 평등주의 롤즈는 칸트의 도덕적 인격 개념으로부터 원초적 평등 개념을 도출한 다. 그렇지만 롤즈의 평등 개념은 칸트의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칸트에 있어서 평등은 〈신민으로서의 평등〉, 즉 〈법 앞의 평등〉을 의미 한다. 다시 말하면 자유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평등은 소유의 불평등과 양립할 수 있다고 하였다.5” 그러나 롤즈는 모든 사람 이 자유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와 소득을 포함하는 모든 기본적 가치에 48) Lessnoff( 1986), 135쪽. 49) 위의 책, 13~ 및 롤즈(1985), 33쪽 참조. 50) Lessnoff(l986), 159-160쪽 참조. 51 ) I. Kant, Kant's Political Writings, H. Reiss ed., rep. in E. S. Phelps ed. (1973), Economic Justice, 157쪽.
대하여 원초적으로 평등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드워킨R.Dworkin이 날카롭게 지적한 바와 같이 롤즈의 정의론은 〈모든 사람들이 출 생이나 특칭, 업적이나 탁월성에 무관하게 단지 계획을 짤 수 있고 정의 의 능력이 있는 인간이라는 것만으로 소유하는 권리, 죽 평등한 배려와 존중이라는 만인의 자연권 가정에 기초해 있다〉.5” 사회계약론이 자연권 을 전제하는 데 있어, 홉스는 생명권만을 전제했으나 로크는 생명, 자유, 재산에 대한 자연권을, 그리고 롤즈는 평등한 배려와 존중의 자연권, 죽 모든 기본가치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전제한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자 연권은 종교와 형이상학을 배경으로 하지 않으면 더 이상 합리적으로 논증할 수 없는 도덕적 직관 혹은 숙고된 판단이다. 그러므로 어느 전제 가 더 타당한가는 그 도덕적 신념과 전제를 인정한 결과의 좋고 나쁨에 의해 판단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52) R. Dworkin(l977), Toking Rights Seriously, Harvard University Press, 182 쪽.
이러한 원초적 평등의 가정에 대해 인간은 공동체에 대한 기여와 노 력의 측면에서 엄연히 차이가 있으며 분배는 이 측면을 고려하여 이루 어져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롤즈는 〈그 누구도 사회에 있어서 그의 최초의 출발점을 차지할 자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 연적 자산의 배정에 있어서 그의 위치를 점유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우 리의 도덕적 판단의 정점(定点) 중의 하나이다〉5”라고 대응한다. 타고난 자연적 재능과 사회적 조건은 도덕적으로 임의적이다. 그래서 그는 공적 에 따라 차등 분배히는 것을 거부한다. 개개인의 생산에 대한 기여는 그 의 타고난 재능과 양육, 교육 그리고 자신의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데 타 고난 재능과 환경뿐만 아니라 노력도 도덕성과는 무관한 우연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가 노력을 공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노력의 정도가 타고난 자질과 그에게 열려 있는 예상되는 기회 등의 영향을 받 는다고 보기 때문이다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도
53) Rawls(l971), 311쪽. 54) 위의 책, 312쪽.
없다는 점에서 자연적 재능과 환경, 노력의 정도에 대해 공적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불평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롤즈의 주장은 타 당한7}? 그의 입장은, 첫째, 인간의 자율성과 책임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문제 점이 있다. 그의 입장은 경제적 측면에서 인간의 자율성과 책임을 부정 하는 결정론적 인간관에 입각해 있는 것이다. 둘째, 자연적 재능에 대해 공적을 인정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해 정당한 소유권리를 갖는다는 노 직의 주장이 논증되지 않은 전제라고 비판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능력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권리를 가전다는· 주장도 논증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연적 재능에 대한 개인의 배타적 권리나 모든 사 람의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둘 다 논증될 수 없다. 다만 이들 전 제로부터 우리의 정의감에 부합하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면 그 전제 는 의의 있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전제는 기각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소유권을 부정하면 개인의 자율성과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제한에 그쳐야지 전면 부정하는 것은 곤란하 다. 롤즈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위해 공적과 자기소유권을 일부 되살리 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는 공적과 자기소유권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셈이며, 이런 점에서 롤즈의 정의론은 급진적 평등주의와는· 다르다. 그 러나 공적과 자기소유권을 최소한도로 인정하는 점에서 롤즈의 정의론 은 허용될 수 있는 최대한의 평등주의라고 할 수 있다. (3) 차등 원칙의 도출 평등한 원초적 입장에서 계약 당사자들은 합리적이며 자신의 목적만 울 추구하는 존재이므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을 한다. 그런데 이들은 무지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 즉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계 충상의 위치, 소질, 능력 심지어 자신의 가치관이나 특수한 심리적 성향 까지 모른다고 가정되어 있다(34쪽). 그러므로 이것은 불확실성 아래서
의 합리적 선택의 문제와 같게 된다. 만일 원초적 평등의 가정이 성립한 다면 무지의 베일이라는 공정한 조건 아래서 서로 합의하는 원칙은 공 정한 정의의 원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롤즈는, 당사자들이 불확실성 아래서는 최소극대화 규칙을 따 룰 것이라고 보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지의 베일은 확 률에 관한 지식을 배제한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효용함수 자체를 모르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근거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활수준 이상으로 얻게 될 이득에 대해서는 별다론 관심이 없디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매우 위험 회피적이라는 것을 의미한 다.'그가 세번째 이유로 든 것은 다론 대안의 경우에 심각한 모험을 내 포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둘째 이유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자신과 후손의 인생전망에 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원초적 계약에 있어서 사람들은 모험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원초적 상황에서는 공리주의 원칙이 아니라 차등 원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172-174쪽)• 이에 반해 하사니는 무지의 베일의 두께를 조금 얇게 하여 구성원의 효용함수에 관한 지식이 공지되어 있으며 다만 자신이 누구의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인지를 모를 뿐이라고 가정하였다. 여기서 그는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를 도입하여 확률에 관한 객관적 근거가 없으므로 그 확률 이 모두 같다고 가정하였다. 또 기대되는 이익이 클 경우에 사람들은 위 험을 감수한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므로 각 사람은 기대효용을 국대화하 는 〈평균공리의 원칙 principle of average utility〉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 장하였다.55) 차등 원칙과 평균공리주의의 쟁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원초적 상황 에서 확률을 사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들의 위험에 대 한 태도에 관한 가정이다. 첫째 문제는 무지의 베일의 두께가 어느 정도 55) Harsanyi(i955), in Phelps(l973), 276-277쪽. 하사니의 소론(所論)에 대해서 는 이 책의 炳討끌 참고하기 바람.
인가의 문제인데 롤즈는 평균공리주의를 배제하기 위해서 두께를 지나 치게 두껍게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개인들의 가치관이나 성향까지 모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균공리주의 는 나의 객관적 여건이 누구의 위치에 놓일지 모를 뿐만 아니라 나의 주관적 성향과 가치관도 누구의 위치에 놓일지 모른다는 가정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의 주관적인 성향과 가치를 임의적인 것으로 보는 환경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서 받아둘이기 어렵다안 위험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사람들은 롤즈가 가정한 것과 같이 극단 적으로 위험 회피적일 것인가? 그 자신도 인정했듯이 기대수익의 차이 가 현격할 경우에는 최소극대화 규칙보다는 평균공리의 원칙에 따를 것 이다. 원초적 상황의 중요성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모험을 회피하려고 하 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위험 회피적이라고 간주할 이유는 없 기 때문에 차등 원칙에 대한 만장일치적 합의가 반드시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롤즈가 차등 원칙을 공정한 원초적 상황으로부터 필 연적으로 도출되는 원리로 정당화하려고 한 시도는 교묘히 조정된 무지 의 베일의 두께와 극단적인 위험 회피라는 심리적 가정에 입각해 있으 므로 설득력에 한계가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 점을 비판하고 있다.571
56) Harsanyi(l976), 5~ 참조. 57) 베리 Barry(l989)는 원초적 상황에서 하사니의 평균공리의 원리가 차등 원칙 보다 합의되기 쉬울 것이라고 한다(215쪽). 그리고 뮬러 Dennis C. Mueller (1979)도 감은 비판을 제기한다(244쪽).
(4) 롤즈의 인간관 롤즈는 인간의 모든 능력과 노력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 해 결정된다고 하는 결정론의 입장에 섬으로써 공적에 따른 차등적 분 배를 배제하고 원초적 평등의 가정을 정당화하였다.58) 만일 인간의 육체 적, 정신적, 감정적, 의지적인 모든 능력이 유전과 환경의 산물이라면 인
58) 롤즈( 1985), 324-32@-우.
간 자체는 서로 구별될 수 있는 특징을 전혀 가지지 않는 순수한 의식 의 중심일 뿐이다. 따라서 인간은 공통의 인간성을 소유하므로 모두가 똑같은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차별 대우를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 는다.591 롤즈는 아와 같은 〈구별될 수 없는 자아indistinguishable self> 를 전제로 평등주의를 정당화하는데 이 인간관은 인간의 신념, 지혜, 성 실 등 인격의 핵심아라고 인정되는 모든 것들을 부차적이고 우연적인 요소로 간주하는 점에서 비판의 소지가 있다.601
59) Brown(l986), 5쪽 참조. 60) 롤즈가 결정론적 인간관을 전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레이첼 J.Rachels(1978)은 〈내가 거부하는 것……그리고 롤즈의 견해 가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인간에 대한 모든 도덕적 평가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일종의 결정론이다(163쪽)〉라고 응답하고 있다. 롤츠가 인간은 자신의 인생계획을 선택하는 자율적 존재라고 하면서, 경제적 행동의 선택에 있어서는 자율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모순에 대해서 노직 Nozick(1974, 214쪽)이 찰 지 적하고 있다.
아러한 결정론은 최근의 유전학과 아동심리학의 전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에 관한 논의는 철학과 과학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결정적인 지식은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제5장에서 논 의한 것과 같이 노력까지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는 롤 즈의 입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노력〉에는 상 당한 정도의 자유의지가 작용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인간이 도덕적 선 택과 책임의 존재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거니와 현실적으로 요청되 기 때문이다.611
61 ) 이 책, 제5장, 2, 3철 참조 바람.
롤즈는 또한 인간은 합리적이고 상호 무관심하며, 자기이익 추구에 관 심을 가진 존재라고 가정하였다. 이 가정은 경제적 합리성의 가정과 유 사한 것으로서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의 전형적 인간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신의 인생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능한 최대의 기본가치――부, 소득, 기회, 권력, 자유 등-를 획득하고자 하 며, 이것은 오직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들은 평등한 원초적 상황에서
무지의 베일에 가려진 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규칙을 선택하게 된다. 합리적인 이기주의자라는 인간관은 인간에 대한 지나친 요구를 피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며 그런 점에서 매우 현실적인 인간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공리주의가 보편적인 동정심을 전제함으로써 지 나치게 강한 가정을 한 것과 비교할 때 보다 약하면서 현실적인 가정임 울 알수 있다. 롤즈는, 인간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고 가정하였다. 이 가정은 차등 원칙의 도출에 필수적인 가정인데 과연 인간은 극단적 으로 안전 제일주의적인 존재인가?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 본생활의 보장이라는 안전장치가 마련되면 상당한 모험을 감수할 가능 성도 있는 것이다. 공리주의와 차등 원칙의 차이는 결국 위험에 대한 태 도의 차이로 나타나며, 롤즈와 하사니는 도덕을 불확실성 아래서의 합리 적 선택의 문제로 환원시켜 버렸기 때문에 두 원리의 도덕적 의미상의 차이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5 롤즈의 정의론에 대한 평가 롤즈의 정의론은 제1원칙에 의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제2원칙에 의 해 사회적 • 경제적 평등주의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제1원칙과 제2원칙 의 기회균등 원칙은 별 이의 없이 받아들여질 것이지만 차등 원칙을 둘 러싸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의 관심이 경제적 분 배이기 때문에 차등 원칙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가지 비판을 검토하고 평가해 보고자한다. 차등 원칙은 매우 평등주의적이면서 효율성과 공적 그리고 자유를 무 시하지 않는 매력적인 면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의 상식적인 정의감과도 부합하는 정의론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등 원칙에는 대해서는 여러 측면 에서 비판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차등 원칙에 대한 비판은 다음의 세
가지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62) 첫째, 원초적 상황에서의 선택이 정의의 원칙의 발견장치가 될 수 있는가? 둘째, 원초적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차등 원칙이 선택되는가? 셋째, 차등 원칙은 우리의 도덕적 직관과 일치하는가? 첫번째와 두번째 관점에 대하여는 많은 논란이 있 었는데 4절에서 간략하게 살펴본 것처럼 원초적 상황이 결코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거기에는 원초적 평등이라는 중요 한 가정이 내포되어 있다.6)) 그리고 원초적 상황이라는 장치를 받아들이 더라도 거기서 처등 원칙이 반드시 도출되지 않는다고 하는 문제점이 지적된다. 배리 B.Barry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하였다. 〈불확실성 아래서의 이기적 선택은 평등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평균기 대의 극대화로 귀결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사니가 그러한 장치로부터 공리주의를 도출한 것이 롤즈가 정의의 두 원칙을 도출한 것보다 더 그 럴 듯하다.〉64) 그러나 롤즈에 의한 차등 원칙의 논증이 전적으로 원초적 상황이라는 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그것과는 디른 논증이 『사회정의론』 안어1 있음을 배리가 지적하였다.65) 롤즈는 『사회정의론』 2장에서 원초적 상황 개념과는 독립적으로 제2 원칙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기회균등 개념으로부터 출발하 여 소득의 평등 개념에 도달하고 거기서 파레토 개선을 통하여 차등 원 칙에 도달하는 방식이다.66) 롤즈는 타고난 환경의 차이에 기인한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불공정하다고 보았다. 왜냐하면 누구도 자신이 타고난 환경을 선택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도덕적 관점에서 임의적이라는 것 이다. 그래서 그는 형식적 기회균등뿐 아니라 공정한 기회균등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기회균등 자체도 가족제도의 존재로 인해 불완전할 수밖에 없지만 기회균등이 완전하게 이루어지면 부와 소득의 62) Joshua Cohen( 1989), wDemocratic Equality, Ethics, July, 729-73~. 63) Dworkin{l977), 177-183쪽 참조. 64) Barry(l989), 215쪽. 65) 위의 책, 214쪽. 66) 위의 책, 같은 곳,
분배를 결정하는 요인은 타고난 재능인데 이것 역시 도덕적으로 임의적 이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우연성과 자연적 우연성 울 제거하여 부와 소득은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67) 이러 한 평등 상태를 기초로 하여 모든 사람의 처지가 개선되어 보다 선호되 는 불평등 상태로 이행하는 것이 바로 차등 원칙이다. 이 논증의 토대는 롤즈의 평등주의적 전제인데 이것은 그의 원초적 상황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두 논증방식이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차등 원칙 이 도출되기 위한 여러 가지 추가적 가정이 필요하지만 롤즈의 가장 근 본적인 가정은 바로 원초적 평등의 가정안 것이다. 원초적 평등의 가정 을 공적주의와 자유주의는 인정하지 않는다. 차등 원칙은 평등을 근본가치로 삼기 때문에 다론 가치들을 매우 소 홀히 하므로 다음과 같은 반론에 부딪힌다. 첫째, 롤즈는 인간의 능력과 노력은 자연적 • 사회적 우연성의 소산이므로 도덕적으로 임의적이며 공 적으로 간주될 수 없고, 따라서 부와 소득의 분배가 그러한 요인의 영향 울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6K) 이것은 결정론적 인간관에 입각한 주장인데 공적주의는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으며 행위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주장한다.69) 롤즈의 주장이 설득력을 지니려면 결정론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결정론은 분명히 문제 가 있다고 생각된다.
67) 롤츠,( 1985), 86-96쪽 참조. 68) 위의 책, 418쪽 참조. 69) 롤츠와 공적주의의 대립된 견해에 대해서 이 책 5장 2철을 참고하기 바람.
둘째, 롤즈는 어떤 개인도 자신의 타고난 재능에 대하여 당연한 권리 롤 주장할 수 없다고 한다. 자연적 재능은 도덕적으로 임의적이라는· 것 이다. 그래서 자연적 재능은 사회의 공유자산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노직과 같은 자유주의자는 강력히 비판한다. 자신의 재능에 대하여 받을 자격은 없다고 하더라도 소유할 권리는 있다는 것이다.70) 이 논쟁은 인간의 개인성과 사회성을 둘러싼 논쟁으로서 어느 입장도
70) Nozick(i973), 103쪽
논증하기는 거의 불가능한데 자기소유권을 완전히 부정할 근거도 없다. 셋째, 차등 원칙은 최소수혜자 집단의 처지에만 관심을 집중하므로 처 지가 나은 자들의 기대치가 1조 원 정도 감소하더라도 최소수혜자 집단의 기대치가 100만 원 가량 증가할 수 있다면 더 정의롭다고 판단한다. 빈곤 충의 약간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 GNP의 대폭적인 감소도 감수해야 하는 가? 최소수혜자도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혼쾌히 동의할 수 있지만 최소치의 극대화를 위해서 어떤 정도의 효율 감 소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구성원 사이의 분배도 중요하지만 총량 자체의 의의도 전혀 무시될 수는 없다. GNP의 크기는 국력에 영향을 미쳐 대의적인 독립성과 자존감을 증가시키고 조세의 증가 룰 통해 공공재 공급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조건 아래서의 평균공리의 극대화가 차등 원칙의 대안으로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7l)
71) 코헨Joshua Cohen(I989)은 이 둘 가운데 차등 원칙이 더 우월하다는 것을, 차등 원칙만이 모든 사람에게 만족할 만한 최소치 satisfactory minimum와 자 존감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접을 들어 논증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극단적으로 위험 회피적인 것은 아니며 차등 원칙에 의해서만 자존감이 보존될 수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728-743쪽 참조.
넷째, 차등 원칙은 필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 는다.72) 그것은 부와 소득(화폐 단위로 측정된)이라는 기본가치의 관점에 서 최소수혜자를 분별하고 그들의 기대치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므로 개 인의 특수한 필요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특별히 치료비가 많이 드는 사람의 경우에도 차등 원칙은 별도의 고려를 하지 않는다.731 효용의 측 정과 비교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 롤즈는 기본가치의 개념을 도입하 였는데 그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기본가치를 합계하는 지수 문제와 필 요의 배제라는 문제를 안게 된 것이다.
72) Campbell(I988), 83-95쪽 참조. 73) 센A.Sen(l980)도 차등 원칙은 인간의 필요가 매우 유사하다고 상정하며 현실 적인 인간의 다양한 필요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Equality of What?, 215쪽.
다섯째, 차등 원칙은 불평등의 문제를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되고 있다.74) 이 비판은 현실적인 의미는 별로 없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차등 원칙이 허용하는· 불평등의 정도는 매우 낮을 것으로 보 이기 때문이다. 차등 원칙은 완전평등상태로부터 파레토 개선을 통해 도 달된, 보다 불평등한 지점을 최초 상태보다 더 정의롭다고 판정한다. 그 런데 엄격한 평등주의자들은 이러한 불평등도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 다. 이 주장의 근거는 불평등이 최소수혜자의 자존감을 해치며 실질적인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인데 과연 자존감이 이 정도의 불평등 아래서도 손상되는지는 불분명하다.75) 차등 원칙은 매우 평등주의적이며 오히려 지나치게 평등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되므로 이 바판의 중요성은 인 정되지 않는다.
74) Sen(1970b), 13~. 75) R. Amdur(1980), Rawls and His Radical Critics : The Problem of Equa-lity, Dissent, Sum. 참조.
차등 원칙은 엄격한 평등주의와는 달리 공적, 자유, 효율, 필요 등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지만 평동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한 것이 사실이 다. 그런 점에서 다른 가치를 강조하는 입장과 상충될 수밖에 없다. 롤 즈의 제2원칙 중 기회균등 원칙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지만, 차등 원칙에 대해서는 평등주의적 경향을 다소 약화시켜서 기본적 필요 충족 의 평등 원칙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그 이상의 부와 소득에 대해서는 공적, 자유, 효율 등을 더 받아들인 어떤 원칙과 차등 원칙을 인간관 전제와 경제적 조건의 측면에서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 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관해서는 9장에서 다루게 된다.
제 9 장 분배적 정의론의 비교평가 이제까지 우리는 공리주의, 공적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평등주 의 등의 분배적 정의론을 검토해 오면서 각 정의론의 내용과 아울러 논 리적 정합성, 기본 가정의 타당성도 살펴보았다. 그리고 각 정의론은 가 장 깊은 근저에 독특한 인간관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 으며, 어떤 경제적 조건과 긴밀한 연관성이 있디는· 암시도 받을 수 있었 다. 이 장에서는 각 정의론이 상정하는 인간관과 경제적 조건을 비교하 여 정의의 원칙을 달리 규정하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무엇인가를-밝히고, 전제의 타당성을 검토함으로써 한 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정의론의 선 택지(選擇枝)를 좁혀 상대주의적인 도덕상황 아래서 정의의 규범원리를 보다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1 정의론의 비교평가 기준으로서의 인간관 우리는, 이제까지 검토해 온 다양한 정의론 가운데 어느 원리에 근거 하여 분배제도를 수립할 것인지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매우 다른 정 의론들을 비교 • 평가하여 올바론 정의의 원리를 합리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비교철학적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비교하기 위해서는 공통분모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인간이 비교철학의 공통분모가 된다〉는 라주P.T. Raju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고 생각한다.I) 여러 가지 철학체계의 불일치와 갈등의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서로 다른 관념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철학의 한 영역인 정의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I ) P. T. Raju( I 966), Prologue to the Second Edition, in S. Radhakkri-shnan & P. T. Raju eds.(1966), The Concept of Man, Johnsen Publishing Co., 19쪽.
일반적으로 도덕이론은 특정한 인간관을 전제한다. 도덕론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정의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 도덕이론 혹은 정의론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제되고 있는 인간관이 올바른가를-판단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11 정의의 원리가 상이한 것은 각 정의론 이 가장 우선적인 가치라고 주장하는 기본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인데 가치 자체는 불가피하게 주관성을 띤다. 주관성이 강한 가치를 비교 • 평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만일 각 가치가 전 제하는 인간관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주관적인 가 치의 객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법이 성공적이려면 인간 본 성이 보편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2) 황경식 (1983), 「윤리학에 있어서 인간관의 문제」, 『철학사상』, 제5집, 동국대 철학회, 황경식(1985)에 재수록, 371쪽 참조. 밀러 D. Miller(l974)는 정의관과 사회관 그리고 인간관과의 관계를 밝혔으나 사회관의 합리적 정당화 작업은 과 제로남겼다.
인간 본성 human nature이란 보편적이고 초역사적인 성격을 갖는가, 아니면 사회의 성격이나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가소성(可塾性, plas-ticity)을 갖는가? 대부분의 철학과 종교는 어떤 보편적인 인간관을 전 제하고 있으나 근대 민족주의는 보편적 인간성을 부정하고 민족적 특수 성을 강조하였다• 헤르더 Herder에 따르면 각 민족은 독특한 언어와 문 화를 형성하며 이에 따라 독특한 인간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J) 모든 인
3) C. J. Berry( 1986), Human Ni야tre, Humanities International, Inc어 68-69쪽 참조.
간은 맥락적으로 형성된다는 연관주의 contextualism적 인간관은 마르크 스에게서도 보인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사적 유물론에 근거하여 보편적 인간성을 부인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마르크스 자신도 그러한 가소성 가 운데 전정한 인간 본성이 있음을 상정하고 있으므로 완전한 가소성을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연관주의의 논리적 귀결은 상대주의인 데 이 견해는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고 베리 C.J. Berry는 지 적한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절대적 혹은 비상대 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비人뜨一쿠즈 등의 인 류학자가 밝힌 바대로 표면적 차이의 배후에 공통점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연관주의와 상대주의의 설득력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 각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적 • 역사적 상황에 의해 인간성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인간성 속에 상당한 정도의 보편 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4) 마르크스에게는 초기의 인본주의와 후기의 사적 유물론이 공존한다. 자세한 것 은이 책 7장 참조바람. 5) Berry( 1986), 76쪽 그리고 68-76쪽 참조.
실존주의자들은 절대적 자유에 근거하여 아예 인간 본성의 존재 자체 를 부정한다.6) 그러나 자유를 강조하는 인본주의 심리학도 실존주의의 절대적 자유는 부정하고 있다.
6) 위의 책, 9장 참조.
그런데 보편성을 주장하는, 상치되는 인간관이 많이 존재하는데 어느 인간관이 참된 인간관인가? 진화된 동물, 신의 형상을 타고 난 존재, 이 성적 동물 등 수없이 많은 인간관이 존재한다. 과연 객관적으로 보편 타 당한 인간관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베리가 잘 지적한 대로 인간관 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지식만은 아니며 그것은 어떤 행동이 보다 합 당하며 어떤 삶이 보다 나은가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실천적인 지식 이며 가치를 내포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인간관은 단순히 인간에 대한 사실의 기술description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사회 에 대한 이상을 내포하는 규정적 prescriptive인 개념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인간관이 이데올로기성을 떨 수 있다는 것이다.71 그렇다고 해서 인간관이 사실과는 무관한 순수한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는 없다. 비록 전화냐 창조냐 등과 갇은 본질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문제의 해결은 불가 능하더라도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인간의 심리를 연구함으로써 인간 에게 물질적 인센티브가 필요한가 아닌가 등의 문제에 대한 대답을 얻 울 수 있을 것이다. 베리는 〈최종적이고 결정적인 답〉은 존재하지 않지 만 인간관 사이에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그 기준으로서 내 적 일관성과 사실과의 부합성이라는 두 기준을 제시하였다. 인간관을 검 토함에 있어서 베리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 〈이론가들은현실부합성을 희생시키는 너무나 큰 대가를· 지불하고 일관성을 확보한 다.〉8) 각 분배적 정의론도 인간의 일면만을 지나치게 고집함으로써 현실 의 인간을 왜곡하는 면이 있다. 이상의 논의에서, 정의론을 비교평가하 는 기준으로 인간관을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인간관이 상당한 정도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지닌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 베리의 두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각 정의론의 인간관을 비 교하고 평가하고자 한다. 이 작업을 통해 최종적인 인간관을 기대할 수 는 없지만 매우 비현실적이고 타당성이 적은 인간관을 가려내 배제함으 로써 그것에 기초한 정의론도 배제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 된다. 2 각 정의론의 인간관의 차이 먼저 각 정의론의 정의원리와 그것이 가정하고 있는 인간관을 요약 정리해 보기로한다. 7) 위의 책 2장 및 105-11~ 참조. 8) 위의 책, 14~.
I) 공리주의 정의의 원리: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사회적 효용의 국대화). ® 사유재산제 옹호, 부의 재분배에 소극적. ® 효용 혹은 소득의 총량 국대화를 도모하는 소득분배. 인간관: ®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기보다 감정, 욕망의 존재이다. ® 모든 인간 행동의 목표는 쾌락이다. 2) 공적주의 정의의 원리 : 각 개인의 공적에 따른 분배. ® 기존의 부의 분배를 그대로 받아들임. ® 기여나 노력에 비례한 소득분배• 인간관: ®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다. ® 자기가 선택한 행위의 결과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이 있다. 3) 자유주의 정의의 원리 :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정당한 철차에 의한 분배. ® 올바른 절차에 의해 발생한 재산권은 절대적임. 부의 재분배 거부. ® 자유방임시장의 소득분배가 정의로운 분배임. 소득재분배 거부. 인간관: ® 개인은 사회로부터 독립된 궁극적인 실체이며 자기 충족적 존재이다. 4) 마르크스주의 정의의 원리 : 착취의 소멸과 자기실현. ® 사유재산제 폐지,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 ® 노동기여에 따른 소득분배(사회주의 단계). 필요에 따른 소득분배(공산주의 단계).
인간관: ® 인간의 본질은 의식적인 생산능력과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이다. ® 인간은 사회를 떠나서는 인간일 수 없고 본성적으로 공동체적이다. ® 인간의 본질은 역사의 진보에 따라 완전한 실현으로 나아가는 역사적 존재이다. 5) 평등주의 정의의 원리: 부, 소득, 기회는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 부가 광범하게 분산된 사유재산제 혹은 민주적인 시장사회주의. ® 원칙적으로 평등적 소득분배(차등원칙). 인간관: ® 인간의 노력 정도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결정 론)• ® 인간의 능력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 인간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상의 논의를 비교하기 쉽도록 보다 더 축약하여 보자. 공리주의: 쾌락, 전체는 개인의 합. 공적주의: 도덕적 자유와 책임. 자유주의: 자기 충족적 개인. 마르크스주의 : 공동체적 인 생산자. 평등주의: 능력과 노력은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됨. 인간은 본질적으로 같음. 인간관에 대한 쟁점을 다음과 같은 범주를 통해 부각시킬 수 있을 것 이다.
® 공리주의는 인간을 감정의 존재로 파악한다(이성과 의지는 종속적). ® 공적주의는 인간을 도덕적 자유와 책임의 존재로 보나, 공리주의와 평 등주의는 그것을 부정한다. ® 자유주의는 개인을 자족적인 불가침의 존재로 생각하나 공리주의, 마르 크스주의, 평등주의는 인간의 사회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평등을 강조하 는 정의론일수록 인간의 이기성을 과소평가하고 사교성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정-이성, 자유의지-결정론, 개인성(및 이기성)-사 회성(및 사교성)9) 등의 대립적인 범주를 통해 현재까지의 인간학을 겁토 하여 비현실적인 인간관을 가려내고 그것에 입각한 정의론을 우리의 선 택 가능영역으로부터 제의시키고자 한다.
9) 개인성-사회성은 인간의 존재 차원에 관한 것이고, 이기성-사교성은 행위의 동 기 치안을 말한다.
인간관에 대한 쟁점을 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갇다. 감정 대 이성 자유의지론 대 결정론 개인성 대 사회성 공리주의 감정 (약한) 결정론 전체는 큰 개체 공적주의 이성 자유의지론 개인성 자유주의 ? ? (극단적) 개인성 口}르크스 감정,이성 결정론 사회성 평등주의 ? 결정론 사회성 3 인간관의 평가에 의한 정의의 원칙의 도출 (1) 감정 대 이성 인간의 본철이 감정이라면 경제활동의 최종 목적은 감정의 중족, 죽 쾌 락의 산출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이 이성이라면 경제활동의 궁극
적인 목표는 이성의 계발과 실현일 것이다. 부와 소득의 분배의 최종목 적도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전다. 서구의 정신적 전통은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고 인식해 왔다. 그러 나 근세 초 홉스는 이런 전통에 정반대되는 인간관을 제시하였다. 그 는 〈생명이란 사지(四股)의 운동에 불과하다〉고 하였다•10) 동물은 두 가 지 운동을 하는데 하나는 혈액순환, 호흡 등과 같은 〈생명운동(생리적 천)〉이곤 다른 하나는 걷고, 말하고, 움직이는 〈동물적 운동(의지에 의한 운동)〉이다. 후자에는 인간의 체내에 추구endeavour라는 동기가 선 행하며, 추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욕구〉와 〈협오〉가 그것이라고 한 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결국 욕구와 형오라는 두 가지 원인에 의해 일 어난다는 것이다•II) 인간은 어떤 것에 대하여 욕망울 가지는가? 인간은 끊임없는 운동의 욕구, 죽 자기보존의 욕구와 쾌락에 대한 욕구를 갖는데 이것은 힘에의 쉼없는 의욕으로 나타난다. 인간이 힘을 끝없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이유 는 욕구의 대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수단을 가지고자 하기 때문이다. 힘이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힘이 힘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타 인보다 우위에 있어야만 하므로 끊임없는 힘의 추구가 나타나는데 이것 이 인간의 본질적 모습이라는 것이다.12) 홉스에게 있어서 아성은 정념 (情念)이 정하여 준 목표를 가장 잘 실현하는 수단을 제시하는 도구적 이성일 뿐이다.13)
IO) 홉스(이정식 역, 1981 ), 『리바이어던』, 『세계의 대사상』 3, 휘문출판사, 121쪽. 11) 위의 책, 151쪽. 12) 위의 책, 185쪽. 13) 톰 켐프벨(조태훈, 김재덕 역, 1989), 『인간의 사회에 관한 일곱 가지 이론』· 인간사랑, 104-105쪽.
홈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정념, 필요, 이해관계 의 존재라고 보았다. 그는 수학과 같은 순수 추론의 영역 이의, 즉 경험 과학과 도덕철학에서는 이성의 한계가 심각함을 논하며 이성은 감정의 시녀라고 주장하고 홉스의 도구적 이성 개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14) 그
14) R. Beck(1979), Handbook in Social Philosophy, Macmillan, 70-72쪽.
러나 흄은 홉스와 달리 〈철저한 이기주의〉 가정을 비판하고 동정심 혹 은 자비심이 보편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공리주의자 벤담 도 〈지성은 행위의 근원이 아니며, 이성도 그 자체로서 행동의 원천이 아니다. 지성은 의지가 장악하고 있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하였다.15) 이 러한 도구적 이성관은 공리주의에 공통적인 견해이다.
15 ) J. Bentham, The Book of Fallacies, 황경 식 ( 1985 ), 374쪽에서 재 인용.
이러한 인간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끊임없이 자기이익과 쾌락을 추 구하는 인간의 행동과 매우 부합하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현실의 인간은 쾌락, 자기보존 등 본능적인 욕구와 연관되지 않는 것은 추구하지 않는가? 그리고 본래적으로 다른 것을 추구할 능력이 없는 것 인가? 고대 그리스 철학은 대체로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고 보았으며, 동시에 이성적 삶이 행복한 삶과 일치한다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 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정의하였다. 이성은 이론적 이성과 실천적 이 성을 의미하는데 전자는 진리를 객관적으로 탐구하는 과학적 이성을 말 하며 후자는 올바른 행동의 선택과 실천에 관련되는 윤리적 이성을 말 한다. 그는 인간이 본능과 욕망울 올바론 방향으로 유도하고 지배할 수 있는 이성적 능력이 있다고 보았고, 이러한 삶이 유덕한 삶이며 행복은 바로 유덕한 삶 자체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16)
16) 아리스토텔레스(최명관 역, 1966), 『니코마코스 윤리학』’ 을유문화사, 187-188 쪽 및 Berry( 1_986), 29-3~.
칸트는 인간의 이중성을 인식했는데 이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욕망 울 가장 잘 충족시키기 위하여 수단적 이성에 의존하는 〈현상적 인간〉 과 감각적 세계를 초월한 〈본체적 자아〉가 있다는 것이다.17) 그는 인간 이 쾌락 혹은 행복과 같은 감정적 요소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행위 를 선택할 수 있으며, 도덕성은 바로 여기에만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17) M. A. Lutz and K. Lux(l988), Humanistic Economics, The Bootstrap Press, 107쪽.
그에 의하면, 인간은 실천이성에 의해 욕구와 충동을 초월하여 도덕법칙 울 인식하며 오직 의무이기 때문에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존재이다.IK) 칸트는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더 순수한 이성적 인간상을 제시한 것이다.
18) 칸트(박태혼 역, 1985), 『도덕형이상학』, 형설출판사 및 괴르너(강영계 역, 1985), 『칸트의 비판철학』, 서광사, 149-15~.
인간의 본질은 감정인가, 이성인가? 인간에게는 정산분석학자들이 주 장하는 바와 같이 자기보존과 쾌락에 대한 강한 본능이 있는 것으로 보 인다.19) 그러나 이러한 본능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란 관념은 지나치게 동물적이고 어두운 측면만을 부각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인간을 순수한 이성적 존재로 파악하는-견해도 비현실적 이긴 마찬가지이다. 만일 인간이 순수하게 이성적이라면 인간사회에 비 이성적인 범죄, 무질서, 전쟁 등이 없을 것이며 오늘 우리의 사회와는 전혀 딴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균형잡히 고 설득력 있는 견해를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입장에서 우리는 마슬로 우A. H. Maslow의 욕구설(혹은 필요설 needs)筑O)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욕구를 강조하면서도 그 욕구는 다원적이고 실천이성 의 실현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19) 프로이드의 생의 본능 등울 말한다. 스티븐슨( 1981 ), 101쪽 참조. 20) need를 심리학에서는 욕구로 번역하고 있다. 욕구는 욕망과 유사하다는 접에서 혼란이 있을 수 있어서 필요라고 번역하기도 했으나 필요는 주관적 느낌을 함의 하지 않는 것 갇아서 문맥에 따라 혼용한다.
마슬로우는, 인간에게는 단순히 자기보존이나 쾌락 등의 욕망만이 있 는 것이 아니라 다차원적인 욕구가 있으며 이것은 위계적인 구조를 이 루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프로이드가 신경중적인 인간을 대상으로 하여 인간의 어둡고 병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과는 달리 마술로우는 가장 훌 륭하고 성숙한 인간을 대상으로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이 무엇이며, 인간의 잠재능력은 무엇인가를 밝히고자 하였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욕구는 다음과 같은 위계구조로 되어 있다. 첫째, 음식, 물, 공기, 수면 등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에 대한 〈생리적 욕구〉, 둘째, 안전, 평
안함, 보호, 불안과 공포로부터의 해방 등의 〈안전에 대한 욕구〉, 셋째,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 넷째, 자신 의 존재 가치를 느끼고자 하는· 〈자존감의 욕구〉, 다섯째, 마지막으로 잠 재능력의 최대한의 계발과 사용을 의미하는 〈자아실현의 욕구〉 등이다. 이 욕구들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나 계기적으로 발생하고 충족되는 성질을 띤다고 한다.211
21 ) 두에인 슐츠(이혜성 역, 1982), 『성장심리학』, 이대 출판부, 99-10옆f 및 마술 로우(이혜성 역, I981), 『존재의 심리학』, 이대 출판부 참조.
마슬로우는 인간성 속에 이처럼 밝은 여러 욕구들이 내재한다고 하였 다. 생리적 욕구와 안전욕구는 물질적 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물질적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 상위의 욕구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소속감, 자존감의 욕구는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충족되는 〈사회적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들이 적 절히 충족되면 자기실현의 욕구가 작동하게 된다고 한다.221 이 단계에서 는 인간의 참재능력이 완전히 실현되어 〈전정한 사랑〉, 〈전리〉, 〈창조 성〉, 〈사명감〉, 〈자율성〉 등에 도달한다선 마슬로우는 인간에게 이와 갇 이 물질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욕구 두 종류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런 데 하위의 욕구는 강렬하지만 상위의 욕구는 미약하다. 인간에게는 자기 실현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주어져 있지만 하위의 욕구충족에만 몰두해 있다면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 성장에는 인간의 선택과 노력이 또 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241
22) 네 욕구가 모두 충족되어야 자기실현의 욕구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Lutz and Lux(l988), 15-I~ 참조. 23) 슐츠( 1982), 109-12~. 24) 마술로우( 1981 ), 271쪽 및 Lutz and Lux(l988), 16-17쪽 참조.
마르크스도, 인간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필요(혹은 욕구)충족이 가장 큰 관심사라는 면에서 근본적으로 감정적 존재라고 인식하였다.!S) 인간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생산활동을 하는데 그것을 통해서
25) 毛關周二의(김갑수 역, 1989), 『칸트, 헤겔, 마르크스는 이미 낡았는가』, 보성 출판사, 42-43쪽.
〈이성〉, 〈사회성〉, 〈자유〉 등의 인간 본성을 아울러 실현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필요는 세부적인 면에서 마술로우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으 며 특히 실현의 방법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마르크스는 인간의 사회 성과 역사성을 매우 강조하기 때문에 사회경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와 발전이 없이는 자아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마술로우는 사 회적 조건과 유아기의 환경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노력과 선택 의 중요성을 강조히는· 것이다. 하여간 이러한 다차원적 필요를 쾌락에의 욕망으로 환원하는 것은 그 필요들의 특성을 상실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의 충족이 쾌락을 산출 하는 것은 분명하나 그것이 반드시 일차적인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그 환원은 무리한 일이다. 전통경제학이 효용함수를 사용하여 생산과 소비 의 최종목적을 효용의 산출에 있다고 보는 것은 이러한 왜곡된 단순화 에 입각한 것으로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을 감정 일원론으로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본질이 감정만이 아니라면 본래적 가치 intrinsic value는 쾌락뿐 이라고 하는 쾌락주의는 긍정될 수 없다. 쾌락이 본래적 가치의 하나임 울 인정한다 할지라도 지식과 능력, 도덕적 자질, 미적 감수성 등의 인 간성의 실현에 그 이상의 본래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26) 그러므로 재화 의 사용가치는 쾌락의 산출능력(효용)에 있다기보다 오히려 필요충족의 능력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꼬 따라서 한 경제체제의 우선적인 목 적은 그 구성원의 자기실현을 위한 물질적 조건의 제공에 있어야 할 것 이며, 개인의 주관적인 욕망의 충족은 부차적인 것이다. 자기실현을 위 26) 공리주의자인 무어 G. E. Moore도 다양한 본래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 장한다. “Multiple Intrinsic Value, in W. Sellars & J. Hospers eds.(1970), Readings in Ethical 1heory, Prentice-Hall, 387-391쪽. 27) 필요(혹은 욕구needs)와 욕망(desires 혹은 wants)은 다음과 감이 구별될 수 있다. 첫째, 필요는 객관적인 데 반해 욕망은 주관적이다. 둘째, 필요는 인간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인 데 반해 욕망은 인간의 마음이 원하는 것울 말한다. Bowie(l971), 85-88쪽 참조.
해 충족되어야 할 물질적 필요를 정의하기란 매우 곤란하다.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생존과 건강을 위한 생리적 필요와 생리적 필요가 지속적으로 충족될 수 있는 안전의 보장 등은 기본적으로 충족 되어야 할 필요이다. 사회적 필요라고 일컬어지는 소속감과 자존감의 필요 충족에도 물질 적 조건이 갖추어질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저한 경제적 격차가 있는 경우에 소속감과 자존감을 정상적으로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자기 실현은 인간 잠재능력의 완전한 실현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도 어떤 경우 에는 상당한 물질적 여건을 필요로 한다. 예컨대, 아주 비싼 악기, 세계 여행, 많은 여가시간 등이 있어야 실현될 수 있는 잠재능력이 있을 것이 다. 한 사회의 생산력이 무한하다면 이 모든 필요를 다 충족시킬 수 있 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기본적 필요부터 단계적으로 충족시키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 필요를 평등하게 충족시킨 후 남는 소 득의 분배는 다른 가치를 고려하여 분배해야 할 것이다. 정의의 원칙의 도출에 있어서 필요의 충족이 욕망의 충족에 우선하는 본래적 가치라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논의로부터 다음과 같은 원칙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원칙 l ® 필요충족은 욕망의 충족에 선행되어야 할 우선적인 본래적 가치이 며 이것을 더 많이 실현하기 위해서 생산력의 발전이 필요하다. ® 최소한 기본적 필요는 누구에게나 충족되어야 하며, 〈사회적 욕구〉 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불평등의 정도는 제한되어야 한다. (2) 결정론 대 자유의지론 만일 홉스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간의 모든 행동이 본능과 욕망에 의해 유발된다면 인간은 도덕적 자유가 없으며 동시에 도덕적 책임도 없다. 그렇다면 기여나 노력의 다과에 대한 책임을 각 개인에게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도 져야 한다. 공리주의는 심리적 결정론, 마르크스 주의는 경제적-역사적 결정론, 평등주의는 유전적-환경적 결정론 등의 입장에 서 있다. 반면에 공적주의만은 자유의지론을 견지한다. 자유주의 는 공적주의와 찬화성이 있지만 반드시 그 입장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생산한 사람이 더 많이 분배받을 자격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때, 이것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의 행동이 자신 의 의식적인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 아님을 입증하면 될 것이다. 8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롤즈는 천부적 재능과 어린 시절의 환경은 도덕적 관점에서 임의적이며, 도덕적 가치에 가장 가까운 노력조차도 천 부적 능력과 환경에 기인하는· 인생전망에 의해 결정되므로 〈도덕적 능 력에 보답한다는 관념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하였다•2K) 생산에 대한 기 여는 능력과 노력의 정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능력은 천부적 재능과 재 능 계발의 환경, 그리고 본인의 노력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앞의 두 요 인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유전과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 는데 노력의 정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결정론자들은 노력의 정도도 유전적 형질과 환경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인간의 지적 능력과 숙련도에 있어서 천부적 재능이 매우 중요한 것은 인정된 다. 그리고 천부적 재능을 계발하는 데 있어서 부모의 성격과 지적 수준 그리고 경제적 조건 등의 중요성도 분명히 인정된다. 그러나 아동기에 형성된 성격이 그 이후의 인간 행동을 결정해버린다고 할 수 있는가? 이 주장은 인간의 자유로운 의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결정론적 입장으로 서 많은 문제와 비판을 야기하는 주장이다. 결정론이란 〈보편적 인과성, 즉 현실 속에 일어나는 모든 결과와 사건 에 대해서 그 원인이 존재한다〉는 철학적 주장이다.29) 과학의 입장은 결 정론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서 자연현상을 인과적으로 파악할 뿐 아니라 28) 롤즈( 1985), 325-32~문 29) J. P. Thiroux(l980), Ethics, 2nd ed., Glencoe Pub. Co., 94쪽.
인간의 행동도 철저히 인과적으로 일어난다고 전제하고 그 인과법칙을 탐구한다. 인간행동의 인과법칙을 밝히려는 생리학, 심리학의 발전은 인 간행동의 원인에 관해 많은 비밀을 해명하였다. 인간의 행동이 인과적으 로 발생하는 것이라면 그 행동은 선행하는 원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고,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조건 아래서 다른 행동은 선택될 수 없는 것이다. 만일 그러하다면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결정론은 인간의 도덕적 삶에 있어 서 커다란 문제점을 던지고 있다. 결정론은 철학적 주장이므로 인간행동의 인과법칙을 밝히는 과제는 경험과학에 맡겨진다. 결정론적인 과학이론을 몇 가지 살펴보면, 첫째, 유전적 결정론이 있다• 이에 따르면,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유전자에 의해 자신의 성, 정신적 능력, 신체적 능력 등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둘 째, 심리적 결정론이 있다• 프로이드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강력한 본능 의 존재이며, 그 본능은 생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이라고 주장하였다.yI) 셋째, 환경결정론이 있다. 스키너 Skinner는 인간의 행동은 법칙에 지배 되고 결정되며,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은 환경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전적으로 부정하였다. 그리고 환경을 변화시킴으 로써 어떠한 유형의 인간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보았다.11)
30) 스키너(차재호 역, 1982),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 탐구당, 스티븐슨(1981), 6 장 및 Thirowc( 1980), 98-99쪽 참조. 31 ) 스티븐슨( 1981 ), 8장 참조.
넷째, 경제적 결정론이 있다. 마르크스는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 이 아니라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간의 행동은 의식에 의해 결정되는데 의식은 그 사람의 사회적 존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이다. 그리고 거시적 관접에서도 역사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변증법적 인 전개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행동을 대상으로 한 유전학, 심리학, 경제학, 역사학 등이 행동의 원인에 관해 많은 해명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살아서 활동하는 인
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통제된 상태의 실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법칙을 발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래서 동물실험이나 정 신질환자의 임상치료의 결과를-일반화하여 인간의 본성을 추출하려고 시도하는데 이것은 지나친 일반화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이 러한 문제점 때문에 인간에 대한 선험적인 관념이 연구방법과 작업가설 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경험과학과 철학의 차이가 별로 없는 실 정이다. 그러므로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문제는 다시 철학적 문제로 되 돌아오고만다. 결정론에 따르면 주어전 조건 아래서 선택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밖 에 없으므로 그 행동이 옳건 그르건 간에 그 행동에 대한 도덕적 책임 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우리의 상식적인 판단과는 너무나 다르 다. 우리의 윤리적 규범은 인간이 도덕적 자유와 책임을 지닌 존재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선행요건으로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의지론에 의하면 인간은 단지 인과적으로 완전히 설명되는 존재 가 아니며 〈열려져 있는 가능성 가운데 어떤 것이 현실세계에서 실현되 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도덕행위자, 즉 개인 자신이다〉전 자유의지 의 존재를 믿는 자유의지론자는 심리학이 제시하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 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이 형성하는 성격이나 인격 이, 선택에 있어서 방향이나 경향을 설정하는 것은 사실이나, 완전히 결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어떤 종류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범죄 를 저지르거나 일을 기피할 가능성이 많지만 성격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종적인 결정은 도덕적 자아에 달려 있다. 자유 의지론은 인간은 도덕적 존재이고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에 결정론을 부정한다.
32) 데일러 ( 1985), 208쪽.
경험과학이라고 자처하는 심리학 내부에서도 결정론을 부정하고 자유 의지의 존재를 긍정하는 이론가들이 많은데 소위 인본주의 심리학에 속
하는 학자들이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울포트G.Allport에 의하면 〈성 숙하고 건강한 성격의 사람들은 무의식적인 힘에 의해 지배되지 않으 며〉, 〈어린 시절의 악몽이나 갈등으로 지배되지도 않는다〉. 프로이드의 주장은 단지 신경증적인 사람에게만 해당되며 건강한 성격의 사람은 과 거의 사슬로부터 벗어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의욕으로부터 그들의 행동 을 결정한다고 한다.n) 울포트와 유사한 관점에 서 있는 마술로우는, 자아실현을 포함하는 기 본욕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잠재능력이 충족되거 나 실현되는 것은 인간의 자아실현의 욕구를 촉진시키거나 또는 좌절시 키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힘에 달려 있다〉E 이것은 인간의 자아실현 에는 본성적 참재능력, 환경, 개인의 노력 등이 모두 작용하며 특히 책 임의 중요성이 강조됨을 의미한다. 그는 인간이 〈의적인 요인에 의해 완 전히 결정된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JS) 그리고 자아실현된 사람에게는 객관적인 이성적 인식, 자율성 등이 그 특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33) 슐츠( 1982), 2I-22쪽. 34) 위의 책, 98군刃쪽. 35) 마술로우(1981 ), 274쪽.
마슬로우도 지적하듯이 인본주의 심리학은 실존주의와 많은 유사점이 있다 .•\ 6) 사르트르는 극단적인 실존주의를 주장하는데 그는 인간의 본질 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우리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결정 해야만 한다〉고 하였다•37) 그는 인간은 철저히 자유로운, 그래서 역설적 으로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라고 표현하였다. 마술로우는 인간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주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 다. 〈이것은,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기만 한다면 그 어떤 것이든지 될 수 있다는 말과 거의 같다. 물론 그와 같은 국단적인 형태에는 거의 예 의 없이 과장이 들어 있게 마련이다. 이는 유전학이나 구조심리학에서
36) 위의 책, 2장 「십리학이 실존주의자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 참조. 37) 스티븐슨( 1981 ), 124쪽.
주장하는 사실들과 정면으로 모순되고 있으며, 실상 그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8) 인본주의 심리학은 프로이드의 신경증 환자에 관한 연구나 스키너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오快곤 정반대로 매우 건강한 성격의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아실현에 도달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는 것이 이들 자신에 의해 지적되고 있다. 인 본주의 심리학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인정하나 그것이 뛰어난 소수에게 만 해당될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결정론과 마찬가지로 자유의지론도 심 리학에 의해 완전히 입증되지는 못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논쟁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평가할 만한 입장에 있지 못하므로 현재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는 데 그 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철학적 이론으로 출발한 이 논쟁이 경험과 학에 의해 판가름나기를 기대했으나 인간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도 복잡 하고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아서 과학이 결론을 내리기는 불가능 하다. 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는 철학자인 맥키 J. L. Mackie도 결정론을 지지하는 과학적 증거가 너무나 적은 상태라고 실토하고 있다.W)
38) 마술로우(1981), 42-43쪽. 39) J.L. Mackie(l977), Ethics, Penguin Books, 217쪽.
많은 학자들은 결정론과 자유의지는 서로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 하였다. 그러나 일군의 학자들은 양립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결정론을 강한 결정론hard determinism과 약한 결정론soft determinism으로 구 분한 윌리엄 제임스W.James에 의하면 전자에 해당하는 학자는 돌바슈 B. d'Holbach 등의 프랑스 계몽기 의 유물론자들이고 후자에 속하는 학자 는 홉스, 홈, 밀J.S. Mill 등이라고 한다.40) 약한 결정론에 의하면 〈보편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지만, 이 인과관계의 어떤 것은 인간으로부 터 시작되므로 ‘인간의 자유'는 유의미하다〉는 것이다.41’ 여기서 자유개
40) R. Taylor(1967), Determinism, in The Encyclopedia of Philosophy, Vol. 2, Macmillan, 368쪽. 41) Thiroux(l980), 103쪽.
념은 원인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의미이 다. 다시 말하면 강제가 없다는 의미에서 자유이며 원인을 초월하여 자 유로운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의 자유가 아니다. 공리주의의 선 구자인 홈은 바로 이와 같이 양자를 양립시키고 행위의 동기에 영향을 주기 위하여 처벌이나 보상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약한 결정론은 강한 결정론으로부터, 인간의 선택이 결국은 선행하는 원인에 의한 것이므로 강한 결정론과 다룰 바 없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자유의지론자들로부터도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기 위해서는 약한 결정 론자들의 자유 개념으로서는 부족하다고 비판받았다. 약한 결정론이든 강한 결정론이든 결정론은 인간의 도덕적 책임을 부정하는 것임이 분명 하다. 심리학의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자유의지의 문제를 해석한다 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인간에게는 인과법칙을 초월하는 자유의지의 가능성이 주어져 있다. 그러나 이성과 의지의 계발이 이루어 지지 않은 사람, 즉 신경증 환자, 어린이, 자아실현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 등은 인과법칙에 종속되어 있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내적 욕구의 강도나 상황에 따라 때로는 자유를 경험하나 때로는 자유 롭지 않다. 자아실현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에 자 유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과학적 증거가 아직까지는 결정적인 것이 못되므로 무엇이 더 바람직 한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과 함께 결정 론적 사고가 확산되어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사회, 부모, 운명 등을 원망하고 책임을 그곳에만 돌리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런 원인들의 영향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만 개인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정하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인간의 주체적이고 진지한 결정이 무시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의 결여로 말미암아 도덕적 붕괴, 나아가 사회의 붕괴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양극단론을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으로 본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론 중 어느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평등주의와 공적주의의 어느 한쪽으로 경도된 댜 이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결정론(D) B A 자유의지론(F) 완전평등 차등 원칙 사회적 최소치 +공적원리 완전공적주의 롤즈의 차등 원칙는 기본적으로 결정론을 취하지만 인센티브 때문에 노력에 따른 차등을 부분적으로 인정한다. A점은 인간의 결정론적인 측 면을 반영하여 전혀 공적이 없는 자에게도 평등한 생존권이 있음을 인 정하여, 모든 사람에게 일단 사회적 최소치를 분배한 후 나머지는 공적 에 따라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양극단은 비현실 적이므로 DW가 AF 구간은 배제하고 AB 구간에서 인간의 어느 측면을 중시하는가에 따라 선택이 가능할 것이다. 원칙 2 ®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대해서는 책임도 없으므로 공정한 기회균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 사회적 최소치 보장 조건 아래의 공적원리(A)와 롤즈의 차등· 원칙 (B) 사이에서 지배적 인간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3) 개인성 대 사회성 인간의 개인성과 사회성이라는 양면성 가운데 어느 면이 보다 중요하 고 본질적인 속성인가? 인간이 본질적으로 개인적 존재라면 개인의 자 기 자신과 재산에 대한 권리가 강한 설득력을 갖지만 인간이 사회적 존
재라면 이 권리들의 근거는 크게 약화된다. 자유주의자들은 인간을 근본 적으로 개인적인 존재로 파악하며 공적주의자도 이와 유사하다. 반면에 마르크스주의와 평등주의는 인간의 사회성을 매우 강조한다. 그리고 공 리주의는 사회를 개인들로 구성된 하나의 큰 개체로 이해한다. 인간의 개인성과 사회성 가운데 어느 면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분배적 정의의 원리는 크게 달라진다. 사회계약론은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전제로 삼고 있다. 홉스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보존과 자신의 쾌락만을 추구하는 지극히 반사회적이고 이 기적인 존재이다.42) 그는 인간의 본질이 자기보존과 쾌락 등에 대한 욕 구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와 분리된 개인도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거의 평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능력껏 자신의 보존과 쾌락을 얻기 위하여 서로 싸우는 존 재이다. 그러므로 홉스의 인간은 개인적 존재이며 극히 이기적인 존재, 즉 반사회적이고 반사교적인 존재이다. 이러한 인간들이 자연의 전쟁상 태를 회피하기 위하여 사회계약을 맺음으로써 정치사회가 성립된다고 보므로 〈사회 자체는 ‘인공적인’ 존재일 뿐이다〉.43) 로크에 있어서 자연상태의 인간은 〈다른 사람의 의지에 의존하는 일 이 없이 자연법의 범위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규율하며 스스로 적당하 다고 생각하는 대로 자신의 소유물과 신체를 처리할 수 있는 완전히 자 유로운〉 존재이다.44) 자연상태에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 자유, 재 산에 대하여 불가침의 자연권을 가지며 이 자연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전하기 위하여 시민사회를 성립시키기로 합의한다는 것이다. 로크가 상정하는 인간은 홉스의 인간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사교적인 존재이지 만 여전히 개인적인 존재이다. 사회를 떠나서도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그러한 존재로 비치고 있다. 42) 홉스(1981 ), 재6장 참조. 43) Beck( 1979), 32쪽. 44) 로크(1981), 19~.
로크의 영향을 크게 받은 노직은 자신의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다음과 갇이 말하고 있다. 〈문제는 자체의 선을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할 사회 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은 자신들의 개별적 생명을 가전 서로 다른 개인들뿐이다.〉4” 인간의 생명, 삶, 존재는 서로 독립적이고 분리되어 있으며, 타인의 존재가 없이도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각 개인은 자족적인 원자로 간주된다. 개인주의적 인간관에 따르면, 개인들은 누구보다도 자신들이 더 잘 판 단하는 것으로 상정되는 자신들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집단, 사회에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본다. 사회는 개인적으로 설정된 목적을 달 성하는 도구적 수단일 뿐이다.461 코헨은 개인주의적 인간관의 경제적 의의를 자기소유권으로 요약하였 는데, 자기소유권이란 〈각자가 자기 자신의 신체와 능력에 대하여 도덕 적으로 정당한 소유자〉이며 그것을 타인을 해치지 않는 한 마음대로 이 용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4)) 로크와 노직의 자기소유권의 근거 는 천부적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이성적 직관에 의존하는 것으로서 증명 할 수 없는 주장이다. 이 명제는 개인의 무제한적인 재산권의 기초이다. 한 인간의 능력은 타고난 자연적 재능과 환경 그리고 본인의 노력에 의 해 결정되는데, 롤즈는 자연적 재능은 자연적 우연성, 환경은 사회적 우 연성에 기인하며, 의욕도 이 양자에 기인하므로 이에 대한 개인의 소유 권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적인 공동자산으로 간주된다고 주장하였 다.48) 그러나 자유주의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자기소유권을 주장한다. 45) Nozick(l974), 32-33쪽. 46) Berry(1986), 4쪽. 47) Cohen( 1986), 77쪽. 48) 롤츠가 개인성을 강조하는가, 아니면 사회성을 강조하는가 하는 문제에는 답하 기가 어려운 애매성이 있다. 그는 계약론적 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개안적 자 유를 강력하게 옹호하는 점에서 분명히 개인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지만, 경제 적인 면에서는 자기소유권을 부정하기 때문에 사회성을 강조하고 있다. D. A. L. Thomas(l988), In Defence of Liberalism, Blackwell, 3-12쪽. 코헨 Cohen (1986)도 롤츠가 자기소유권을 부정하는 점에서 사회민주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78-99쪽 참조.
개인의 능력 형성에 분명히 사회적 요인이 중요하나 자기소유권을 부정 할 경우 개인의 자율성과 자유가 부정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딜 레마가 존재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 파악하여, 인 간은 폴리스라는 소규모의 정치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자신 의 본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49) 이러한 인간의 사회성 혹은 공동 체성은 일반의지롤 강조한 루소를 거쳐 헤겔과 마르크스에 와서 근대적 형태로 나타났다. 루소는 자연상태의 인간은 자기애와 아울러 연민의 정을 가지고 있다 고 보았다. 그가 사회계약에 의해 생성되는 사회를 전정한 공동체로 묘 사한 것은 자연적 연민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계약이 이루어지 는 순간 각 계약자의 개인적 인격은 사라지고 하나의 정신적이고 집단 적인 인격이 형성된다. 이 공동체는 개개인의 특수의지가 아닌 〈일반의 지〉의 지배를 받는다. 일반의지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전정한 이 성적 의지이므로 구성원들에게 강요될 수도 있는 최고의 의지이다. 그런 데 일반의지는 만장일치적 의지인지 보편적 이성의 명령인지 모호하기 짝이 없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길을`열어 놓은 것이다.50)
49) 켐프벨(1989), 3장 참조. 50) 루소(이태일 역, 1987), 『사회계약론』, 범우사, 레오나드 샤피로(장정수 역, 1983), 『전체주의 연구』, 종로서적, 77쪽 및 C. Bay(1978), From Contract to Community, in F. D. Dallmayr ed., From Contract to Community, Marcel Dekker Inc., 3燁참조.
헤겔은 칸트의 개인주의를 비판하고 공동체론을 주장하였다. 그에 의 하면 〈인간은 공동체적 존재이며 그 자유는 공동체에서 가능해전다. 이 처럼 공동체에서 실현되는 자유가 객관적 자유이다. 주관적 자유(개인적 자유 : 필자)는 근대에 와서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공동체에서 유리된다 면 공허한 것에 불과하다. 헤겔은 주관적 자유와 객관적 자유가 통일되
게끔 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511 그는 시민사회가 주관적 자유의 장임 울 인정하지만 유기적 공동체는 국가에서 실현되는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사회성은 헤겔의 사상을 바판적으로 흡수한 마르크스에 의해 서 강력하게 논증되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본질은 의식적인 생산활동 인데 의식은 언어에 의해 생성되며 언어는 바로 인간의 사회성과 사회 의 존재로부터 발생한 것이므로 의식은 첫 순간부터 사회적 산물이다.52) 그리고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 자연을 지배할 자연적 수단이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에 협동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점 에서 인간은 시초부터 사회적 존재라고 마르크스는 주장하였다.5.1) 마르크스에 의하면 인간은 사회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본성적으로 공 동체적(사교적)이라고 한다. 〈인간의 본질은 전정한 의미에서의 공동체 성이기 때문에 안간은 그 자신의 본질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생산하고 이 러한 인간의 공동체를 창출한다.)54) 그는 시민사회가 반공동체적임을 다 음과 같이 비판하였다. 〈소위 인간의 제 권리 가운데 어느 것도 이기적 인간,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인간, 즉 자기자신과 자신의 사적 이익 과 사적 욕망으로 움츠려들고, 공동체로부터 분리된 개인을 넘어서지 못 하고 있다.〉55) 그가 그리는 공산사회는 개인이 자신의 참재력을 실현할 뿐만 아니라 서로를 위해 존재하는,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갈등이 완전 히 해소된 조화로운 세계이다.56)
51) 高田純,「공동체와 자유」, 尾關周二의(1989), 188쪽. 52) 마르크스, 엥겔스( 1988), 59쪽 참조. 53) 이 책, 7장 3철 참조. 54) Marx( 1975), 265쪽. 55) 위의 책, 230쪽. 56) 위의 책, 348-351쪽 참조.
공리주의는 도덕 판단의 기준을 완전한 공감력을 가전 공평한 관망자 의 판단에 둔다. 그래서 공리주의는 개인의 독립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으며, 개인은 사회의 보다 큰 이익을 위해서 희생될 수 있는 존재로 파악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전공리주의자들은 인간의 지배적인 행위동
기는 이기심이라고 보았다. 양자의 괴리를 인식한 밀은 인간은 동정심이 있는 존재이므로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구별하지 않는다고 주장 하며 공리주의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이럴 경우에는 이들이 사유재산권의 근거로 내세우는 인센티브의 존립근거가 상실되고 만다. 그리고 공리주의는 개인의 독립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 만일 안간이 사회적이고 사교적인 존재라면 개인주의적 인간은 자신 의 존재의 뿌리를 망각한 것이며, 동시에 사회를 떠나서 자신의 본성을 실현할 수 없음을 망각한 것이다• 개인은 더 이상 자족적인 단자가 아니 댜 사회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아니라 자유 실현의 전제이다. 다른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 간은 공동체적 존재라는 것이다.571
57) Berry( l986), 5-6쪽.
개인주의적 인간관이 모든 개인에게는 불가침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 함으로써 개인적 자유의 근거를 확고히 한 의의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타인과는 다론 개성이 있으며 이 개성을 표출 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부정할 수 없는 자 유의지가 있으므로 사회, 심지어 신의 의지에 의해서도 무시될 수 없는 개인의 독자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분명히 개인성을 갖 는다. 개인성은 개인적 자유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개인주의는 인간의 개인성을 지나치게 과장하여 인간은 사회와 독립적인 자족적인 원자라 고주장한다. 사회를 떠난 개인이 과연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 인간은 생장 기간이 디른 동물보다 유난히 길어서 사회의 양육과 보호가 없이는 생 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심리학에 따르면 자아의 형 성 자체가 사회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자아가 전적으로 사 회에 의해 수동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능동적인 주체적 자아와 객체적인 자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 가운데 사회화되어 간다는 것이 다.58) 한 개인이 성숙한 인간으로 되는 데는 유전과 개인의 의지와 아울
58) 미드G.H. Meade의 상칭적 상호작용설이 이 점을 강조한다. 김경동(1978), 『현대의 사회학』, 박영사, 233-235쪽.
러 사회적 요인의 중요성이 무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주의가 강 조하는 인간의 개성과 자율성 자체도 사회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은 개 인주의적 인간관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해주는 것이다. 인간의 사회성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의 심리학, 사회학이 계속 해명해내고 있다. 이것은 갇혀서 자란 〈고립아(孤立兒)〉의 예가 잘 보여준다. 〈이둘은 당국이나 학자들에게 발견되었을 때 모두가 짐승과 갑은 반응을 보였다. 말도 못하고, 네 발로 검으며, 개처럼 물어뜯기까지 하였다.〉591 인간은 부모에 의해 태어나지만 사회 속에서 인간으로 된다 는 점에서 인간이 사회적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59) 위의 책, 225쪽.
인간 존재의 개인성과 사회성과는 좀 다른 차원에서 인간의 지배적인 행위동기는 무엇인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이기적인가, 사교적 인가? 뿌리 깊은 이기심의 존재는 홉스, 프로이드, 로렌츠, 아담 스미스, 벤담 등과 기독교의 원죄설 등이 주장하여 왔다. 그리고 인류 역사의 수 없는 전쟁, 범죄, 정변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불의한 사회현실이 이기심 의 존재를 반영해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이상주의자들은, 인간의 본성은 매우 사교적이라고 보고 현실 의 인간의 이기심은 사회구조가 가진 모순의 결과라고 파악한다. 그래서 그들은 제도의 혁명적 변화를 인간성 회복의 전제로 보기 때문에 혁명 적 정열로 불탄다. 그러나 이것은 인간성 속의 뿌리 깊은 이기심의 존재 롤 무시한 것임이 사회주의의 실험에서 밝혀지고 있다. 사유재산의 폐기 가 결코 이기심의 소멸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자본주의에서의 탐욕은 이 기심의 한 형태일 뿐이며, 사유재산이 폐기될 경우 이기심은 나태, 권력 욕 등으로 이행한다. 이것은 사회주의 사회의 경험이 입증해 준 바이다. 제도의 변화는 인간 본성의 변화에 약간의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 변화 는 여전히 종교와 도덕적 수양의 영역에 속하는 것 같다.
인간의 사회성과 사교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개성과 자 율성을 무시하고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는 전체주의의 길을 열어주는 결 과를 가져왔다. 완전한 공동체를 꿈꾼 루소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 다. 〈인민의 제도를 세우고자 감히 기도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스스로 인 간의 본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그 자체로서 완전하고 고립된 전체인 각 개인이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존재를 부여받는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이러한 유토피아적 공동체에 매료된 나 머지 국가에 대한 개인의 방어장치를 전혀 마련해 놓지 않았으며, 유토 피아가 완전한 전제(專制)의 형태를 떨 수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6” 이 것은 헤겔과 마르크스에 있어서도 그대로 해당될 수 있는 비판이다.62)
60) J. J. Rousseau, Social Contract, Marx(l975), 234쪽에서 재인용. 마己겨人F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61 ) 샤피로( 1983), 77쪽. 62) 위의 책, 77-92쪽 참조.
사회는 개인의 존재를 가능케 하고 인간성 실현의 장이면서도 항상 개인의 자유를 위협하고 개인성을 말살할 가능성이 있는 모순의 장이다. 우리는, 인간 존재에 있어서는 개인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그리고 행위 동기에 있어서는 인간의 개인성과 이기성6.”을 더 강조하는 것이 보다 현실에 부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어느 한쪽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인간성의 파라독스를 무리하게 일원적으로 이해하는 시 도롤 배제한다.
63) 행위동기에 있어서 개인성은 정의 원칙의 툴 안에서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고, 이기성은 규범을 지킬 것인가 안 지킬 것인가도 비용-편익 분석의 대 상이 되는 철저한 이기성을 말한다.
이러한 인간관이 분배적 정의론에 던지는 함의는 무엇인가? 우선 철 저한 개인주의에 입각한 노직의 정의론은 그대로 인정될 수 없다. 개인 의 자연적 재능의 계발은 사회적 산물이므로 배타적인 자기소유권울 주 장할 수 없을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자기소유권을 인
정하더라도 사회적 우연성을 배제하기 위한 기회균등의 원칙이 선행되 어야 한다. 그리고 개인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사회의 존속에 대하여 책 임을 지는 존재이다. 이에 더하여 로크의 단서를 엄격히 해석할 때 개인 의 재산권은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반면에 인간의 사회성만을 강조하는· 정의론도 비판된다. 첫째, 자연적 재능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것은 도덕적 공적의 결과가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소유권을 주장할 근거도 없다. 자연적 재능은 조물주의 위탁으로서 개인에게 그것에 대한 권리와 책임이 위임된 것으로 보는 것이 롤즈처럼 공동자산으로 간주하는 것보 다 타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적 재능을 공유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법적 강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윤리적 결단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소유권을 인정하면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인간이 완전히 공동체적이고 이타적이라는 전제 위 에 입각해 있는 완전평등 원리, 필요의 원리, 완전한 공유의 원리 등은 비현실적이다. 현실의 인간에게는 이기심이 강하게 작용하므로 물질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셋째, 사유재산의 폐기가 결코 이해 갈등의 완전 한 해소와 완전한 조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지나치게 불 평등하지 않은 사유재산은 공동체의 파괴라기보다 개인적 자유의 보장 장치로간주된다. 그림 2 사회성 B A 개인성 완전평등 차등 원칙 사회적 최소치 +자유시장 원리 자유주의 원칙 3 ® 자기소유권과 사유재산권은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며, 동시에 완전 히 부정되어서도 안 된다.
® 그러므로 위의 A점과 B점 사이에서 지배적 인간관에 따라 선택이 7ro하다. 위에서 논의한 현실적인 인간관에 입각한 정의의 원칙은 다음의 내용 을 함의한다. 첫째, 사유재산제는 인정된다. 사유재산제가 부정되기 위해서는 인간 이 철저히 사회적인 존재여서 자기소유권을 가질 수 없어야 하고, 동시 에 행위동기가 이타적이어서 물질적 인센티브가 불필요해야 하는데 이 두 전제는 현실적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인간의 사회성과 함께 개인성과 이기성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둘째, 사유재산권의 절대성은 인정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 다. I) 로크의 단서와 노직의 두 원칙에 위배된 부분이 상당한 정도에 달할 것이다. 2) 정당화될 수 없는 착취에 의해 축적된 부가 존재할 것 이다. 이 두 가지 불의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자본축적 과정에 대한 구체 적인 역사적 연구가 필요하다. 3) 자기소유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가 보다 평등적으로 분산될 이유가 있다. 셋째, 그러므로 부와 소득은 아래의 원칙에 따라 분배되어야 한다. I ) 모 든 사람에게 적어도 사회적 최소치(기본적 필요의 충족)가 보장되어야 하며, 이것이 누진세 등과 같이 불평등의 정도를 전반적으로 완화시키는 방식으로 수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가능한 한 최대한의 기회균등이 실현되어야 한다. 3) 사회적 최소치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간성 의 어느 측면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하느냐에 따라 공적원리와 시장원리 에 의존하는 방식 (그림 1과 그립 2의 A접 )과 롤즈의 차등 원칙 (B점 )에 의한 방식 사이에 선택의 여지가 존재한다. A, B 사이의 선택에 있어서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은 경제적 조건이 다. 왜냐하면 인간 본성은 보편성을 지니나 경제적 조건에 따라 어느 정 도의 가소성을 띠는 것도 사실이며, 경제적 조건이 회소성의 정도를 결 정하며 회소성의 정도에 따라 정의의 원리가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목적은 인간의 필요와 욕망의 충족에 있으므로 항상
주어전 희소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 요구된다. 효율성 의 중요성은 발전단계가 낮을수록 더 크며 발전단계가 높아갈수록 다른 가치(예컨대 평등)에 비해 낮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발전단계가 낮을 때 공동체적 사고가 강하고, 희소성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요구가 강하기 때 문이다. 그러므로 발전단계가 높아질수록 A점으로부터 B점으로 다가갈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인간관과 경제적 조건에 기초한 정의론〉(편의상 현실주의적 정의론이라 칭하자)이 기존의 정의론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광범한 지 지를 받고 있는 롤즈의 정의론과 대비하면 그 특칭이 잘 드러난다. 첫째, 롤즈는 효율적인 경쟁시장이 정의의 한 측면이라고 보는 데 현 실주의적 정의론도 이에 동의한다. 왜냐하면 효율적인 경쟁시장이 경제 적 자유와 효율을 비교적 잘 보장하기 때문이다. 시장실패가 있을 경우 정부의 개입이 가능하나 개입의 정도는 적정한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하 고, 경쟁조건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에는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해 야한다. 둘째, 롤즈의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에 대해 현실주의 정의론도 같은 입장을 취한다. 셋째, 롤즈의 차등 원칙은 최소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현실주의 정의론은 기본적 필요의 충족을 주장한다• 차등 원칙은 매우 강한 결정론적 입장에 서 있고 사회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인간의 자유의지와 책임의식을 약화시키고 효율을 저하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초래한다. 그러므로 롤즈의 차등 원칙은 아주 풍요한 경제적 조건 아래 서 고려할 수 있는 원칙이다. 현실주의 정의론에 의하면, 매우 풍요한 상황이 아닌 경우 경제발전단계에 따라 최소치의 수준을 높혀갈 것을 권고한다. 넷째, 롤즈는 공적주의를 부정하나 현실주의적 정의론은 공적주의적 요소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 기여 없이 수취하는 특혜, 부정
한 소득, 부동산투기 소득 등이 근절되어야 한다. 그리고 토지는 원초적 으로 인간노동의 산물이 아니고 조물주가 준 공동재산이므로 토지에서 발생하는 소득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쓰여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 요가있다. 이상에서 서술한 정의론은 한 기관에서 적용할 국부적 정의론이 아니 라 사회 전체의 기본적인 분배구조에 적용될 거시적인 분배적 정의론이 다. 미시적인(혹은 국부적인) 정의론의 문제는 별도로 다루어져야 한다.
참고문헌 1 국내문헌 강재윤(1985), 『社會倫理와 이데올로기』, 서광사(서울). 그린(이동하 역, 1981),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종로서적(서울). 김 경동(1978), 『現代의 社會學』,박영사(서울) 김일곤(1987), 『韓國,文化와 經濟活力』,한국경제신문사(서울). 노직 (남경희 역, 1986),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1, 문학과 지성사(서울). 뒤프레 (홍윤기 역, 1986), 『마르크스主義의 哲學的基礎./1,미래사(서울). 라파엘(김영철, 김우영 역, 1987), 『현대도덕철학』, 서광사(서울). 로빈슨, 이트웰(주종환 역, 1979), 『現代經濟學批判./1,일조각(서울). 로크(임성희 역, 1981), 『통치론』, 『세계의 대사상』 제6권, 휘문출판사(서 울). 롤즈(황경식 역, 1985), 『사회정의론』, 서광사(서울). 一(황경식 의 역, 1988), 『공정후서의 정의』, 서광사(서울). 루소(이태일 역, 1987), 『사회계약론(의)』, 범우사(서울). 마르크스, 「고타강령비판」, 이재기 편역(1988), 『마르크스 엥겔스 저작선』, 거름(서울). (김태경 역, 1987), 『경제학-철학 수고』, 이론과 실천(서울). ―一-(김수행 역, 1989), 『자본론』, I , III, 비봉출판사(서울). —, 엥겔스(박재희 역, 1988), 『독일 이데올로기 I』,청년사(서울). 마술로우(이혜성 역, 1981 ), 『存在의 心理學』,이화여대출판부(서울). 맥렐런(신오현 역, 1982), 『칼 마르크스의 思想』,민음사(서울). 毛關周二의 (김갑수 역, 1989), 『칸트, 헤겔, 마르크스는 이미 낡았는가』, 보 성출판사(서울).
모리시마(이기준 역, 1985), 『왜 일본은 성공하였는가?.!J, 일조각(서울). 뮈르달(최광렬 역, 1976), 『아시아의 드라마』, 현암사(서울). 미제스(이지순 역, 1988), 『자유주의』, 한국경제연구원(서울). 베버(이돈녕 역, 1981), 『유교와 도교.JJ, 『세계의 대사상』 제29권, 휘문출판사 (서울). 벤담(이성근 역, I981), 『도덕 및 입법의 제원리.!J, 『세계의 대사상』 제9권, 휘문출판사(서울). 사이몬, 보위(이인탁 역, 1986), 『정치철학 입문.!J, 서광사(서울). 사하키안(송휘칠, 황경식 역, 1986), 『윤리학의 이론과 역사.!J, 박영사(서울). 샤피로, 「자유주의」, 노명식 편(1983), 『자유주의』, 종로서적(서울). 一一(장정수 역, 1983), 『삼莊義硏究』, 종로서적(서울). 세이빈, 솔슨(성유보, 차남희 역, 1983), 『정치사상사 2.!J, 한길사(서울). 송병락(1992), 『韓園經濟論』제3판, 박영사(서울). 宋鉉浩(1992),『經濟學方法論』,비봉출판사(서울). 슐츠(이혜성 역, 1982), 『成長心理學』,이화여대출판부(서울). 스티븐슨(임철규 역, 1981), 『인간의 본질에 관한 일곱 가지 이론』, 종로서 적(서울). 아리스토텔레스(최명관 역, 1968), 『니코마코스 윤리학』, 을유문화사(서울). 李廷雨(1991),『所得分配論』,바봉출판사(서울). 李俊求(1989),『所得分갑E의 理論과 現實』,다산출판사(서울), 이준구(1993), 『미시경제학』 2판, 법문사(서울). 全哲煥(1981),「경제적 정의 실현의 현실적 과제」, 《현대사회》, 겨울호. — ( 1986), 『韓國經濟論』(창작사)에 재수록. 조연상 편역(1984), 『가치논쟁사』, 나남(서울). 카멘카(이재현 역, 1984), 『마르크시즘과 윤리학』, 새발(서울). 칸트(박태혼 역, 1985), 『道德形而上學』,형설출판사(대구). 켐프벨(조태훈, 김재덕 역, 1989), 『인간의 사회에 대한 일곱 가지 이론』, 인 간사랑(서울).
쾨르너(강영계 역, 1983), 『칸트의 비판철학.!l, 서광사(서울). 데일러(김영전 역, 1985), 『윤리학의 기본원리』, 서광사(서울). 토니(김종철 역, 1982), 『平等』,한길사(서울). 페를만(심현섭 의 역, 1986), 『法과 正義의 哲學』,종로서적(서울). 프랑케나(황경식 역, 1984), 『倫理學』,종로서적 (서울). 헌트(김성구, 김양화 역, 1983), 『經濟思想史2』,풀빛(서울). 헨리 죠지(메드센 축약, 김윤상 역, 1989), 『진보와 빈곤』, 무실(서울). 홉스(이정식 역, 1981), 『리바이어던』, 『세계의 대사상』 제3권, 휘문출판사 (서울). 황경식(1983), 「倫理學에 있어서의 人間觀의 문제」, 『哲學思想』,제5집, 동국 대 철학회, 황경식(1985)에 재수록. 一-( 1985), 『社會正義의 철학적 기초』, 문학과 지성사(서울). 2 의국문헌 Alatas, S. H.( I990), Corruption: Its Nature, Causes and Functions, Newcas-tle : Athenaeum Press, Ltd. Amdur, R.( 1980), Rawls and His Radical Critics : The Problem of Equality, Dissent, Sum., pp. 323-334. Arrow, KennethJ.(1973), Some Ordinal-Utilitarian Notes on Rawls's Theory of Justice, rep. in Arrow, K. J.(I983), Social Choice and Justice,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一 ((11998763)),, SFoocrieawl oCrdh,oi cien Hanadr saJnuysti(ic 1e,9 76C).a mbridge, Massachusetts: —Ha (1rv9a8r5d) , UnDivisetrsriitbyu tPivree ssJ.u stice and Desirable Ends of Economic Activity, in George R. Feiwell ed.( 1985), Issues in Contemporary Macroeconomics and Distribution, Alabny : SUNY.
Arthur, J. and Shaw, W. H.( 1978), Justice and Economic Distribution, New Jersey : Prentice-Hall. Axelrod, R.(1984), The Evolution of Cooperation, New York: Basic Books. Barry, B.( 1973 ), The Liberal Theory of Justice, Oxford : Clarendon Press. — ( I 989), Theories of Justice, Berkeley and LA :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Bay, C.(1978), From Contract to Community, in F. D. Dallmayr ed., From Contract to Community, New York : Marcel Dekker Inc. Beck, R. N.(1979), Handbook in Social Philosophy, London : Macmillan. Becker, G. S.(1976), The Economic Approach to Human Behavior,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Bedau, H. A.(1967), Egalitarianism and the Idea of Equality, in J. R. Pennock & J. W. Chapman eds.( 1967). Beli D.( 1972), On meritocracy and equality, The Public Interest, No. 29, Fall, pp. 29-68. Berlin, I.(1969), Four Essays on Liberty, Oxford: Oxford Univesity Press. Berry, C. J.(1986), Human Nature, Atlantic Highlands, NJ : Humanities International, Inc. Boadway, R. & Bruce, N.(1984), Welfare Economics, Oxford: Blackwell. Bowie, N. E.(1971 ), Toward a New Theory of Distributive Justice, Massa-chusetts : University ·of Massachusetts Press. Brandt, R. B. ed.(1962), Social Justice,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Brenkert, G. G.(1979), Freedom and Private Property in Marx,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8, No. 2, Win., pp. 122-147. Brown, H. P.(1988), Egalitarianism and the Generation of Inequality, Oxford: Clarendon Press. Brunner, Emil(l945), Justice and the Social Order, Lutterworth Press.
Buchanan, Allen( 1982), Marx and Justice, Rowman and Littlefield. -( 1985), Ethics, Efficiency, and the Market, Totowa, NJ: Rowman & Allanheld. Campbel~ T.( 1988), Justice, New Jersey : Humanities Press Inter-national. Caponigri, A. R.( 1972), Humanism, in C. D. Kernig ed.(1972), Vol. 4. Christman, J. P.(l985), Property Rights and Economic Justice: Tow-ard A Theory of Egalitarian Property Rights, University of Illi-nois, Ph.D. Dissertation. Cohen, G. A.(1977), Robert Nozick and Wilt Chamberlin: How Pat-terns Preserve Liberty,''. Erkenntnis, 11, in Arthur & Shaw(l978). __— (1981 ), Freedom, Justice and Capitalism, New Left Reuiew, No. 126, Mar./Apr., pp. 3-16. 一( 1985), Nozick on Appropriation, New Left Reuiew, No. 150, —Ma (1r9./8A6)p, r., Speplf. -8O9-w1n0e5r. ship, World Ownership, and Equality : Part II , Social Philosophy & Policy, 3 : 2, Spr., pp. 77一96. Cohen, Joshua(l989), Democratic Equality, Ethics, Vol. 99, No. 4, July, pp. 727-751. Cranston, M.(l967), Liberalism, The Encyclopedia of Philosophy, New York : Macmillan Publishing Co. —Crocker, L.(1980), Positiue Liberty, Hague: Martinus Nijhoff. Daniels(1, 9N7.8 )e, d.(M19e7r5it) ocRreaacdyi,ng inR aAwlrst;h Nure w& Y Sohrakw: (Bl9a7s8i)c. Books. De George, R. T.(1972), Marxist Humanism, in C. D. Kernig ed. ( 1972), Vol. 4. Demsetz, H.(1967), Toward A Theory of Property Rights, American Economic Reuiew, Proceedings, 57, May, pp. 347-359.
Dick, J. C.( 1975), How to Justify a Distribution of Earnings,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4, No. 3, Spr., pp. 248-272. Drewnowski, J.( 1963), A Dual Preference System, in W. A. Leeman ed.( I 963). Dworkin, R.( 1977), Taking Rights Seriously,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Edgeworth, F.Y.(1881), Mathematical Psychics, rep.(1967), N.Y.: Agus-tus M. Kelly. Elster, J.(1985), Making Sense of Marx,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 y1 9P85re),s s. Rationality, morality and collective action, Ethics 96, —Oc( t1.(918998),5 )T. he Cement of Society,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Feinberg, J.(1970), Doing and Deseruing,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 s1i9 t7y3 )P, rSeoscsi.a l Philosoph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Feldman, Allan(i980), Welfare Economics and Social Choice Theory, Bos-ton: Martinus Nijhoff. Fetscher, I.( 1973), Karl Marx on Human Nature, Social Research, Aut., rep. in J. C. Wood ed.(1988). Fishkin, J. S.(1983), Justice, Equal Opportunity, and Family, New Haven and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Friedman, M.(1962a), Capitalism and Freedom, Chicago: University of —Ch( iIc9a6g2ob )P, rePsrsi.c e 'lheory, Aldine Publishing Co. Gerdes, C.(1977), The Fundamental Contradiction in the Neoclassical Theory of Income Distribution, Reuiew of Radical Political Econ-
omics, 9, Sum., pp. 239-264. Gewirth, Alan( 1981 ), Are There Any Absolute Rights?, Philosophical Quarterly, 31, rep. in J. Waldron ed.( 1984), Theories of Rights, NY: Oxford University Press. Gibbard, A. F.( 1965), Rule-Utilitarianism: Merely an Illusory Alter-native?, Australasian Journal of Philosophy, Vol. 93, pp. 211-221. 一(1976), Natural Property Rights, Nous, 10(1 ), Mar., pp. 77-88. Gordon, S.( 1968), Why Does Marxian Exploitation Theory Require a Labour Theory of Valu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rep. in J. C. Wood ed.(1988), Vol. III. -(1980), Welfare, Justice, and Freedom,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Harsanyi, J. C.( 1955), Cardinal Welfare, Individual Ethics and Inter-personal Comparisons of Utility,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rep. in E. S. Phelps ed.(1973), Economic Justice, Penguin. (I975), Can the Maxixmin Principle Serve as a Basis for Mo-rality, in Harsanyi( l976). 一(1976), Essays on Ethics, Social Behavior, and Scientific Expla-——na( (t1i1o 99 n87, 57D)),, . RRRaetiuidoleenl alUP uBtibelhliitasavhriiionargn ai snCmdo ., BEarqguaainliintyg, Eaqnudi liJbursiutmic ei,n Gina mFe.s P aanudl Social Situations, New York : Cambridge University Press. et al.(1985), Ethics and Economics, Oxford: Blackwell. Hayek, F. A.(1967), The Constitution of Liberty, Chicago: University of —Ch (1ic9a7g6o) , PLreasws,. Legislation and Liberty, Vol. 2, The Mirage of Social Justice, Chicago : University of Chicago Press. Helleiner, K. F.(1951 ), Moral Conditions of Economic Growth, in
Peter Hamilton ed., Max Weber( 2 ) : Critical Assessments, London : Routledge. Heller, A.(1988), General Ethics, Oxford : Blackwell. Hindess, B.(1987), Freedom, Equality, and the Market, Tavistock Publica-tions. Hochschild, J. L.(1981 ), What's fair,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Hospers, J.(1972), Human Conduct, Harcourt Brace Jovanovich, Inc. Hughes, C.(1988), John Locke: The Second Treatise of Government, in M. Forsyth & M. Keens-soper eds.(1988), A Guide to the Pol-itical Classics. Hume, David(l957), An Enquiry Concerning the Principles of Morals, New York: The Liberal Arts Press. Hunt, E. K.(1982), Marx's Concept of Human Nature and the Lab-our Theory of Value, Reuiew of Radical Political Economics, Sum., rep. in J. C. Wood ed.( 1988), Vol. I. Husami, Z. I.(1978), Marx on Distributive Justice,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8, No. I , Fall, pp. 27-64. Jencks, C.( 1990), Varieties of Altruism, in Mansbridge, J. J. ed. (1990). Kain, P. J.(1988), Marx and Ethics, Oxford: Clarendon Press. Kaldor, N.(1939), Welfare Propositions of Economics and Interperso-nal Comparisons of Utillty, rep. in Arrow and Scitovsky ed.(1969), Readi땐s in Welfare Economics, London : George Allen & Unwin. Kant, 1.(1797), Two Essays on Right, in Phelps ed.(1973). Kernig, C. D. ed.(1972), Western Society and Marxism, Communism, Vol. 1-8, Herder and Herder. Ketcham, R.(1987), Indiuidualism and .Public Life, London: Blackwell.
Kohler, Heinz(i982), Intermediate Microeconomics, Scott, Foresman and Company. Kolakowski, L.(1978), Main Currents of Marxism, Oxford: Clarendon Press. Lange, O.(B. E. Lippincott ed., 1938), On the Economic Theory of Social-ism, McGraw-Hill. Leeman, W. A. ed. (I 963 ) , Capitalism, Market Socialism, and Central Plan-ning, Boston : Houghton Mifflin Co. Leibenstein, H.(1981 ), Microeconomics and X-efficiency: If there is no crisis, there ought to be, in D. Bell and I. Kristol eds. The Crisis in Economic Theory, Basic Books. Lerner, A. P.(1944), The Economics of Control, London: Macmillan. Lessnoff, M. H.(1978), Capitalism, Socialism and Justice, in Arthur & Shaw(i978). 一(I986), Social Contract, London: Macmillan. Lewis, W. A.(1955), Theory of Economic Growth, London: George Allen & Unwin. Leyden, W. von(i985), Aristotle on Equality and Justice, London: Mac-millan. Locke, J.(P. Laslett ed., 1970), 'lluo 'lreatises of Governmen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Lukes, S.(1985), Marxism and Moralit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Lutz, M. A. & Lux, K.(1988), Humanistic Economics, New York: The Bootstrap Press. Lydall, H.(1979), A Theory of Income Distribution, Oxford: Clarendon Press. MacCallum, G. C.( 1967), Negative and Positive Freedom, Philosophi-cal Review, 76(3), July, pp. 312-334.
MacDonald, M.( 1949), Natural Rights, Proceedings of the Aristotelian Society, 1947-48, rep.in J.Waldron ed.(1984). Mack, E.( 1978), Liberty and Justice, in Arthur & Shaw( 1978). Mackie, J. L.( 1977), Ethics, Penguin. Mansbridge, J. J. ed.(1990), Beyond Self-Interest, Chicago: University —of ( 1C9h9i0ca),g o TPhrees sR. ise and Fall of Self-Interest in the Explanation of Political Life, in Mansbridge, J.J. ed.(1990). Marx, K.( 1844), Economic and Philosophical Manuscipts, in Marx (1975). 一(1967), Capital, Vol. I -III, tran. by S. Moore and E. Eveling, New York : International Publishers. 一( 1975), Early Writings, New York: Vintage Books. McClelland, P. D.(1990), The American Search for Economic Justice, Cam-bridge, Massachusetts : Basil Blackwell. McCloskey, H. J.(1966), Egalitarianism, Equality and Justice, Aus-trlasian Journal of Philosophy, 44( I ), May, pp. 50-69. McKenzie, R. B. & Tullock, G.( 1978), Modern Political Economy, Mc-Graw-Hill. McLellan, D. ed.(1977), Karl Marx: Selected Writings, Oxford : Oxford University Press. McMurtry, J.(1978), The Structure of Marx's World-View,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Mill, J. S. ( 1965 ) , Principles of Political Economy, Toronto and Buffalo : University of Toronto Press. -(1974), Utilitarianism and other writings, New York: New Ameri-can Library. Miller, D.(1974), The Ideological Backgrounds to Conceptions of Soc-
ial Justice, Political Studies, Vol. 22, No. 4, Dec., pp. 387-399. Morishima, M( 1973), Marx's Economics,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Mueller, D. C.( 1979), Public choice,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 1ss9.8 9 ), Public choice II , New York : Cambridge University Press. Nagel, N.(1975), Libertarianism Without Foundation, The Yale Law Journal, 85(1 ), Nov., pp. 136-149. Nash, R.( 1986), A Reply to Eric Beversluis, in J. A. Bernabum ed. (1986), Economic Justice and the State, Baker Book House. Neumann, J. von & Morgenstern, 0.(1944), 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uior, Princeton University Press. Nielson, K.(1985), Equality and Liberty, Totowa, NJ: Rowman & Allanheld. Norman, R.(1983), The Moral Philosophers, Oxford: Clarendon Press. Nozick, R. (1973 ) , Distributive Justice,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3, No. I, Fall, pp. 45-126. —— ( 1974), Anarchy, State, and Utopia, New York: Basic Books. Okun, A. M.( 1977), Further Thoughts on Equality and Effiency, in C. Campbell ed., Issues in Redistribution. Ollman, B.(1976), Alienation,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Olson, M.(1971 ), The Logic of Collectiue Action,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Paul, E. F., Paul, J. & Miller Jr., F. D.( 1985), Ethics and Economics, Oxford : Blackwell. Paul, J. ed.(1981 ) , Reading Nozick, Totowa, NJ : Rowman & Allanheld. Peacock, A.(1987), Economic freedom, The New Palgraue: a dictionary,
London : Macmillan. Pennock, J. R. & Chapman, J. W. eds.( 1967), Equality: Nomos IX, New York : Atherton Press. Phelps, E. S. ed. (I 973 ) , Economic Justice, Penguin. Pigou, A. C.(1932), The Economics of Welfare, London : Macmillan. Posner, R. A.(198I ), The Economics of Justice,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Rachels, J.(1978), What people deserve?, in Aithur & Shaw(i978). Radhkrishnan, S. & Raju, P. T.(1966), The Concept of Man, Lincoln, Nebraska : Johnsen Publishing Co. Rawls, John(l971 ), A Theory of Justice,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Rees, J. ( 1971) , Equality, London : Macmillan. Reeve, A.(1986), Property, London: Macmillan. Rescher, N.(1966), Distributive Justice, New York: Bobbs-Merrill Co. Roemer, J.(l982a), Property Relations vs. Surplus Value in Marxian Exploitation,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11, No. 3, Fall, —pp.( 12988l2-b3)I, 3. A General Theory of Exploitation, Cambridge, Massa-——chu(( 11se99 t88t83s)) ,,: HFrAaerexv ea TroSd o LcUoiasnelii,vs etC rsaEimttyhb ircPisdr egseCs, o. nMsiasstseancth uwseittths : EHffiaernvcayr?d, UTnhie- Philosophical Forum, Vol. XN , No. 3-4, Spr.-Sum., pp. 369-388. versity Press. Rose-Ackerman, S. (1978 ) , Corruption: A study in political economy, New York : Academic Press. Ryan, A.(1984), Property and Political Theory, Oxford: Blackwell. Samuelson, P. A. & Nordhaus, W. D.(1989), Economics, 13th ed.,
McGraw-Hill. Sandel, M. J.( I982),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一ed.(1984), Liberalism and Its Critics, London : Blackwell. Schaar, J. H.( 1967), Equality of Opportunity, and Beyond, in J. R. Pennock & Chapman( 1967). Scheffler, S.( 1981 ), Natural Rights, Equality, and the Minimal State, in J. Paul ed.( 198I ). Schotter, A.(I985), Free Market Economics, New York: St. Martin's Press. Schweickart, D.(1976), Capitalism, Contribution, and Sacrifice, T. R. Machan ed.(1976), The Main Debate: Communism us. Capitalism, Random House. Scitovsky, T.(l951 ), The State of Welfare Economics, American Econo-mic Reuiew, June, rep. in Papers on Welfare and Growth, London : George Allen & Unwin. Sellars, W. & Hospers, J. eds.( 1970), Readings in Ethical Theory, Englewood Cliffs, NJ : Prentice-Hall. Sen, Amartya K. ( 1970a), The Impossiblity of a Paretian Liberal,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Jan./Feb. rep. in A. Sen(i982), Choice, Welfare and Measurement, Oxford : Blackwell. __— ( 1970b), Collective Choice and Social Welfare, San Francisco: Holden-Day. —一(1 979), Personal Utilities and Public Judgements: or What's Wr(o1n98g0 w), ithE qWueallfiatyre oEf coWnohamt?ic,s? ,S. rMepc. Minu rSreinn( e1d9.8(12)9. 80)_ The Tonner Lectures on Human Values I , Utah : University of Utah Press. -( 1982), Choice, Welfare and Measurement, Oxford: Blackwell.
( 1984), Resources, Values and Development, Oxford : Blackwell. 一& Williams, B. eds. () 982 ) Utilitarianism and Beyond, Cambri dge : Cambridge University Press. Singer, P.( 1978), Rights and the Market, in Arthur & Shaw( l978). Smart, J. J. C.(1973), An Outline of a System of Utilitarian Ethics, in Smart & Williams ( 1973 ), Utilitarianism For and Against, Cambridge : Cambridge University Press. Smedes, L. B.( 1983), Mere Morality, Grand Rapids, Michigan: W. B. Eerdmans Pub. Co. Smith, A.(D. D. Raphal & A. L. Macfie eds., 1976a), 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 Oxford : Clarendon Press. 一(T. Campbell & A. S. Skinner eds., 1976b), Wealth of Nations, Oxford : Clarendon Press. Sowell, T.( 1963), Marxian Value Reconsidered, Economica, 30, Aug. rep. in J.C. Wood ed.(I988), Vol. ID. Steiner, H.( 1977), The Natural Right to the Means of Production, The Philosophical Quarterly, 27, Jan., pp. 41-49. Taylor, M.( 1987), The Possibility of Coopera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Taylor, R.( 1967), Determinism, in The Encyclopedia of Philosophy, Vol. 2, Macmillan. Thiroux, J. P.(1980), Ethics, 2nd ed., Encino, California: Glencoe Publishing Co. Thomas, D. A. L.( 1988), In Defence of Liberalism, Oxford : Blackwell. Tucker, R. C. ed(1972), The Marx-Engels Reader, New York: W. W. Norton & Company. Velasquez, M. & Rostankowski, C.(1985), Ethics, Prentice-Hall. Vlastos, G.(1962), Justice and Equality, in R. B. Brandt ed.(1962).
Waldron, J. ed.( 1984) , Theories of Rights, New York : Oxford University Press. Weber, M.(tran. by T. Parsons, 1976), 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New York : Charles Scribner's Press. Wheeler III, S. C.( 1980), Natural Property Rights as Body Rights, Nous, 14( 23), May, pp. 171-193. Whelan, F.G.(1980), Property as Artifice: Hume and Blackstone, in P. Pennock & J. W. Chapman eds.( I980), Property: Nomos xxii , New York : New York University Press. Wilhoit, H. M.( I979), The Quest for Equality in Freedom, New Brunswick, New Jersey : Transaction Books. Williams, B.(1983), A Critique of Utilitarianism, in J. J. C. Smart and B. Williams, Utilitarianism For and Against,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Wolff, R. P.(1977), Understanding Rawls, Princeton, NJ : Princeton Uni-versity Press. Wolff, R. D. & Resnick, S. A.(1987), Economics: Marxian versus Neoclassi-cal,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Wood, A.( 1972), The Marxian Critique of Justice, Philosophy and Pub-lic Affairs, Vol. I , No. 3, Spr., pp. 244-282. Wood, J. C. ed.(1988), Karl Marx's Economics: Critical Assesment, Kent : Croom Helm. Woodward, E. L.(1928), Thomas Hobbes, in H. J. C. Hearnshaw ed., The. Social & Political Ideas of Some Great Thinkers of The Sixteenth and Seventeenth Centuries, Barnes & Noble. Young, M.(1958), The Rise of the Meritocracy 1870-2033, London: Thames and Hudson.
찾아보기
-, 가소성 262, 2야, 289 가치 217 개인주의 180, 186, 212 거래비용 66, 67 검약 69 게임 39 불변합게임 39 가변합게임 39 협력게임 39 비협력게임 39 슈퍼게임 39 반복게임 39, 53 게임의 상황 38 결과주의 91, 92 결정론 120, 141, 144-146, 178, 254, 255, 쿄, 均,273-276, 278 경제적 결정론 274, 275 십리적 결정론 274, 275 유전적 결정론 274, 275 경 성 자유주의 165 경제윤리 13, 14, 28, 29, 31, 35, 55, 60, 71, 72 경제인 가정 I6, I7 경제적 의지 55 경제적 후생 81, 82, 149 계몽된 이기십 19, 20 계약론 233, 248 「고타강령 비판」 I야, 20I 공공재 20, 21, 30, 36, 37, 43, 49,
52, 54 공동소유 160 공동재산제 100, IOI 공동체 성 214, 283, 284 공리주의 23, 24, 28, 83, 89-94, 97, 104, 107, 109, Il3, II6, 122-125, 150, 153, 174, 191, 233, 265, 266, 274, 284 양적 쾌락공리주의 91 질적 쾌락공리주의 91 행위 공리주의 25, 95 규칙 공리주의 25, 48, 95 서수 공리주의 I08 평균 공리주의 117, 253, 254 신공리주의 118 공리주의 분배적 정의론 89, 97 공리주의 심리학 114 공리주의자 48 공산주의 194, 196, 20], 2o6, 216 공상적 사회주의 189 공적주의 83, 127, 129-131, 146-148, 202, 265, 266, 274 공적주의 정의론 143, 226 기독교 55, 63, 야, 68, 71, 72, 225 기독교의 경제윤리 74 기바드(Gibbard, A.) 165 기본가치 235, 259 기본적 필요 259, 273, 289 기술적 착취 개념 199 기회균등 158, 208, 226-228, 236, 239, 241, 243, 244, 256, 257, 289
실질적 기회균등 228, 237 형식적 기회균등 228, 240, 257 공정한 기회균등 132, 237, 240, 241, 243, 257, 290 김일곤 76 꽁스탕(Constant, B.) r5r L 네이겔(Nagel, T.) 169 노동가치설 197, 199, 202, 217, 218, 221 노동기여 원리 201, 202, 204 노동의 소의 193, 194, 211, 212 노동착취 197, I셈, 201, 202 ’ 211 ’ 212 노만(Norman, R.) 192 노직 (Nozick, Robert) 124, 135, 149, 158, 159, 162-I야, 166, 168, 169, 171, 172, 174, 184, 185, 187, 208-210, 252, 258, 282, 287, 289 노직의 단서 164-166 닐슨(Nielson, K.) 229, 231, 232 C: 다원공리주의 23, 25 뎀세츠(Demsetz, Harold) 101 도구적 이성 268, 269 도덕적 상대주의 190 동정심 20, 22, 47, 116, 119, 123
동태적 효율(성) 29, 3l, 55 드워킨(Dworkin, R.) 251 등확률 가정 I20 딕 (Dick, J. C.) 134 2 라이벤스타인(Leibenstein, Harvey) 67 라주(Raju, P. T.) 262 라포포트(Rapoport, Anatol) 44 러너(Lerner, A. P.) 104 러셀(Russel, Bertrand) ~o 레스노프(Lessnoff, M. H.) 250 로버트슨(Robertson, H. M.) 71 로빈슨(Robinson, Joan) 136 로마법 225 로머 (Roemer, J.) 196, 198-200, 207, 208, 210, 221 로즈-엑커만(Rose-Ackerman, Su-san) 51 로크(Locke, John) 150-152, 161, I요, 1야, 167, 山,185, 225, 233, 과, 247, 281, 282 로크의 단서 164, 166, 185, 209, 288, 289 로크의 재산권 이론 159 롤즈(Rawls, John) 86, II8, 124, 141, 174, 178, 186, 224, 230, 231, 235, 240, 242, 245, 과, 248, 252-
256, 258, 274, 280, 282, 288 루소 215, 230, 233, 과, 283, 287 루이스(Lewis, W. Arthur) 55, 56, 6I, 69 口
마르크스(Marx, Karl) 189, 196, I셈, 201, 204, 2Il-2161 219, 271, 272, 283, 284 마르크스주의 83, 147, 265, 266, 274, 281 마불리 (Mably) 229, 230 마술로우(Maslow, Abraham) 58, 122, 270, 271, 277 맥머트라이(McMurtry, J.) 191, 214 맥 키 (Mackie, J. L. ) 정 맨더 빌(Mandeville, Bernard) 20, 22 모렐리 (Morelly) 230 모리시마(Morisima, Michio) 56,75, I98 무어 (Moore, G. E.) 92 무임승차 30, 38, 43, so, 170 무지 의 베 일 233 , 23 4, 249, 250, 252, 253, 256 뮬러 (Mueller, D. C.) 41 뮈르달(Myrdal, Gunnar) 55, 56, 61, 82 미제스(Mises, L. von) 149 밀 (Mill, John Stuart) 17, 89, roo, IO3, H5, n6, m, I521:1 바뵈프(Babeuf) 229, 230 배경적 제도 240, 241 버그슨(Bergson, A.) r16, 117 벌린(Berlin, I.) 182-184 베리(Berry, C.J.) 263, 264 베버 (Weber, Max) 31, 55, 56, 61, 야, 65, 72-75 배커 (Becker, Gary) 17 벡 (Beck, R. N.) 120 벤담(Bentham, Jeremy) 22, 89, 100, 102, 103, 114-u6, 191, 269, 286 보위 (Bowie, N. E.) 85 보이지 않는 손 13, 18, 20, 21, 35 본래적 가치 272 본래적 선 23, 25, 26, 57 부가가치 재산제 I62, I67 부캐넌(Buchanan, J.) 155 부패 51-53 불가능성 정리 112, 113 불충분한 이유의 원리 119, 253 불라스토스(Vlastos, G.) 230 블랑(Blanc, Louis) 189 비이기적 동기 47 브렌커트(Brenkert, G. G.) 218, 219 비역사적 원리 174 비정형 원리 174 비트겐스타인(Wittgenstein, L. J. J.) 15
人
사교성 287 사르트르 277 사유재산제 97, 981 IOO, 102, 1561 1야, 南,201, 202, 206, 208, 209, 22헉 243, 288, 289 사적 유물론 191, 196, 263 사회계약론 객6, 251, 281 사회성 182, 214, 217, 258, 267, 272, 280, 281, 283, 284, 286-289 사회적 우연성 258, 288 『사회정의론』 I19, 233, 257 사회후생함수 82, 112, 113, 117 상속 157, 244 생산양식 196 생시몽 189 선호 윤리적 선호 I18 주관적 선호 118 선호체계 60, 72, 120 센(Sen, A. K.) 94, 113 소극적 권리 175, 185 소의 192, 193, 215, 221, 222 소의론 192 소유권리론 냉, 173-175, 184, 209 쇼(Shaw, Bernard) 137, 189 스마트(Smart, J. J. C.) 91, 92 스미스(Smith, Adam) 13, 17, 젝 JO, . 31, 37, 49, 100, 152, 155, 225, 286시장사회주의 242-245 스키너 145, 275 스토아학파 225 시장실패 20, 21, 36, 37, 149 시지윅 (Sidgwick, H.) 89, 103 신유교 윤리 77 실존주의 263, 277 실천이성 270 。
아리스토텔레스 85, 86, 128, 224, 269, 270, 283 알라타스(Alatas, Syed Hussein) 51 애로우(Arrow, K. J.) 82, 112, 따 액 셀로드(Axelrod, Robert) 44, 45, 49 업적주의 , 업적 원리 129, 226, 227 x-비효율 68 x-효율성 68 엘스터 (Elster, Jon) 36-38, 41, 43, 196 엥겔스 I89 역사적 원리 173, 174 역선택 66 연관주의 263 영 (Young, Michael) 129 올슨(Olson, Mancur) 46 울포트(Alport, G.) 277 의부불경제 70 의부성 20, 36, 37, 43, 70, IOI, 240우드(Wood, A.) 195, 196 원시축적 173, 200, 201, 208, 222 원초적 상황 IIB, ll9, 232, 234, 235, 마-250, 252-255, 257, 258 월호이트(Wilhoit, F. M.) 223 유교 71, 74, 76 유교 윤리 56, 77 유교의 경제윤리 74 유대교 225 의 무감 20, 22, 27, 47, 48 의 무주의 26, 27, 47 이상적 시장 20, 239 이익집단 54 인간관 120, 261-268, 280, 282, 287 인간 본성 262, 263 인본주의 191' 192, 215 인본주의 심 리 학 263 , 276, 278 잉여가치 195, 197, 199, 218 잉 여노동 197, 202 잉여노동시간 197 x: 자기소유권 161, 162, 177-179, 185, 186, 208, 209, 222, 252, 259, 282, 283 , 287-289 자기실현 객 57, 59, 122, 182, 192, 193, 203, 205, 215, 216, 272, 277, 278 자기실현의 윤리 192 자발적 교환 167, 168-171
『자본론』 196, 211, 214 자본주의 정신 56, 61, 64, 67, 74 자산 평등주의 122, 174 자연권 150, 186, 246-248, 251, 281 자연법 225, 231, 247, 248 자연적 우연성 258 자연주의적 오류 115 자유 150, 152-154, 176, 186, 225, 236, 256, 263 개인적 자유 150, 151, I82 ’ 185 ’ 214, 228, 236, 285 소극적 자유 I50, I5I, I75, m6, 182, 184, 218-220 적극적 자유 176, 182-184, 218-220 정치적 자유 155, 236 경제적 자유 15•5, 156, 225, 240 주관적 자유 283, 284 객관적 자유 283 자유방임주의 I49 자유의지론 141, 144-146, 267, 273, 274, 궁, 278 자유주의 83, l49-l5I, 179, l8o, 182, 185, 186, i.02, 225, 교, 265, 266, 274 경제적 자유주의 149, 155 고전적 자유주의 I5I 자유주의 분배적 정의 149, 156, 158, l77 자유지상주의 151 참재적 보상기준 82, ll01 Il l
철대국가 246 절차적 정의론 172, 227 정언명령 27, 154, 176 정의 19, 20, JO, 49, 85-87, IOJ 분배적 정의 19, 31, 32, 83, 86, 130, 134, 143, 149, 냉, 174, 203, 240, 2야, 287 시정적 정의 19, 86 교정적 정의 86 상업적 정의 86 교환적 정의 134 정의감 47 정태적 효율(성) 29, JO, 35 정형원리 174 제임스(James, William) 278 제재(sanction) 115 조지 (George, Henry) 186 종국주의 원리 I74 종교 55 종적 존재 194 죄수의 딜레마 20, 40, 53, 169 죄수의 딜레마 게 임 20, 30, 39, 4I, 42, 48 주술 64 주인-대리인 관계 52 지수문제 25, 236, 259 집단행동 38, 42 집단행동 문제 42, 43
-K 차등 원칙 231, 232, 236-238, 240, 243, 244, 253, 254, 256-260, 280 착취 192, 196, 197, 199, 200, 202, 217, 221 착취론 199, 207, 218, 222 최소국가 158 최소극대화 120, 174, 241, 253, 254 최소수혜자 259, 260 치킨 게임 39, 41, 42 구 카멘카 190 칸트(Kant, I.) 26, 27, 154, 175, 233, 과, 269, 270, 퍄 칸트주의 48 칼도(Kaldor, N.) 110 칼빈주의 73 케인(Kain, P. J.) 191 케 인즈(Keynes, John Maynard) 70 코헨(Cohen, G. A.) 163, 165, 169, 177, 196, 208-210, 函
쾌락공리주의 23, 25 쾌락주의 272 크록커 (Crocker, L.) 219 클라크(Clark, J. B.) 127, 135, 147, 149E 터커 (Tucker, R.) 195, 196 토지가치세제 186 딧포뎃 (TIT FOR TAT) 전략 44, 45 끄 파레토 개선 l09, 237, 238, 260 파레토 원리 210, 238 파레토 최적 20, 35, 36, 40, 82, 108-I IO, 149, 237 파레토 효율 239 파인버그(Feinberg, J.) 130, 133, 134 평등 223, 225, 230, 231, 234, 249, 250 경제적 평등 224, 225 고려의 평등 226 대우의 평등 226 법 앞의 평등 224, 225, 250 비례적 평등 224 산술적 평등 224 원초적 평등 257, 258 정치적 평등 224, 225 평등선언 230 평등주의 83, 174, 223-225, 232, 정, 255, 256, 266, 274, 281 급진적 평등주의 223, 229, 230, 252 온건한 평등주의 223, 229, 232
프로테스탄트 68, 74 프로데스탄트의 경제윤리 61 프롤레타리아 190 프롤레타리아 독재 220 프로이드 I45 프루동 189 프랭클린(Franklin, Benjamin) 65 프리드만(Friedman, Milton) I39, 143, 149, I55 풀라톤 85 피구(Pigou, A. C.) 81 필요노동시간 I97 필요 원리 203-205, 222 궁
하이에크(Hayek, F. A.) 149, 153 하사니 (Harsanyi, J. C.) 96, I 16-118, 253, 256 한계생산력설 127, 135, 136, 139, 143 , 149, I 84 합리성 야, 75, 234 도구적 합리성 17, 64 경제적 합리성 65, 72, 255 합리적 선택 253 합동소유 160 합동소유론 166, 210 해 켓 (Hackett, Francis) 57 허무주의 32, 84, 1卯헌트(Hunt, E. K.) 217 헤겔 283, 284현실주의 정의론 290 협력의 범주 36, 38 협력적 행동 35 협상 38, 42 협상 문제 44 호크쉴트(Hochschild, J. L.) 141 홉스(Hobbes, Thomas) 14, 22, 30, I45, I52, I8I, 과, 247, 268, 269, 273, 2紅286
환경결정론 275 후사미 (Husami, Z. I.) 197, 203 후생경제학 紅ros, 174, 238 후생경제학의 기본원리 20 후생주의 90, 9I 홈(Hume, David) 89, wo, w2, 103, 120, I2I, 268, 269, 279 힉스(Hicks, J.) 110
이재율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1976)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 석사, 박사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 경제윤리 대우학술총서 • 인문사회과학 83 1판 [쇄 찍음 1995년 2월 15일 1판 )쇄 펴냄 1995년 2월 20일 지은이 李在律
펴낸이 朴孟浩편집 당연중 전산조판 워드뱅크 펴낸곳 (주)민음사 출판등록 1991년 12월 20일 제16-490호 135-120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06 강남출판문화센터 5층 대표전화 515-2000 팩시밀리 515-2007 값 9,500원 ©이재율, 1995 사회과학 • 경제학/KDC 320. I Printed in Seoul, Korea ISBN 89-374-3083-5 94320 ISBN 89-374-3000-2 (세트)대우학술총서(인문사회과학) 1 한국어의 계통 김방한 46 어원론 김방한 2 문학사회학 김현 47 조선의 서학사 강재언 3 商周史윤내현 48한국음악학 이강숙 4 인간의 지능 황정규 49 中國言語學문선규 5 中國古代文學史김학주 50 스포츠 십리학 6 日本의.萬葉集 김사엽 류정무·이강헌 7 現代意味論이익환 51 原始儒敎김승혜 8 베트남史 유인선 52 전쟁론 김홍철 9 印度哲學史길희성 53삼국시대의 漠字音
10 韓國의 風水思想최창조 유창균 11 사회과학과 수학 이승훈 外54 베르그송의 철학 김형효 12 重商主義김광수 55 아날학파 김응종 13 方言學이익섭 56 자유주의의 원리와 14構造主義소두영 역사 노명식 15 외교제도사 김홍철 57 국민투표 구병삭 外16 아동심리학 최경숙 58 한국서지학 천혜봉 17 언어심리학 조명한 59 조선통신사 이원식 18法社會學양건 60 明末淸初思想배영동 19 海洋法박준호·유병화 61 한국의場市 이재하홍순완 20 韓國의 庭園정동오 62 고려시대의 后妃정용숙 21 현대도시론 강대기 63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 22 이슬람 사상사 김정위 김욱동 23 동북아시아의 岩刻畵황용훈 64 韓國의 服飾美김영자 24자연법사상 박은정 65 정신신경증 이현수 25 洪大容評傳김태준 66 한국住居史 洪亨沃합국-둘.Lj邑 68 러시아어사 강홍주·강디수 69茶山의 易畢이을호 70중남마사 련만식·강석영•최영수 71 프랑스 고전주의 문혁 李72 라틴아대리카 지리 이집 73비교문확윤호병 74중국희곡양의석 사희먼어학이 신해혁혈사 중국고대의’ 78핼입류학 곤